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이야기는 제가 최근에 세계적인 학술지인 “Thyroid(갑상선)” 이란 곳에 발표한 “구강을 통한 갑상설관 낭종의 제거” 에 관한 내용입니다.
우선 갑상설관 낭종이 무엇인지를 알아봅시다.
갑상설관낭종이란?
- 갑상설관낭종(thyroglossal duct cyst)은 갑상선의 발생흔적이며 가장 흔한 선천성 경부 종괴(혹) 입니다.
- 갑상선은 태아 때 처음 혀 뿌리쪽에서 생겨서 태아 초기에 목 아래쪽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 때 이동한 흔적은 대개 없어지지만, 이 곳에 공간이 생기고 분비물이 차면서 생기는 것이 갑상설관낭종입니다. 이 낭종은 갑상선이 이동한 경로 어디에도 생길 수 있으나, 설골이라는 뼈 주위에 가장 많이 생기고, 입 안쪽(혀뿌리)에 생기기도 합니다.
- 이 갑상설관낭종은 2~10세 사이의 소아 때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성인에서도 흔하게 발견되고, 또 크기가 작거나 잘 만져지지 않는 위치에 있는 경우에는 평생 모르고 살기도 합니다(실제 사체 연구에서 15% 발견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남자나 여자에서 비슷한 비율로 생깁니다. 이 낭종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감염(염증)입니다. 낭종이 발견되었다고 반드시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감염이 되면 크기가 커지고 가끔은 터져나와서 상처를 만들 수 있습니다.
- 드물게 낭종 부위에 갑상선 조직이 남아 있는 경우도 있고, 낭종처럼 만져진 혹이 태아기에 이동하다 멈춘 갑상선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낭종에서 갑상선암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 약 1% 정도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갑상설관낭종의 증상:
- 대부분은 특별한 증상 없이 목 한 가운데에 만져지는 혹으로 발견됩니다.
- 보통은 둥글고, 단단하게 만져지며, 염증이 생긴 경우가 아니면 통증도 없습니다.
- 혀를 내밀거나 침을 삼킬 때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을 만져서 알 수 있습니다.
- 혀 안쪽으로부터 세균이 침입하여 감염이 되면 갑자기 붓고 통증이 생기며 피부가 발갛게 변하다가
간혹 터져 나오기도 합니다.
갑상설관낭종의 치료:
- 감염이 진행되거나 미용상의 문제로 인해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런 갑상설관 낭종을 수술을 하게 되면 흉터가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피부가 민감한 여성이라든지 켈로이드 체질의 환자들은 목에 흉터를 만들게 됩니다. 이런 흉터는 갑상선 수술이 가지고 있는 목의 흉터와 같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그런 모습을 보여 줍니다. 가능한 피부가 접히는 주름에 절개를 가해도 흉터가 생기는 것을 예측할 순 없습니다. 수술 후에 실리콘 테입이나 연고, 레이져 치료 등 많은 시도를 하지만 딱히 정답이 없습니다.
갑상선을 비롯한 목 수술을 하는 의사들의 심각한 고민이 여기에 있습니다.
따라서 갑상선 수술 의사들은 이런 흉터를 근본적으로 없애는 수술법을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발된것이 겨드랑이를 통한 내시경(로봇) 수술 입니다. 그러나 흉터를 겨드랑이 등으로 이동시킨 것 뿐이지 근본적으로 흉터를 없에는 방법은 아닙니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우리몸의 자연적으로 만들어져 있는 구멍들을 이용하여 절개를 가하고 이 절개를 통해 수술을 하는것 입니다. 이런 수술법을 의료계에선 NOTES ( Natural Orifice Transluminal Endoscopic Surgery) 라고 부릅니다. 향후 미래의 수술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 입니다.
제가 이번에 발표한 논문도 이와 같은 방법을 이용한 것입니다.
가끔씩 혀가 짧고 발음이 안좋아 병원에서 혀를 길게하는 수술을 하다는 것을 들으신 일이 있을겁니다.
전에 한번인가 영어 발음을 좋게 한다고 해서 유행 이었던 기억이 있네요.
설소대 절개술 이라고 하는데 본 수술은 그것을 응용한 것입니다.
