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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학기제 성공적인 정착을 위하여
2014년 6월 1일
순천 언론협동조합 박경숙
1. 들어가는 말
안녕하세요? 저는 순천언론협동조합에서 일하는 박경숙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시민들이 조합원이 되어 만들어진 신문사라서 조합원들이 요청하는 기사를 함께 모여 기획취재를 하고 조합원들이 쓰자고 제시하는 기사를 담는 협동조합 신문사입니다. 2014년 자유학기제 전면실시를 앞두고 지역사회는 어떤 역할이 필요하지 않을까 고민 속에서 이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뵐 수 있어서 기쁘고 반갑습니다.
지난 달 자유학기제 기획취재를 시작하며 현장교사와 교육단체 등 10여명이 모여 자유학기제에 대한 우려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자유학기제 도입 목적이 뭔지? 대상기간을 중학교 1학년 2학기로 한 것의 근거는 뭔지? 학력저하와 사교육 유발에 대한 논란, 인프라 부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문제점을 이야기 하며, 실제 자유학기제를 연구학교로 실행한 학교들을 찾아가 취재했습니다. 저는 취재 과정을 통해 순천지역은 충분한 인적자원이 있다는 사실과 구슬을 꿰면 보물이 되는 것처럼 각급 기관들과 자유학기제와 관련된 사람들이 협의를 잘하면 상상이상의 결실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미 우리에게는 모든 것이 주어져 있습니다. 없는 것을 찾아서 만들어 낼 수는 없지만 우리 주변에는 다양한 경험을 축적한 지혜의 보고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자유학기제를 통해 그런 경험과 지혜들이 서로 공유되고 나누어 질수 있을까요? 저는 자유학기제의 성패는 지역민들의 지혜와 경험을 존중하고 결합할 의지가 있는가? 열려있는 마음으로 수용할 의지가 있는가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그럴 수 있다면 우리가 이룰 수 있는 것은 상상 이상일 겁니다.
2. 그동안 취재 보고
학교 현장이 어렵다는 것은 알았지만 취재를 하며 정말 얼마나 힘든지를 실감했습니다. 수업을 시작하면 자동으로 엎드려 자는 아이들이 상상 이상으로 많았고, 교사들은 그 학생들을 깨울지 말아야 할지 갈등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학부모인 우리가 짐작하는 것 이상 학교는 힘든 상황입니다. 이것을 교육부에서는 진로교육의 부재라고 진단했습니다. 자신의 진로가 명확해진 학생들은 삶의 태도가 확연히 달라집니다. 핸드폰만 보던 학생이 공부에 몰입하고 진지해집니다. 교육부는 학생들에게 진로교육이 필요하다고 보고 급기야 2016년에는 자유학기제 전면 실시라는 큰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에 앞서 순천은 2014년부터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상황에서 2013년 이수중학교가 연구학교로 선정되었습니다. 이수중학교는 학교에 교감선생님과 교무부장 등 핵심 간부들을 중심으로 자유학기제 TF팀을 꾸려서 매 주 모여 자유학기제에 따른 새로운 교육과정을 회의하고, 다양한 연수를 통해 그동안 일제식 수업을 모둠별 수업과 토론수업, 융합수업으로 바꾸어 갔습니다. 그 결과 학생들의 반응이 궁금하시지요? 학생들은 시험도 안보고, 몸으로 활동하고, 실제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하는 수업을 즐거워했습니다. 자유학기제의 결과 이수중학교는 학력저하 학생이 제로였다고 합니다. 순천이수중학교 송재천 교무기획부장은 “일제시대부터 지금까지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이 계속 되어왔는데 유럽이나 미국처럼 토론하고 묻고 답하며 스스로 찾아가는 교육을 자유학기제를 통해 더 빨리 해낼 수 있겠다” 고 말했습니다. 학생들이 시험을 안보니까 놀려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만들기, 조작 등은 공부에 참여하지 않던 학생들도 열심히 참여했고 교사들은 평소 수업에 참여하지 않던 학생들에게도 타고난 저마다의 저력이 있다는 것을 새삼 보게 됐다고 합니다. 송재천 교무기획부장은 “자유학기제 경험을 통해 리더십을 갖춘 상위권 학생은 성적의 변화가 없더라도 대학입시제도에서는 훨씬 유리할 거라고 본다. 자기주도학습능력과 소통능력을 갖춘 학생들은 입학사정관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대입전형에 적응할 수 있도록 미리 훈련이 되기 때문에 심층면접을 볼 때도 유리하리라 생각한다.” 고 말했습니다.
