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여름 카일라스 순례여행 3] 라싸와 그 주변 (1)
ㆍ4일차(6/07, 금): 드레풍사원, 티벳박물관, 노블링카
티벳을 다니면서 참 헷갈리는 것이 지역과 관광지의 명칭이다. 각 지역과 관광지는 티벳어, 중국어, 영어로 표기되어 있는데, 과연 어떤 발음으로 읽어야 하는지... 사실 티벳 발음을 알고 싶은데, 정확한 티벳 발음이 어떤 것인지 모르겠다. 가이드북이나 티벳 관련 책자들에도 발음표기가 통일되어 있지 않아 각 서적마다 기재된 발음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 큰 틀에서는 대체로 비슷한데, 가끔 발음이 꽤나 달라 다른 지명으로 착각하는 것도 있어, 정확한 티벳 명칭을 알기 위해 티벳어를 배워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티벳 원어 발음을 모르기에 영어발음을 우선적으로 기재한다.
ㆍ드레풍Drepung 사원(데뿡곰파)
1416년에 거루파의 개조인 총카파의 직전제자 잠양 초제(Jamyang Choje, 1397∼1449))에 의해서 건립된 드레풍 사원(티베트어: འབྲས་སྤུངས་དགོན་པ་ , 중국어: 哲蚌寺)은 간덴 사원과 세라 사원과 함께 티베트 불교 겔룩파(거루파)의 3대 사원 중의 하나로서, 티베트 사원 중 가장 큰 사원이며 최성기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사원이었다고 한다.
드레풍 사원으로 들어갈 때 오른쪽에 네충Nechung 사원의 일부가 보인다. 네충 사원은 티벳의 신관들이 있던 곳으로, 이 신관들은 불교국가의 수호신인 도르제 드라크덴Dorje Drakden의 중재자로서 티벳 수호신들의 말을 전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고 한다. 14대 달라이라마도 1959년 망명을 결정할 때 네충의 신관으로 하여금 신탁을 받고서 망명길을 안내받았다고 한다. 결국 네충은 강신과 같은 일을 주관하는 불교이전의 샤머니즘적 의식들이 결부된 장소로서, 전통 샤머니즘을 흡수한 티벳 불교의 특징을 보여주는 사원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갈 때 네충사원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무슨 연기가 저리도 많이 나는 것일까...이유인 즉 어머님네들의 기도 때문이란다. 칭짱열차에서 봤던 라사로 시험 치르러 온 학생들. 그네들의 부모들이 자식들 시험 잘 보게 향 피우며 기도드리는 것이라 한다. 우리네 부모님들이 대입기도 드리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사진을 제대로 찍었어야 하는데...왼쪽버스 위로 연기나는 사진 밖에 없네요...다른 선생님들 네충사원 찍은 사진 없으신지^^;;>
드레풍사원. 사원 소개글을 간략히 훑어 보고서 천천히 사원으로 올라간다.
사원 입구로 올라가면 티벳사원 어디에나 있는 마니차가 바로 나타난다. 마니차를 돌리면서 가는 순례자들을 따라 나도 마니차를 돌려본다.
바로 위에 바위에 크게 세겨진 총카파 부조상이 눈에 확 나타난다. 오른쪽으로 틀어서 한 바퀴 쭉 도는 코스.
드레풍은 제3대 달라이 라마 소남갸초가 몽골의 수장 알탄 칸에게 달라이 라마의 칭호를 받고 난 후 5대 달라이 라마가 주거지를 포탈라 궁으로 옮기기 전까지 달라이 라마의 사원이었다고 한다. 초기 달라이 라마들이 지배력을 행사한 곳이 이곳이었기 때문에 2, 3, 4대 달라이 라마들의 영탑이 여기에 안정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영탑을 봤었나...벌써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
비교적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사원 내부에 있는 마이트레야, 총카파, 송첸캄포, 달라이라마 5세의 상 등이다. 영탑의 경우는 포탈라 궁의 영탑이 선명히 기억에 남아 있다. 다른 불상들은 어떤 인물의 것인지 분간할 만큼 공부를 많이 하지 못한데다 눈썰미도 없어서 대체로 스쳐지나가 기억에 남질 않는다.
