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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육왕전 제1권
2. 아육왕본연전(阿育王本緣傳)①
[존자 굴다]
아서가왕이 탑을 조성하는 일을 마치자 뛸 듯이 기뻐하였다.
군신들에 둘러싸여 계두마사(雞頭摩寺)에 이르러 상좌 앞에 나아가 물었다.
“이 염부제에서 저와 같이 부처님의 수기(授記)를 받은 사람이 많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상좌인 야사(夜舍)가 즉시 왕에게 대답하였다.
“또한 왕과 같이 수기 받은 사람이 있습니다.
옛날 부처님께서 오장국(烏長國)에 계실 때 아파파(阿波波)용이 계빈국(罽賓國)에 내려와 범지사(梵志師)들을 교화하였고, 건타위국(乾陀衛國)에서는 진타라(眞陀羅)를 교화하였으며, 건타라국(乾陀羅國)에서는 우룡(牛龍)을 항복시켰습니다.
이에 다시 말돌라국(末突羅國)에 가서 아난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죽은 후 100년 뒤에 말돌라국에 마땅히 굴다(掘多)라는 이름의 장자가 있을 것이니, 그 아들의 이름은 우바굴다(優波掘多)이다.
비록 좋은 상호는 없으나 부처님같이 교화하고 인도하여 능히 선정(禪定)에 들지 않더라도 1유순(由旬)에 있는 중생들의 마음의 상태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선법(禪法)을 가르치는 데에 가장 뛰어나며, 여러 가지로 교화하고 인도하여 불사(佛事)를 지을 것이다.’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지금 이 푸른색의 동산이 보이는가?’
‘보입니다. 세존(世尊)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이름이 우류만다산(優留慢茶山)으로 나라발리아란야처(那羅拔利阿蘭若處)이다. 방사(房舍)가 갖추어져 있고 가장 뛰어나 능히 선정의 마음이 생겨나느니라.’
이 같은 일이 모두 부처님의 수기(授記)입니다.”
왕이 이 말을 듣고 상좌에게 말하였다.
“저 청정한 존자는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습니까?”
“이미 태어나 번뇌를 소멸하여 아라한의 도를 얻어서는 1만 8천의 아라한과 더불어 우류만다산의 나라발리아란야처에 계십니다.
일체의 지혜와 뛰어난 청정을 갖추고 모든 현성(賢聖)과 중생들을 위해 법문(法門)을 열어 설하시고 계십니다.
천(天)ㆍ용(龍)ㆍ야차(夜叉)ㆍ사람과 비인(非人)들을 해탈의 성에 들어가게 하고 있습니다.”
왕이 모든 신하들에게 말했습니다.
“급히 서둘러 거병(車兵)과 보병(步兵), 그리고 상병(象兵)ㆍ마병(馬兵)을 장엄하도록 하라.
나는 지금 우류만다산에 가서 해탈한 존자(尊者)이시며 번뇌를 다한 대덕 우바굴다를 보고자 한다.”
재상이 왕에게 아뢰었다.
“그 나라는 험난하고 좁고 군사들이 매우 많습니다. 마땅히 사자를 보내어 그를 불러 스스로 오도록 해야 합니다.”
왕이 바로 대답하였다.
“마땅히 가서 그를 볼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아직 금강심(金剛心)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찌 저 부처님과 같은 분을 굴복시키고자 하겠는가?”
즉시 존자인 우바굴다에게 사자를 보내어 다음과 같이 전했다.
“내가 지금 존자를 찾아뵙고 묻고자 합니다.”
존자가 이를 듣고 잠시 생각하였다.
‘만약 왕을 오게 한다면 국토가 험난하고 좁아 괴로움을 당하는 자가 많게 된다. 내가 마땅히 가는 것이 좋겠다.’
존자는 즉시 여러 배들을 병합해서는 크고 긴 배를 만들었다. 너비가 12유순으로 1만 8천의 아라한이 함께 배에 타고 화씨성으로 향했다.
