辱 욕될 욕
이죽거리는 손가락질 ; 욕, 바지런한 손 ; 욕보다

辱의 전문
辱의 전문 자형은 辰과 寸의 합자입니다. 寸은 여기서는 ‘손가락질’을 의미하며, 辰은 㰮의 축약으로 ‘이죽거리다’를 나타내어. ‘이죽거리는 손가락질’에서 ‘욕(/부끄럽고 치욕적이고 불명예스러운 일)’의 뜻을 나타냅니다.
辱說(욕설), 侮辱(모욕), 恥辱(치욕), 困辱(곤욕) 등에서 辱이 ‘욕’의 뜻입니다.
至丙辰夏 有人奪天桂管下人已媒之妻 天桂怒 歐殺之 遂下獄. 天桂嘗詈辱用事宰相 宰相遂以前憾 將殺之. 『太祖實錄 總序 59』
병진년 여름에 이르러 어떤 사람이 이천계(李天桂)의 관하(管下) 사람이 이미 중매된 처를 빼앗으므로, 천계가 노하여 때려죽인 것이니 드디어 하옥되었다. 천계가 일찍이 권세를 부리는 재상을 꾸짖고 욕하였으니, 재상이 드디어 이전의 감정으로서 장차 죽이려던 것이다.
상기 문장의 辱이 ‘욕하다’의 뜻입니다.
司馬遷再拜言少卿足下, 曩者辱賜書. 敎以順於接物, 推賢進士爲務 …. 『漢書』
사마천이 소경(少卿) 족하에 재배(再拜)하여 말씀드립니다. 지난번 서신을 내리시느라 욕 보셨습니다. 외물에 접할 때에는 순리로써 하고, 똑똑한 선비를 밀어주고 나오도록 힘쓰라는 가르침 ….
상기 문장의 辱을 일반적으로 ‘외람되다’는 식으로 풀이합니다. 보내준 물건이 선물이나 포상의 의미라면 또 모를까 다음에 이어지는 편지의 내용은 훈계(訓戒)에 가까운 지시사항이 들어 있는데, 그런 서신을 받으면서 ‘외람되다’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 문장에서의 辱은 ‘욕보다(/[경남방언]일을 하느라고 힘을 들이고 애를 쓰다)’의 뜻입니다. 이 경우는 辱에서 辰이 ‘바지’에서 ‘바지런하다’로 쓰이고, 그러한 손동작이라는 것에서 ‘욕보다’의 뜻이 도출됩니다.
寡君若得而食之 不厭, 君何辱討焉. 『左氏傳』
寡君(과군)이 만약 득(得)하면 먹어버릴 지라도 싫어하지 않는데, 군(君)께서 뭐한다고 욕스럽게도 치시겠는지요?
상기 문장의 辱을 기존에서는 ‘수고스럽다, 번거롭다’는 식으로 풀이하지만, 원 의미는 ‘욕보다’입니다.
縟 무늬 욕
바스락바스락 꼬이다, 까다롭다

縟의 전문
縟의 전문 자형은 糾(꼴 규)의 축약인 糸와 辱의 합자입니다. 辱이 ‘바스락거리다, 바지런하다’로 가만있지 못하고 끊임없이 움직인다는 것과 그러한 꼬임[糾]이라는 것에서 ‘까다롭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繁文縟禮(번문욕례 ; 번거롭고 까다로운 규칙과 예절)에서 縟이 ‘까다롭다’의 뜻입니다.
惠爲一德之用 囿萬物而含恩, 徽乃衆義之歸 率六官而播譽. 遂擧縟儀, 庸伸菲誠. 謹奉冊寶 加上尊號曰惠徽. 『正祖實錄 7年 3月 27日』
혜(惠)는 한결같은 덕의 쓰임이 되니 만물을 들어서 은택을 머금고, 휘(徽)는 이에 뭇 의(義)의 귀결점이니 육관(六官)을 거느리고서 기림을 퍼뜨립니다. 드디어 까다롭게 의식(儀式)을 거행하여, 그저 엷은 정성이나마 펼칩니다. 삼가 책보(冊寶)를 받들고 혜휘(惠徽)라는 존호를 더하여 올립니다.
상기 문장의 縟이 ‘까다롭다’로, 왕대비(王大妃)의 존호를 올리는 의식(儀式)을 정성껏 마련함을 나타냅니다.
[현재의 국역본에서는 ‘縟儀’를 ‘성대한 의식’으로 풀이하고 있는데,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대접할 때에, 직접 ‘성찬(盛饌)’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격에 맞지 않습니다. 상을 내 가며 손님에게 예의로 ‘변변치 않다’고 합니다. 여기서의 縟의 ‘까다롭다’는 ‘무엇 하나라도 빠트림 없이 조심스럽게’하다는 의식을 행함에 만반의 준비를 했음을 나타낸 것입니다]
蓐 깔개 욕
풀에 새벽질하다, 깔개, 까다

