불설복력태자인연경 제1권
이때 세존께서 본래의 자리에서 일어나시어 안타(安陀) 숲에 이르시어 나무 밑에서 하루 낮 동안 머무시며 고요히 앉아계셨다.
이때 여러 필추(苾蒭: 비구)의 무리가 그 동산에 있는 숲[園林]에서 한 집에 따로 모여 순서대로 앉았다.
이른바 존자 아난(阿難)ㆍ존자 문이백억(聞二百億)ㆍ존자 아니루타(阿泥樓駄)ㆍ존자 사리자(舍利子)와 같은 여러 비구들의 무리가 함께 모인 뒤에 서로 말하였다.
[의리를 많이 얻는 수행법]
“세간 사람들이 무엇을 닦아야[修作] 의리(義利)를 많이 얻을까요?”
존자 아난이 말하였다.
“사람들이 만일 색상(色相)의 행업(行業)을 닦으면 의리를 많이 얻을 것이오.”
존자 문이백억이 말하였다.
“만약 사람들이 정진(精進)의 행업을 닦으면 의리를 많이 얻을 것이오.”
존자 아니루타가 말하였다.
“사람들이 만약 공교(工巧)의 행업을 닦으면 의리를 많이 얻을 것이오.”
존자 사리자는 말하였다.
“사람들이 만약 지혜의 행업을 닦으면 의리를 많이 얻을 것이오.”
이와 같이 말하고 나서 모두 생각하였다.
‘우리들이 지금 한 말이 차별(差別)되어 서로 똑 같지 아니하니, 각기 가장 수승한 것만 내 세워 일컬은 것이다.
만일 이 뜻을 세존께 가서 여쭈면 틀림없이 우리들을 위하여 따라 응하시어 말씀해주실[演說] 것이니, 그분께서 말씀하시는 대로 우리들이 받들어 가져야 한다.
무슨 까닭인가?
세존이신 큰 스승님[世尊大師]께서는 의심을 끊으실 수 있기 때문이다.
크게 자비하신 이 분은 비유하자면 햇빛이 온갖 깊숙하고 어두운 곳에 밝혀주는 것과 같아서
일체 지혜로 모든 의혹(疑惑)을 깨뜨리시며 괴로움의 그물[苦網]을 풀어서 유정(有情:중생)을 구하고 제도하시어 바른 도에 돌아가게 하시며 유정을 마치 외아들과 같이 평등하게 보신다.
일체 법 안에서 자재를 얻으시고 일체 법으로 큰 이익을 만드시고, 큰 부처님[大牟尼尊]이시라 모두에게 온갖 의혹을 쉬게 하실 수 있다.
부처님께서는 항상 부지런히 의결(疑結)을 풀어 없어지게 하시니, 이런 까닭에 우리들이 함께 가서 여쭈어보는 것이 마땅하다.’
그때에 모든 비구들이 서로 의론한 뒤에 부처님을 가서 뵈려고 하였다.
이때 세존께서는 숲 안에 계셨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난 청정한 천이(天耳)로 비구들 무리가 이와 같은 일을 가지고 모여서 의논하는 것을 들으시고 곧 삼매[三摩地]에서 일어나시어 비구들의 처소에 이르셨다.
그때에 모든 비구들이 앞으로 나아가 세존을 맞이하고 자리를 놓고 앉으시기를 받들어 청하였다.
부처님께서 자리로 나아가 앉으신 뒤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러 비구들이여, 방금 그대들이 함께 서로 의논하는 말을 들으니,
‘세간 사람들이 무엇을 닦아야[修作] 의리(義利)를 많이 얻을까요?’ 하자
처음에 아난이 말하기를
‘색상(色相)을 닦으면 의리를 많이 얻을 것이다’라고 말하였고,
문이백억(聞二百億)은
‘정진을 닦으면 의리를 많이 얻을 것이다’라고 말하였으며,
아니루타는
‘공교를 닦으면 의리를 많이 얻을 것이다’라고 말하였고,
사리자는
‘지혜를 닦으면 의리를 많이 얻을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이와 같이 말하고 나서 또 생각을 일으켜 말하기를
‘한 말이 차별(差別)되어 서로 똑 같지 아니하니, 각기 가장 수승한 것만 내 세워 일컬은 것이다.
만일 이 뜻을 세존께 가서 여쭈면 부처님께서는 틀림없이 우리들을 위하여 따라 응하시어 말씀해주실[演說] 것이니, 그분께서 말씀하시는 대로 우리들이 받들어 가져야 한다’고 하였다. 이 일이 어떠한가?”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참으로 그렇사옵니다. 저희들이 방금 이 인연으로 모여서 의논하였사오니, 원하옵건대 부처님께서는 이제 의혹을 열어서 터트려[開決] 주십시오.”
이때 세존께서는 이 인연을 발하기 위하여 게송[伽陀]을 설하셨다.
색상(色相)ㆍ공교(工巧)ㆍ정진과
지혜, 그 가운데 가장 수승한 것
만약 모든 유정이 복(福)의 원인[因]을 닦으면
얻게 되는 복의 과보 또한 극히 수승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