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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장-2
51. 천서(天書)는 한지(韓紙)를 사방(四方) 구촌(九寸)으로 접어서 철(綴)하고 구천상제(九天上帝)께서 친필(親筆)하신 책(冊)이니라.
현무경(玄武經)은 십삼장(十三張) 이십육면(二十六面)에 문자(文字)와 부도(符圖)가 기록(記錄)되어 있으니 권말 부록(卷末 附錄)과 같으며 주문서(呪文書)는 표지(表紙)에『주문(呪文)』이라 쓰여 있고 칠장(七張) 십삼면(十三面)에 십일종(十日種)의 주문(呪文)이 기록(記錄)되어 있으니 이는 이미 계시(啓示)로 봉승(奉承)하신 오종(五種)의 주문(呪文)과 다음의 주문(呪文)이니라.
『진법주(眞法呪)
구천 하감지위 옥황상제 하감지위 서가여래 하감지위 명부시왕 응감지위 오악산왕 응감지위 사해용왕 응감지위 사시토왕 응감지위 관성제군 응감지위 칠성대제 응감지위 직선조 하감지위 외선조 응감지위 밀직사자 내대지위 우직사자 내대지위 좌직사자 내대지위 명부사자 내대지위 천장길방하야 이사진인하시나니 물비소시하사 소원성취케 하옵소서
九天 下鑑之位 玉皇上帝 下鑑之位 釋迦如來 下鑑之位 冥府十王 應鑑之位 五岳山王 應鑑之位 四海龍王 應鑑之位 四時土王 應鑑之位 關聖帝君 應鑑之位 七星大帝 應鑑之位 直先祖 下鑑之位 外先祖 應鑑之位 密直使者 來待之位 右直使者 來待之位 左直使者 來待之位 冥府使者 來待之位 天藏吉方하야 以賜眞人하시나니 勿秘昭示하사 所願成就케 하옵소서』
『이십팔수주(二十八宿呪)
각항저방심미기 두우여허위실벽 규루위묘필자삼 정귀유성장익진 등우 마성 오한 왕량 가복 진준 경감 두무 구순 부준 잠팽 견담 풍이 왕패 주우 임광 좨준 이충 경단 만수 합연 비융 요기 유식 경순 장궁 마무 유융 제대신장 소솔제장 일반병영 음음 급급 여율령
角亢氐房心尾箕 斗牛女虛危室壁 奎婁胃昴畢觜參 井鬼柳星張翼軫 鄧禹 馬成 吳漢 王梁 賈復 陳俊 耿감 杜茂 寇恂 傅俊 岑彭 堅담 馮異 王覇 朱祐 任光 祭遵 李忠 景丹 萬脩 蓋延 邳肜 요期 劉植 耿純 臧宮 馬武 劉隆 諸大神將 所率諸將 一般兵營 唵唵 急急 如律令』
『이십사절주(二十四節呪)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 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 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 입동 소설 대설 동지 소한 대한 장손무기 효공 두여회 위징 방현령 고사렴 울지경덕 이정 소우 단지현 유홍기 굴돌통 은개산 시소 장손순덕 장량 후군집 장공근 정지절 우세남 유정회 당검 이세적 진숙보 제대신장 즉통 천문지리 풍운조화 팔문둔갑 육정육갑 지혜용력 음음 급급 여율령
立春 雨水 驚蟄 春分 淸明 穀雨 立夏 小滿 芒種 夏至 小暑 大暑 立秋 處暑 白露 秋分 寒露 霜降 立冬 小雪 大雪 冬至 小寒 大寒 長孫無忌 孝恭 杜如晦 魏徵 房玄齡 高士廉 尉遲敬德 李靖 蕭瑀 段志玄 劉弘基 屈突通 殷開山 柴紹 長孫順德 張亮 侯君集 張公謹 程知節 虞世南 劉政會 唐儉 李世勣 秦叔寶 諸大神將 卽通 天文地理 風雲造化 八門遁甲 六丁六甲 智慧勇力 唵唵 急急 如律令』
『도통주(道通呪)
천상원룡 감무태을성 두우군 신아신아 삼아삼아 이도통도덕으로 상통천문하고 하달지리하고 중찰인사케 하옵소서
天上元龍 坎武太乙星 斗牛君 神아神아 參아參아 以道通道德으로 上通天文하고 下達地理하고 中察人事케 하옵소서』
『개벽주(開闢呪)
천상옥경천존신장 천상옥경태을신장 옥경옥추수문장군 상하변국뇌성벽력장군 백마원수대장군 뇌성벽악장군 악귀잡귀금란장군 삼수삼계도원수 지신벽력대장군 천동지동음양벽력대장군 좌부관원수 우부마원수 천지조화풍운신장 응양오행기문신장 육정육갑둔갑신장 태극두파팔문신장 산상취소맹호장군 다솔신군백기장군 용반호거귀곡신장 천만악귀타수신장 이매망량휘치신장 법률사마진멸신장 풍도살수호천신장 오백년간일향신장 삼태칠성제대신장 이십팔수제위신장 계명장경이부신장 구신태백금령신장 이십사절제대신장 십이신제부신장 천지오방호령신장 상하팔위순찰신장 만리풍운전화신장 육정육갑소솔신장 구령삼정응원신장 만고역대영웅호걸제대신장 통합천사장 사십팔대장군 사만신장 팔만사천제대신장 감아미성 조아우일 대운대사 개개강림강림 시위아봉명신 대운대명 태일성철 상수불리 대도통 대위정 여천지합 여사시합 여음양합 여오행합 통천지 통만고 통오방 통사해 사해용신 역발산악 위진건곤천지 도통천지조화 무궁불식 진퇴유법 오봉구천상세군 칙속칙속 음음 급급 여율령