교사들이 활동중심 수업을 준비하려면 자료를 준비하는데 시간이 많이 드는데 주어진 업무만으로도 일상이 너무 바빠서 쉽지 않는 것도 현실입니다.
다음은 곡성중학교의 사례입니다. 곡성중학교는 시골에 있어서 다양한 직업을 연결할 수가 없는 상황이고 교사는 광주나 순천에서 출퇴근해서 지역상황을 모릅니다. 다른 부분은 교사들끼리 회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진로체험은 어찌할지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러한 때에 곡성에는 ‘곡성교육희망연대’라는 단체가 있어 그 단체 내에 ‘자유학기제 연구모임’이 꾸려지고 그 연구모임을 통해 자유학기제가 학생들에게 미칠 영향과 자유학기제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는 방향을 의논했다고 합니다. 그 과정을 듣고 학교 측 담당교사와 교장선생님이 참여해서 지역사회와 함께 해 나가자고 합의하고 학교와 시민단체가 함께 연구해 갑니다. 그 결과 곡성중학교는 올해 상반기 ‘사람책 도서관’이라는 프로그램을 전적으로 곡성교육희망연대가 주관하여 진행했고 합니다. ‘자유학기제 연구모임’에 참여해서 진로체험활동을 도운 학부모 이서현씨는 “시험 안보면 다음 학기에 적응을 못할까봐 걱정됐는데, 학생들이 사람책 포스터를 제작할 때 기대한 것 보다 훨씬 잘하는 것을 보며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지금 하는 것을 봐서는 믿음이 간다며 “이런 분위기로 꿈을 찾고, 목적의식을 갖고 충실하게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면 아이들에게 훨씬 좋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인근 별량중학교는 자유학기제 시작이 가볍습니다. 지난 2011년부터 교수학습 방법 개선과 진로탐색을 위한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해 와서 자유학기제를 위한 준비가 충족되었기 때문입니다. 교육부에서 원하는 틀로 시간표 변경을 하고 자유학기제 TF팀에 부모 중 한 명이 참여합니다. 학교 운영위원회 요청으로 진로체험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별량중학교는 모든 교실을 ㄷ자 책상으로 배치하거나 원형으로 배치해서 4인 1조로 모둠별 협력 수업을 합니다. 일제히 뒤통수만 보고 수업하는 교실은 전혀 없고 교사와 학생이 마주보며 수업하는 것입니다. 4년 전부터 수업을 혁신하자며 학생 참여형 ‘배움의 공동체 수업’을 해 왔습니다. 배움의공동체 수업은 스스로 묻고 모르는 것은 대답하는 관계를 중요시 여깁니다. 가르치는 역할과 배우는 역할을 분리되지 않고 학생들끼리 묻고 배울 수 있는 관계가 형성되는데 모르면 물어보고 대답하는 관계 형성은 평상시 생활에서 드러납니다. 관계가 돈독해지니 폭력이나 왕따가 생길 틈이 없습니다. 교수학습 방법 개선을 위해 전교사가 년 3회 수업을 공개하고, 년 2회 자발적으로 컨설턴트를 초대해서 수업 컨설팅을 받아왔습니다. 닫힌 공간에서 수업하면 향상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교사들은 수업공개를 통해 성장, 연구, 개선하려는 마음가짐이 되어있습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고 교사들끼리 뜻이 맞지 않아 갈등하기도 했습니다. 학교의 변화를 바라는 교사들의 의지로 꾸준히 진행된 교수학습개선에 대한 연구로 현재는 학생들이 집중하고 즐겁게 수업에 참여하고 있고, 그런 모습을 확인하며 교사들은 자신의 수업을 점검해 보고 싶어 합니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민주적인 문화였습니다. 교무실에서 민주적인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활발한 토론이 될 리 없는 일이잖아요.
