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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재~계명산~뒷골목산~광명산~
~대문산~탄금대교/합수점
마지막 고개라고도 불리우고, 마즈막 고개라고도 일컫는,두 개의 이름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이 고개는, 충청북도 충주시 안림동과 목벌동,종민동 사이를 잇는고개다.신라시대
에는 나무벌(木伐)과 같은 뜻인 깊은나무고개(心木峙)였으며,계명산의 옛 이름인 심항산
에서 글자를 따와 심항현이라고도 하였고,심항현의 한자 뜻을 풀어 마수막재라고도 하였
는데,세월이 지나면서 마수막재는 마즈막재로 바뀌었다고.한편,청풍과 단양의 죄수들이
사형 집행을 받기 위해 충주로 들어오려면 반드시 이 고개를 넘어야 했는데,이 고개만
넘으면 다시는 살아 돌아갈 수 없어 마지막재가 되었다는 애처러운 전설이 있다.예전 남산
아래 마즈막재 부근에는 사형장이 있었다고 전한다.
이러한 유래의 마즈막재 고갯마루에서 지맥의 산길은 고갯마루 도로 변의 북쪽 방면이고,
마즈막재 버스승강장 뒤편이다.버스승강장 뒤편에는 여러 운동기구들이 마련이 되어 있는
체력단련장의 쉼터다.쉼터를 지나면 곧바로 숲으로 드는 오르막의 통나무 계단이 산객을
기다린다.통나무 계단은 '대몽항쟁전승기념탑'앞으로 산객을 안내한다.20여 미터쯤 높이의
길쭉한 직사각 석탑의 기념탑을 뒤로하며 지맥은 꼬리를 잇는다.가파르게 이어지는 오르막은
울퉁불퉁한 돌길이다.
들머리 마즈막재 버스승강장
다갈색의 가랑잎과 울퉁불퉁한 돌들이 지천인 돌니의 가파른 비탈을 올려치면 비탈은 좀 더
가파른 증세를 띠기 시작하는데, 그 오르막 비탈은 데크계단의 도움을 받는 오르막이다.갈지
(之)자를 그리며 이어지는 데크계단을 다 오르면 가뿐 숨을 고를 여유의 구간이 기다린다.
아직도 더 올라야 할 삿갓 모양의 흑록의 멧덩이가 저만치에서 산객을 지그시 굽어보고 있다.
충주소방서에서 마련해 놓은 119구급함과 119긴급구조를 위한 국가지점번호가 담겨있는
입간판이 나란히 세워져 있는 곳을 뒤로하면 충주호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의 둥긋한 멧부리
에 오르게 된다.
해가 떠오르는 쪽으로 희뿌연 하늘빛을 고스란히 주워담은 듯한 빛깔의 충주호가 마른 나무
가지 사이로 부감이 된다.그리고 이곳에는 우측 방면으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데 '계명산
휴양림(1.4km)'으로의 산길이다.지맥은 그 반대쪽인 좌측의 10시 방향으로 꼬리를 잇는다.
마즈막재를 뒤로하고 0.9km를 지난 지점이다.전망봉을 뒤로하고부터의 산길은 떡가루를
뿌려 놓은 것처럼 눈이 내려 앉아 있다.찬 기운이 좀 더 보태진 느낌이다.울퉁불퉁 들쭉날쭉한
돌니의 오르막 비탈이 이어지고 PE로프와 통나무 말뚝을 이용한 고정로프의 오르막이 뒤를
잇는다.
대몽항쟁전승기념탑
국가지점번호가 담겨있는 '계명산119신고안내' 제2지점의 입간판이 세워져 있는, 아름드리
노송 두어 그루와 참나무들이 헐겁게 자리하고 있는,쉼터용의 긴 의자까지 마련이 되어 있는
붕긋한 멧부리를 넘어서고 한차례 더 수목들이 성기고 헐거운 둥긋한 멧부리를 넘어서면
지맥의 잔등은 말갈기처럼 유선형에 크고 작은 바위들이 줄을 잇는 산길이다.흰눈이 희끗희끗
내려앉아 있는 바위들은 상대적으로 꺼뭇하다.바위들이 울멍줄멍한 오르막 산길마다 어김없이
PE로프와 통나무 말뚝을 이용한 고정로프가 기다리고 있다.
