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평의 묘미'를 발간하면서
이 책을 내기까지에는 상당한 고민이 뒤따랐다.
'합평合評,' 이 말의 뜻을 제대로 알고 있는 이가 우리사회에서 얼마나 될까?
여타 문화단체 중 문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또 몇 명이나 될까?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서 발간을 주저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책을 낸다면 읽어 줄 독자가 있어야한다. 독자란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책을 구입할 터인데 ‘합평’을 알고 있는 이가 극소수인데 누가 책을 사고 또 산 책을 읽어준단 말인가?
이렇게 주저하는 동안‘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란 낯이 설지만 우리 예술인에게 꼭 필요한 재도가 내 등을 떠밀었다.
‘설마 내게 그런 혜택이 주어질라고?’ 라며 넋 놓고 있는 사이에 ‘21년 하반기 창작준비지원금’이 내 통장에 턱허니 자릴 잡고 있었다.‘입금 완료', 대학원 졸업논문 이후로 책 형태로 낸 적이 없는 아버지를 안스러워 하던 딸이 신청한 결과였다.
'합평'에다 '묘미'를 덧댔다. '합평회'에 참석한 이들은 우선 긴장될 것이다. 물론 기대를 잔뜩 가지고 들어서는 이도 있겠지만 합평받을 작품을 미리 제출한 대상 작가는 기대반 우려반으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릴 것이다.
마치 음악경연에서 노래를 부른 후 숨을 몰아쉬며 결과를 기다리는 예비가수의 심정이 이렇지 않을까? 그런데 그런 것에 '묘미'라는 말을 덧댔으니 평론가의 수준을 의심할만하다. 묘미라, '미묘한 재미나 흥취'가 사전적 의미인데 혹시 독자를 현혹시켜 책을 팔아보려는 작가의 술책이 아닐지?
어쩌면 그런 속샘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렇게 보여지는 건 당연하기도 하다. 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습작에 열심인 젊은이는 많다. 그렇지만 대학 문예창작과에 입학하거나 문학지에서 혹은 주민자치센터에서 여는 문학강좌에
빌품을 팔지 않고서야 어디 누구에게 자신의 땀이 밴 결과물을 평가받아볼 곳이 있겠는가? 물론 연말에 신문사 혹은 잡지사에서 실시하는 신춘문예에 응모해서 검증받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경쟁이 만만하지 않으니 어쩌랴.
그래서 그런 이들을 위해서 이 책을 낸다?
여기까지 읽어 준 분께는 상당히 미안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
거창하고 달콤하게 들리는 제목에 비하면 책 구성이 형편없이 허술하다.
물론 이쯤해서 뒷표지에서 추천해주신 한상윤 소설가, 공광규 시인, 이명진 수필평론가의 글을 읽어 보실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 그러니 책을 구입하시기 전에 곰곰히 따져보시기 바란다.
성미가 급하신 분은 다음 책 구성을 읽어보시고 결정하시면 된다.
이 책은 전 5부로 구성했다.
1부가 '합평의 묘미'다. 2부는 시집 서평 모음이고 3부는 소설집 서평 모음이며
4부는 졸업논문이다. 이제 책구입의 유무는 독자 여러분의 몫이다.
구입하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이어질 합평의 묘미 2탄에서는 치열한 현장 중계로 구성할 예정이오니 응원해 주시기 바란다.
2021년 11월
백마산 기슭 산이리에서
첫댓글 감사합니다. 교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