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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보여래삼매경 상권
[공으로써 공을 짓는 것이 곧 주인이 되는 것이다]
삼미(三彌)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바로 잡고 머리와 얼굴을 땅에 대어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아뢰었다.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좋다, 좋다. 무엇이든 물어보아라.”
삼미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생겨남이 없는 법인[無生法]에 생각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생각에는 인식작용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니원(泥洹:涅槃)에 적연함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니원에는 일어남이 없다고 말한다면 형태는 있습니까?
형태가 없다면 저 세간에서의 가르침은 존재하는 것이며, 생사의 입처(立處)에서는 그 누가 주인이 됩니까?”
“공(空)으로써 공을 짓는 것이 곧 주인이 되느니라.”
삼미보살이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해설하심을 들었다.
그리고 그때 여러 하늘과 사람들 8만 6천 명이 곧바로 어디서부터 생겨남이 없는 법인(法忍)을 얻었다. 그리고는 즉시 땅에서부터 160장(丈)쯤 떨어진 허공에 머물러 있다가 내려와서 부처님께 예를 올렸다.
그때 삼천대천세계의 해와 달이 곧 다시 크게 진동하였다.
이에 미륵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조금 전에 땅이 크게 진동하였는데, 이는 어떤 감응이 있어 그런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땅이 크게 진동한 것은 비단 여기 국토만 진동한 것이 아니라 시방 모든 부처님의 국토도 다 진동하였느니라.
또한 각각 8만 6천 여러 하늘과 사람들이 어디로부터 생겨남이 없는 법주(法住:法忍)를 증득하고 곧 허공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땅이 크게 진동하였느니라.”
[무생법인을 얻는 여섯 가지 법]
미륵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엇을 따라 발의(發意)해야 무생법인을 이룩할 수 있습니까?”
“항상 여섯 가지 법을 닦아야 하느니라.
무엇이 그 여섯 가지인가?
첫째 법은 서른여섯 하늘의 장차 부처가 될 이로서 아직 수기를 얻지 못한 이가 있으면, 나는 마땅히 가서 수기를 주되 시방 천하의 사람들이 함께 알지 못하는 것이다.
둘째 법은 삼천대천의 해와 달 가운데 선남자와 선여인이 장차 부처가 될 이가 있으면, 나는 마땅히 가서 수기를 주되 시방 천하의 사람들이 함께 알지 못하는 것이다.
셋째 법은 백천 니리(泥犁:地獄)에 있는 사람으로 장차 부처가 될 이가 있으면, 내가 가서 그들 모두에게 수기를 주되 시방 천하의 사람들이 함께 알지는 못하는 것이다.
넷째 법은 시방세계의 사람들이 목숨이 끝나면 장차 태어날 곳을 내가 다 알지만, 시방 천하의 사람들이 함께 알지 못하는 것이다.
다섯째 법은 시방 천하의 사람들이 목숨이 다한 것은 내가 다 알지만, 시방 천하의 사람들이 함께 알지 못하는 것이며,
여섯째 법은 시방 여러 부처님께서 장차 니원에 드는 이와 니원에 들지 못하는 이를 알지만, 시방 천하의 사람들이 함께 알지 못하는 것이니라.
이것이 여섯 가지 법주(法住)이니, 이 법을 수행하면 어디로부터 생겨남이 없는 법인[無所從生法忍]을 빠르게 얻을 수 있느니라.”
[보여래삼매를 얻는 아홉 가지 법]
미륵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삼매는 매우 존귀하고 매우 존귀합니다.
지금 저는 이 법회에 모인 사람들로 하여금 모두 이 삼매를 증득하게 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땅히 어떤 법을 행하여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아홉 가지 법을 행해야 하느니라.
어떤 것이 아홉 가지 법인가?
첫째 법은 모든 법은 청정함이 끝이 없다고 보는 것이요,
둘째 법은 하늘은 모두 깨끗하다고 보는 것이요,
셋째 법은 모든 생사(生死) 역시 깨끗함이 끝이 없다고 보는 것이요,
넷째 법은 다섯 갈래의 세계[五道]는 다 청정하다고 보는 것이며,
다섯째 법은 탐욕을 구하지 않는 것은 다 깨끗하다고 보는 것이요,
여섯째 법은 삼계(三界)의 색(色)은 청정함이 끝이 없다고 보는 것이며,
일곱째 법은 모든 지옥[泥犁]은 청정함이 끝이 없다고 보는 것이요,
여덟째 법은 니원은 청정함이 끝이 없다고 보는 것이며,
아홉째 법은 시방세계는 이름을 듦[擧名]이 없다고 보는 것이니,
이것이 아홉 가지 법이니라.
