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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재~용마산~선암산~건지산~장덕산~
~거등산~유등면외이리(종착지)
순창과 북쪽 방면의 임실군 운암 쪽 사이의 왕복4차선 자동차전용도로(27번)를 따라
순창군 인계면 소재지를 거치고, 시오리쯤 발걸음을 더하면 노령터널을 만나게 되는데,
오늘의 들머리인 갈재에 닿으려면 노령터널 직전에서 27번 도로를 버리고 우측의
2차선 작은 도로로 접어들어야 한다.이 2차선 도로는 인계면 심초리 쪽이다.실배암처럼
구불거리는 산간의 도로를 따라 400여 미터쯤 발걸음을 보태면 닿게 되는 고개가 오늘
의 들머리 갈재다.갈재 고갯마루에서 남쪽 편의 가파른 절개지 비탈을 기어 오르는
행위로 오늘의 산행은 발행이 된다(10시30분).
다갈색의 가랑잎이 수북하고 잡목들의 잔가지들이 산객들의 진입을 가로막는 산길이지만
선답자들의 자취로 다소나마 이동의 어려움은 없다고 할 수 있다.장방형의 봉분 대여섯
기가 양지바른 남향받이에서 해바라기를 즐기고 있는 접시를 엎어 놓은 것 같은 봉우리를
넘어서면 머지않아 지맥을 가로지르는 임도를 만나게 되는데, 지맥의 산길은 임도를 곧장
가로지르며 꼬리를 잇는다.산줄기는 부드럽고 밋밋하다.꺽다리 소나무들이 줄을 잇는
산길은 뚜렷하고 높낮이의 출렁거림도 비교적 잔잔하다.이러한 산길에 크고 작은 바위
들이 누런 솔가리를 뒤집어 쓰고 울퉁불퉁 줄을 잇는다.그러면서 슬그머니 멧부리를
하나 솟구쳐 놓는다.해발310.3m봉이다.
310.3m봉을 뒤로하면 대여섯 기의 묘지를 가로지르게 되고 밋밋하게 이어지는 꺽다리
소나무 숲을 거쳐 완만한 비탈을 올려치면 수북한 가랑잎의 붕긋한 멧부리에 오르게
되는데, 이 봉우리 한켠에는 잡풀더미 같은 묵묘 1기가 자리하고 있다.갈재를 출발하고
부터 내내 귓전을 울리는 차량들의 웅웅거리는 소리가 27번 도로 쪽에서 갈마들며 들려
온다.부드럽게 내려섰다가 한 차례 더 부드럽게 올려치면 낡은 산불초소 하나가 산객을
반긴다.해발368.4m의 소수리봉이다.그런데 정수리 한켠에 정상임을 알리는 아크릴판의
이름표 하나가 소나무에 매달려 있는데, '장덕산'이라고 써 있다.잘못 표기된 표시물이
아닌가.
완만한 비탈을 내려선다.맞은 편 건너 저만치 삿갓모양의 흑록의 멧부리가 하나 눈에
들어온다.산길은 완만한 오르막이며 숲은 꺽다리 소나무들이 헌걸민틋하고 다갈색의
가랑잎이 수북한 산길이기도 하다.그러한 완만한 치받잇길을 올려치면 산길은 우측의
2시 방향으로 꼬리를 잇는다.꺼멓게 말라붙은 이끼로 얼룩져 있는 바위들을 지나면
울창하게 우거진 소나무 숲이 기다리고 그러한 숲길을 오르면 소나무와 바위들이 한데
어울려 있는 둥긋한 봉우리에 오르게 된다.해발420.9m의 용마산 수리봉이다.정수리
한복판에는 1981년에 재설된,꺼뭇하게 물때가 낀 삼각점이 자리하고 있다.
용마산 수리봉
수리봉에서의 조망은 별로 기대할 만한 게 없다.시야를 막무가내로 막아서는 가림막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조망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맑은 물에 쌀뜨물을 풀어 놓은 것 같은
운무와도 같은 미세먼지 탓이다.요즘 보기드문 포근한 날씨에 땀이 줄줄 흐른다.