天上玉京天尊神將 天上玉京太乙神將 玉京玉樞守門將軍 上下變局雷聲霹靂將軍 白馬元帥大將軍 雷聲酸惡將軍 惡鬼雜鬼禁亂將軍 三首三界都元帥 地神霹靂大將軍 天動地動陰陽霹靂大將軍 左剖關元帥 右剖馬元帥 天地造化風雲神將 陰陽五行奇門神將 六丁六甲遁甲神將 太極斗破八門神將 山上吹嘯猛虎將軍 多率神軍百騎將軍 龍盤虎踞鬼哭神將 千萬惡鬼打首神將 이魅魍魎揮致神將 法律邪魔盡滅神將 風濤殺首呼天神將 五百年間一享神將 三台七星諸大神將 二十八宿諸位神將 啓明長庚二府神將 九辰太白禁令神將 二十四節諸大神將 十二辰諸剖神將 天地五方號令神將 上下八位巡察神將 萬里風雲轉化神將 六丁六甲所率神將 九靈三精應元神將 萬古歷代英雄豪傑諸大神將 統合天四將 四十八大將軍 四萬神將 八萬四千諸大神將 感我微誠 助我宇一 大運大事 改改降臨降臨 侍衛我奉命身 大運大命 太一聖哲 常隨不離 大道通 大位定 與天地合 與四時合 與陰陽合 與五行合 通天地 通萬古 通五方 通四海 四海應身 力拔山岳 威振乾坤天地 道通天地造化 無窮不息 進退有法 吾奉九天上世君 勅速勅速 唵唵 急急 如律令』
『해마주(解魔呪)
삼계해마 대제신위 원진천존 관성제군』
三界解魔 大帝神位 願진天尊 關聖帝君』
『신성주(神聖呪)
신성대제 태을현수 어아강설 범어영극
神聖大帝 太乙賢首 於我降說 範於靈極』
52. 상제(上帝)께서 천서(天書)를 받으시고 대모(大母)와 고모(姑母)에게 말씀하시기를『내가 이제 진법(眞法)의 진주(眞主)임이 천의(天意)로 밝혀졌으니 이 방(房) 또한 상제(上帝)께서 나에게 주신 본소(本所)며 공부처(工夫處)입니다.
지금(只今)부터 천서(天書)를 받들고 이 방(房)에서 공부(工夫)하겠으니 편려(鞭勵)하여 주시기를 바라나이다. 』하시고 그 방(房)을 공부실(工夫室)로 정(定)하셔서 외인(外人)의 출입(出入)을 금(禁)하시고 백일공부(白日工夫)에 임(臨)하시나라.
53. 이때 상우(商雨)에게 하명(下命)하시기를『너는 곧 황새마을로 가서 네가 본대로 이 소식(消息)을 전(傳)하되 나의 일은 모두 천기(天機)니 외인(外人)에게는 누설(漏洩)하지 말도록 할 것이며 도인(道人)들을 독려(督勵)하여 포덕(布德)에 더욱 힘쓰도록 하라.
이곳에는 누구의 내왕(來往)도 금(禁)하되 너는 오일(日)에 한 번씩(番式)와서 경과(經過)를 보고(報告)하고 명령(命令)을 받아갈 것이며 상식(商植)을 이곳으로 보내어 나를 시봉(侍奉)하게 하라.』하시므로 상우(商雨)가 봉명(奉命)을 받들고 시행(施行)하니라.
54. 상우(商雨)가 본소(本所)와 천서(天書)의 소식(消息)을 알리고 고명(誥命)을 전(傳)하니 가족(家族)과 도인(道人)들의 감격(感激)을 이루 형언(形言)할 수 없었으며 포덕(布德)이 날로 늘어서서 황새마을에는 도인(道人)들이 내왕(來往)으로 문전성시(門前成市)를 이루니라
상우(商雨)가 명령(命令)대로 오일(五日)만에 본소(本所)에 가서 상제(上帝)께 배알(拜謁)하고 찾아뵙고 황새마을의 경과(經過)와 시국사(時局事)를 보고(報告)하니『너희들은 오직 공부(工夫)와 포덕(布德)에만 전념(專念)하라.』하시고 더 말씀이 없으시니라.
55. 이월(二月) 삼일(三日)에 상우(商雨)가 다시 본소(本所)에 가니 상제(上帝)께서 하명(下命)하시기를『이번(番)에 이 날 전역(全域)에 걸친 독립만세운동(獨立萬歲運動)은 이미 구천상제(九天上帝)께서 짜놓으신 도수(度數)에 의(依)함이며 내가 이제 공부(工夫)로써 결정(決定)함이니 도장(道丈)과 숙부(叔父)께 말씀드려 전(全) 도인(道人)이 이 운동(運動)에 적극 (積極)참여(參與)하도록 하라. 또 너는 속(速)히 안면도(安眠島)에 가서 그곳 도인(道人)들에게 나의 소식(消息)과 명령(命令)을 전달(傳達)하여 포덕(布德)에 더욱 진력(盡力)하는 동시 (同時) 거사(擧事)에 참여(參與)하도록 하고 그곳에 남은 가족(家族)은 황새 마을로 이사(移徙)하되 가산(家産)은 정리(整理)하여 황새마을에 대토(代土)하도록 하라.』하시니라.
안면도(安眠島) 가족(家族)이 이사(移徙)할 때 삼일운동(三一運動)을 제압(制壓)하려는 왜경(倭警)의 단속(團束)으로 무수(無數)한 고난(苦難)을 겪었으나 낭패(狼狽)는 없으니라.
56. 이때 도인(道人)들은 거국적(擧國的)으로 궐기(蹶起)한 독립만세운동(獨立萬歲運動)에 가담(加담) 여부(與否)를 주저(躊躇)하던 차(次)에 상우(商雨)의 전령(傳令)을 받고 사기 충천(士氣 衝天)하여 왜경(倭警)의 탄압(彈壓)에도 불구(不拘)하고 적극(積極) 참여(參與)하니라.