꺽다리 아름드리 노송들과 걸때가 어상반한 참나무들,그리고 크고 작은 바위들이 함께하는
가파른 오르막을 올려치면 작은 헬기장 같은 공터 삼거리다.이 갈림길에서 지맥은 좌측의
10시 방향이고 우측으로 10여 미터쯤 발걸음을 하면 해발775m의 계명산(鷄鳴山) 정상이다.
엄장한 허우대의 해묵은 노송 한 그루가 수문장처럼 지키고 있는, 바위들이 울퉁불퉁한
둥긋한 계명산 정상을 뒤로하는 산길도 말갈기처럼 좁다란,크고 작은 바위들의 등성이다.
산길 어귀에 산길안내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데, 막은대미재(4.3km) 쪽이 지맥의 방향이다.
노송들과 바위들의 등성이를 거치면 돌탑이 하나 쌓여 있는 붕긋한 멧부리에 이르고 그 멧부리
를 지나고 나면 산길은 사뭇 완만하고 밋밋하고 부드럽게 꼬리를 잇는다.그리고 산길은 수렛
길처럼 비교적 널찍하다.대도시인 충주시가 바로 곁에 있는 탓에 입산객들이 잦았음이 아니
겠는가.산길 좌측의 나무가지 사이로 충주시가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그리고 맞은 쪽
에서 산을 오르는 입산객들을 이따금 만날 수 있게 된다.인근의 충주시민들이 계명산 산행길에
나선 차림이다.하늘은 들머리에서처럼 여전하게 희뿌연 기색이고 먼 데의 산이나 충주시가지
의 조망도 희뿌연 운무의 행티로 맑은 구석은 별로 없다.
흰눈으로 뒤덮혀 있는 봉분의 안동권가의 묵묘를 지나고 참나무와 꺽다리 소나무들이 헐거운
붕긋한 봉우리를 넘어서면 국가지점번호가 담겨 있는 누런 바탕의 사각의 입간판이 세워져
있는,돌무더기의 붕긋한 봉우리를 거푸 넘어서게 된다.이러한 행색의 산길에는 군데군데
쉼터용의 긴 의자가 마련이 되어 있기도 하다.설핏 햇살의 기운이 숲으로 드리워진다.
날씨가 갤 것처럼 느껴진다.다갈색의 가랑잎이 카펫처럼 깔려 있는 밋밋한 산길 좌측 저멀리
충주시가지가 시원스레 조망이 된다.잠시나마의 금빛햇살 덕분이다.
충주 시가지
그러나 수은등처럼 처연하기만 하던 햇살은 머지않아 다시 두텁고 희뿌연 구름 속으로
사라지고 다시 사위는 무거운 기색으로 가라앉아 있다.아직도 오르고 넘어야 할 지맥의 자락
이 아스라하게 조망이 된다.하늘을 뒤덮을 기세의 낙엽송 숲으로 지맥의 산길은 꼬리를 문다.
숲은 꺽다리 수목들이 울창한 까닭에 더욱 그늘이 짙고 산길은 상대적으로 흰눈으로 밝다.
넉넉한 안부 사거리로 지맥의 산길은 꼬리를 잇는다.안부 양 측으로 모두 산길이 나 있는
사거리 안부다.지맥은 충주시 연수동과 금릉동 사이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곳으로부터의
등하행 산길이다.
아름드리 상수리 나무가 우뚝한 붕긋한 멧부리를 넘어서고 거대한 송전철탑이 세워져 있는
곳을 지나면 삼거리 갈림길을 맞닥드리게 된다.이 삼거리에서 좌측 방면으로 발걸음을 하여
완만한 오르막 비탈을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후곡산이라고도 부르고, 뒷골목산
이라고도 일컫는 해발292.5m봉이다.평편한 공터의 정수리에는 쉼터용의 긴 의자가 마련이
되어 있는 조망의 봉우리다.충주시가지가 한눈에 시원스럽다.소나무들이 그들먹하고 꺼뭇
꺼뭇한 행색의 바위들이 줄을 잇는 내리막 비탈을 내려서면 '전망 좋은 곳'으로의 안내를
맡고 있는 작으마한 입간판을 만나기도 한다.산길은 걸핏하면 갈림길을 내놓는다.대도시
인근의 숲길에서 흔히 만나게 되는 갈림길이다.