용마산 수리봉을 뒤로하면 지맥의 산길은 곧바로 우측의 3시 방향의 급경사 내리받잇길
로 접어들어야 한다.낭떠러지 같은 가파른 내리받잇길은 선답자들도 우왕좌왕거렸는지
일정한 흐름의 산길이 눈에 띠지 않는다.
꺽다리 소나무 위주의 숲에는 으레 잡목들과 잡초들이 허약하기 마련인데도 불구하고
잡목들의 저항이 거칠으니 조심스러운 발걸음이 아닐 수 없다.정신없이 낭떠러지 같은
내리받잇길을 구르듯이,도망치듯이 빠져 나오면 산길은 밤나무밭 사이로 이어지고
이내 지맥을 가로지르는 양회임도로 꼬리를 드리운다. 양회임도를 우측으로 비스듬히
가로지르며 지맥은 이어지는데 꺽다리 소나무들이 울창하게 우거진 숲길이다.치받이
오르막은 완만하고 부드럽게 이어지더니 머지않아 갑짜기 경사가 급해지기 시작한다.
헐떡거리며 가파른 비탈을 애면글면 올려치면 산길은 좌측의 10시 방향으로 이어진다.
정수리를 오르려면 힘을 좀 더 보태라는 거다.
선암산 전경
그런 뒤에 오르게 되는 멧부리가 해발 411.3m의 선암산 감투봉이다.이 감투봉 정수리
한켠에도 묘지1기가 자리하고 있는데,전주이가의 오래 묵은 묘지다. 봉분의 맨 땅이
그대로 드러난 흙무더기 같은 묵묘다.선암산 감투봉에서의 조망도 희뿌연 미세먼지
탓으로 시선을 끌만한 곳은 아쉽게도 만날 수 없다.감투봉을 넘어서 맞은 편으로의
산길을 따르면 울멍줄멍한 바위길이 이어지는데,그러한 바윗길에서 지맥은 곧장 능선을
따르지 않고 우측의 가파른 내리막으로 매몰차게 발길을 돌린다. 낭떠러지 같은 내리
받잇길이 용마산 수리봉을 내려설 때처럼 똑같이 되풀이 된다.
울퉁불퉁한 바위들 틈새를 가득 채운 가랑잎이 의심스럽고 거친 바람에 쓰러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넉장거리로 쓰러져 썩어가는 수목들이 발걸음을 더욱 무디게 한다.
그러한 험상궂은 낭떠러지 같은 비탈길을 구르듯이,도망치듯이 기신거리며 빠져
나오면 2차선 차도가 기다린다.도로 좌측은 순창군 적성면 방면이고, 우측은 순창군
인계면 방면이 된다.이 도로에서 지맥의 산길은 도로를 가로지르면 곧바로 만나게
되는 전주이가의 묘역을 가로지르며 꼬리를 잇는다.
갈광산 정상
다갈색의 가랑잎이 수북한 완만한 숲길은 머지않아 붕긋한 멧부리로 산객을 안내 하는데
이 봉우리가 소나무들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는 해발 287.5m의 갈광산 정상이다.
정수리 한복판에는 이제 막 쌓아 올리려는지 자그마한 돌무더기 하나가 눈에 띤다.
꺽다리 소나무 숲길을 벗어나면 가랑잎이 수북한 참나무 숲이 기다리고 둔덕 같은
참나무 언덕을 넘어서면 가랑잎이 더욱 푹신한 산길이 완만한 내리받잇길을 안내한다.
맞은 편 저멀리 삼각뿔모양의 건지산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한쪽 귀퉁이가 뭉개져 있는 봉분의 묵묘를 지나서 완만한 비탈을 내려서면 남원양가의
묘역도 차례로 지나가게 된다.그렇게 숲을 빠져 나오면 인계면 쌍암리와 가성리 사이의
2차선 차도로 내려서게 된다.이 도로를 따라 우측으로 10여 미터쯤 이동을 하면 도로
우측으로 양회임도를 만나게 되는데 그 양회임도를 따라야 한다.철골만 앙상하게 남아
있는 비닐하우스밭을 지나고 까만 털북숭이 개 한 마리가 짖어대는 농가 앞을 지나면
순창군 인계면 소재지와 적성면 소재지 사이의 2차선 차도(21번)로 지맥은 꼬리를 드리
운다.
