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홍대 앞 ‘갤러리 꽃’에 전시중인 작품 노순택의 ‘판사님, 자를 준비하세요’ 중 일부입니다▲
김인규 재판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판사들이 갖추어야할 필수 덕목(또는 준비물)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판사님, 자를 준비하세요.
두 가지 뜻을 생각하며 다시 읽어 보았다.
1. 판사님, (길이를 재는) 자를 준비하세요. 2. 판사님, (가위 들고) 자를 준비하세요.
그런데 이런 생각도 들었다.
김인규가 여성이었다면?
1. 판사님, 를 준비하세요. 2. 판사님, 을 준비하세요.
대한민국 대법원의 이름으로 만천하에 공포된 ‘상식적, 평균적 판단’에 ‘엿장수의 가위’와 '빤스 속 깜장고무줄‘이 뿌듯한 자긍심과 심한 모욕감을 동시에 느낀다고 알려왔다. |
▲최경택씨의 작품 ‘2005 여고생 음란’을 감상하고 있는 김인규 교사▲ 오래된 취재수첩을 꺼냈다. 김인규 교사(43ㆍ서천 애니메이션고)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 2001년 6월 2일. 부부의 누드사진 한 장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을 때였다. 그가 충남 비인중학교 재직 중 개인 홈페이지에 임신한 아내와 자신의 누드사진을 올려놓은 것이 논란의 발단이었다. 평범한 시골학교의 미술교사에서 하루아침에 사회적 관심과 화제를 불러일으킨 주인공이 된 김 교사는 몹시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당시 김 교사는 “교사의 품위를 잃은 외설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청소년 단체 및 학부모 단체들로부터 전기통신기본법 위반혐의로 고발됐다. 김교사는 “예술적 작품이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이 사건은 법정에서 ‘외설이냐, 예술이냐’를 가리게 되었다.
이 사건에 대해 법원은 1심과 2심에서 무죄를 선고했지만 지난 7월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되돌려 보냈다. 대법원은 문제가 된 김인규씨의 작품 6점 중 3점에 대해 ‘여성 성기에 대한 정밀 묘사’, ‘정액을 분출하는 남성 성기 세밀 묘사’등의 이유로 음란성이 있다고 판결했다.
김 교사를 다시 만난 것은 지난 22일 밤 ‘유죄교사 김인규와 죄 없는 친구들 전’(18~28일)이 열리는 서울 홍대 앞 ‘갤러리 꽃’에서 였다. 4년여 전과 달리 단정했던(?) 헤어스타일은 ‘단발머리 퍼머’로 바뀌어 있었다. 대법원에서 일부 유죄판결을 받은 김 교사의 얼굴에는 ‘당당함’이 묻어 있었고 사건 발생 직후와는 달리 외로워 보이지 않았다. 그를 지지하고 격려하는 ‘친구들’ 때문인 것 같았다.
김 교사는 자신의 판결에 항의하는 전시마당의 작품을 바라보며 많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노순택씨의‘판사님, 자를 준비하세요’도 이 전시회 작품 중 하나다. 이곳에 전시된 작품 중 성기와 음모가 노출된 작품을 제하고 싣는다. 이 전시장에는 김 교사가 누드 사진을 인터넷에 올릴 때 쓴 컴퓨터 등으로 만든 설치작업과 판결에 항의하는 18명의 회화, 조각, 설치물 중 일부 작품을 소개한다.
▼노순택의 ‘판사님, 자를 준비하세요’▼
▲노순택의 ‘판사님, 자를 준비하세요’ 작품 전체 모습입니다.▲
▲박찬경의 ‘무제’▲
▲김태헌의 ‘무제’▲ ▼이 작품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박불똥의 ‘성냥과 양초’▲ ▼이 작품 또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
▲최진욱의 ‘음란의 기준’ ▲
▲박해욱의 ‘깨굴-토란-짱구’▲
▲변득수 의 ‘가장 순수한 것’ (이 작품은 손톱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
▲문성민의 ‘Untitied Booo1’▲
▲이호석의 ‘무제’▲ 기사제공= 흥국생명 세상엿보기 / 김순희 기자 ▷ 흥국생명 세상엿보기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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