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기만 잘 익히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암벽등반 '스포츠 클라이밍'
초보자는 잡기와 딛기의 원칙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해
[도전! 스포츠 클라이밍] 1부 - 장비편
[도전! 스포츠 클라이밍] 2부 - 실전편
암벽등반을 기반으로 하는 '스포츠 클라이밍(Sports climbing)'은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 그렇지만 전문가의 지시를 잘 따라서 장비를 올바르게 착용하고 기본기만 잘 익히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쉽게 도전해 볼 수 있다. 분명 '익스트림 스포츠(Extreme sport)'지만 안전을 담보로 한다는 점에서 괜한 두려움으로 배움을 망설일 필요가 없다.
암벽등반에는 다양한 기술이 동원되지만 가장 중요한 기본기는 '홀드(Hold)'와 '스탠스(Stance)'다. 손으로 암벽을 잡는 것을 '홀드', 발로 디딜 곳을 '스탠스'라고 한다. 두 가지 기술 모두 가장 중요한 기본은 힘을 모으는 것이다. 손가락 중 가장 힘이 센 곳은 엄지손가락이다. 하지만 엄지로 물건을 잡을 수는 없다. 대신 튀어나온 곳을 새끼손가락을 포함해 네 손가락으로 단단히 잡은 상태에서 엄지손가락을 최대한 붙여서 힘을 모은다.
마찬가지로 발가락 중 엄지발가락이 가장 힘이 세다. 발을 디딜 때는 최대한 엄지발가락을 바위에 붙여야 하는데 이때 발은 절벽과 45도 각도를 이루게 한다. 그런데 발을 디디다 보면 엄지로 디딜 수 없는 상황이 생긴다. '스탠스'가 아주 작거나 발을 교차해야 하는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새끼발가락을 같은 방법으로 붙인다. 엄지로 디디는 것을 '인사이드 앳징(Inside Edging)', 새끼로 디디는 것을 '아웃사이드 앳징(Outside Edging)'이라 한다.
월간 '사람과 산' 임성묵 기자는 "암벽등반에는 여러 가지 고급기술이 있지만, 초보자는 홀드와 스탠스의 기본을 잘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클라이밍을 배우기 위해 찾아간 간현암은 어느 정도만 올라가면 바위가 튀어나와 두 발을 디디고 설 수 있을 만큼 넓은 공간이 있는가 하면 고수가 아니면 범접할 수 없는 코스도 있어서 많은 클라이머가 연습을 위해 찾는 곳이다. 실내에서만 스포츠 클라이밍을 배운 '아이더 프렌즈(Eider Frends)'의 남녀 학생은 이날 간현암에서 실전 클라이밍에 도전했다. 두 사람 모두 이전에는 한, 두 차례 실내암벽을 오른 경험뿐이어서 초반에는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 힘과 균형감각 모두 필요해… 여성이 남성보다 배우기 쉬워
실내처럼 바닥에 쿠션이 설치된 것이 아니어서 강사를 맡은 임 기자가 '리딩'을 맡았다. 스포츠 클라이밍이던 일반적인 암벽등반이던 클라이머의 안전을 위해 대부분 2인 1조로 진행한다. 선행 등반으로 '확보'를 하고 로프와 자동제동 기능이 있는 '확보기구'로 클라이머를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임 기자는 초보자도 쉽게 등반할 수 있는 쉬운 코스를 통해 약 30m 가량을 올라간 후 확보를 마치고 보조자와 호흡을 맞춰가며 '라펠링(Rappelling)'을 통해 지상으로 내려왔다. 설령 실수로 인해 갑작스레 추락을 하더라도 '확보기구'가 자동으로 로프를 멈춰주는 데다가 보조자가 항상 주시하기 때문에 추락을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등반하는 것이 좋다.
먼저 등반에 나선 건 여성 대원이었다. 힘이 센 남자가 유리할 것 같지만 암벽등반은 힘과 균형감각이 모두 필요한 운동이다. 바위가 수평으로 튀어나온 '행오버(Hang-Over)'와 같은 지형만 아니라면 균형감각이 남성보다 뛰어난 여성이 더 유리하다. 그래서일까? 초반에는 잡고 디딜 곳을 찾지 못해 헤매는가 싶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빠른 속도로 약 20m 높이에 있는 목표지점에 도달했다.
하강을 위해 라펠링을 할 때는 조금 망설이는 듯 했지만, 금세 용기를 내서 강사의 지시에 따라 두 다리를 최대한 절벽과 수직으로 해서 제대로 하강 자세를 취했다. 오히려 남자 대원이 라펠링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줄을 손으로 잡고 매달리는 바람에 아름답지 못한 그림이 연출됐지만, 결국 여자 대원의 보조로 무사히 하강할 수 있었다.
이날 영상 촬영을 위해 현장에 따라온 PD는 멋진 그림을 위해 생전 처음으로 암벽등반에 도전하기도 했다. 전문가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장비를 착용하고 '홀드'와 '스탠스'의 기본기만으로 20m 절벽에 올랐다. 게다가 로프에 의지한 채 절벽에 45도 각도로 서서 아이더 프렌즈가 암벽등반을 하는 동안 멋진 장면을 찍는데 성공했다.
아이더 프렌즈 여성 대원 조두희 씨는 "실제 절벽에서 암벽등반 한 건 처음이라 무척 떨리고 무서웠다"면서 "하지만,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안전하게 암벽등반을 마치고 나니 다시 도전해 보고 싶다"며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암벽등반은 수직으로 오르는 행위기 때문에 기본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위험해 질 수 있다. 이런 위험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강사나 유경험자의 지도를 따라야 한다. 임 기자는 “초보자는 보고만 배우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처음에는 등산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서는 현대적인 암장을 갖춘 ‘K2 C&F(성수동)’를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