이 차도를 따라 좌측으로 100여 미터쯤 발걸음을 하면 인계초교 앞으로 다가서게 되는
데,지맥의 방향은 인계초교 정문 앞에서 우측으로 뻗어있는 양회임도를 따라야 한다.
양회임도를 곧장 따르다가 임도 오른 쪽 산기슭으로 교회첨탑이 하나 눈에 들어온다.
인계중앙교회인데, 지맥은 그 교회를 좌측으로 끼고 이어진다.양회임도를 벗어나 숲으로
들어설 무렵에 숲길 양측으로 흰둥이 두 마리가 반가운 기색으로 산객들을 맞이한다.
강아지꼴을 이제 막 벗어난 흰둥이 두 마리는 하나 같이 고갯 짓을 해대며 꼬리를
좌우로 흔들어 댄다.지킬만한 것도 별로 없으며,그렇다고 악머구리처럼 짖어댄다고
해도 더 나은 국물도 없었던 모양이다.저만치 개주인이 가끔 찾아와 앉았던 의자인지
땟국물과 흙먼지가 더께로 붙은 낡은 의자 하나가 덩그렇게 놓여있다.
건지산 전경
가랑잎이 수북한 완만한 숲길을 오르면 1981년에 재설된 삼각점이 자리하고 있는,접시를
엎어 놓은 것 같은 해발222.9m봉에 오르게 된다.지맥은 이 멧부리에서 좌측으로 10시
방향으로 이어진다.산길은 '길 같지 않은 길'처럼 가랑잎만이 수북하고 헐거운 숲이지만
잡목들의 잔가지들이 신경을 잔뜩 거스른다.숲 사이에 넉장거리로 쓰러진 수목들이
자주 눈에 띤다.산길은 잔가시가 촘촘한 두릅나무밭 사이로 이어지고 두릅나무밭을
조심스레 빠져 나오면 양회임도가 산객을 기다린다.양회임도를 곧장 따른다.꺼뭇한
행색으로 불쑥 솟구쳐 있는 건지산이 이제 턱밑으로 다가와 있다.
양회임도를 벗어나면 산길은 밤나무 밭의 곁을 지나게 되고 산비탈에 일궈놓은 고사리
밭의 곁을 차례로 지나기도 한다.여인의 가슴을 닮은 두 개의 붕긋한 봉우리가 빤히
올려다 보인다.꺽다리 소나무들의 울창하게 우거진 붕긋한 봉우리를 넘어서면 사거리
안부가 기다리는데,이 안부 사거리에는 쉼터용의 긴 의자 두어 개가 마련이 되어 있으며,
오늘 산행을 시작하고부터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산행안내 이정표도 만나게 된다.
이정표의 화살표시는 좌측으로는 차치마을(1.0km)을 가리키고, 우측으로는 호계마을
(1.4km)을 가리키고 있다.그리고 맞은 쪽으로 보이는 통나무 계단길은 건지산 정상으로
향하는 오르막이다.건지산 정상까지는 이제 0.5km에 불과하다.
해발412m의 건지산 정상의 빗돌과 산불초소,그리고 초소대장
가파른 치받잇길의 통나무 계단은 울멍줄멍한 바위를 비껴 구불거리며 이어진다.
통나무 계단의 안내로 비탈을 다 올라서면 꺽다리 소나무들의 그윽한 숲길이 산객을
기다린다.주능선의 산길은 밋밋하고 누런 솔가리 카펫의 산길이다.그러한 호젖함의
산길은 불쑥 솟구친 멧부리로 산객을 안내한다.그 멧부리 직전에는 데크계단이 준비
되어 있는 오르막이다.데크계단을 오르면 해발412m의 건지산(乾芝山) 정상이다.정상
멧부리에는 산불초소가 차지하고 있으며, 초소에는 초로의 한 사내가 초소를 지키고
있다.검은색 빗돌의 아담한 정상석과 산불초소 그리고 산불초소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한 장 찍으려고 하니 "그런 건 찍어서 뭘 해요!" 하며 수줍게 웃는다."건지산 산불초소
대장님을 안 찍으면 뭘 찍나요?"