이 아홉 가지 법을 행하는 사람은 빨리 이 삼매를 증득할 수 있느니라.”
[보여래삼매의 종류]
미륵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법을 보여래보살에게 설할 때 곧 6만 삼매를 증득하였는데,
그 삼매에는 곧 그 끝[邊幅]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가령 6만 삼매를 증득하면 구족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록 6만 삼매를 얻는다 해도 그것은 다만 이름만 있을 뿐이니, 그 삼매를 다했다 해도 구족할 수는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삼매는 단지 하나의 종류뿐만 아니니,
생각이 없는 삼매[無念三昧]도 있고, 욕심을 여읜 삼매[離欲三昧]도 있으며,
앉아서 시방세계 부처님의 말씀을 듣는[坐廳十方佛] 삼매도 있고,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꽃과 향으로 장엄하는[莊嚴諸佛國土華香] 삼매도 있으며,
설법을 하여 모든 사람들을 다 근본으로 돌아가게 하는[所說法一切人悉還本] 삼매도 있고,
모든 욕심에서 벗어나 돌이켜 생각함이 없는[出諸欲無還想] 삼매도 있느니라.
경을 설할 때에 변화하여 백 가지 음악 소리가 되게 하는[說經時化爲百種音樂聲] 삼매도 있고,
설법을 할 때 억천만 부처님 국토에서 꽃과 향이 저절로 오는[說法億千萬佛國華香自然來] 삼매도 있으며, 모든 악마를 조복시키는[伏諸魔] 삼매도 있느니라.
사자의 뜻을 내어 홀로 행하고 홀로 걷는[發師子意獨行獨步三昧] 삼매도 있으며,
가는 처소마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내지 않음이 없는[所向處莫不發阿耨多羅三耶三菩提] 삼매도 있고,
처해 있는 곳에서 공양을 하지 않는 이가 없는[所在處莫不供養者三昧] 삼매도 있느니라.
어지러운 바람이 한 번 일어날 때 마치 부처님께서 경을 설하시는 소리와 같은[亂風一起時如佛說經聲] 삼매도 있고,
향하는 문마다 열리지 않음이 없는[所向門莫不開] 삼매도 있으며,
처하는 곳마다 다 사자좌가 나타나는[所處悉師子座爲現] 삼매도 있고,
어느 곳이나 다 날아서 이르는[飛到十方] 삼매도 있으며,
향하는 문마다 시방세계의 보살들이 오고 감이 끊어지지 않는[所向門十方菩薩往來無極] 삼매도 있느니라.
시방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아는[所知十方人意] 삼매도 있으며,
모든 생각을 괴멸하는[壞滅諸想] 삼매도 있고,
모든 식을 괴멸하는[壞滅諸識] 삼매도 있으며,
시방세계의 모든 국토를 합하여 한 국토로 만드는[合十方諸刹土合爲一刹] 삼매도 있으며,
마음을 발함이 끝없는[發意不盡] 삼매도 있고,
삼계를 보되 한 사람도 있지 않다고 여기는[視三界中了有一人] 삼매도 있느니라.
한 부처님 국토로부터 다른 한 부처님의 국토에 이르는[從一佛國到一佛國] 삼매도 있고,
처해 있는 곳이 법으로 하여금 단절되지 않게 하는[所在處令法不斷絶] 삼매도 있으며,
처해 있는 곳마다 항상 부처님을 서로 만나는[所在處常與佛相遇] 삼매도 있느니라.
앉아서 시방세계의 큰 군대ㆍ큰 불ㆍ큰 물ㆍ큰 바람을 보되 두려워하지 않고 그 가운데에 다 머물러 가르치고 인도하는[坐觀十方大兵大火大水大風於其中不恐怖悉住敎導之] 삼매도 있으며,
처해 있는 곳마다 다만 법으로써 작용하는[所在處但以法作器] 삼매도 있고,
선남자와 선여인이 이 삼매를 듣고 돌아감이 없는 생각에 머무는[善男子善女人聞是三昧卽得住無還之想] 삼매도 있느니라.
