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폐암의 발생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흡연을 들 수 있다. 많은 학자나 연구가들이 흡연을 폐암 발생의 가장 큰 원인으로 손꼽고 있다. 다른 원인, 곧 대기오염이나 석면, 납, 아황산가스 같은 공해물질이나 유전성 요인 등보다 더 높다. 담배를 하루 한 갑씩 10년 넘게 피운 사람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보다 폐암에 걸릴 확률이 8배에서 15배나 높고 하루 두 갑을 피우는 사람은 10배에서 25배나 높다고 한다. 그러나 담배를 피우던 사람이 담배를 끊은 지 5년이 지나면 폐암발생률이 담배를 안 피운 사람과 같아진다고 한다.
그다음으로는 대기오염이다. 오늘날 대도시의 심각한 대기의 오염은 폐암의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이다. 자동차 배기가스 속에 들어 있는 아황산가스, 일산화탄소, 납, 이산화질소 등은 폐에 치명적인 병을 일으키는 위험물질이다. 또 갖가지 방사능 물질, 석면, 니켈, 비소, 이산화크롬, 카드뮴, 수은 등 산업현장에서 다루는 중금속 물질도 폐암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들 유독가스, 유독물질들 중에는 나일론 같은 화학섬유를 부식시킬 만큼 독성이 강한 것들이 적지 않다. 이처럼 독성이 강한 것들이 호흡을 통해서 들어오면 폐가 온전하기를 바랄 수 없다.
살충제나 살균제, 제초제 등의 농약살포 또한 폐암의 큰 원인이 된다. 논밭에서 농약을 치다가 쓰러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고, 또 대기오염이 거의 없는 시골에서도 요즈음 폐암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그 이유는 시골에서도 논밭에 농약. 제초제를 너무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자주 많이 사용하는지 농약냄새 때문에 논밭 근처에 가까이 갈 수도 없는 지경이 되었다. 농약냄새, 농약먼지도 폐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마지막으로 대기오염과 흡연을 들 수 있다. 폐암 환자가 급격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이유는 ‘대기오염+담배’라는 상승작용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심각한 대기오염에 담배연기가 더해져서 폐암에 걸릴 위험이 열 배, 스무 배로 더 커진 것. 담배를 지속적으로 피우거나 오염된 공기를 오래 들이마시면 폐의 섬모운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거나 폐의 세포가 파괴되고 호흡기계의 중층 상피조직의 수가 줄어들게 된다. 이렇게 되면 기침이 나오고 가래가 생기기 시작하는데, 기관지염, 진폐증, 폐기종, 폐렴 등 갖가지 폐질환을 오랫동안 방치하면 폐의 점막은 차츰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되어 결국 폐표면의 세포조직이 변질된다. 이 변질된 상태가 암으로 발전하기 직전의 상태인 전암(前癌) 상태이다.
폐암의 주요 증상은 기침이다. 기침은 기관과 기관지 속의 분비물이나 밖에서 들어온 이 물질을 내뱉기 위해 생기는 반사운동이다. 폐암 환자는 보통 마른기침을 하게 되는데 이 기침은 매우 완고하여 기침약을 먹어도 전혀 효과가 없다. 기침은 폐암에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기관지 내벽에 덩어리가 생기므로 그 자극으로 기침을 하게 되는데 폐문 같은 굵은 기관지에 생긴 암일 때 특히 기침이 심하게 난다. 말초 기관지에 생긴 폐암도 기관지를 따라 폐문 쪽으로 번져 가면 기침이 나게 되며 폐문이나 임파선으로 전이했을 때에도 기침이 나오게 된다. 대개 처음에는 가래가 나오지 않고 마른기침을 하게 되다가 병이 깊어지면서 기침이 더 잦아지고 가래도 나오게 된다. 가래는 백색 가래, 황색 가래, 피가 섞인 담이 나오기도 한다. 기침이 심해지면서 폐의 기능에 장애가 생겨 호흡 곤란, 흉통, 실신, 두통, 객담, 각혈, 늑골 골절 등의 2차 증상이 일어날 수 있다. 늑골 골절은 가벼운 운동으로도 생길 수 있다.
혈담ㆍ각혈도 주요증상이다. 혈담은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이다. 혈담은 암 조직이 헐거나 암조직의 혈관이 터졌을 때 나타난다. 암 조직에는 혈관이 많은데 기침이 심할 때 혈관이 터져 혈담이 나오거나 각혈을 할 수도 있다. 혈담에는 가래에 피가 섞여 있는 것, 가래 전체가 분홍빛으로 되는 것, 가래에 검붉은 핏덩이가 들어 있는 것 등 여러 가지이다. 초기에는 가래에 피가 조금씩 섞여 나오다가 차츰 핏덩이가 섞여 나오거나 가래 전체가 빨갛게 되어 나온다. 폐렴 등의 2차 감염으로 화농하게 되면 가래는 맑은 빛깔에서 누런 빛깔의 고름처럼 변한다. 각혈은 목에서 폐에 이르는 기도에서 일어나는 출혈이다. 대개 새빨간 피를 거품처럼 토하게 되는 데 핏덩이는 들어 있지 않고 호흡 곤란이 함께 나타나는 수가 많다. 각혈로 인해 피를 토해 내는 양은 그다지 많지 않다.
