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은, 잎은 채소로 먹지만 열매로는 매운맛을 내는 겨자를 만들고 기름을 짜기도 한다. 추위에 강한 채소로 늦가을부터 이른 봄이 제철이다. 잎을 주로 먹는 것과 겨자로 쓸 품종은 약간 다르며, 김치를 담글 것으로는 줄기가 연하고 싱싱한 것을 고른다. 특히 여수 앞바다에 있는 돌산갓은 잎이 넓고 연하며 맛이 좋다.
문헌에 많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조선 시대에도 갓김치를 즐겨 먹은 듯하다. 특히 산갓은 이른 봄인 입춘 오신반(五辛盤)에 들어 있다. 메갓이라고도 하며 이것으로 담근 김치는 쏘는 맛으로 미각을 자극하며 그 향취가 사흘을 간다고 한다. 『증보산림경제』에서는 “산갓이 좀 자라면 즉시 시들고 맛이 좋지 못하다. 봄을 먼저 알린다고 하여 산갓을 ‘보춘저(報春菹)’라 한다.” 하였다.
갓에는 푸른색과 보라색 갓이 있는데 보라색이 향이 더 진하고 맵다. 갓김치는 보랏빛의 붉은 갓으로 담그는 것이 맛있고, 동치미에는 물이 우러나지 않는 푸른색 갓이 좋다. 전라도 지방의 갓김치는 앞의 고들빼기김치와 마찬가지로 고춧가루와 멸치젓을 많이 넣은 별미 김치이다. 갓은 삭히지 않고 소금에 절이기만 하면 되고 실파를 섞어서 담그면 더욱 맛있다. 소를 넣어서 담그기도 한다. 갓과 실파를 잘 절여서 서너 잎씩 뿌리 쪽을 모아 손바닥에 놓고 전체의 가운데쯤에 밤, 잣, 배 등을 넣어 버무린 김치 소를 한 움큼씩 얹고 반으로 접어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아서 꼭꼭 눌러 익힌다. 겨울철에는 담근 지 한 달쯤 두어 충분히 익은 것이 더 맛있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는 갓김치에 대해 “갓은, 대는 껍질을 벗기고 잎사귀는 연한 것으로 다듬어서 씻어 소금에 잠깐 절였다가 고추, 파, 마늘, 미나리를 넣고 물을 부어 익히면 다른 김치보다 아주 싱싱하고 좋다”고 하였다. 국물을 넉넉히 부어 담근 듯하다. 또 갓에 무와 순무를 섞어 담근 산겨자김치가 나온다. “무와 순무를 잘고 얇게 썰어 무순과 파 흰 것, 고추, 마늘을 넣고 더운데 놔두어 한두 날 익힌다. 산갓을 연한 것으로 뿌리째 깨끗이 씻어 항아리에 넣고 솥에 뜨거운 물을 붓고 중탕한다. 이 때 물을 서너 차례 붓되 겨자가 물러지지 않게만 하였다가 다른 항아리에 넣는다. 물을 알맞게 붓고 입기운을 항아리 안에 불어넣는다. 이것은 하지 않아도 상관은 없다. 입구를 포대기나 이불로 덮어 더운 방에 두고 한참 만에 꺼내어 먼저 담갔던 나박김치에 넣고 맛 좋은 장을 쳐서 먹으면 맵지만 담백하고 산뜻하다.”
같은 책에 별법으로 갓물김치가 있다. “깨끗하고 좋은 갓으로 골라 항아리에 담고 더운물을 붓되 물에 손을 넣어 보아 데지 않을 만하게 하여 붓는다. 뚜껑을 꼭 덮어 더운 방에 놓고 이불로 싸서 한식경(한 끼 밥을 먹을 만한 시간)안에 꺼내면 누렇게 된다. 간장(진간장)을 쳐서 먹되 무를 얇게 썰고 파 대가리를 썰어 넣고 담그면 매운맛도 덜하고 먹기도 좋다. 봄에 산갓으로 김치를 담그면 맵고 맛이 좋은데 석왕사에서 많이 난다. 지리산에서 나는 것이 제일인데 물에 우리면 빛이 푸르게 된다. 산갓 한 가지만 장과 합하여 먹으면 너무 맵고 맛도 없다. 먹을 때에는 뚜껑을 꼭 덮어 기운이 나가지 않게 해야 한다. 기운이 나가면 쓴맛이 난다.”
조리법
푸른색과 보라색 갓이 있는데 보라색 갓이 더 맵고 향이 진하다. 갓 물김치는 보랏빛 붉은 갓으로 담그는 것이 좋다.
재료
갓 1kg, 소금 50g, 멸치젓 1컵, 고춧가루 1컵, 파 100g, 다진 마늘 4큰술, 다진 생강 2큰술, 설탕 1큰술, 통깨 1큰술, 실고추 3g, 소금 적량
* 계량 단위
1작은술 - 5ml(cc) / 1큰술 - 15ml(cc) / 1컵 - 200ml(cc) / 1되 - 5컵(1,000ml)
만드는 법
1. 돌산갓을 뿌리를 자르고 깨끗이 다듬어 씻어 건져서 소금을 고루 뿌려서 약 2시간 정도 절인다. 도중에 위아래를 두세 차례 바꾸어 고루 절인다.
2. 절인 갓을 씻어서 건져 물기를 뺀다.
3. 멸치젓은 미리 같은 양의 물을 부어 끓여서 소쿠리에 한지를 깔고 걸러서 맑은 젓국을 만든다.
4. 파는 다듬어 가늘게 채썰고, 실고추는 3cm로 짧게 끊는다.
5. 큰그릇에 멸치젓국을 담고 먼저 고춧가루를 섞어서 잠시 두어 불어나면 채썬 파, 다진 마늘, 생강, 설탕, 통깨 등을 섞어 걸쭉한 김치 양념을 만든다.
6. 절인 갓에 ⑤의 김치 양념을 사이사이 고르게 발라서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는다.
7. 한 달 이상 두었다가 잘 익으면 꺼내어 짧게 썰어서 그릇에 담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