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시골 동네에는 전기도 안들어 왔고 아이들이
놀만한 꺼리가 없어서 거의 자연과 함께 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입춘이 지나고 남녘에서 봄소식이 전해올 때 쯤이면
우리는 동무들과 뒷산의 개울로 간다.
(동무라는 단어가 반공방첩이 강화되면서 이북식 언어라 어느새 사라져 버렸다.)
양지바른 개울에는 얼음이 반쯤 녹아 있고,
이름 모를 산새들 소리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물가에는 버들강아지가 맨 먼저 싹을 틔우기 시작한다.
그러면 연필 굵기의 가지를 잘라서 한 손으로 가지를 단단히 잡고
한 손으로는 껍질을 비틀어서 속의 목질부와 분리시킨다.
겨우내 잠들어 있다가 날이 따스해 지면서 물기를 위로 올리니
나무와 껍질이 쉽게 분리가 되는 것이다.
그 껍질을 손가락 정도 길이로 잘라서 끝 부분의 겉 껍질을 5미리 정도 벗기면
버들피리가 완성된다.
각자 하나씩 만들어서 신나게 피리를 불어보면 새 봄의 느낌을 가장 먼저 알 수 있지만,
정밀하지 않아서 무슨 노래를 연주하고 할 그런 정도는 아니다.
그저 또래들과 같이 하는 놀이로 재미가 있는 것이다.
그 당시 시골 아이들의 필수품은 짝지칼이라 해서 접는 손칼이었다.
평소에는 안전하게 접어서 주머니에 넣어 다니고,
필요할 때는 칼날을 펴서 다양하게 쓰곤 하였다.
버들피리도 그걸로 만들었고, 감을 깎거나 산도라지 껍질을 벗길 때도
짝지칼이 아주 유용하였다.
고구마나 무우를 깎기도 하고 밤을 깔 때도 아주 좋고
각종 놀이도구를 만들기도 하였다.
첫댓글 옛날 손칼의 이미지를 못찾아서 올렸는데 쇠로 만든 것이라 투박하고
모양새도 단순하였다. 좀 무뎌지면 숫돌에 쓱쓱 갈아서 썼다.
머스마들의 필..수..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