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 우이천 길가에 있는 카페 "꽃뜰"은 지나가는 사람 누구나 한 번쯤 시선을 돌리게 하는 예쁜 꽃들로 내외부가 장식되어 있다.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고 야생화들이 예쁘게 피어 있어 발길을 붙잡기도 하지만 카페지기 엄경숙 씨의 은은한 미소와 친절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는 향긋한 차향만큼이나 매력적이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예쁜 꽃들에게 신경을 더 많이 써주어야 하기 때문에 아침 8시면 카페 문을 열고 꽃들을 살피고 햇빛과 촉촉한 수분을 더해준다. 꽃들 하나하나가 다르게 생기고 특성도 제각각일 텐데 어떻게 그 많은 꽃들을 예쁘게 가꾸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엄경숙 씨는 15년 전에 화원을 운영했었고, 넓은 화원에서 장애인들을 위해 시를 가르치기도 하고 장애인들을 위해 시화작품들을 전시하고 돌봐주었다고 한다. 그러다 화원을 접고 황종학 시인과 함께 시낭송 일을 활발히 하면서 전국을 돌며 시낭송을 하고, 시를 좋아하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시낭송과 시문화, 개인적인 경험을 살린 다도와 전통예절을 여러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이 카페를 마련하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이 카페 수익금의 일부는 아프리카를 돕는 데에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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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카페에 있는 야생화들과 차에 관한 소품들, 가구와 탁자 모두 엄경숙 씨가 직접 가꾸고 꾸민 것들이라 아기자기하고 정감있는 분위기를 자아내며 은은히 흐르는 음악과 함께 그윽한 차 향기가 마음을 정돈하게 만든다. 실제로 이 분위기를 살려 오전에는 시 명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황종학 시인과 함께 하는 시 창작반과 엄경숙 씨가 진행하는 야생화 꽃꽂이반, 오카리나반을 운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사찰음식에도 일가견이 있어 앞으로 사찰음식을 함께 배워 보는 계획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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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꽃뜰"에서 전통차와 야생화를 알리고 배우는 일 외에 하나예술원의 원장으로서 카페에서 매월 시낭송회를 개최하고 우이천에 새로운 예술축제를 열어 지역주민들이 시를 친근하게 느끼고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열고 있다. 지난 10월17일에 우이천에서 제1회 '우이천 예술제'를 열어 지역주민들과 함께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아직 지역주민들이 시에 대해 인식이 부족하고 낯설어 어려운 점도 있지만 예술제가 해를 거듭할수록 그러한 문제점들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며 아름다운 우이천에 새로운 시문화를 접목하면 또 하나의 새로운 문화코드가 열리고 주민과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자부하셨다. 한편 꽃뜰 주변에서 활동하시는 우리시회 회원들과 원로시인 황금찬 시인께서도 가끔 들러서 시 얘기와 차도 드시고 가시는 등 시인들과 문인들의 쉼터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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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촐하지만 이번에 열린 '우이천 예술제'에서 직접 끓인 생강차를 지역주민들에게 대접하면서 "꽃뜰"의 존재를 알렸고, 형편이 어려운 지역주민들에게 따끈한 차를 대접하고 함께 만나는 기회를 자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이천 예술제와 시낭송회에서 항상 함께 일을 도와주는 여러 친구들(시인, 동화구연가, 기타연주가 등)이 있어 어디든 시를 사랑하고 차문화와 전통예절을 배우고 싶어하는 곳에는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다. 실제로 전통예절이 점점 사라져가는 요즘 상황이 안타까워 몇년 동안 직접 유치원을 다니며 전통예절과 다도를 보급하는 봉사도 하셨다.
예쁜 다기에 직접 국화차를 따라주시며 간단한 다도에 대해 설명을 들으니 정말 차 한 잔으로 약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에 바쁘게 쫓겨서 마시는 자판기의 커피 한 잔이 우리 몸에 들어갈 때와는 분명 다른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엄경숙 씨의 모든 재능은 야생화와 음악을 좋아하셨던 군인 출신 아버지와 오목조목 예쁘게 살림도 잘하시고 음식솜씨도 좋으신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예쁜 음성 또한 양부모님께 물려받은 것이라고 한다. 어릴 때 받았던 가정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항상 각인하고 있기에 더욱 우리 전통예절을 지키고, 예쁜 말씨와 행동거지를 어린아이들이나 주민들에게 가르치고 알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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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숙 씨의 시낭송을 들으면 시 속에 조용히 빠져들게 된다. 시를 어떻게 낭송하느냐에 따라 시가 완전히 다른 색깔을 지니며 나에게 새롭게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목소리만 예쁘다고 다 시낭송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시를 사랑하고, 그것을 즐기고 음미할 줄 아는 마음의 여유와 아름다운 성품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자주 접하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있을까!
엄경숙 씨가 운영하는 "꽃뜰"과 하나예술원의 모든 계획들이 우이천에 또다른 문화코드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 이곳 카페에서는 지역주민 홍보를 위해 오전에는 맛있는 커피를 무료로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