충주시 일원의 둘레길인 '풍경길'의 산행안내입간판도 만나게 되고, '사래실'마을로의 등하행
산길과 막은대미재로의 이정표도 만나게 된다.두어 개의 운동기구가 준비가 되어 있는 손등
같은 봉우리를 넘어서면 잘록한 안부 사거리가 기다린다.막은대미재다.어귀에 산행안내 이정
표가 세워져 있는데,좌측은 '연수주공(0.7km)' 쪽이고 우측은 '궁원묘지(0.3km)' 방면을 가리
키고 있다.지맥의 방향은 맞은 쪽의 통나무 계단의 오르막이다.통나무 계단의 도움으로 비탈
을 올려치면 '뒷골목산 01'이라고 적바림 되어 있는,국가지점번호가 적혀 있는 사각말뚝의
언덕 같은 해발236m의 멧부리에 오르게 된다.붕긋한 멧부리 한켠에는 묘비 없는 묵묘가
천연덕스럽다.
해발236m봉을 뒤로하면 PE로프와 통나무 말뚝의 고정로프와 통나무 계단의 내리막 산길이
꼬리를 잇는다.그런 뒤에 완만한 오르막 치받잇길을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
214m봉이다.이 멧부리 한복판에는 눈 속에서 간신히 고개를 내민 삼각점이 자리하고 있는
삼각점봉이다.잠시잠깐 얼굴을 내민 햇살 덕분에 맑은 모습의 충주시가지를 조망했었는데
지금은 다시엷고 희뿌연 운무의 충주 시가지가 마른 가지 사이로 흐릿하게 조망이 된다.
꺼뭇꺼뭇한 바위들이 들짐승처럼 흰눈을 뒤집어 쓰고 있는 곳을 지나고 흰눈의 가랑잎
산길을 짓쳐 내려서면 머지않아 금릉배수지 정문 앞에 이른다.
충주시금릉배수지 진출입로를 따라 비탈을 내려서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 2차선 차도로
지맥은 꼬리를 드리운다.충주시 도심 쪽(좌측)과 남한강과 충주호반(우측)의 531번 지방도로
를 잇는 충주시 일주도로다.지맥은 이 도로를 곧장 가로지르며 꼬리를 잇는다.그러나 우리
일행은 도로를 따라 좌측으로 300여 미터쯤 이동을 했다가 우측 방향으로 다시 지맥으로
붙는 식으로 지맥을 다소 건너 뛰게 된다.그런 뒤에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148.6m의
광명산 정상이다.광명산 정상 한복판에는 1976년 건설부에서 심어놓은 낡은 삼각점이
자리하고 있다.
광명산 정상을 뒤로하는 내리막 산길을 짓쳐 내려서면 왕복 4차선 도로가 넘나드는 고개,
이미 흔적마져 사라진 이름뿐인 고개, 작살고개다.왕복4차선의 널찍한 도로를 넘어서고
다시 그와 궤적을 비스름히 그리며 지맥을 가로지르는 충북선 철길 밑을 지나면 지맥의
자취는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 들판이다.달천과 남한강이 한데 어우러지는 합수머리쯤
어디엔가부터 찬바람이 건듯 불어온다.너른 들판 사이의 양회농로를 한동안 발걸음을
하면 칠금동 중촌마을이고 그 마을 고샅을 벗어나면 충주세계무술공원(충주라이트월드)
이다.
세계무술공원
여러 오락기구들과 공연장,그리고 동물들을 비롯하여 로봇 등의 조형물들의 전시물들이
가득한 공원 뒤편 출입구를 벗어나면 곧바로 맞닥드리게 되는,들판 끄트머리에 찐빵 모양의,
마치 흑록의 얼룩점처럼 남아 있는 계명지맥의 마지막 멧덩이가 대문산(大門山)이다.