간간이 불목하니(김정묵) 선생님과 카일라스께서 설명을 해 주실 때 귀를 쫑긋거리지만 구경하다보면 설명을 놓치기 십상이다. 사진기로 법당 내부를 찍어 놓았으면 나중에 살펴볼 수라도 있었겠지만, 법당 내부를 찍으려면 각 법당별로 위웬화를 내야한다. 사진 찍을 만큼 관심을 가지 않은 데다가, 위웬화를 계속 지불할 열정도 없기에, 내부는 눈으로 감상하고 마음에 인상을 남긴다. 그래서 사진기에는 주로 사원 바깥 정경이 담겨진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내부 두어장 찍어본다...
드레풍 곰파 대법당. 이곳 광장에서 라싸를 바라보는 전망이 좋다. 시야가 탁 트였다.
내려오는 길. 좁은 골목길에 촘촘이 보이는 입구. 오래되고 낡은 대문들이 고즈넉한 느낌을 준다...
내려오는 데 또 마니차가 있다. 올라가고 내려오는 길에 마니차를 돌리라는 말인가보다...마침 순례하시는 티벳인 모녀가 있어 한컷.
드레풍 곰파. 참 크기도 하고 뭐가 많기도 하다.
티벳 침공과 문화대혁명 때 수난을 겪은 후, 지금은 예전과 달리 그 규모가 꽤 축소되었다고 하는데도 드레풍 사원을 돌아보자니 시간이 꽤 걸린다. 지금도 부엌을 가보면, 솥단지의 크기가 장난이 아니다. 과연 예전에는 얼마나 많은 승려들이 거주하면서 불법에 매진했을까...
한바퀴 도는 데 시간이 꽤 걸린 듯하다.
관람을 끝내고 내려와서 함께 수유차와 만두를 먹으면서 휴식을 갖는다.
여기저기 개들이 좀 많다...
ㆍ티벳박물관(서장박물관)
라싸 시내에 있는 티벳박물관(서장박물관)
구석기시대부터 신석기시대에 이르는 각종 유물 등 역사 관련 물품에서부터, 티베트의 수학·과학·의학 관련자료, 불상과 탱화 등까지 다양한 방면의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티벳박물관 전경>
<송첸캄포에게 시집 온 네팔 공주>
<티벳 지형도...티벳 지형이 마녀의 기운과 같아 그 기운을 제어하기 위해 각각 주요한 곳에 절을 세웠다는 데...박물관 외에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인체해부 관련 자료들에 관심이 쏠린다. 골격계통이나 혈관계통을 묘사한 듯한 상세한 인체 해부도. 그리고 정교한 외과 관련 의료기기 등. 아마도 조장으로 인해 인체해부나 외과술이 발달한 듯하다.
그외 여러 약초관련 자료..
여러 종류의 불상과 탱화 등도 전시되어 있다.
티벳(서장)박물관. 티벳의 문화와 역사 전반, 그리고 중국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들이 채워져 있다. 그런데 사실 상당한 역사와 문화를 지닌 티벳의 박물관치고는 그 규모나 갖춰진 자료 등이 좀 부족한 느낌이 든다. 더불어 중국과 관련된 자료들이 꽤 눈에 띄는데... 그러한 것이 중국정부의 '전략적인 것'일 수 있다는 어떤 선생님의 말씀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관람 후 잠시 휴식을 취하는 선생님들과 스님들...