이때 어떤 사람이 왕에게 아뢰었다.
“존자 굴다(掘多)가 왕을 이익 되게 하려고 몸소 오고 있습니다. 큰 배에 있는 스승을 위하여 크게 요익되게 하십시오.”
왕이 듣고 기뻐하며 백천 만의 가치가 있는 영락(瓔絡)을 스스로 풀어서 이 말을 전해 준 자에게 상으로 주었다.
그리고 좌우에 명령하여 북을 울려 간단한 칙령을 내렸다.
“큰 부자로 하늘에 태어나고자 하는 자, 해탈을 구해 여래를 보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모두 우바굴다를 공양하여야 한다.”
그리고 게송을 설하여 말하였다.
사람 중에 가장 존귀하신 분[兩足尊]을 뵙고자 하면
큰 자비와 스승 없이 깨우친 세상의 영웅이시고
부처님과 같이 교화하시고 삼계[三有]를 비추시는 존자를
모두 와서 모여 함께 나아가 맞이하세.
왕은 게송을 설하고 나서 성곽을 장엄하게 하고 거리를 청소하게 하였다. 그리고는 모든 신하들과 모든 백성들과 함께 악기를 연주하고 여러 종류의 향을 가지고 화씨성에서 반(半) 유순이나 나아가 존자와 1만 8천의 아라한들을 멀리서 바라보니 마치 반달에 둘러싸여 오는 것과 같았다.
왕은 즉시 코끼리에서 내려 한 발은 배에 올리고 한 발은 땅에 두고 존자 우바국다를 받들어 영접하였다. 왕은 몸을 굽혀 오체투지를 하며 존자를 부르고 다리를 일으키면서 공경으로 존안(尊顔)을 우러러 쳐다보았다.
그리고 합장하며 말하였다.
“저는 지금 일체의 원수를 끊어 없애고 염부제의 모든 성과 산과 바다를 얻고 천하의 부(富)를 얻었습니다만, 그 기쁨은 오늘 존자를 직접 뵐 수 있었던 것만 못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존자를 뵈오니 곧 3보 가운데 깊은 공경과 믿음이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게송으로 설하여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비록 적멸에 드셨으나
존자는 보처(補處)에 나셨네.
지혜로운 해가 가라앉아 사라졌으나
존자가 큰 밝음을 이으셨네.
지금 바로 가르쳐 주시니
내가 마땅히 따라서 행하리라.
존자가 이에 즉시 오른손으로 왕의 정수리 위를 쓰다듬으면서 게송으로 답하셨다.
삼가고 두려워하여 방일하지 마십시오.
왕위와 부귀는 가히 보전하기 어렵고
일체는 모두 반드시 변하여 소멸하기 마련이니
세간에는 영원히 머무는 것이 없습니다.
만나기 어려운 3보를 그대가 바로 만났으니
항상 공양하여 쉬거나 폐하지 마십시오.
“대왕은 마땅히 아십시오. 부처님께서 정법을 당신과 또한 나에게 부촉하셨으니, 우리들이 마땅히 함께 견고하게 보호해야 합니다.”
그러자 왕이 다시 게송으로 설하여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부촉하신 것 제가 이미 하였으니
갖가지 탑묘(塔廟)가 산림과 같습니다.
보개(寶蓋)와 당번(幢幡)을 이미 펼치고
여러 뭇 보배로 장엄하여
모든 대지(大地)를 지극히 청정하게 하였습니다.
염부제에 사리를 유포하여
자기 몸과 처자, 창고의 보물과
궁전과 옥사(屋舍)와 백성과
일체의 대지(大地)를 모두 보시하여
부처님과 법과 비구승을 공양하였습니다.
존자가 찬탄하여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대왕이시여, 마땅히 그처럼 일을 하셔야 합니다. 몸과 목숨과 재물로 마땅히 견고한 법을 취해야 합니다. 그런 후에 후회하지 않으면 천상(天上)에 태어나게 됩니다.”