건지산 정상을 뒤로하는 산길도 오를 때처럼 통나무 계단이 안내한다.통나무 계단을
내려서면 솔가리를 수북하게 뒤집어 쓰고 있는 울멍줄멍한 바위들과 꺽다리 소나무
숲으로 지맥은 꼬리를 문다.그러나 지맥은 그러한 숲길을 내내 잇지 못하고 우측의
3시방향의 급경사의 내리받이로 급선회를 하게 된다.으레 급경사의 내리받잇길은
뚜렷하지 못한 법이다.항차 희미한 산길이 대부분인 지맥에서는 더 말 할 나위가 없다.
급할 수록 쉬어간다고 했던가? 급경사의 내리받잇길에서는 부상의 위험이 항상 산객
들의 빈틈을 노리곤 한다.곤두박질 같은 큰 동작의 위험은 차라리 드문 편이다.그러나
마른 나무가지들이나 가시넝쿨 등의 위협이 더 자주 발생하곤 하는데,뺨을 긁혀 피를
흘리거나 눈을 찔려 실명의 위험까지 맞을 수 있는 경우는 종종 이런 경우에 더 잦게
발생하는 법이다.
낭떠러지 같은 비탈을 애면글면 기신거리며 빠져 나오면 산길은 인계면 노동리 방면에서
시작이 되는 임도와 한데 합쳐진다.임도를 따라 우측으로 100여 미터쯤 발걸음을 했다가
임도 우측의 숲으로 다시 기어든다.나지막한,접시를 엎어 놓은 것 같은, 봉우리 같지 않은,
구릉 같은 봉우리를 넘어 초계복가의 묘지를 지나고 꺽다리 소나무 숲을 벗어나면 벌목지
대가 산객을 기다린다.벌목지대 사이의 내리받잇길에서는 흙먼지가 풀풀 피어오른다.
흙먼지의 완만한 비탈을 벗어나서 다시 숲으로 기어들면 잡목들의 잔가지들이 기승을
부리고 쓰러진 나무들이 발목을 잡는다.
장애물 경주 하듯이 겅중거리며 그러한 허섭한 산길을 기신거리며 빠져 나오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2차선 차도로 지맥은 꼬리를 드리운다.인계면 소재지와 순창읍 사이를 잇는
도로다.좌측의 길 건너 편 산기슭에 '순창고추장'공장 건물이 눈에 띤다.이 도로를 곧장
가로지르며 지맥은 이어진다. 잔가시가 촘촘하게 박힌 두릅나무밭 사이를 지나서
완만한 비탈을 한 차례 올려치면 닿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 294.4m의 장덕산 정상이다.
멀찌감치 떨어져서 바라다본 외양과는 사뭇 다른 모습의 정수리 풍경이다.정수리
정수리 한복판에는 삼각점이 박혀있는 삼각점봉이기도 하다.
장덕산 정상에서 지맥은 좌측의 10시 방향이다.완만한 비탈길로 들어서면 산길 우측
으로는 낭떠러지 절벽이나 다름없다.그러한 절벽 위에 너럭바위의 전망바위가 발길을
잡는다.미세먼지로 인하여 뿌연 기운이 드리운 순창시내와 순창의 들판을 흐벅지게
살찌우고 섬진강으로의 진입을 코 앞에 둔 구불거리는 유연한 몸매의 경천이 한눈에
들어온다.희뿌연 기색이 없었더라면 아마도 이러한 절경의 조망을 더 한층 마음껏 즐길
수 있었을 터이다.절경의 전망대를 뒤로하면 산길은 또 다시 허섭한 행색을 띠기 시작
한다.잡목들의 잔가지와 가시넝쿨들, 그리고 쓰러져 산길에 넉장거리로 누워있는 죽은
나무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장덕산 전경과 장덕마을
가랑잎더미 같은 묘지들을 지나고 수북한 가랑잎의 완만한 비탈을 지나서 순천김가의
묘지를 지나면 지맥의 산길은 묘목밭 사이를 지나가게 된다.그런 뒤에 지맥은 2차선
도로로 내려서게 되는데, 지맥은 이 도로를 우측으로 비스듬히 가로지르며 꼬리를 잇는
다.창녕조가의 묘역을 지나면 지맥의 산등성이에 일궈놓은 자드락 사이를 지난다.