혹(或)은 지방(地方)에서 집단행사를 주관하기도 하고 혹은 중앙(中央)과의 연락(連絡)을 취(取)하기도 하여 그 수(數)가 만(萬)이 넘었으나 다행(多幸)히 왜경(倭警)에게 해(害)를 입은 도인(道人)은 없으니라.
57. 오월(五月) 초(初)에 상제(上帝)께서 본소(本所)에서 백일공부(白日工夫)를 마치시고 고모(姑母)에게 말씀하시기를『제가 이번(番)에 공부(工夫)를 무사(無事)히 성취(成就)함은 부인(夫人)의 공덕(功德)이옵니다. 저는 이번(番) 공부(工夫)로써 천서(天書)의 진리(眞理)를 체득하온 바 이제 진주(眞主)로서 구천(九天)의 도수(度數)에 따른 대도(大道)를 선포(宣布)하여야 할 방책(方策)이 확립(確立)되었습니다.
부인(夫人)께서는 앞으로도 상제유업(上帝遺業)을 받들던 성(誠) 경(敬) 신(信)으로써 도(道)의 일을 계속(繼續) 추원(推媛)하여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대사(大事)를 위(爲)하여 가족(家族)들은 황새마을로 이사(移徙)하여 도인(道人)들과 더불어 생활(生活)하심이 좋으리이다.』하시니라.
고모(姑母)께서도 흔연(欣然)히 동의(同意)하시고 그대로 시행(施行)하여 이때부터 평생(平生)토록 창도사업(創道事業)을 보좌(補佐)하시니 고모(姑母)의 도호(道號)는 선덕부인(宣德夫人)이시며 도중고모(道中姑母)로 존칭(尊稱)하니라.
58. 상제(上帝)께서 황새마을로 환어(還御)하셔서 도인(道人)들에게 하명(下命)하시기를『내가 본소(本所)와 천서(天書)를 찾아 구천상제(九天上帝)님의 도통(道統)을 봉승(奉承) 받들어 잇고 백일공부(白日工夫)를 마침으로써 상제(上帝)께서 짜놓으신 도수(度數)에 따른 나의 할 일이 확정(確定)되었으니 그대들은 내가 하는 일이 곧 상제(上帝)의 일임을 믿고 따를지니라. 상제(上帝)님의 유족(遺族)은 이곳에 거처(居處)를 마련하여 편(便)히 모시도록 하라.
나는 다시 조용한 곳에 가서 공부(工夫)하며 도수(度數)를 보려 하니 상우(商雨)는 자주와서 영(令)을 받아가라.』하시고 청도리(靑道里) 구성산(九成山)의 학선암(學仙庵) 설석에 공부(工夫)하실 곳을 정하시니 조주일(曺周一)이 시봉(侍奉)하고 상우(商雨)는 오일(五日)에 한번씩 찾아뵈니라.
59. 윤칠월(閏七月) 그믐에 상제(上帝)께서 학선암(學仙庵)에서 백일공부(白日工夫)를 마치시고 환어(還御)하시니 황새마을의 집은 많은 도인(道人)들로 협소(狹小)할 뿐만 아니라 동네의 가운데 있어서 공부(工夫)하시기에 부적(不適)합하므로 감곡면(甘谷面) 통석리(通石里) 통사동(通事洞)의 조용한 이씨재실(李氏齋室)인 영모재(永慕齋)를 얻으셔서 가족 일부를 이사시키시고 공부(工夫)하실 곳을 정하시니 상우(商雨)와 주일(周一) 등(等)이 시봉(侍奉)하였으며 재실주인(齋室主人) 이준세(李俊世)도 입도(入道)하여 모시니라.
60. 상제(上帝)께서 하시는 공부(工夫)는 실내(室內)에서 독좌(獨坐) 수행(修行)하시며 시봉(侍奉)들이 문(門) 밖에서 교대(交代)로 수직(守直)하며 외인(外人)의 접근(接近)을 일체(一切) 금(禁)하시므로 누구도 그 내용(內容)을 알 수 없으니라.
다만 이십사절후(二十四節候)에는 전수(奠需)를 장만하게 하셔서 공부실(工夫室)에서 입절시각(入節 時刻)을 기(期)하여 치성(致誠)을 올리시며 여러 도인(道人)을 참례(參禮)시키시니라.
61. 팔월(八月) 초순(初旬)에 상우(商雨)에게 하명(下命)하시기를『미구(未久)에 들어오는 큰 도수(度數)에는 도(道)의 심복(心腹)이 될 천하장사(天下壯士) 몇 사람이 있어야 하니 너는 도장(道丈)께 가서 사람을 구하는 일을 여쭈어라.』하시므로 상우(商雨)가 황새마을에 가서 그대로 여쭈니라. 도장(道丈)께서는 왕년(往年)에 만주(滿洲)에서 독립운동(獨立運動)하실 때의 동지(同志)들을 통(通)하여 구문(求文)하신 끝에 함경도(咸鏡道) 백두산(白頭山) 산중(山中)까지 가셔서 독립투사(獨立鬪士) 최승오(崔勝五), 김계철(金啓澈)을 월여(月餘)에 데려오시니라.
62. 최(崔) 김(金) 양인(兩人)은 힘이 세고 몸이 날랜 장사(壯士)로서 산중(山中)에서 활약(活躍)하더니 도장(道丈)의 청탁(請託)으로 통사동(通事洞)에 와서 상제(上帝)께 뵈니라.
상제(上帝)께서는 십여일(十餘日)을 매일(每日) 호궤(犒饋)만 시키실 뿐 할 일을 하명(下命)하지 않으시므로 그들은 궁금도 하거니와 송구(悚懼)하여 명령(命令)만을 기다리는데 솟아오르는 힘을 억제(抑制)하지 못하여 둘이서 힘겨루기를 하면서 소일(消日)하니라.
