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미인 초선(貂蟬).

[blackjntl(검은신사)]

절세미인 초선(貂蟬).


초선(貂蟬, 175년~199년)은 침어(浸魚) 서시(西施), 낙안(落雁) 왕소군(王昭君), 수화(羞花) 양옥환(楊玉環)과 함께 중국의 4대 미인 중 사람이다.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에서 왕윤(王允)의 수양딸로 등장해서 동탁(董卓)과 여포(呂布)의 사이를 이간질시키는 역할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여포가 동탁의 이름 없는 시녀와 염문을 가졌다는 정사의 기록과 왕윤이 여포를 부추겨 동탁을 죽이게 했다는 것을 연의에서 각색한 것이다.

초선은 가상인물이다. 삼국지 초기에 나오는 인물로 한(漢)나라의 대신 왕윤(王允)의 수양딸로 용모가 명월 같았을 뿐 아니라 노래와 춤에 능했다. 하루는 초선이 화원에서 달을 보고 있는데 구름 한 조각이 달을 가리우자 그 모습을 본 왕윤은..

"달도 내 딸에겐 비할 수 없네. 달이 부끄러워 구름 사이로 숨었구나."

이 때부터 초선은 폐월(閉月)이라 불리게 되었다.

비록 양부이지만 왕윤은 초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었고 그녀 또한 그를 잘 따랐다. 훗날 초선은 왕윤의 부탁을 받고 은혜에 보답하고자 그의 계략을 실행에 옮긴다. 미인계를 써서 동탁과 여포를 이간질을 시켜 서로 질투와 배신하게 하여 결국 여포로 하여금 섬겨야 할 주인인 동탁을 칼로 베어 죽이게 한다. 동탁을 죽게 만든 후 초선 또한 의로운 목숨을 거둔다.

아름다운 여자는 수명이 길지 않거나 운명이 기구하다는 미인박명(美人薄命)은 초선을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비록 남들보다 일찍 죽음을 맞이했지만 그 누구보다 용기 있는 여인이었다.

당시 동탁은 후한의 정권을 잡고 권력의 찬탈과 폭정으로 제국을 분열시키는 등 백성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던 터였다. 다들 동탁이 죽기를 바라고 있었지만 누구하나 맞서 싸우는 이는 없었다. 그때에 초선이 개입돼 동탁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다. 아무리 아버지의 부탁이라지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후한 말 폭정과 권력찬탈의 쿠데타를 멈추게 한 일등 공신은 초선이 아닌가 싶다.


*삼국지에서 초선의 모델.
초선은 비록 삼국지에서는 가공의 인물이지만 이에 해당되는 실존인물은 있었다. 정사 후한서(後漢書) 여포전(呂布傳)에서 여포는 동탁의 시녀와 밀통을 하고 있었는데 계속 밀통하다가 동탁이 이를 알자 여포에게 수극을 던지며 둘의 연애를 반대했다고 나온다.

이를 이용해 왕윤이 여포를 설득하여 결국 동탁을 죽이도록 만든다. 정사(후한서)에서 여포와 밀애를 한 동탁의 시녀는 이름이 알려진 바가 없다. 그러므로 이 시녀는 왕윤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다만 나관중은 이 사실에 대해 삼국지연의를 집필할 때 동탁의 시녀 대신 왕윤의 양녀라는 설정으로 변경하고 초선이
라는 이름을 부여했다.

*초선의 무덤.
2000년 6월 서천(西川)기자역 근처에서 한나라시대의 무덤이 발굴되었는데 그안에 사람의 다리뼈와 머리카락 외에 '여인은 초선의 장녀로 어미를 따라 촉으로 들어갔다.' 라는 글과 '초선은 왕윤의 가기(노래와 연주를 하는 종)로 염제를 따라 촉으로 들어왔다.' 라는 글이 새겨진 묘비가 발굴되었고 고고학자들은 이 무덤이 초선의 것인지 아직 밝혀내지 못하고 있지만 묘비에 새겨진 글을 통해 사람들은 이 무덤의 주인공은 초선이며 그녀가 실제로 존재했다고 믿고 있다.

초선이 실존인물이건 가상인물이건 중요치 않다. 다만 중국인들은 키워준 정(의리)과 충심을 높이 사서 그녀를 기리고 있다는 점이다. 권력을 좇아 부귀영화를 누리지 않고 절개를 지킨 점을 높이 산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권세를 잡고 나라를 망국(亡國)에 이르게 한 자들의 후손들은 그 조상을 현재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랑스러워한다는 점이다.

현재도 진행형이며 부끄러움보다는 파렴치함으로 민(民)의 눈과 귀를 속이며 정(正)을 가지 않고 사(邪)를 행하고 있다. 훗날의 자손들도 이들을 자랑스러워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