이 말을 마치고 나서 왕은 존자에게 궁중으로 들어가기를 청하여, 자리를 펴고 곧 존자를 받들어 자리 위에 앉게 하였는데, 그 몸이 유연하기가 도라면(兜羅綿)과 같았다.
왕이 다시 합장하고 존자에게 말하였다.
“존자의 몸이 유연하기가 도라면과 같고, 저는 복이 적어 신체가 거칠고 껄끄럽습니다.”
존자가 대답하였다.
“저는 일찍이 보시를 닦아 항상 청정하고 뛰어난 물건을 보시하였으나, 흙을 보시한 일은 없었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나는 옛날에 어리석어 지혜라고는 조금도 없어서 최상의 복전이신 세존을 만나 흙을 보시하였기에 지금 이와 같은 과보를 얻었습니다.”
존자가 기쁜 표정을 지으면서 말하였다.
“복전의 뛰어나고 묘함은 흙을 보시한 것으로도 존귀한 과보를 얻게 합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일찍이 없었던 환희의 마음을 내고, 군신들에게 칙령을 내렸다.
“나는 흙을 보시함으로써 전륜왕을 얻었다. 이러한 까닭에 마땅히 마음을 다하여 3보께 공양하도록 하라.”
왕이 존자에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유행(遊行)하고 머무신 곳 모두에 탑을 세우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장차 나올 중생들에게 신심과 존경이 생겨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존자가 찬탄하여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대왕이시여, 저는 지금 마땅히 가서 왕이 갈 곳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왕은 향ㆍ꽃ㆍ영락(瓔絡)ㆍ잡향(雜香)ㆍ바르는 향 등 갖가지를 공양하였다.
[부처님의 탄생지에 탑을 세우다]
존자 굴다(掘多)는 즉시 네 종류의 병사를 모아 출발하여 임모니원(林牟尼園)에 이르렀다.
존자는 손을 들어 가리키면서 왕에게 말하였다.
“이곳이 부처님께서 태어나신 곳입니다. 이곳에 탑을 세우시면 최초의 탑이 될 것입니다.
부처님의 지혜의 눈이 비로소 생기는 날 일곱 걸음을 걸으시고 사방을 둘러보시면서 손을 들어 외치셨습니다.
‘이것이 나의 최후의 태어남이니라. 이 이후에는 태(胎)에 머물지 않으리라.’”
왕이 이 말을 듣고 오체투지하면서 공경하는 예로써 합장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게송을 지어 말하였다.
뛰어난 복과 상서로움을 닦아
깨달은 존자를 뵈올 수 있었네.
다시 부처님께서 태어나신 곳을 보고
설하신 말씀을 들을 수 있었네.
내가 뛰어난 복을 짓지 않았다면
세존을 뵐 수 없었을 것이고
처음 태어나신 곳을 볼 수 없었을 것이며
또한 설하신 말씀도 들을 수 없었을 것이네.
다시 존자 우바굴다는 왕에게 마야부인께서 나뭇가지를 잡고 보살을 낳은 곳을 가리켰다.
존자는 손을 들어 암라수신(菴羅樹神)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부처님을 뵙는가?
지금 몸으로 나타내어 왕에게 보이도록 해서 왕으로 하여금 신심(信心)이 증장될 수 있도록 하여라.”
이때 수신(樹神)이 곧 그 몸을 나투었다.
존자 굴다가 왕에게 말하였다.
“이 수신은 부처님께서 태어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왕은 곧 합장하고 수신을 향하여 게송을 설하여 물었다.
그대는 장엄하게 32상(相) 80종호(種好)를 갖춘 몸이
태어날 때를 보았는가, 못 보았는가.
연꽃잎처럼 큰 눈을
그대는 보았는가, 못 보았는가.
우왕(牛王)처럼 유연한 음성으로 설하는 소리를
그대는 들었는가, 못 들었는가.