63. 구월(九月) 십팔일(十八日) 아침에 구천상제(九天上帝) 강세(降世)일 치성준비차(致誠準備次) 가족(家族)과 도인(道人)들이 통사동(通事洞) 공부처(工夫處)에 모이니 상제(上帝)께서 치성준비(致誠準備)를 중지(中止)시키시고 도장(道丈)을 위시(爲始)한 전 가족을 공부실(工夫室)에 모이게 하셔서 공석(公席)을 설(設)하신 다음 말씀하시기를『이 말씀은 천기(天機)에 속(屬)하여 부모(父母) 형제(兄弟間)간이라도 기휘(忌諱)하여야 되는 천지대사(天地大事)이므로 누설(漏洩)하면 아니 되는 일임을 명심(銘心)하시고 들어주시기를 먼저 사뢰옵니다. 저는 십오세(十五歲)에 봉천명(奉天命)하고 도강이서(渡江而西)하여 정진주지도수(定眞主之度數) 하였사오며 그 후(後) 만(萬) 십년(十年)의 공부(工夫)로써 무극대도(无極大道)의 진주(眞主)가 갖추어야 할 삼천중(三天中)의 이천(二天)은 이미 받들었사오니 이번(番)에 천보(天寶)만 받들면 되옵니다. 사사(私事)으로는 어른들께 송구(悚懼)하오나 이러한 대운대사(大運大事)의 성취(成就)를 위(爲)한 공사(公事)에는 인세의 척분(戚分)에 구애(拘碍)될 수 없사오니 해량하옵소서.』하시니라. 이때 참예(參詣)석한 전(全) 가족(家族)은 대도(大道)의 지중(至重)함을 다시 느끼고 숙연(肅然)히 심중(心中)에 서맹(誓盟)하니라.
64. 가족(家族)들이 공부실(工夫室)에서 나간 후(後)에 서산공(曙山公)을 위시(爲始)하여 권태로(權泰魯), 권영문(權寧文), 이정두(李正斗), 김사일(金思日), 박붕래(朴朋來)와 두 장사(壯士)를 입시(入侍)하게 하시고 하명(下命)하시기를『이제 두 장사(壯士)가 기다리던 일을 할 때가 되었노라. 자상(仔詳)한 일은 당지(當地)에 가서 지시(指示)할 것이로되 그대들이 내 영(令)에 척신 준행(擲身 遵行)할 것을 다짐하느뇨』하셔서 서약(誓約)을 받으시니라.
이어 일배주(一杯酒)를 하사(下賜)하시며 『내가 지금(只今) 그대들의 도움을 얻고자 하는 일은 천지 대도(天地 大道)의 도수(度數)에 맞추어 천보(天寶)를 받드는 일이니라.』하신 다음 일행(一行)을 거느리시고 통사동(通事洞)을 출어(出御)하시며 담화(談話)와 끽연(喫煙)을 금(禁)하시니라.
65. 이날 술시경(戌時頃)에 정읍(井邑) 대흥리(大興里)에 임어(臨御)하셔서 보천교(普天敎) 도장(道場) 건너편(便) 언덕 위 송림(松林)속에 자리를 정(定)하시니라.
이때 보천교(普天敎)에서는 교도(敎徒) 수백명(數白名)이 모여 상제(上帝)강세일(降世日) 치성준비(致誠準備)로 넓은 도장(道場) 곳곳에 횃불을 밝혔으므로 일대(一帶)가 주변이 대낮 같이 밝아 건물(建物)과 통로(通路)의 실상(實狀)은 물론(勿論) 교도(敎徒)들의 동태(動態)도 낱낱이 살필 수 있으니라.
66. 상제(上帝)께서 보천교 도장(普天敎 道場)을 가리키시며 일동(一同)에게 하명(下命)하시기를『우리는 오늘 밤 보천교(普天敎)의 치성(致誠)이 끝난 후(後)에 저들이 숨기고 있는 구천상제(九天上帝)의 둔궤(遁櫃)를 통사동(通事洞) 공부처(工夫處)로 모셔가야 하느니라.』하시고 각자(各自)의 행동방법(行動方法)을 상교(相敎)하시니라.
67. 자정(子正)이 지나 일동(一同)을 출발(出發)시키시니 승오(勝五)가 연목(椽木)크기의 소나무 한 그루를 뽑아 곤봉(棍棒)을 만들어 앞장서므로 상제(上帝)께서『사람을 상(傷)하게 하여서는 절대(絶對)로 아니되느니라.』하시니라.
일행(一行)이 보천교(普天敎) 도장(道場)에 도착하여 본당(本堂)까지 들어가는 동안 보천교도(普天敎徒)들이 각(各) 방(房)에 많이 있었으나 한 사람도 내다보지 않으니라.
68. 상제(上帝)께서 각(各) 방문(房門) 앞마다 교도(敎徒)들의 신발이 많음을 보시고 승오(勝五)로 하여금 곤봉(棍棒)으로 본당(本堂)마루를 내리쳐서 교도(敎徒)들을 깨우게 하신 다음 우뢰(雨雷)같은 음성으로『천명(天命)에 의(依)하여 천보(天寶)를 모셔가니 순순(順順)히 응하라. 만약(萬若) 거역(拒逆)하는 자는 천벌(天罰)을 받으리라.』하시니 교도(敎徒)들은 갑작스런 일에 겁이 나서 꼼짝도 못하니라.
상제(上帝)께서 각(各) 방(房)을 찾아보게 하셨으나 둔궤(遁櫃)를 찾지 못하므로 친(親)히 한 방(房)에 임어(臨御)하시니라.
69. 상제(上帝)께서 그 방에 병풍(屛風)으로 가려놓은 둔궤(遁櫃)와 약장(藥欌)을 발견(發見) 하시고 두 장사(壯士)로 하여금 대청(大廳)으로 들어내게 하시고 출어(出御)하시며 승오(勝五)에게 명(命)하셔서 약장(藥欌)은 그대로 두고 둔궤(遁櫃)만 지고 나가게 하신 다음 일행(一行)을 거느려 회정(回程)하시며 계철(啓澈)에게 대문(大門)을 지키고 서서 보천교도(普天敎徒)의 추적(追跡)을 막게 하시니라.