뒤를 돌아보니 조금 전에 막 내려섰던 장덕산이 우뚝하다.공동묘역의 측백나무 울타리를
우측에 끼고 지맥은 꼬리를 문다.접시를 엎어 놓은 것 같은 밋밋한 멧부리,가랑잎이
수북한 공터 같은 봉우리를 뒤로하면 지맥은 다시 빈 자드락 사이로 이어지고 자드락을
벗어나면 양회임도가 기다린다.
양회임도를 따라 좌측으로 발걸음을 하면 양회임도는 이내 2차선 차도로 한데 합쳐지게
되는데, 지맥은 2차선 도로를 곧장 가로지르면 만나게 되는 양회임도로 꼬리를 잇는다.
양회임도는 곧바로 모습을 감추고 지맥은 두릅밭 사이를 지나가게 되고 산등성이까지
아금받게 일궈놓은 자드락의 곁을 따르기도 하고, 한가운데를 가로지르기도 하면서
줄곧 이어진다.더러는 전기울타리를 넘어서기도 하고 그 곁을 수긋하게 따르기도 한다.
비산비야(非山非野)가 아닐 수 없다.그러한 나지막한 산줄기를 산이 아니라고 꼬집으면
야박한 처사가 아니냐고 할 것이고, 그렇다고 들판도 아니라면 서운해 할 것 아닌가.
물통고개
그러한 자드락의 곁을 따라 구릉 같은 비탈을 올려치면 해발 157.9m봉이라고 써붙힌
준희씨의 표시판이 아름드리 소나무에 단단하게 묶여있다.납작한 접시를 엎어 놓은 것
같은 그 봉우리를 뒤로하면 김해김가의 묘지를 지나가게 되는데, 조금 더 산길을 따르면
지맥은 공동묘지 사이를 지나서 순창과 남원을 잇는 2차선 차도(24번)로 꼬리를 드리
운다. 물통고개다. 이 고개에서 지맥은 우측으로 비스듬히 도로를 가로지르면 만나게
되는 양회임도가 된다.양회임도 어귀에 '귀농인 마을'이라고 써 있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양회임도를 따라 비탈을 오르면 임도 오른 편의 산비탈에 예닐곱 채의 조립식 건물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곳이 '귀농인들의 임시 거주처'인 '귀농인 마을'인 모양이다.양회임도
는 계속 산등성이로 꼬리를 잇는다.'귀농인 마을'을 뒤로하고 100여 미터쯤 양회임도를
따르다가 우측의 숲으로 기어든다.불빛만 눈에 띠면 무턱대고 날아드는 나방이처럼.
순흥안가의 묘지를 비롯한 묘지들이 차지하고 있는 붕긋한 멧부리에 오르게 된다.
정수리 주변으로 묘지들이 널려있으며,가랑잎이 수북하게 내려앉아 있는 평평한
정수리에는 쓰러져 있는 나무도 보이고, 반은 쓰러질 듯이 기울어 있는 허약한 나무들도
눈에 띤다. 해발207.1m봉이다.
207.1m봉을 뒤로하면 커다란 느티나무 세 그루가 사이좋게 서 있는 곳을 지나가게 되고,
그 옆에는 생활용수를 위한 커다란 물탱크도 하나 자리하고 있다.가랑잎이 수북한 수렛
길을 따라 완만한 비탈을 내려가면 2차선 차도로 지맥은 다시 내려서게 된다.순창의
인계면 노동리와 적성면 건곡리 사이를 잇는 차도이다.이 차도를 따라 좌측으로
20~30여 미터쯤 발걸음을 하면 도로 우측으로 나 있는 양회임도를 따라야 한다.양회임도
를 곧장 따르다가 임도가 좌측의 10시 방향으로 바뀔 지점에서 지맥은 임도를 버리고
맞은 편에 보이는 복분자밭의 오른 편 밭둑을 따라야 한다.그런데, 이곳에서 잠시 지맥
으로의 이동을 멈추고 여기에서 500여 미터쯤 떨어져 있는 거등산(擧燈山)을 올랐다가
돌아올 참이다.