이러한 삼매는 크고도 많아 이루 다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 이 큰 모임에 머물면서 이를 설하느니라.
또 이름이 없는[無名] 삼매도 있고,
모든 법에 머무는[住諸法] 삼매도 있으며,
모든 지혜라고 이름하는[名諸慧] 삼매도 있고,
법을 가르치는[敎法] 삼매도 있으며,
나한과 벽지불을 멸하여 무너뜨리는[滅壞羅漢辟支佛] 삼매도 있고,
법보(法寶)삼매도 있으며,
총지무명법(總持無名法)삼매도 있고,
남의 마음을 아는[知人意] 삼매도 있으며,
모든 번뇌를 끊는[斷諸煩荷] 삼매도 있고,
제력욕각(制力欲覺)삼매도 있느니라.
열 가지 힘[十種力]의 삼매도 있고,
지혜(智慧)삼매도 있으며,
수행하는 곳을 광명으로 비추는[光明所行處] 삼매도 있고,
헤아려 알 수 없는[不可計] 삼매도 있으며,
법을 보되 물속의 그림자를 보는 것 같이 하는[見法時如水中影] 삼매도 있느니라.
깨끗한 지혜가 다함이 없는[不可盡淨慧] 삼매도 있으며,
사람에게 뭇 악행이 공하여 원하는 생각이 있지도 없지도 않는[人空衆惡無有無願想] 삼매도 있고,
선정에 머물러 마침내 니원에 이르는[住禪乃到泥洹] 삼매도 있느니라.
비유하면 금강같이 견고하고 더러움이 없는[譬若金剛無穢] 삼매도 있고,
다함이 없는 밝음[無極明]의 삼매도 있으며,
모든 번뇌를 제도하여 이미 다 없애버린[度諸煩荷已盡] 삼매도 있고,
넓고 큰 수법[廣大水法] 삼매도 있으며,
큰 배를 장엄하는[莊嚴大船] 삼매도 있고,
무명에 들어가는[入無名] 삼매도 있느니라.
기쁜 마음이 다함이 없는[不可盡喜意] 삼매도 있고,
총지하여 잊지 않는[總持無忘] 삼매도 있으며,
어두운 곳에 있으면 모두 밝게 하는[在冥悉令明] 삼매도 있고,
즐거운 것을 다 즐거워하는[所樂悉樂] 삼매도 있느니라.
자비를 행하는[慈行] 삼매도 있고,
깨끗하고 크게 불쌍히 여기는[淨大哀] 삼매도 있으며,
평등한 마음에 들어가는[入等心] 삼매도 있고,
평등한 마음에서 나오는[出等心] 삼매도 있으며,
이름에서 이미 벗어나고 아직 벗어나지 못한[名已脫未脫] 삼매도 있고,
어떤 곳으로부터 온 곳이 있는 광명[光明所從來處]의 삼매도 있으며,
밝아서 밝히지 않은 곳이 없는[曉無所不曉] 삼매도 있고,
지혜를 벗어나고 가르침을 벗어난[脫慧脫敎] 삼매도 있느니라.
금빛 연꽃이 나타나는[金色蓮華爲現] 삼매도 있고,
여읨도 없고 항상함도 없는[無離無常] 삼매도 있으며,
지혜를 존중히 여겨 태어남이 없는[尊智慧無生] 삼매도 있고,
용맹하여 항복시키지 못함이 없는[勇猛無所不伏] 삼매도 있으며,
모든 국토를 개벽하는[開闢諸刹] 삼매도 있느니라.
청정하여 형상이 없는[淸淨於無形] 삼매도 있으며,
진기한 보배라고 이름함이 없는[無名珍寶] 삼매도 있고,
바다와 같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없는[如海無所不受] 삼매도 있으며,
신족이 넓고 큰[神足廣大] 삼매도 있고,
손가락 튀기듯 짧은 시간에 이르지 못할 곳이 없는[彈指頃無所不及] 삼매도 있느니라.”
담마갈(曇摩竭)보살이 사리불에게 말했다.
“질문한 것은 지혜가 머무는 것이기 때문에 다함이 없는 것이라고 한 것입니다.
이것은 그때 들은 것과 호응하여 들은 것이 마음과 같이 되더라도 스스로 교만하지 않고 하는 짓이 망령되지 않으며, 항상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가르친 바와 같이 행합니다.