수신이 즉시 게송으로 답하여 말하였다.
나는 진실로 금빛의 몸을 보았네.
인간으로 가장 뛰어난 존자께서
다리 들어 일곱 걸음 걸으시며
설하시는 저 세존의 소리를 들었네.
아육왕전 제2권
2. 아육왕본연전②[1]
[부처님의 행적에 따라 탑을 세우다]
왕이 또 물었다.
“태어날 때 장엄하였다고 하는데 그 일이 어떠하였는가?”
수신(樹神)이 대답하였다.
“말로는 미칠 수 없습니다. 언어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지금 마땅히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곧 게송을 지어 말하였다.
몸에서는 금색의 빛이 나고
인천(人天)이 보기 즐겨하며
대지(大地)와 산과 바다가
풍랑 속의 배와 같이 진동하였네.
왕은 10만[百千] 냥의 금으로 이곳에 탑을 세우고 갔다.
이에 존자는 왕과 함께 가비라(迦毘羅)성에 이르러서 오른손을 들고 말하였다.
“이곳은 보살을 안고서 정반왕(淨飯王)에게 보인 곳이며, 또 모든 석가족[諸釋]이 하늘에 제사 지내던 곳이기도 합니다.
보살이 이곳에서 하늘에 제사를 드리고자 했을 때 니목천상(泥木天像)에 모두가 와서 공경하게 몸을 굽혀 예배하였습니다. 서두단(恕頭檀)왕이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천중천(天中天)이라 불렸습니다.
또 모든 관상 보는 스승들을 불러 보살의 상을 본 곳입니다. 아사타(阿斯陀) 선인(仙人)이 보살을 보고 반드시 부처가 될 것이라고 한 곳입니다.”
다시 또 왕에게 파사파제(波闍波提)가 보살을 기른 곳을 보여 주었고, 또 보살이 글을 배우던 곳을 가리켰다. 보살이 코끼리를 타던 곳, 말 타는 법을 배우던 곳, 마차를 타던 곳, 활 쏘는 법을 배우던 곳, 보살이 쉬던 곳, 보살이 6만의 채녀(婇女)들과 함께 놀던 곳, 보살이 늙음ㆍ병듦ㆍ죽음을 보고 혐오와 걱정하는 마음을 내던 곳들을 가리켰다.
다시 또 왕을 데리고 염보수(閻菩樹) 나무에 이르러 손을 들어 말했다.
“이곳은 보살이 앉아 더위를 식히던 곳입니다.”
또 숲 가운데 이르러서 말하였다.
“이곳은 보살께서 사유하시며 욕망과 악과 선하지 않은 것을 버리고 각(覺)이 있고 관(觀)이 있어 생(生)을 여의고 기쁨과 즐거움으로 초선(初禪)에 들어간 곳입니다.
나무는 구부려 그늘을 만들고 그림자는 움직이지 않았으며 즉시 오체투지하여 보살께 예를 올렸습니다.”
성문(城門)을 가리키며 왕에게 말했다.
“이곳은 보살이 10만의 천인(天人)에 의해 앞뒤로 둘러싸여서 가비라(迦毘羅)를 떠난 곳입니다.”
또 말과 함께 영락을 차닉(車匿:찬타카)에게 주어 돌려보낸 곳을 가리켰고, 보살이 혼자 몸으로 숲에 들어간 곳을 가리켰다.
또 보살이 칼로 삭발하여 허공에 던지자 제석(帝釋)이 받들어 모신 곳을 가리켰다.
또 보살이 보의(寶衣)를 사냥꾼에게 주고 가사를 입은 곳을 가리켰다.
또 빈바사라(頻婆沙羅)왕이 나라의 반을 주면서 보살을 청하던 곳을 가리켰다.
또 보살이 아란가라(阿蘭加羅)에 이르러 울두람(鬱頭藍)에게 물었던 곳을 가리켰다.