가래는 기관지를 덮고 있는 분비물이 나오는 것이다. 건강한 사람은 기관지의 점액선에서 하루에 100㎖ 정도의 분비물이 나온다. 그러나 폐와 기관지에 염증이나 궤양 같은 것이 생기면 정상적인 분비물 말고도 상피세포, 식세포, 죽은 세포의 잔해, 죽은 피, 세균 등이 섞여 있게 된다. 폐암이 점차 기관지 점막으로 번져 가면 기관지 안에 점액이 고이고 가래의 양이 많아지게 된다. 가래는 보통 투명한 점액성 가래와 불투명한 녹색의 구름 같은 가래로 나눌 수 있다. 합병증으로 폐렴이 되면 가래는 고름처럼 바뀌고 열이 난다.
흉통은 폐암이 깊어지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폐암 초기는 암이 있는 폐 속의 불쾌감, 압박감 등만 나타나다가 차츰 암이 깊어지면서 몸을 움직이거나 숨을 쉴 때 가슴이 결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흉통은 폐암의 상태에 따라서 전혀 나타나지 않는 사람도 있고 견디기 어려울 만큼 몹시 격렬하게 나타나는 사람도 있으며, 증상도 마구 쑤시는 것, 우리하니 아픈 것, 따끔따끔하게 아픈 것 등 매우 다양하다. 흉통은 암 조직이 신경을 압박하거나 침범할 때 나타난다. 또 암이 기관지를 압박하거나 기관지를 막아 가래가 잘 나오지 못하여 폐렴이 생기면 염증이 흉막을 자극하여 통증이 생긴다.
암이 가슴부위의 근육에 침윤하여 혈관이나 늑간 신경을 침범하여 통증이 오고, 또 늑골에 암이 전이하면 격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통증이 격심한 폐암의 한 종류로 판 코스트 폐암이란 것이 있다. 판 코스트 폐암이란 폐의 위쪽에 생기는 암으로 갈비뼈와 흉막, 상완신경, 경부교감신경 등을 직접 침범하여 가슴과 등 팔등에서 격렬한 통증을 유발하는 암이다. 폐암에는 흉막과 늑막에 물이 고이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물이 적게 고일 때에는 통증이 심하고 일정량 이상으로 많이 고이면 오히려 통증이 줄어든다. 그 대신 몸을 움직일 때에 숨이 차고 기침을 더 많이 하게 된다.
얼굴부종도 생긴다. 폐암이 커지거나 임파선에 전이하면 흉부의 가운데 있는 상대 정맥을 압박하므로 머리에서 심장으로 들어가는 혈맥이 잘 통과하지 못하게 되어 얼굴이 붓고 붉어진다. 얼굴이 붓는 증상은 그다지 흔하게 나타나지는 않는다.
폐암의 초기 증상은 감기나 감기몸살 비슷할 때가 많다. 감기약을 먹어도 낫지 않고 미열이 계속되거나 열이 내렸다가 올랐다가 하는 증상이 반복되면 폐암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발열은 폐암으로 인한 폐렴, 기관지염 등의 2차 감염으로 생기는 것이 보통이지만, 암이 커져서 녹아내려 공동(空洞)이 생기고 그 속에 고름이 고이면 처음에는 열이 나고 그다음에 고름 섞인 가래가 나오게 된다.
호흡곤란은 대개 나이가 많은 사람한테 나타난다. 폐가 확장되어 숨을 토해 내는 힘이 약해져서 생기는 것으로 암이 웬만큼 깊어진 뒤에 나타난다. 기관지가 막히거나 늑막에 물이 고였거나 암이 상대 정맥을 눌러 혈액순환이 어려워 호흡 곤란이 나타나기도 한다.
체중감소도 생긴다. 밥을 잘 먹는데도 몸이 야위고 별 이유 없이 몸무게가 줄고 식욕이 떨어지며 쉽게 피로해진다. 몸이 마르는 이유는 영양을 몸속에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증상은 목소리가 변한다. 성대신경이 마비되면 목이 쉬거나 소리를 낼 수 없게 된다. 가슴과 배의 중간에 있는 횡격막에 폐암이 침범하면 횡격막의 신경을 자극하여 딸꾹질이 생긴다. 별다른 이유 없이 딸꾹질이 생기면 폐암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폐암은 주위에 직접 넓게 퍼져 가거나 임파선으로 전이하거나 혈관 침윤 등 세 가지로 전이한다. 대개 폐암은 뼈, 뇌, 간, 신장, 부신 등으로 잘 전이한다. 뇌에 전이하면 건망증, 정신착란이 생기고 이상한 말이나 행동을 하게 되며 두통이나 구역질 등도 나타나게 된다. 간으로 전이되면 황달, 발열 등이 나타날 수 있고 뼈로 전이되면 통증이 매우 격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