蓐의 갑골문

蓐의 전문
蓐의 갑골문 및 전문 자형은 艹와 辰과 寸의 합자입니다. ‘풀과 새벽을 섞어서 마디[일정한 크기]잡다’에서 ‘깔개’의 뜻을 나타냅니다.
蓐瘡(욕창 ; 병으로 오랜 시간을 누워 지내는 환자의 엉덩이나 등이 개개어서 생기는 부스럼), 蓐食(욕식 ; 아침 일찍이 떠나게 되어, 잠자리 속에서 아침을 먹는 일), 産褥婦(산욕부 ; 아이를 낳고 회복될 때까지 산욕에 누워 조리하는 산부), 蓐草(욕초 ; 가축을 기르는 우리에 까는 마른풀) 등에서 蓐이 ‘깔개, 까다’의 뜻입니다.
槈 가래 누
잡풀을 제거하는 구조물, 가래

槈의 전문
槈의 전문 자형은 구조물을 뜻하는 木과, 蓐에서 艹가 제거된 모양인 辱의 합자입니다. 辰이 ‘새벽’으로 논밭의 차지고 고운 흙을 의미하며, 상부의 잡풀[艹]을 제거하는 손[寸]의 뜻이며, 그런 기능을 하는 구조물이라는 것에서 ‘가래(/흙을 파헤치거나 떠서 던지는 기구)’의 뜻을 나타냅니다.
鎒 호미 누
잡풀을 제거하는 날붙이, 괭이, 호미

鎒의 전문
鎒의 전문 자형은 ‘날붙이’를 의미하는 金과, 槈의 축약인 辱의 합자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槈와 鎒를 같은 자로 취급하고 있지만, 木은 ‘구조물’로 ‘가래’를 나타내며, 金은 ‘날붙이’의 뜻으로 ‘괭이, 호미’를 의미합니다.
溽 젖을 욕
새벽에 섞은 물, 지다, 찌다

溽의 전문
溽의 전문 자형은 水와 辱의 합자이며, ‘새벽[辰]에 물[水]을 섞었다[寸]’는 것에서 ‘지다(/불어 저절로 나오다), 찌다(/흙탕물 따위가 논이나 밭 따위에 넘쳐흐를 정도로 괴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溽暑(욕서 ; 장마 때의 몹시 무더운 더위), 溽熱(욕열 ; 장마 때의 몹시 무더운 더위)은 ‘찌는 더위, 찌는 듯한 열기’의 뜻입니다.
可近而不可迫也 可殺而不可辱也. 其居處不淫 其飮食不溽. 『禮記』
가까이 하더라도 다가붙지는 않으며, 죽이더라도 욕보이지는 않는다. 그 거처(居處)는 음란(淫亂)하지 않으며, 그 음식(飮食)은 지지 않다.
상기 문장의 溽은 ‘지다’로, ‘넘치도록 많다’에 대한 비유적인 표현으로 쓰였습니다. ‘기름지다’에서 ‘지다’의 쓰임과 같습니다. 이 경우는 濃(짙을 농)과 유사하지만, 濃은 ‘질다’의 뜻인 반면 溽은 ‘지다’의 뜻입니다.
濟州所産藥材, 若夏月所採則溽熱過海, 必致着霾. 『世宗實錄 7年 7月 11日』
제주(濟州)에서 소산(所産)된 약재를 만약 여름 달에 채취된 바를 찌는 열기에 바다를 건너게 한다면 필시 곰팡이가 붙게 될 것입니다.
상기 문장의 溽은 ‘찌다’의 뜻으로 쓰였습니다.
[현재의 국역본에서는 ‘덥다’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