또 보살이 6년 동안 고행한 곳을 가리키며,
곧 다시 게송으로 설하였다.
보살이 6년 동안 행한 어려운 고행은
뜨거운 재와 가시 위에 몸을 눕히는 일
이것이 잘못된 수행이고 바른 도가 아님을 알고
곧 고행을 버리고 정법(正法)을 닦았네.
다시 보살이 난타(難陀)와 발난타(跋難陀)에게 아주 희유한 우유죽을 받은 곳을 가리켰고, 또 보살이 보리수로 향하던 곳을 가리켰다.
가리키는 곳에 왕은 모두 탑을 세웠다.
존자는 또 가라용왕(迦羅龍王)이 보살을 찬탄하던 곳을 가리켰다.
[가라용왕]
이때 왕은 존자의 발에 예배하고 합장하면서 말하였다.
“내가 지금 가라용왕이 일찍이 부처님을 뵌 일을 묻고자 합니다.”
존자가 즉시 용왕에게 말하였다.
“빨리 일어나라, 빨리 일어나라. 왕께서 네가 부처님을 뵌 사실에 대해 묻고자 하신다.”
용왕이 곧 일어나 존자의 옆에 와서는 합장하고 말하였다.
“대덕(大德)이시여, 어떠한 약속의 말씀이 있으셨습니까?”
존자가 왕께 말하였다.
“이 자가 바로 게송으로써 부처님을 찬탄한 가라용왕입니다.”
왕은 즉시 합장하고 게송으로써 말하였다.
너는 보았으리라,
불타오르는 듯한 진정한 금빛을.
위없는 세존의
만월(滿月)과 같은 얼굴을.
너는 나를 위해 말해 주어라.
10력(力)이 조금이라도
얼마나 단아하고 엄정하게
보리수를 향하였는지를.
용왕이 대답하였다.
“단아하고 엄정한 일은 말로써 미칠 바가 못 됩니다. 지금 마땅히 간략하게 하겠습니다.”
그리고는 곧 게송으로 설하여 말하였다.
부처님의 발이 땅을 밟을 때
대지(大地) 산하(山河)는
기뻐서 날뛰며
여섯 종류로 진동하였네.
여래의 몸빛은
일월(日月)을 막아 빛을 끊고
시방 세계를 널리 비추어
일체의 어리석은 자에게 이익되게 하였네.
왕은 이곳에 탑을 세우고는 돌아가 존자를 따라 보리수로 향했는데,
존자가 손을 들어 가리키면서 왕에게 말하였다.
“이곳은 보살이 자비심에 의지한 힘으로 마(魔)의 무리를 무너뜨리고 파괴하여 아뇩다라삼먁삼불타(阿耨多羅三藐三佛陀)를 이룬 곳입니다.”
왕은 곧 그곳에 탑을 세우고, 10만 냥의 금을 보시하였다.
“여기는 4천왕(天王)이 네 발우를 부처님께 바친 것을 여래께서 받아서 합하여 한 발우를 만든 곳이고, 또 이곳은 5백 명의 상인이 음식을 보시한 곳입니다.”
또 보살이 바라나녀(波羅捺女) 땅으로 향하시던 곳을 가리키고, 또 바라문이 부처님을 찬탄하던 곳을 가리켰다.
왕은 이곳에 또한 탑을 세웠다.
존자가 왕을 데리고 다시 고선림(高仙林) 가운데에 이르러 오른손을 들고 가리키면서 말했다.
“이곳은 여래께서 법륜을 굴리시던 곳입니다.”
왕은 이곳에 탑을 세우고 10만 냥의 금을 보시하였다.
또 여래께서 천 명의 바라문을 제도하던 곳을 가리키고,
또 빈바사라(頻婆娑羅)왕이 법을 듣고 진리를 깨달은 곳을 가리켰는데,
또한 이곳은 8만 4천의 천왕들이 번뇌를 멀리 여의고 법안(法眼)의 청정함을 얻은 곳이고,
또한 이곳은 한량없는 바라문과 거사들이 수다원을 얻은 곳이다.