거등산을 올랐다가 다시 지맥의 산길(거등산갈림길)
조금 전의 양회임도를 곧장 따르면 삼거리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이 갈림길에서
좌측의 양회임도를 따라야 한다. 그 임도를 따라 5분 여의 발걸음을 더 보태면 닿게
되는 봉우리가 거등산 정상인데,이 멧부리의 외양은 양회임도 옆의 언덕 같은,봉우리
라고 일컫기에는 매우 낯이 간지러운 봉우리가 아닌가.양회임도를 가운데 두고 다른
한쪽의 비탈에는 남원윤가의 묘역이 자리하고 있는 지점이다.허전한 가슴을 추스리고
조금 전의 지맥의 갈림길로 터덜거리며 돌아온다.지맥의 갈림길로 되돌아오니, 할머니
한 분이 네 발 달린 오토바이를 타고 방금 도착한 모양인데 밭으로 들어서면서 우리
일행들을 이상한 표정으로 빤히 바라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린다.우리 동료 중의 한 분이
함께하는 동료들을 손으로 짐짓 가리키며 '이 사람들 미친 사람들이에요!' 하고 너스레
를 펴는데, 그 할머니 왈, "댁은 안 미쳤능가?"
복분자밭을 지나면 곧바로 꺽다리 소나무들의 가랑잎이 수북한 붕긋한 봉우리에
오르게 된다.무명의 그 봉을 내려서려는 순간 산길 좌측의 골짜기 쪽에서 산을 통째로
들썩거릴 만큼의 개짖는 소리가 산을 찌릉찌릉 울리는 게 아닌가.완만한 내리받잇길은
지맥을 가로지르는 양회임도에서 곧장 가로지르며 꼬리를 잇는다.산을 들썩거릴 정도
로 악머구리처럼 짖어대는 소리의 진원지는 양회임도 좌측 100여 미터쯤에 자리하고
있는 개사육장인 거다.가랑잎이 수북한 비탈을 오르면 구릉 같은 멧부리를 넘어서게
되고 그곳을 지나면 삼거리 양회임도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서는 맞은 쪽 양회임도를
곧장 따라야 한다.
잦은 도로의 출현은 산행의 맥을 일시적으로 끊어 놓는다
양회임도를 줄곧 좇다가 100여 미터쯤에서 임도를 버리고 좌측의 희미한 산길로
들어서면 봉우리 같지 않은 멧부리에 닿게 되고 잡목들과 넝쿨 등의 저항을 헤치고
허섭한 숲을 벗어나면 의외로 수렛길이 산객을 기다린다.수렛길을 따라 완만한 자드락
의 비탈을 내려서면 양회임도에서 2차선 차도로 한데 합쳐지게 된다.이 도로는 순창군
유둥면 오교리와 건곡리 사이를 잇는 도로다.지맥은 이 도로를 곧장 가로지르며 꼬리를
잇는다.산비탈을 올려치면 해동정가의 묘지가 자리하고 있는 붕긋한 봉우리에 닿게
되는데 이 멧부리에서 지맥은 좌측의 10시 방향으로 이어진다.
납작한 접시를 엎어 놓은 것 같은 봉우리를 넘어서면 초계최가의 묘지를 지나가게 되고
억새를 비롯한 잡풀의 묵정밭을 가로지르게 된다.해토머리의 진창길처럼 찰진 흙이
등산화 밑창에 물 묻은 손에 깨 달라 붙듯이 달라붙는다.꺽다리 소나무 한 그루가 우뚝
서 있는 납작한 접시를 엎어 놓은 것 같은 봉우리를 넘어서고 가랑잎더미나 다를 게
없는 봉분의 묵묘가 차지하고 있는 밋밋한 멧부리도 차례로 넘어선다. 납작한 접시를
엎어 놓은 것 같은 봉우리를 한 차례 더 올라선다.밋밋한 봉우리는꺽다리 소나무들만의
멧부리다.해발167.5m봉이다.구릉 같은 167.5m봉을 넘어서면 산길은 대나무 숲 앞에서
우측의 3시 방향으로 급선회를 하게 된다.