3. 학생들의 반응과 학부모 반응
학생들 한 명 한 명 따로 “자유학기제 실시되고 무엇이 달라졌니?” 물었습니다.
학생들의 대답은 흥미로웠습니다. “공부 시간에 활동이 늘어나서 좋아요.” “수업시간에 많이 나댔는데, 활동이 늘어나서 재미있으니까 안나대요.” “긴장감 없어지고, 웃는 날이 많아졌어요.” “학교에 오는 것이 즐거워요.” “진로를 고민하게 되니 좋아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제가 이틀 동안 진로체험의 날 동행취재를 했는데 교육단체와 결합해서 진행한 프로그램은 그렇게 세련되지도, 학생들을 끌어당길만한 흥미로운 것이 아니었음에도
학생들은 학교 밖에 있는 어른들과 관계 맺는 것을 신기해하고 좋아했습니다. 그 만남에는 학부모이기도 한 지역 사회 사람들이 학생들을 바라보는 따뜻함과 존중이 있었습니다.
진로체험 중에 고물상을 하는 분이 ‘지구를 지키는 산림자원’ 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고 고물상에 가서 희귀한 고물도 보고, 컴퓨터를 조립하는 것을 본 학생들과 고물상 직원은 소통할 수 있는 밴드를 만듭니다. 밴드를 통해 특이한 고물이 나오면 올려주고, 여름방학에는 고물이 된 컴퓨터를 조립해서 실물로 만드는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계획을 짜기도 합니다.
카페를 운영하는 주인은 학생들에게 바리스타라는 직업과 커피의 역사를 설명하고 음료를 대접하며 관계를 맺습니다. 이런 관계형성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삶의 바탕이 아니겠습니까?
학생들은 이 과정에서 자신이 참여하고 싶은 진로에 참여하고, 자신이 궁금한 점을 미리 의논해서 물었습니다. 자발적인 것으로 이루어진 교육은 완벽한 강의보다 훨씬 학생들을 설레게 하더군요. 제가 보기에는 상당히 서툴게 느껴졌던 지역교육단체와 진행한 사람책 콘서트를 학생들은 가장 의미 있었다고 꼽았습니다. ‘스스로 계획을 짜고, 기획하고 대화식으로 했던’ 것이 자신들에게는 흥미로웠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졸다가도 자신의 관심사가 나오면 눈을 번쩍 뜨고, 질문을 하며 진지해졌습니다. 이 시기 중학생들은 전두엽 자체가 새로이 구성되는 혼돈스러운 시기라서 스스로도 자신의 상태를 제어할 수 없는 때라고 합니다. 1대 1로 만나면 예의 바른 학생도 뭉쳐있으면 누가, 먼저, 빨리, 기존의 가치관에서 이탈하는지 경쟁하는 시기라지만 자신들의 관심사에 대해서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고, 이전에 보지 못한 진지함을 보였습니다.
4. 우리는 어떻게 꿈과 끼를 키우고 진로를 찾아왔나?
저는 작년에 자유학기제에 대해 들으며 EBS에서 아일랜드 사례를 보았습니다. EBS에서 기획 취재한 내용이 있으니 유튜브에서 보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아무튼 제가 아일랜드 전환학기제에 대한 여려가지 이야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빵집을 하는 사람 주민 집에 학생들이 찾아와 진로체험을 할 때 빵집 주인의 태도였습니다. 빵집 주인은 자신도 그 사회를 통해 배워왔고, 그 지역사회가 있기에 자신의 삶이 가능했다는 것을 이야기 하며 지역의 학생들에게 재능을 나누고, 직업에 대해 알려주는 일은 자신이 하고 싶고, 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것이 순천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직감으로 알아봤습니다.
제가 자유학기제에 관심을 가진 것은 자유학기제가 교육을 변화시키는 것과 동시에 지역사회를 따뜻한 공동체로 만들 수도 있다는 느낌 때문입니다.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은 제가 순천에서 10여년 기자로 활동하며 순천지역에 사는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들은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른 사람들은 그 생각을 못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순천은 그동안 기적의 도서관을 위시로 평생학습도시로 많은 주부들이 그동안 인문학 강의를 듣고 문화센터에서 각종 재능을 익혔습니다. 아는 것도 많고 재능도 너무 많은데, 써 먹을 곳이 별로 없습니다. 그동안은 가족들만을 위해 재능을 써왔다면 이제 그 재능을 자라나는 청소년을 위해, 미래세대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입니다.