70 이때 보천교도(普天敎徒)들은 치성(致誠)을 마치고 모두 잠자리에 들었다가 혼비백산(魂飛魄散)하고 있는데 『둔궤(遁櫃) 가져간다』하는 누구의 고함(高喊) 소리에 정신(精神)을 차리고 문(門)을 열어보니 장한(壯漢)이 사람이 둔궤(遁櫃)를 지고 대문(大門)을 지키고 서서 추적(追跡)을 막음으로 더 쫓지 못하고 장한(壯漢)들이 대문(大門)밖으로 나간 다음에야 일제히 일어나 벌떼같이 나서서 추적(追跡)하니라.
71. 승오(勝五)는 둔궤(遁櫃)를 지고 뛰어가면서 추격자(追擊者)들을 덤비는 대로 밀어내서 따 돌렸으나 그 수(數)가 너무 많아 혼자서는 감당(堪當)하기 어려우니라.
이때 계철(啓澈)이 승오(勝五)를 도와서 산(山)길로 들어가서 숲속에 둔궤(遁櫃)를 안치(安置)하고 전히 두고 되돌아오니 일행(一行)의 행방(行方)은 묘연(杳然)히 찾을 길이 없고 온 들판이 추격자(追擊者) 일색(一色)하는 사람들이고 달빛과 함께 그들의 횃불이 밝아 더 지체(遲滯) 할 수 없으니라.
다시 산으로 가서 둔궤(遁櫃)를 지고 걸음을 재촉하여 날이샐 무렵 통사동(通事洞) 공부처(工夫處)로 돌아오니라.
72. 공부처(工夫處)에서는 도장(道丈)을 위시(爲始)하여 가족(家族)과 도인(道人)들이 밤을 세워 일행(一行)을 기다리더니 두 장사(壯士)만 돌아와서 경과사(經過事)를 말하되 상제(上帝)의 안부(安否)는 모른다 하니라.
도장(道丈)께서 크게 걱정하시며 장사(壯士)들에게『혹여(或如) 그 신상(身上)에 변고(變故)가 생김은 아니냐 둔궤(遁櫃)는 있고 주인(主人)이 없으면 어찌 하느냐』하시니라.
진시경(辰時頃)까지 환행(還幸)하지 않으시므로 사람들을 거느리고 몸소 찾아 나서셔서 태인(泰仁)으로 가는 대로(大路)에 이르셨을때 서산공(曙山公) 일행(一行)만 돌아오니라.
그들 역시(亦是) 밤새도록 상제(上帝)을 찾다가 환어(還御) 돌아오신 줄 알고 돌아오는 길이라 하므로 일행(一行)은 다시 합류(合流)하여 정읍방면(井邑方面)으로 상제(上帝)을 찾아 나서니라.
73. 이에 앞서 상제(上帝)께서는 계철(啓澈)을 승오(勝五)에게 보내시고 길 옆에 입어(立御)하셨으나 추격자(追擊者)들은 알아보지 못하고 그대로 지나가니라. 이에 환하게 보이는 산로(山路)로 행행(行幸)하시는데 마침 산록(山麓)에 한 재실(齋室)이 있으므로 임어(臨御)하시니 그 곳으로 가시니 주인(主人)이 환대(歡待)하니라. 그 밤을 그곳에서 쉬신 후(後)에 통사동(通事洞)으로 돌아오시다가 태인(泰仁) 근처(近處)에서 도장 일행(道丈 一行)을 만나 함께 무사(無事)히 환행(還幸)하셔서 돌아오셔서『이 실(實)로 구천상제(九天上帝)님의 덕화(德化)요, 도인(道人)들의 정성(精誠)이니라.』하시며 일행(一行)의 노고(老姑)를 치하(致賀)하시니라.
74. 선덕부인(先德夫人)께서 둔궤(遁櫃)를 보고 감격(感激)하셔서 한 식경(食頃)이나 체읍(涕泣) 『십년간(十年間)의 삼천(三遷)끝에 진주(眞主)에게 돌아왔으니 천행(天幸)이로다.』하시고 둔궤(遁櫃)의 내력(來歷)을 설명(說明)하시니라. 『이 둔궤(遁櫃)는 구천상제(九天上帝)님께서 화천(化天) 전년(前年) 사월(四月)에 동곡약방(銅谷藥房)을 차리실 때 약장(藥欌)과 함께 조성(造成)하셔서 "이 궤(櫃) 속에 번개가 들어야 한다." 하시고, 또 "이는 나의 도지(道旨)와 도통(道統)을 숨겼으므로 둔궤(遁櫃)라 하느니라." 하시며 약방(藥房)에 비치(備置)하시고 공사(公事)를 보신 천보(天寶)니라.
화천(化天)하신 후(後)에 김수부(金首婦)가 간수하더니 고수부(高首婦)가 교단(敎團)을 세울 때 옮겨갔는데 그가 떠나자 경석(京石)이 숨겼던 것이니라.
그 문(門)에는 상제(上帝)께서 손수 자물쇠를 채우시고 그 열쇠를 숨기셨으므로 지금(至今)까지 누구도 열 수 없으니라.』
75. 둔궤(遁櫃)의 크기는 가로 사척(四尺) 높이 삼척(三尺) 폭(幅) 일척(一尺) 오촌(五寸)이며 오푼(五分) 두께의 오동목판(梧桐木板)으로 짜서 그 겉에는 옻칠(㓼)을 하고 모양(模樣)은 함(函)과 같으나 장롱(欌籠)과 같이 문(門)을 앞으로 열게 되어 있으니라.