88고속도로의 통과는 암거를 통해서
대나무와 소나무 그리고 참나무들이 한데 어울려 있는 가파른 내리받잇길은 비교적
희미하다.그러한 행색의 가파른 비탈길은 전주최가의 묘지를 지나고부터는 한결
뚜렷해진다.묘짓길 덕분이 아닌가.바람을 가르는 차량들의 숨가뿐 엔진소리가 귓전을
때리기 시작한다.완만한 숲길은 양회임도로 스며들고, 88고속도로를 통과할 수 있는
암거(暗渠;지하통로)에 이르는 양회임도롤 따라 고속도로의 지하통로를 빠져 나간다.
지하통로를 빠져 나와서 양회임도를 따라 우측으로 100여 미터쯤 발걸음을 하면
만나게 되는 임도 우측의 자드락 산길을 따라야 한다.어귀에 이동통신탑이 서 있는
지점이다.
자드락 사이를 지나면 이내 붕긋한 멧부리에 오르게 되고 우묵한 접시를 엎어 놓은 것
같은 봉우리를 넘어서면 달성배가의 묘지를 지나게 되는데 그 뒤로 이어지는 산길은
수렛길처럼 널찍하다.언덕 같은 구릉을 한 차례 더 넘어서면 납빛으로 반짝이는 경천이
한눈에 들어온다.경천(鏡川)은 강물이 거울처럼 맑고 깨끗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순창의 시가지 한복판을 도도히 흐르며, 시가지를 적시고 흐벅진 들판까지 더욱 기름
지게 만들고 있는 순창의 물길이다. 바야흐로 이제는 섬진강으로의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 아니던가.
외이리의 느티나무
경천이 부감이 되는 산길을 지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양회임도 삼거리가 기다리는데
그 삼거리에서 지맥의 방향은 맞은 쪽의 양회임도다.임도는 머지않아 행색을 바꾼 뒤에
자드락 사이로 꼬리를 잇는다.평택임가의 묘지를 끝으로 숲은 사라지고 지맥의 끄트머리
산길은 유등면 사무소 뒷마당으로 힘겹게 꼬리를 내린다.무이지맥의 산자락은 이곳에서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된다(16시).
뒷마당을 빠져 나오면 곧바로 2차선 차도(730번), 차도를 따라 우측으로 발걸음을 하면
도로 옆으로 우체국도 보이고 유등보건지소와 유둥면 복지회관도 차례로 자리하고
있으며,검붉은 2층의 파출소도 눈에 띤다.그리고 도로는 삼거리 차도에서 한데 합쳐
지기도 하고 서로 등을 돌리기도 한다.남쪽으로 뻗어있는 도로는 풍산 방면이고, 해가
저무는 쪽은 순창 쪽이며, 해가 떠오르는 방향의 도로는 남원과 장수 방면의 도로다.
섬진강과 경천이 한데 합쳐지는 두물머리에 터전을 삼은 건강장수 마을 유등면 외이리,
파출소 삼거리의 길 모퉁이 농협창고 마당에서 무이지맥을 최종 마무리지은 지맥의 산우
들이 갈증과 허기를 달랜다. 근래 보기드물게 눅진 날씨는 동절기를 대비한 차림을 비웃는
듯 했으며, 산행거리도 20km 남짓으로 당일 산행으로는 꽤 긴 산행이었다.그런 연유로
수분배출은 근래 보기 드물게 늘어났을 것이고, 기력의 손실도 상당했을 터이다. 그게
이유라면 이유였을까? 이전에는 으레 남아 돌았던 탁주가 일찌감치 바닥을 보였으니
말이다. (2018,2/24)
(아래)무이지맥 지도2 괴야우재-건지산(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됨)
(아래)무이지맥 지도3 건지산-외이리(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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