뚜렷한 오르막 산길은 눈에 띠지 않지만 손바닥만하고 나지막한 멧덩이니 이리저리 살필
것도 없다.막바로 가파른 가랑잎이 수북한 치받이 오르막을 올려친다.안동김가의 번듯한
묘지를 가로지르면 솔수펑이의 꺽다리 소나무 숲이다.
숲 한가운데로 양회임도는 이어진다.숲길은 이내 '감자꽃'이란 제목의 시가 새겨진 시비(詩碑)
앞으로 꼬리를 잇는다.이 시비가 세워져 있는 주변이 해발106.9m의 대문산 정상이다.이곳에서
2km쯤 떨어져 있는 작살고개나 작살고개를 지난 들판에서 바라본 찐빵 모양처럼 마땅히 꼭
집어 정수리를 가늠하기는 애매한 대문산 정상이다.대문산의 정상 빗돌로 여겨지는 그 빗돌
에 담겨 있는'감자꽃'은,동천(洞泉) 권태응의 시인데,동천은 이 지역인 충주시 칠금동 태생의
항일투사다.그의 시 대부분은 항일에 맞선 애국적 내용을 담고 있으며,'감자꽃'은 창씨개명에
맞선 작품이라는 평(評)의 작품이다.
대문산 정상의 '감자꽃'시비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
파보나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보나마나
하얀 감자
일제강점기 때 창씨개명을 지시하는 일본인들에게 그 제도를 빗대어서, 아무리 일본식으로
이름을 바꾼들,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는 식으로, 김가는 김 가이고, 이 가는 이 가
이며, 조선인은 조선인이란 의미로 쓴 거다.대문산 정상의 '감자꽃'시비를 뒤로하면 '충장공
신립장군과 팔천고혼 위령탑'으로 길은 이어진다.우리에게 익숙한 임진왜란의 영웅 신립장군
과 그와 함께 전사한 팔천 장졸들의 영령들을 추모하기 위한 위령탑이다.위령탑을 지나면
충혼탑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이 충혼탑은 광복 이후 전사한 충주,중원 지역의 장병과
경찰관,군무원,군노무자 2838위의 넋을 추모하고자 세운 충혼탑이다.
달천/남한강 합수머리
꺽다리 소나무들의 그들먹한 숲 사잇길은 머지않아 '탄금대사연노래비'가 세워져 있는
탄금대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곧바로 만나게 되는 충주문화원을 뒤로하면 대여섯상의 여인
들의 나신상(裸身像)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호사도 누릴 수 있다.여인들의 나신상을 뒤로
하면 곧바로 달천과 남한강의 합수머리다.바로 발밑의 낭떠러지 같은 발치는 두 물이 한데
어우러지는 합수점 어름이다.조금 전부터 눈발이 휘날리기 시작하더니 제법 퍼부을 기세다.
합수머리를 뒤로하고 가파른 비탈을 내려서면 탄금대교 바로 옆을 차지하고 있는 '탄금장례
식장'의 주차장이다(12시30분).
-세 차례에 걸쳐 이루어진 계명지맥의 종주는 여기에서 드디어 피날레를 장식하게 된다.눈이
펑펑 쏟아져 내린다.후미팀이 모두 도착하고 점심도 거른 채 계명지맥의 최종 날머리를 떠난
것은 두 시가 가까울 무렵이다.눈이 펑펑 쏟아지는 한데에서 점심을 치룰 수는 없지 않은가.
결국은 눈이 그친 오후 세 시가 넘은 시각에 여주휴계소 주차장의 한갓진 구석에서 피난민처럼,
노숙인들처럼,걸신들린 사람들처럼 빈 속을 채우느라 부산을 떤다.어느 누가 뭐래도 먹는 거
만큼 중요하고 간절한 게 있는가? 일찌기 이식위천(以食爲天)이라 했거늘.(2018,12/13)
(아래)계명지맥 지도2 36번도로-탄금대(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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