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읽기1_ 거미 가족/백석/꼬마이실/2022
---(단상) 아이는 자신의 무심한 행동으로 거미 가족이 이별한 것에 대한 애잔한 마음을 드러낸다. 그림에서는 장사 나간 엄마 아빠로 이별의 마음을 담아 아이가 느끼는 이별의 마음이 배가 되었다. 그림작가의 해석으로 등장한 아이로 인해 순수한 아이의 마음, 거미 가족을 향한 애틋한 감정이 서서히 증폭되어 전달되는 시이다. 시 전문을 보면 화자는 분명 백석 시인 자신으로 보인다. 어쩔 수 없는 운명과 이별에 서럽고 가슴이 메이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이 드러나 있다. 이는 일제 강점기를 살아가는 막막하고 혼돈스러운 우리의 모습을 시인은 거미 가족에 담아 그 슬픔을 노래한 것으로 보인다.
수라는 1936년 출간한 『사슴』에 실린 시이다. 아수라의 준말로 싸움을 좋아하는 신을 의미한다고 한다. 즉, 수라는 혼돈된 상태, 혼란한 상태를 의미한다. 왜 시인이 제목을 ‘수라(修羅)라고 했는지 이해된다. 아래는 시의 전문이다. 이 시가 그림책 『거미 가족』으로 나와 소개한다.
수라(修羅)
거미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무 생각없이 문밖으로 쓸어버린다.
차디찬 밤이다.
어니젠가 새끼거미 쓸리나간 곳에 큰 거미가 왔다.
나는 가슴이 짜릿하다.
나는 또 큰 거미를 쓸어 문밖으로 버리며
찬 밖이라도 새끼 있는 대로 가라고 하며 서러워한다.
이렇게 해서 아린 가슴이 싹기도 전이다
어데서 좁쌀알만 한 알에서 가제 깨인 듯한 발이 채 서지도 못한
무척 적은 새끼거미가 이번엔 큰 거미 없어진 곳으로 와서 아물거린다
나는 가슴이 메이는 듯하다
내 손에 오르기라도 하라고 나는 손을 내어미나 분명히 울고불고할
이 작은 것은 나를 무서우이 달아나버리며 나를 서럽게 한다
나는 이 작은 것을 고이 보드러운 종이에 받아 또 문밖으로 버리며
이것의 엄마와 누나나 형이 가까이 이것의 걱정을 하며 있다가
쉬이 만나기나 했으면 좋으련만 하고 슬퍼한다. (수라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