선덕부인(先德夫人)께서 그 문(門)에 채워진 자물쇠가 한번(番)도 열린 흔적(痕迹)이 없음을 확인(確認)하시고 기뻐하시니라.
76. 이러한 설명(說明)을 들은 가족(家族)과 도인(道人)들은 그 신비(神秘)함에 새삼 감탄하였으며 약장(藥欌)까지 모셔오지 못함을 서운히 생각하고 더욱이 장사(壯士)들은 상제(上帝)의 후대(厚待)을 받았으면서도 이 일을 아울러 완수(完遂)하지 못한 자책(自責)으로 고두사죄(叩頭謝罪)하니라. 상제(上帝)께서 말씀하시기를『둔궤(遁櫃)만으로도 족히 구천상제(九天上帝)님의 도수(度數)를 받들 수 있으니 너무 염려(念慮)하지 말라. 만일(萬一) 꼭 필요(必要)하다면 왜 그대로 두라 하였으랴 그대들은 앞으로 한 번(番)더 할 일이 있으니 그때에 실수가 없도록 하라.』하시니라.
77. 상제(上帝)께서 공부실(工夫室) 상좌(上座)에 둔궤(遁櫃)를 안치(安置)하시고 그 날 저녁에 대치성(大致誠)을 올리신 다음 하교(下敎)하시기를『내가 그대들의 도움으로 천장지보(天藏之寶)를 잘 모시게 되었는 바 이는 구천상제(九天上帝)님께서 짜놓으신 삼천(三天)의 도수(度數)로서 내가 봉행(奉行)하여야 할 큰 도수(度數) 중(中)의 하나니라. 그러므로 아무리 어려워도 해야 할 공사(公事)며 또 나 아니면 못할 일이니라. 만약(萬若) 도수(度數)가 아니라면 모셔올 필요(必要)도 없지마는 다른 때 그들의 잠든 틈에 쉽게 모셔와도 될 일을 굳이 사람들이 많이 모인 때에 잠자는 사람들을 깨워알 리기까지 할 이유(理由)가 어디 있으리요.
그러므로 후일(後日) 오늘의 일에 대(對)하여 시비(是非)를 일으키는 자(者)는 도수(度數)와 공사(公事)를 모르는 사람이니라.』하시고 이날부터 둔궤도수공부(遁櫃度數工夫)를 시작하 시니라.
78. 둔궤도수공부(遁櫃度數工夫) 일개월(一個月)이 되던 날 상우(商雨)와 두 장사(壯士)에게 하명(下命)하시기를『그대들은 오늘 둔궤(遁櫃)를 혼수(婚需) 짐처럼 꾸며 지고 통사동(通士洞)을 출발(出發)하여 임실(任實) 장수(長水)를 거쳐 산청(山淸) 의령(宜寧) 반구정(伴鷗亭)까지 으로 옮기되 소로(小路)로 돌아 오일(五日)만에 도착(到着)하니 상제(上帝)께서는 주일(周一), 태로(泰魯) 등(等)을 거느리시고 먼저 임어(臨御)하시니라.
79. 반구정(伴鷗亭)은 상제(上帝)의 십삼대조(十三代祖) 휘 방(房) 호(號) 두암공(斗巖公)이 임진왜란(壬辰倭亂)에 곽재우(郭再우)장군(將軍) 등(等)과 창녕(昌寧)의 화왕산성(火旺山城)에서 의거(義擧)하여 전공(戰功)을 세우시고 정란(靖亂) 후(後) 만년(晩年)에 낙동강(洛東江)과 정암강(鼎岩江)이 합류(合流)하는 도흥진(道興津) 옆 층암절벽(層巖絶壁) 위에 지은 정사(精舍)로서 공(公)이 시서(詩書) 글을 즐기며 때로 곽재우(郭再우), 장현광(張顯光) 등(等) 고우(故友)와 함께 오래 사귄 벗들과 함께 경(經)를 강론(講論)하고 시(詩)를 읊으시던 곳이며 공(公)의 묘사재실(墓祀齋室)이니라.
배후(背後)와 좌우(左右)에는 용화산(龍華山) 산악(山岳)이 병풍(屛風)처럼 위요(圍繞)하고 수목(樹木)이 울창(鬱蒼)하며 앞에는 절벽(絶壁)아래 낙동강(洛東江)이 흐르고 강(江) 건너에는 남지(南旨)에서 수산(守山)으로 이어지는 강변평야(江邊平野)와 이를 둥글게 에워싼 종남산(終南山), 화악산(華岳山), 화왕산(華旺山)의 전망(展望)이 절경(絶景)을 이룬 곳이며 인적이 끓겨 유적(幽寂)한 곳이니라.
80 상제(上帝)께서 반구정(伴鷗亭) 공부실(工夫室) 상좌(上座)에 둔궤(遁櫃)를 모시고 공부설석(工夫設席)하신 다음 대치성(大致誠)을 올리시니라.
두 장사(壯士)에게 그동안의 노고(勞苦)를 치하(致賀)하시며 위로금(慰勞金)을 하사(下賜)하시니 그들은『진인(眞人)의 공사(公事)에 만분지일(萬分之一)이라도 도와드림이 일생(一生)의 영광(榮光)이옵고 보수(報酬)를 바람은 아니옵나이다. 』 하고 고사(固辭)하며 그 중(中) 여비(旅費)만 받아가지고 떠나니라.
상제(上帝)께서『그대들의 공로(功勞)는 후세(後世)에 길이 남으리라.』하시며 못내 아쉬워하시니라.
81. 이날부터 백일간(百日間)을 낮에는 반구정(伴鷗亭) 공부실(工夫室)에서 수도(修道)하시고 밤에는 절벽(絶壁) 아래 낙동강(洛東江)이 흐르고 있는 강변(江邊) 백사장(白沙場)에서 검무공부(劒舞工夫)를 하시는데 그때마다 짙은 안개가 몽몽(濛濛)하게 일어나니라.