지혜를 익혀 마음 씀에 받아들이는 바가 없기 때문에 예절을 잃지 않고, 법(法)을 행함도 허망하거나 혼란하지 않습니다.
뜻이 귀중한 보배와 같아서 모든 늙고 병듦을 제거하고 뜻으로써 법기(法器)를 삼는데, 이것이 인욕(忍辱)을 즐거워하는 것입니다.
생각함에 있어 단지 진리만을 생각하고, 즐거워하는 것은 다만 법에 대한 지혜의 생각이며, 넉넉하지 못할 때에도 베풀어주는 것에 아낌이 없고, 도와주는 것에 있어서도 적당하지 않으면 안 되며, 들은 진리를 마음으로 관찰하고, 얻을 것이 없음을 기뻐하면, 그 마음이 이미 기쁘고 신체는 모두 가벼워집니다.
그리하여 마음이 외도에 있지 않고 다만 법미(法味)와 『비라경(毗羅經)』만을 듣고 싶어하고,
다만 선교방편[漚和拘舍羅]만을 듣고 싶어하며,
다만 네 가지 평등심[四平等心]만을 듣고 싶어하고,
다만 밑 없는 법[無底法]을 듣고 싶어합니다.
뜻과 같이 하여 다른 생각이 없기에 마음속으로 선교방편을 받고 싶어하고,
어디로부터 나는 곳이 없는 법[無所從生法]을 듣고 싶어하며,
탐내지 않고 관(觀)하고 다만 자비한 마음으로 제도하고 싶어하고,
덧없는 소리[無常聲]를 알고 싶어하며, 적연한 뜻을 알고 싶어하고,
공(空) 또한 공한 것이라는 이치를 알고 싶어하며,
생사와 보시에 대한 생각함조차 없는 것을 알고 싶어합니다.
일체를 듣고 싶어하지 않되 다만 음악만을 듣고 싶어하며,
시방세계 가운데 충성과 믿음으로써 작용하는 것을 따라 즐거워하고,
모든 탐욕의 뿌리[欲根]를 조복시킵니다.”
[보여래삼매로 증덕한 세 가지 보배]
담마갈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바로 잡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보살이 이미 보여래삼매(寶如來三昧)를 얻어, 행함이 자재롭고 온갖 지혜를 이미 다 갖추었으며, 문득 세 가지 보배[三寶]를 증득하였습니다.
어떤 것을 세 가지 보배라 하는가?
첫째는 비유하면 물속의 그림자와 같이 그림자는 물속에 있는 것이 아니요, 또한 물 밖에 있는 것도 아닌 것과 같이,
보살은 이 세간에 앉아 있으면서 그 몸은 시방세계 어느 곳에나 다 있으나, 또한 그 몸은 시방세계 어느 곳에도 있지 않는 것입니다.
둘째는 보살이 이 세간에 앉아 있으면서 몸을 나누어 시방세계 모든 부처님 앞에 다 나타나 앉아 있으나, 그 몸은 또한 시방세계의 부처님 앞에 앉아 있지 않기도 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비유하면 마치 산속에서 소리를 외치면 그 음성의 메아리가 다시 돌아와서 그 메아리는 산속에 있는 것도 아니요 또한 밖에 있는 것도 아닌 것과 같이,
보살이 여기에 앉아 있기는 해도 그는 멀리서도 시방세계 모든 보살의 일들을 다 설하니,
시방세계 모든 보살들도 또한 보살이 있는 곳에 도달함이 없고, 보살도 또한 나아감이 없음이 이와 같습니다.”
부처님께서 담마갈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이미 다린니문(陀隣尼門)을 증득함은, 비유하면 활을 당겨 화살을 쏠 때 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이르지 못하는 곳이 없는 것과 같이,
보살이 하나의 지혜만 가지면 만 가지 지혜에 들어가서 이르지 못하는 곳이 없음도 이와 같으니라.”
부처님께서 담마갈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아수륜(阿須倫)이 군대를 일으키려고 할 때에 손가락을 튀기듯 짧은 시간에 28천(天) 군사들이 문득 이르는데, 그 중간에 한 곳도 비어 있는 곳이 없음을 보았을 것이니라.
보살이 제9지(地) 보살로부터 그 아래에 이르기까지 법을 설할 때에도 이와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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