사실 우리 사회는 돈 중심의 사회이고, 돈이 안 되는 일이 할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는 것이 우리들의 믿음입니다. 먹을 것도 풍요롭고, 입을 것도 화려해졌지만 사람들의 행복도가 그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우리 사회의 모습은 무엇이 문제일까요?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생각과 실제의 삶의 괴리 때문이 아닐까요?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고 보람차게 살고 싶어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자유학기제는 지역민들에게 그런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상상했습니다. 제 상상이 황당한가요?
진로교육이 뭔가를 생각하며 먼저 저는 저 자신이 성장해 온 과정, 어떻게 꿈과 끼를 키우고 진로를 정해왔는가? 를 돌아봤습니다. 저는 본래 직업이 간호사였는데, 저희 이모가 간호사였기에 자연스럽게 간호사가 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지금 기자가 된 것은 남편이 기자로 일했고, 자꾸 저더러 기사를 써보라고 권해서입니다. 그동안 저는 다양한 직업을 가져봤는데, 요양보호사 직업교육을 강의하기도 합니다. 전부 주변에서 권하거나, 도와달라고 해서 어쩌다보니 하게 된 일들이었습니다. 물론 제가 해보고 싶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겁 없이 시작한 일입니다. 다른 분들은 어떤가요? 앞으로 백세시대에는 직업이 몇 번 바뀐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 학생들도 자신의 경험과 만남을 통해 진로가 설정되지 않을까요? 그런 만남과 경험 중에 의미있고 재미있고, 인상적인 경험을 기억하고 그 중에 자신이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이 뭔지 고려하며 진로를 설정하지 않을까요?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아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입니다. 그것을 모른 상태에서 진로를 결정하고 서른 살이 되어서야 “이 길이 아닌가베?” 하고 돌아서 가기에는 인생이 짧습니다. 지금 학생들이 겪는 경험에 의해 한 사람의 인간이 만들어지지 않습니까?
저는 영어를 좋아했습니다. 지금도 친구들과 영시읽기 모임을 합니다. 그 시작을 생각해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제가 매곡동에 살 때 선교사들이 사는 곳을 지나가는데 선교사들이 저희를 볼 때 꽤재재 하니 불쌍해 보였던지 초코렛과 과자를 주면서 들어오라며 다정하게 대했습니다. 그것은 딱 한 번의 경험이었는데, 그 만남이 영어에 대해 호감을 가지게 했습니다. 우리들의 세포는 이런 잠깐의 스치는 만남에서도 다른 유전자를 형성 합니다. 저희 아버지 어머니는 영어를 전혀 모르지만 저는 스스로 영어에 대해 감각이 있다고 생각하고, 단어를 외우는 실력도 뛰어난 편이었습니다. 지금이야 영어로 말도 할 수 없지만 영어공부를 좋아하고 즐겨서 봅니다.
지금 자라는 학생들이 만나는 사람, 하게 되는 경험은 정말로 중요합니다. 그런 만남과 겪게 되는 일들을 통해 학생들은 각자 다른 모양의 인생을 일구어 갑니다.
만일 순천지역에 사는 어른들이 한 5% 정도만 ‘나의 재능을 학생들을 잘 성장하도록 하는데 써야겠다’고 마음먹으면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희망적일 수 있습니다. 한 마을이 아이를 키운다는 말이 있지요?
5. 학생들이 다양하게 경험하고, 좋은 사람과 관계를 맺기를 바란다면?