상제(上帝)께서는 이 기간설한몽(其間雪寒風)이 몰아치는 혹심(酷甚)한 고초(苦楚)를 겪으시니라.
82. 상제(上帝)께서 백일공부(白日工夫)를 마치시던 날『이제 둔궤도수(屯櫃度數)를 잘 마쳤노라.』 하시며 시종(侍從)들의 노고(老姑)를 치하(致賀)하신 다음 상우(商雨)에게 하명(下命)하시기를『이 둔궤문(屯櫃文)에 채워진 자물쇠를 열어야 하리니 열쇠를 만들도록 하라.』하시니라.
상우(商雨)가 칠원읍(七原邑)에 가서 열쇠장수를 데려와 자물쇠에 맞추어 열쇠를 만들게 하 여 열려고 하였으나 열리지 않으니라.
다시 여러 개(個)를 만들어 수일간(數日間) 수십차(數十次) 시험(侍險)하였으나 끝내 열리지 않음을 보시고『그만두고 돌려보내라.』하시니라.
83. 이튿날은 도기(道紀) 십이년(十二年) 경신(庚申) 이월(二月) 십칠일(十七日) 양력(陽曆) 사월(四月) 오일(五日) 청명절(淸明節)이니라.
상제(上帝)께서 입절시각(立節時刻)인 사시(巳時)에 공부실(工夫室)에서 절후치성(節候致誠)을 올리신 후(後) 둔궤(屯櫃) 앞에 따로 법수(法水)를 설상(設床) 봉정(奉呈)하시고 시종(侍從)들을 정렬(整列) 법좌(法座)하게 하신다음 친(親)히 분향(焚香) 뇌성벽력(雷聲霹靂) 사배(四拜)하시고 일동(一同)에게 태을주(太乙呪)를 연송(連誦)하게 하시니라.
공부(工夫)하실 때 쓰시는 주(籌)대를 열쇠구멍에 끼우시는 순간(瞬間) 뇌성벽력(雷聲霹靂)이 일어나며 천지(天地)가 진동(震動)하고 실내(室內)가 어두워졌다가 다시 밝아지며 자물쇠가 스스로 열리니라.
일동(一同)이 신이(神異)하게 생각할 때 상제(上帝)께서 둔궤(屯櫃)의 문(門)을 여시니 또 한번(番) 뇌전(雷電)이 일고 궤(櫃) 안에서 섬광(閃光)이 번쩍이니라.
84. 상제(上帝)께서 둔궤(屯櫃)의 문(門)을 열어놓으시고 사배(四拜)를 올리시므로 일동(一同)도 따라 올리고 내부(內部)를 살피니 그 안에는 양피(羊皮) 한 장(張)과 반개(半開)한 국화(國華) 한 송이가 들어 있으니라.
내부(內部)의 정면(正面) 중앙(中央)에는『오강록(烏江錄)』, 그 좌측(左側)에『설문(舌門)』, 우측(右側)에 『반구제수(半口齊水)』, 좌면(左面)에는『천문지리풍운조화(天文地理風雲造化)』, 우면(右面)에는『팔문둔갑지혜용력(八門遁甲智慧勇力)』이라는 화각서가 있고 정면(正面)의 문자(文字) 주위(周圍)에는 주사(朱砂)로 이십점(二十點)이 선명(鮮明)하게 찍혀 있으니라.
85. 상제(上帝)께서 둔궤(屯櫃) 내부(內部)를 상세(詳細)히 감(鑑)보신 다음 말씀하시기를『과시(果是) 천보(天寶)로다. 수운(水雲)의 거년(去年) 경신(庚申) 사월(四月) 초오일(初五日)은 음력(陰曆)이로되 나의 금년(今年) 경신(庚申) 사월(四月) 오일(五日)은 양력(陽曆)이니 음양합덕(陰陽合德)이며, 태극도수(太極度數)가 분명하도다.』하시며 감탄(感歎)하시니라.
다시 문(門)을 닫으신 다음 자물쇠를 채우셔서 전(前)과 같이 안치(安置)하시며『이제 너희들이 본 바와 같이 내가 구천상제(九天上帝)님의 도수(度數)를 음양합덕(陰陽合德)으로 하나하나 잘 풀어가고 있으니 흔쾌(欣快)한 바니라.
다만, 너희들은 조심(操心)하여 천기(天機)를 누설(漏洩)하지 말지니라.』하시니라.
86. 이해 삼월(三月) 초순(初旬)에 통사동(通士洞)으로 환어(還御)하셔서 다시 공부(工夫)하시다가 상우(商雨)에게 하명(下命)하시기를『내가 금년(今年)에 마쳐야 할 큰 도수(度數)가 남아 있으니 이번(番)에는 검무도수(劍舞度數)니라. 장단검(長短劒) 석자루가 필요(必要)하되 장검(長劒)은 칼날이 오척(五尺)이요, 중검(中劒)은 삼척(三尺), 단검(短劒) 은 척반(尺半) 이면 되느니라. 그러나 장검(長劒)은 옛날 이충무공(李忠武公)이 사용(使用)하던 칼을 빌어 써도 될 것이니 그 일은 도장(道丈)께 말씀드려 충무공(忠武公)의 종손(宗孫) 이종옥(李種玉)에게 청탁(請託)하도록 여쭈고 만약(萬若) 불여의(不如意)치 않으면 그 도본(圖本)을 떠서 석자루를 모두 새로이 만들어야 되느니라.』하시니라.
상우(商雨)가 도장(道丈)께 여쭈니 몸소 아산(牙山)에 가셔서 만주(滿洲)서 독립운동(獨立運動) 당시(當時) 교분(交分)이 두터우신 종옥(種玉)을 만나 사유(事由)를 말씀하였으나 왜경(倭警)의 감시(監視)가 심(甚)하여 빌어오실 수 없으므로 그 도본(圖本)을 떠오셔서 만들기로 하시니 상제(上帝)께서 그 방법(方法)을 상우(商雨)에게 가르치시니라.
