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거리 및 시간 : 12.8Km / 6시간
2..원점회귀산행
비학산(454m)은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법원리 북동쪽에 자리한 산이다.
한북정맥 상의 한강봉(530m)에서 북쪽 감악산으로 가지를 치는 능선이 약 10km 거리인 노고산(401m)을 지나자마자
북서쪽으로 또 가지를 쳐서 약 4km 거리에 이르러 빚어 놓은 산이다.
비학산은 지난 68년 1.21 사태 때 무장간첩 김신조 일당의 침투로였으며 이후로도 임진강과 법원리에서 10여 건의 무장간첩 침투사건이 발생한 초리골을 에워싸고 있는 산인데, 근래 파주시가 파격적으로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초리골 일원에 산림욕장을 개설하며 등산로와 진입로를 개방한 이후 최근에야 알려진 산이다. 오랫동안 일반인들 접근이 쉽지 않았던 관계로 산자락 곳곳에 야생화, 야생버섯, 산나물 등이 자생하고 있으며, 맑은 계곡에서는 도룡뇽과 가재가 보인다. 산자락에는 산토끼, 노루, 오소리 등 포유동물을 비롯해서 가까운 휴전선에서 볼 수 있는 독수리와 각종 산새들이 서식하고 있다. 김신조부대가 침투할 당시 숙영지를 비롯해서 옛날 은을 캐냈다는 은굴, 장군바위, 매바위 등 볼거리도 있으며, 초리골 가운데에 있는 두루뫼 민속박물관은 삼국시대의 토기와 물레 등 2,500여 점의 전통민속 생활용품을 수집 전시해 놓은 곳이다.
전날 확인한 일기예보는 비가 온다는 예보가 떠서 내심 산행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어 고민하고 있는데 미향씨의 단체톡이 뜬다. 내일 산행 어떻게 하냐고 묻는다. 주저없이 비가 와도 강행한다는 답장을 하고 은근히 걱정이 된다. 사실 우중산행 자체는 별로 걱정할 만한 사안은 아니지만 우비를 착용했을 때의 습도와의 전쟁에서 이길 자신이 없었던 거였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우산을 선호한다. 아뭏든 산행 당일은 비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대기가 불안정하여 먹구름이 순식간에 몰려왔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더니 오후에는 해가 쨍쨍하다. 오전 7시에 10명의 산우들이 교회를 출발하여 파주 법원리 도서관앞에 도착하여 법원리 근린공원을 산행들머리로 하여 산행을 시작하기로 한다. 잘 정비된 나무계단을 따라 근린공원에 오르자 화장실이 보인다. 화장실은 이곳을 들머리로 잡은 이유이기도 하다. 시작부터 된비알이 시작된다. 습도가 높아서 그런지 후덥지근한 기운이 숨을 턱하니 막히게 한다. 비학산은 200~400미터의 낮은 산군이지만 야트막하다고 무시해서는 안되는 산이다. 수도 없이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해야 한다. 다른 산객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한적한 등산로는 생각보다 잘 정비되어 있었고 마을이 바로 산 밑에 있어서인지 제법 부산한 사람사는 소음이 계속 들린다. 해발215미터의 매바위를 찍고 다시 후진하여 장군봉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오랫만에 등산에 참여한 공수자집사님께서 페이스를 조절하시느라 뒤로 처진다. 몇번의 산행이면 옛날의 체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장군바위 전망대에 이르니 파주를 조망하는 경치가 아주 일품이다. 수많은 봉우리들이 농염을 달리하며 원근을 나타내고 사이사이 마을들이 보인다. 멀리는 북한산이 보이고 앵무봉, 고령산이 지척으로 보인다. 전망대를 거치지 않고 바로 장군봉으로 오른 선두일행을 소리쳐 불러 내려 사진을 찍는다. 대피소가 있는 쉼터 안부에 이르자 비로소 다른 산객들이 눈에 띈다. 비학산까지는 가깝지만 그래도 제법 자기 속살을 쉽게 보여주지 않으려는듯 나름 경사가 제법 있다. 드디어 비학산 정상이다. 나무데크로 잘 꾸며 놓아서 10명의 산우들은 배낭을 벗어 던지고 오집사님의 이태리산 DOCG급(1등급 와인이라고 함)의 스파클링이 있는 와인을 개봉한다. 어떻게 가져 오셨는지 chilling상태를 유지한것이 보통 내공이 아니다. 사실 와인은 공부를 많이 해야 할 듯하다. 한번 들어서는 절대로 기억이 안된다. 뭐 나이 탓도 있겠지만 말이다. 설명 듣기로는 와인은 크게 전통적인 와인(주로 유럽)과 뒤늦게 시작한 미국, 칠레등의 신생와인으로 구별할 수 있다고 한다. 요즘에는 신생와인도 품질이 많이 좋아져서 전통방식의 유럽산과 크게 차이가 없다고 한다. 유럽산은 주로 블렌딩에 의존하여 맛을 낸다고 하니 따로 소믈리에 공부를 하지 않는 한 취미수준으로 즐겨야 할 거 같다. 정상에서 북쪽 조망을 하니 약간 동쪽으로 감악산이 가깝게 보이고 그 뒤로 마차산이 보인다. 정상에서의 행복한 배낭 와이너리를 마치고 은굴과 김신조숙영지를 향해 하산을 시작한다. 그러나 말이 하산이지 하산인지 아닌지 오를때나 별반 다를게 없다. 계속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할 뿐이다. 이제 바람은 습도를 머금지 않아서 인지 상쾌하게 느껴진다. 김신조 숙영지를 보고 내려 오다 보니 정순집사님이 영지버섯을 발견한다. 조그맣지만 영지는 영지이다. 그런데 송이버섯 같은 것이 군데 군데 아주 작게 봉긋 올라와 있다. 작아서 그런지 송이버섯향이 나지는 않지만 송이인것은 맞는 듯 하다. 그러고 보니 비학산은 버섯이 참 많은 산이다. 가을에 버섯 산행지로 한번 더 오고 싶은 산이다. 오후 1시 30분쯤 하산완료후 초계탕집에 도착하니 20명정도 줄을 서서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맛집으로 소개된 유명한 집이라고 한다. 빈대떡은 달라는 대로 주고 다른 것도 거의 무한 리필이 되는 것 같다. 가격은 일인당 무조건 만원인데 계산은 알아서 하는 시스템이다. 주인이 계산은 신경을 안쓰고 전표도 없다. 그냥 양심껏 내고 가면 그만이다. 그러다 보니 무전취식하는 분들도 간혹 있다고 한다. 모처럼 여유잇는 산행에다 초계탕에 막국수까지 먹으니 유포리아가 밀려온다. 오는 길에 광적면의 이해수집사님의 딸이 근무하는 카페에 들러 커피와 팥빙수를 곁들여 담소를 나누었다. 오늘의 산행은 총거리 약 12Km로 짧지 않은 산행이지만 트레킹다운 산행을 하여 모두들 만족하는 눈치이다.
첫댓글 영지버섯은 잘 말리고 있습니다..
소리산 갈 때 맛나게 끓여가지고 가겠슴당~
계곡은 없었지만.. 육로로 되어 있는 숲길로 산림욕하구
시원하니 여름산행으로 굿임이였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