또 제석(帝釋)이 교화 받은 곳을 가리켰다.
또 여래께서 신통변화를 보이신 곳을 가리키고,
또 여래께서 도리천(忉利天) 위에서 어머니를 위해 설법하고 내려오신 곳을 가리켰다.
왕은 위에서부터 가리킨 곳에 모두 보배로운 탑을 세웠다.
[부처님과 제자들의 탑]
존자는 왕을 데리고 다시 구시나(拘尸那)성에 이르러 손을 들어 말하였다.
“이곳은 여래께서 화신(化身)의 인연을 마치시고 열반에 드신 곳입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번민하다 기절하였다. 얼굴에 물을 뿌려 정신을 차리게 되자, 10만 냥의 금을 이곳에 보시하여 탑을 세웠다.
그리고 합장하고 존자의 발에 존경의 예를 올리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나는 지금 부처님의 대제자인 성문의 탑에 예를 올리고 싶습니다.”
존자가 찬탄하여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왕은 능히 귀중한 믿음과 공경의 마음을 내었습니다.”
곧 왕을 데리고 기타(祇陀) 숲에 이르러 손을 들어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이것이 사리불(舍利佛)의 탑입니다. 마땅히 공양하셔야 합니다.”
왕이 물었다.
“이분은 어떠한 덕(德)이 있습니까?”
존자가 대답하였다.
“이분은 세존의 법 가운데 대장(大將)으로서 제일이었습니다.
능히 법륜을 굴렸고 여래께서 지혜제일(智慧第一)이라고 수기하셨습니다. 오직 여래를 제외하고 일체 중생이 갖고 있는 지혜도 그분의 지혜에는 16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단지 간략히 말씀드린다면 어느 누구도 그분이 갖춘 지혜를 다할 수 없습니다.”
왕이 이를 듣고 기뻐하면서 10만 냥의 금을 이 탑에 받들어 보시하였다.
그리고 사리불에게 귀명하면서 게송을 지어 말하였다.
갖고 있는 모든 번뇌에서 해탈하시어
이름이 세간에 가득하네.
모든 지혜로운 자 가운데
이분이 가장 제일이네.
다시 왕에게 목건련(目犍連)의 탑을 가리키며 공양하도록 하였다.
왕이 또 물었다.
“이분은 어떠한 덕이 있습니까?”
존자가 대답하였다.
“여래께서 신족제일(神足第一)이라 수기하셨습니다. 능히 오른쪽 발로 제석궁(帝釋宮)을 움직일 정도이고 능히 난타와 발난타 용왕을 항복시켰습니다.
간략히 말한다면 이 세상에서는 그 공덕을 이루 다 말할 수 없습니다.”
왕은 10만 냥의 금으로 이 탑에 공양하고 곧 합장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귀명합니다,
신족제일이라는 큰 이름을 가진 분께.
태어나고 늙고 근심하고 고통 받는 속에서
해탈을 얻으신 분께.
다시 왕에게 가섭의 탑을 가리키며 손을 들어 말하였다.
“이것은 마하가섭의 탑입니다. 역시 마땅히 공양하여야 합니다.”
왕이 물었다.
“어떠한 공덕이 있습니까?”
존자가 대답하였다.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 아는 두타제일(頭陀第一)이십니다. 여래께서 자리를 내어 주며 앉게 하셨고, 부처님께서 가사를 가섭에게 주셨습니다. 가난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을 가엾게 여겼고, 불법(佛法)을 보호하고 유지하였습니다.
지금 간략하게 말씀드리나 어찌 그 고행의 공덕을 다할 수 있겠습니까?”
왕은 10만 냥의 금으로 가섭의 탑에 보시하고
곧 합장하고 게송을 지어 말하였다.
