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크를 만들었으니 이제 나무 펜스를 만들 차례입니다. 워크샵을 먼저 만들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그건 공사가 커질 것 같아서 한걸음 물러서기로 했습니다. 우선 인터넷에서 펜스 자료를 검색하고 주택 전시회에서 얻어온 팜플렛도 참조하고 또 전원주택 잡지의 기사 속에 나와있는 사진들을 컨닝한 끝에 아래와 같은 설계도를 만들어 봤습니다. 펜스 높이는 원래는 90센티미터로 결정했었는데 마누라와 장모님이 더 낮은게 좋다고 하여 72센티미터로 낮췄습니다. 각목 몇 개를 각각 90 및 70 으로 잘라서 샘플 펜스를 만들어 펜스가 설치될 석축 위에 세워놓고 그 아랫쪽 도로에 가서 봤더니 위에서 봤을 때와는 느낌이 많이 다르더군요. 위에서는 90센티짜리가 적당해 보여도, 아래 도로에서 위를 올려다 보면 상당히 높아서 위압적 내지는 폐쇄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720mm로 낙찰이 되었는데 왜 720 이냐구요, 12 피트짜리 목재를 사서 5 등분하면 720 x 5 = 3600 이 되니까 짜투리 목재를 최소화하여 단돈 천원이래도 아낄라고 그럽니다. 90센티미터의 사연도 마찬가지로 900 x 4 = 3600 이 되기 때문이었죠.
담장을 쌓을 석축 길이가 약 20 미터가 조금 넘습니다. 손실을 10% 가정하여 22 미터로 잡고, 재료비를 계산해 봤습니다. 일단 전체를 방부목을 쓰는 걸로 가정했습니다.
1) 펜스 패널: 1.8미터 길이의 펜스 패널을 만들어서 조립식으로 만들라고 합니다. 나중에 재활용도 가능하게 말이죠. 그러자면 22 / 1.8 = 12.2, 약 13 개가 필요합니다. 패널 하나당 펜스 목재가 10개 필요한데 15x95x3600mm 짜리 펜스용 방부목이 하나에 5천원쯤 하므로 72센티 길이의 방부목이 130 개 필요합니다. 130 / 5 = 26, 즉 26 개의 15x95x3600 목재가 필요하게 되죠. 따라서 가격은 5천원 x 26 = 13만원.
2) 스트링거(Stringer)로 쓰기 위한 1x4도 패널당 12피트짜리 1개씩 필요합니다. 13x5800=75,400원입니다.
2) 기둥(Post): 13+1=14개가 필요합니다. 12피트 4x4 방부목 하나로 4개의 기둥을 만들 수 있으므로 4 개가 필요. 기초에 철물 사용하지 않고 그냥 콘크리트 속에 방부목 기둥을 박아서 고정. 4x16,680=66,720원.
3) 기타: 기초를 만들기 위해 레미탈 4포와 자갈을 혼합해서 쓴다고 하면 3,200x4=12,800원, 그리고 출입문용 경첩, 조립용 스크류, 흰색 페인트 또는 오일스테인 값을 다 합해서 4만원 예상.
이걸 다 합하면 32만 5천원이 되는군요. 미터당 가격은 32만 / 20미터 = 1.6 만원이 됩니다. 인터넷으로 알아본 700mm 높이의 나무 펜스 재료비는 미터당 3만2천원이고, 시공비 포함하면 40미터 이상 공사시에 4만6천원이라고 하네요. 재료비가 절반 가격이긴 하지만, 제가 바라는 만큼 싼 값이 아니군요. 제 희망은 30% 정도로 줄이는 것이거든요. 아... 어디 또 빠진게 있는지, 계산이 정확한지 모르겠군요.
이제 방부목 사용을 줄이고 대체 목재를 사용하는 쪽으로 가격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또한 예전에도 어느 분에게 알려드렸던 폐 파레트 목재를 주어와서 만드는 것도 한 방안이 되겠지요. 그 경우에는 면이 거칠어서 페인트를 칠하진 못할겁니다. 현재까지로는 대체 목재를 찾지는 못했습니다. 아뭏든 시공 시작하게 되면 또 보고드리겠습니다.
-자란-
=============나무 펜스 만들기===========================
오늘 오전은 놀다가 오후 3시가 되어서야 펜스 만들기를 시작했습니다. 기본 설계는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1x4 목재를 원래 계획했던 대로 72센티미터 길이로 자른 다음 윗부분이 약간 뾰족하게 모따기를 해주었습니다. 한꺼번에 4개씩 목을 댕강 잘라버렸습니다.
그랬더니 이렇게 피켓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이것도 참 만들기 힘들더군요. 원형톱을 작업대에 올려놓고 할껄... 허리가 또 아픕니다.
그런 다음에 1.8미터 길이의 가로대 (? 영어로는 스트링거 (Stringer) 라고 함) 두개를 놓고 피켓을 10개 고정하고 나서 이걸 견본 삼아 계속 그 위에 나무들을 올려놓고 카피하듯 조립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1.8미터짜리 펜스 부품들을 석축 위에 쭉 늘어놓아봤습니다. 어둠이 몰려오기 시작하여 기둥 세우는 작업은 내일 해야겠습니다.
다음날이 되어 아침 일찍 펜스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약간 삐뚤 빼뚤해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집이란 것의 모습이 더 번듯해 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