자유학기제는 두 가지 축이 있습니다. 학교 안에서는 교사들의 교수, 학습방법 개선으로 참여형 수업을 만드는 것과 또 한 축은 학교교육과정을 벗어나 지역사회와 연계한 진로탐색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학교교실수업 개선은 학교 내에서 교사들이 TF팀을 꾸려 할 일이지만 지역사회의 연계는 누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교사들이 그것까지 담당하기에는 너무 벅차 보입니다. 교사들에게 이 모든 일을 감당하라고 하기엔 어려움이 많고 교사들은 학교 안에서만 지내 와서 주변에 인프라가 많지 않습니다. 자유학기제를 통해 학생들이 더 다양하게 경험하고, 더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기를 바란다면 학부모들이 나서고, 지역사회가 나서서 이 도와야 할 일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교육이 문제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해왔습니다. 지금 자유학기제 전면 실시라는 엄청난 숙제를 앞두고 좌충우돌 하겠지만 정말로 교육이라고 생각하는 내용을 교육과정에 넣을 수도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교육과정에서 40%를 차지하는 동아리활동과 진로탐색, 체험활동을 학부모회에서 고민하면 어떨까요? 학부모님들을 중심으로 지역사회가 나서서 함께 고민한다면 우리는 순천만의 독특한 교육과정을 형성하게 될 것입니다.
6. 교육청, 지역사회, 그리고 학부모의 역할
자유학기제 시범교육청으로 선정된 시민의 한 사람으로 저의 상상은 이렇습니다. 이번을 계기로 지역 사회에 있는 다양한 역량들이 진로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중학교 교육에 결합하는 것입니다.
교육청은 지역사회 각 기관들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진로후원단과 각 급 학교 자유학기제 책임자들을 중심으로 교감협의회를 만들고, 진로담당 교사들을 중심으로 진로교사협의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스템 상으로는 지역사회의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체계는 갖추어져가고 있습니다. 이에 덧붙여 지역사회 진로후원을 할 수 있는 분들이 모여 자신들의 역량을 발휘해, 현재 교육에 기여할 수 있는 내용을 찾는다면 생명력있는 교육과정이 만들어집니다.
저희 언론협동조합과 순천지역 협동조합들은 진로관련 다양한 체험 처를 제공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우리 언론협동조합 김계수 이사장은 농사를 짓는 달걀배달부인데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농사짓는 분으로 <나는 달걀배달부>라는 책을 쓰기도 했고, 한겨레신문 필진입니다. 이 분에게 농사체험을 합니다. 우리 언론협동조합 이사 중에는 한의원을 하는 분이 있는데,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나중에 공부해서 의사가 된 분입니다. 이 분에게는 한의사의 일에 대해서도 배우고,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습니다. 순천지역에서 활동하는 세시네 밴드 류종현 씨는 수학교사를 꿈꾸다가 지금은 기타와 드럼을 치는 노래밴드를 하는데 노래하고 싶어하는 학생들과 만날 수 있습니다. 정상인이라는 사진작가는 ‘상갤러리’를 운영하는데 사진에 대한 이야기와 친환경으로 집짓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철도협동조합 ‘기적소리’ 라는 카페에서는 바리스타 교육과 협동조합으로 기업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또 맹인 안마사도 있는데 서른 살에 맹인이 된 그는 서른 살이 되어 맹인이 되고부터 오히려 인생의 의미를 알고 열심히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습니다. 안마사를 꿈꾸는 학생이야 없겠지만 건강을 잃으면 어떤 어려움이 닥칠지 지금 몸을 움직이고 볼 수 있고, 마음대로 걸을 수 있고,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축복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단순한 직업체험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살 때 행복한가를 배울 수 있는 만남이고 배움이 될 것입니다. 자유학기제에 대해 들으며 많은 사람들이 문제점을 제기 합니다. 그렇습니다. 자유학기제는 지금 현실에서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점들을 풀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자신이 생각하는 문제점을 솔직하게 말하고 들어줄 수 있고, 우리들의 미래인 청소년들의 소중한 삶을 위해 지금 어떻게 하면 좋을지 질문할 마음이 있다면 우리는 가장 적절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여기 오신 학부모들 중에는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생각하는 분이 계실 겁니다. 학부모회를 중심으로 그 분들이 모여서 자유학기제 진로후원모임을 만들면 어떨까요? 누가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의 부모인 우리들의 참여가 어떻게 조직되는가에 따라 지역의 교육은 다른 모습으로 드러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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