산 속 동굴에 앉으셔서
논쟁을 멀리하니
모든 분노가 없고
항상 선정(禪定)을 행하네.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 아니
공덕이 가장 뛰어나네.
나는 지금 머리 숙여 예를 올리며
지극한 마음으로 귀명하나이다.
다시 왕에게 바구라(婆駒羅)의 탑을 보이며 공양하도록 하였다.
왕이 말하였다.
“이분은 어떤 덕이 있습니까?”
존자가 대답하였다.
“늙어 쇠약해져 일어나는 모든 병이 없으므로 여래께서 소욕제일(少欲第一)이라 수기하셨습니다. 일찍이 남에게 하나의 4구(句)도 가르친 적이 없습니다.”
왕은 곧 사람을 시켜 금 1전(錢)으로 이 탑에 보시하도록 하였다.
재상이 왕에게 말하였다.
“마찬가지로 이것도 대덕이신 아라한의 탑입니다. 어찌하여 유독 1전을 보시하십니까?”
왕이 대답하였다.
“자기를 제도하는 것으로써 능히 타인을 제도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까닭에 오직 1전을 보시한 것입니다.”
탑의 신이 받지 않고 도로 왕에게 돌려주자,
재상이 다시 말하였다.
“실로 소욕(少欲)입니다. 1전이라도 받지 않습니다.”
존자가 이때 다시 왕에게 아난의 탑을 보이면서 왕에게 공양하도록 말했다.
왕이 말하였다.
“어떠한 공덕이 있습니까?”
존자가 대답하였다.
“여래께서 총지제일(摠持第一)이라 수기하셨습니다.
불법을 굳게 지니고 염력(念力)과 지혜와 다문(多聞)이 바다와 같았으며, 오묘한 뜻을 설하여 인천(人天)의 공양을 받았습니다.
능히 부처님의 뜻을 알고 일체의 뛰어난 공덕과 많은 법을 담은 상자와 같았습니다.”
왕이 이 말을 듣고 매우 크게 기뻐하면서 1억(億) 냥의 금을 이 탑에 보시하도록 하였다.
대신(大臣)이 물었다.
“어찌하여 모든 공양 가운데 이곳이 가장 많습니까?”
왕이 말하였다.
“법신(法身)을 총지(摠持)하고 있었던 까닭에 능히 법의 등불을 지금까지 이르게 하고 멸하지 않게 한 것이 아난의 힘이니라.
비유하자면 소의 발자국은 바닷물을 담을 수 없으나 부처님의 지혜의 바다는 아난이 능히 받을 수 있었느니라.
이러한 인연 때문에 모든 공양 가운데 이곳이 가장 많은 것이다.”
왕은 뛰어난 모든 제자인 성문의 탑에 공양하기를 마치고, 기쁜 마음으로 존자에게 공경하는 예를 올렸다.
그리고 탑(塔)에도 합장하여 공경하면서 게송으로 설하였다.
백천(百千)의 제사를 베풀어
드디어 사람이 되었네.
내가 지금 곧 행하니
공(空)하지 않은 몸을 받았네.
좋은 복전(福田)을 만나
사람 되는 과보를 갖추어 짓고
위태롭고 허약한 재물로
견고한 법(法)을 닦네.
내가 탑을 조성하고
염부제를 장엄하게 하는 것은
흰 구름으로 허공을
장엄하는 것과 같으나
내가 불법을 만나
일체가 청정하네.
이 게송을 설하고는 예를 올리고 갔다.
아서가왕이 부처님께서 태어나신 곳의 탑ㆍ보리수 탑ㆍ전법륜(轉法輪) 탑ㆍ반열반(般涅槃) 탑에 비록 각각 10만 냥의 금을 시여하였지만 보리(菩提)의 탑에 가장 귀중한 마음을 들였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이곳에서 정각(正覺)을 이루셨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귀중한 보배를 얻으면 보리의 탑에 항상 받들어 보시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