ㆍ노블링카Norbu lingka (노불린카)
달라이 라마의 여름궁전 노블링카(티베트어: ནོར་བུ་གླིང་ཀ་, 중국어: 罗布林卡)
포탈라궁은 겨울 궁전인 반면 노블링카는 여름궁전이다. 포탈라궁에서 서쪽으로 3km 정도 떨어져 있는 노블링카는 티베트어로 '보물 정원'을 뜻하며, 가장 초기 건물은 7대 달라이 라마 칼장 갸초(Kelzang Gyatso) 때 지어지고 8대 달라이 라마 잠팔 갸초 때에 여름 별장으로 공인되었다고 한다. 지금의 새로운 궁전은 현 달라이 라마에 의해 완공되었고, 이후 여러 건물이 20세기 초반에 걸쳐 추가되고 공원이 조성되었다고 한다.
공원 내부 길은 잘 정비되어 있고, 그 주위로 꽃들이 심어져 있다.
다채로운 꽃과 나무들로 꾸며진 정원.
온갖 꽃과 수목을 볼 수 있는 노블링카는 분명 티벳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아름다운 정원이다. 어두침침하고 미로같은 포탈라 궁과 달리, 정비된 길 그리고 정원 곳곳마다 가꿔진 꽃과 수목은 우리네 마음에 휴식을 전해준다. 달라이 라마가 어두침침한 포탈라 궁보다 생기있는 노블링카를 더 좋아했다는 말을 십분 이해할 수 있다.
노블링카 궁전 안에는 달라이 라마의 사무실, 응접실, 휴게실, 화장실, 욕실, 침실 등등이 갖춰져 있다. 그리고 궁전 2층 벽은 티베트의 역사가 고대 신화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가이드 카일라스께서 색칠된 그림을 하나하나 설명해 주는 것을 듣는데, 무척 재미있다. 역사는 진행 중이라, 아직 그려지지 않는 벽면이 있다.
추후 이 벽에 어떤 그림이 그려질 것인가...
현재 궁전의 주인이었던 달라이 라마는 없고 그 자취들만이 노블랑카에 남아있다. 남아있는 자취가 관람객들을 맞이할 뿐이다. 하지만 노블랑카는 궁전이 아닌 공원으로서 여전히 티벳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현재 생생하게 살아있다.
ㆍ관람을 마치고
드레풍사원과 티벳박물관, 그리고 노블링카의 관람의 하루 일정을 마치고 호텔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그런데 오늘이 스님 한 분의 생신...
이 먼 라싸에서 함께 생일파티를 하였다... 스님께서 좋은 말씀도 해주시고, 케익 커팅도 하고...이 후 이어지는 식사와 술자리....
라싸에서의 둘째날은 불교사원 관람으로 시작하여 서로의 친목을 다지며 스님의 말씀을 듣는 것으로 마무리 지어진다.
첫댓글 우와 형 보기좋게 정리하신다고 고생했겠어요~~~~ 전 아직 사진정리도 못하고있는대 ㅎㅎㅎ
경흔씨 잘 쉬고 있죠?^^~. 여행도중 간간이 기록한 걸 바탕으로 열심히 정리하고 있어요...재밌게 읽어봐 주시길~~
저는 작년 12월에 라싸-시가체-암드록초호수-라사를 다녀왔어요.
한겨울이라 황량한 노랑빛과 황톳빛만 보았는데, 노블링카에 오색 꽃이 피어 있고, 나무도 푸릇푸릇~~
티벳은 여름에 가야 푸른 초원도 보고, 고산병도 덜 할것 같네요.
티벳박물관의 인체해부도와 나찰녀사진이 인상에 많이 남아 있습니다.
아. 지형도의 명칭이 나찰녀였군요^^ 감사합니다~~
형이 있어 사진보면서 생각이 나요 빨리 사진 올리세요 ㅋㅋㅋㅋㅋ
안녕하셔요?
미소가 아름다운 청년~길가는이님의 글과 사진으로 저의 이번 카일라스 여행을 정리하고 있어요.
부탁드려요. 빨리좀 올려주시면 좋겠어요.
같이 여행하신...누구신지? 아이디로는 알기 어려워요^^;; 여하튼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 일하면서 짬짬히 정리하니라 빨리빨리하기 쉽지 않습니다만, 최대한 늦장부리지 않고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