본 환자는 16세 여자 환자로 갑상설관낭종으로 제 외래에 내원하였습니다. 목에 3~4 cm 절개를 가하고 수술하자고 하니, 죽을병이 아니면 목에 흉터를 남길수 없다고 하며 수술을 거부하였습니다. 따라서 무흉터 수술인 구강을 통한 갑상설관낭종 제거술을 시행하였습니다. 설소대 절개술과 같은 방법으로 아래사진 처럼 혀 아랫부분에 절개를 가합니다. (우선 잉크로 절개 할 부위를 표시한 겁니다)
그렇게 되면 혀를 이루는 중요한 근육 2 개를 만나게 됩니다. ( 이 근육사이를 통해 갑상선 쪽으로 접근합니다)
그 사이를 박리해서 들어가면 설골 (Hyoid bone)을 만나게 됩니다.
위에 보이는 하얀색의 물체가 설골입니다.
이 설골을 절개하게 되고 설골에 붙어있는 갑상설관낭종과 같이 제거합니다.
제거된 갑상설관낭종과 주위 조직입니다.
수술 후의 모습입니다.
구강을 통해 수술 했기에 대략 2 cm 정도 봉합을 하였고요 가운데 있는 관은 배액관 입니다.
환자분들은 보통 2일 뒤에 배액관을 제거하고 퇴원합니다.
2년이 지난 지금 가끔씩 제 외래를 방문하는데 수술 흔적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구강을 통해 수술을 한다고 발음이 이상해 진다거나 밥을 못 먹게 되는 일은 전혀 없습니다.
도리어 구강 점막은 상처 회복이 다른 부분보다 월등하게 빠르기 때문에 피부 절개를 한 것보다 회복이 빠릅니다.
더구나 해부학적으로 근육에 전혀 손상을 주지 않기 때문에 구강 기능 이상은 전혀 없습니다.
위와같은 설소대 절개술을 통한 갑상설관 낭종제거는 세계 최초로 이루어 졌습니다.
향후 갑상선 암 수술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이루어 지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좀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겠지요…
오늘은 갑상선의 발생흔적인 갑상설관낭종과 새로운 수술법 그리고 피부절개에 대한 의사들의 고민을 적어보았습니다.
다음 칼럼은 위암을 제치고 우리나라 제 1 위 암이 된 갑상선 암의 경향에 대해 국립암센터 갑상선암 전문의 선생님들과 나눈 이야기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흑룡의 해를 맞아 이 곳에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행복과 건강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우승훈 드림
첫댓글 우승훈교수님, 좋은 정보를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전문적인 부분이 있긴하지만 대충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됩니다. 갑상선설관낭종은 외부에 수술흔적이 없이 수술하려면 교수님에게 수술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듭니다. 교수님의 지속적인 좋은 자료와 정보를 기대합니다.
교수님은 갑상설관 낭종 수술에 크다란 획을 긋는 획기적인 수술법을 개발하여 시술하고 계시는 갑상선분야의 커다란 거목으로 자리매김하실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교수님 , 좋은 정보를 올려주시고 칼럼를 운영하시게 되어서 감사합니다. 저희 환자들은 많은 기대가 됩니다. 건강하십시요.
교수님 좋은 정보 감사 합니다 ! 계속적인 연구로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세요
갑상선암 환우들에게 획기적인 희소식을 전해주신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저도 또 한 번 보람을 느끼네요,처음 접하니까 궁금한게 많네요.
배액관 주머니줄이 입안쪽에 있으니 배액관을 제거 할 때 까지 식사는 못하겠군요?
글구,교수님의 논문 발표로인해 전국 갑상성 암 환자가 이 수술의 혜택을 받을려면 어느정도 기다려야 보편화가 될 수 잇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환우님들이 흉터없는 수술에서 어서빨리 해방됐으면 합니다,,,희망을 주세요....
★새로운 수술 방법을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갑상선질환자들에게 희소식이군요.. 감사합니다..
전문적인 주제를 일반인들 눈높이에 맞춰서 설명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의술 기대합니다.
갑상선 수술에서도 흉터없는 신 의학계의 연구가 곧 실현되기를 바래봅니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하여 새로운 소식 올려 주시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갑상선질환자들에게 큰 위안이 되네요..
미리알았더라면 교수님께 수술 받았을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감사드립니다.앞으로도 많은 관심부탁드립니다
좋은정보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정보감사합니다.
수술 흉터로 고민하는 저에게 좋은정보 고맙습니다.
정보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