87. 상우(商雨)가 봉명(奉命)하고 안면도(安眠島)에 가서 도공(刀工) 성기춘(成寄春)에게 도본(圖本)을 주어 석자루를 만들도록 하니라.
기춘(寄春)은 상우(商雨)가 시키는대로 인부(人夫) 삼인(三人)을 데리고 철재(鐵材)와 도구(道具)를 준비(準備)하여 밀양(密陽) 운문산(雲門山)의 천황봉(天皇奉) 아래에 인적(人跡)이 없는 곳을 찾아서 비밀리(秘密裏)에 야장간(冶匠間)을 차리고 칼을 치기 만들기 시작(始作)하니라.
상제(上帝)께서는 미리 신산공(晨山公)에게 총감독(總監督)을 맡기시고 상우(商雨)에게는 한양(漢陽)에 가서 만국 지도(萬國 地圖) 오십장(五十張)을 사다가 쇠를 달굴 때마다 한 장씩 (張式)풀무 불 속에 소화(燒火)하게 하시더니 오십일(五十日)만인 오월(五月) 단오절(端午節)에 칼 석자루가 완성(完成)되니라.
이를 반구정(伴鷗亭)으로 옮겨 미리 오신 상제(上帝)께 올리니 기춘(奇春)과 인부(人夫)들에게 노고(勞苦)를 치하(致賀)하시고 위로금(慰勞金)을 하사(下賜)하시니라.
88. 상제(上帝)께서 반구정(伴鷗亭)에서 대치성(大致誠)을 올리신 다음 그 날부터 지난 겨울과 같이 낮에는 공부실(工夫室)에서 수도(修道)하시고 밤에는 검무도수(劍舞度數)를 보시니라. 강변(江邊)의 백사장(白沙場)에 단(壇)을 모으게 하시고 사방(四方)에 등(等)불을 밝히신 다음 칼 석자루 를 휴대(携帶)하시고 단상(壇上)에 임(臨)하셔서 검무(劒舞)를 하시니 전(前)보다 더한 운무(雲霧)가 일어 지척(咫尺)을 분간(分揀)할 수 없으므로 시종(侍從)들은 도수(度數)를 보시는 내용(內容)은 알 수 없고 다만 짙은 운무(雲霧)속에서 칼 부딪치는 소리를 간간(間間)이 들을 뿐이니라.
89. 백일간(百日間)의 검무도수(劒舞度數)를 마치시고 팔월(八月) 중순(中旬)에 다시 통사동(通士洞)으로 환어(還御)하실때 칼은 가져오시고 둔궤(屯櫃)는 그 곳에 두고 오시니라.
그 후(後)에 주일(周一)이 상제(上帝)를 배신(背信)하고 몰래 반구정(伴鷗亭)에 가서 둔궤(屯櫃)를 가지고 진주(晉州) 모처(某處)로 도망(逃亡)하여 사술(詐術)로 신도(信徒)를 모으다가 일년(一年)만에 죽으니라.
상우(商雨)가 이 소식(消息)을 듣고 상제(上帝)께 둔궤(遁櫃)를 찾고자 여쭈니『둔궤(遁櫃)는 이미 도수(度數)에 따라 쓰여 나의 일을 다 마쳤으니 그로써 족(足)하고 둔궤(遁櫃)라는 둔자(遁字)는 또한 도망(逃亡) 둔자(遁字)로서 도망자(逃亡者)의 소유(所有)가 됨은 필연(必然)이며 이제는 한낱 궤(櫃)에 불과(不過)하니라. 또 비일주일(非一周一)뿐만 아니라 후일(後日)에도 이러한 배신(背信) 난법자(亂法者)가 나타나 세상(世上)을 현혹(眩惑)하는 일이 있으리라.』하시며 찾지 말게 하시니라.
90. 이해 추석(秋夕)에 상제(上帝)께서 통사동(通士洞) 공부처(工夫處)에서 명절치성(名節致誠)을 올리시고 상우(商雨)에게 하명(下命)하시기를『이번(番) 도수(度數)에는 벽조목(霹棗木)이 있어야 하니 너는 도장(道丈)께 구(求)하여 주시도록 여쭈라.』하시니라.
상우(商雨)가 명(命)대로 하니 도장(道丈)께서『그렇지 않아도 어젯밤 꿈에 밀양(密陽) 모처(某處)에 어느 곳에 산 다는 노인(老人)이 나타나서 "저의 집에 십여년(十餘年)된 벽조목(霹棗木)이 있사오니 쓰실 일이 있사 오면 올리겠나이다" 하므로 이상(異常)히 여기던 차(次)니라.』하시고 즉일(卽日) 밀양(密陽)으로 가셔서 수문(搜聞)하신 끝에 밀양(密陽)의 김동식(金桐植)으로 부터 구(求)하여 오시니라.
이는 그의 부친(父親)이 생존시(生存時)에 구(求)하여 두고 유언(遺言)하기를『이것은 범인(凡人)이 함부로 쓸 것이 아니라 신인(神人)이라야 사용(使用)하리니 발설(發說)하지 말고 비장(秘藏)하였다가 후일(後日) 현몽(現夢)을 듣고 오시는 분에게 전(傳)하라.』하여 지금(至今)까지 십여년간(十餘年間) 보관中(保管中)이라 하며 값도 받지 않고 드림이니라.
91. 상제(上帝)께서 조각공(彫刻工)을 불러 비밀리(비밀리)에 벽조목(壁棗木)을 방형(方形)네모진 형태로 깎고 면(面)마다 이양(異樣)의다른 모양의 문자(文字)를 음양각(陰陽刻)으로 새기게 하셔서 청홍색(靑紅色) 비단(緋緞)주머니 속에 간수하시니라.
공부(工夫)하실 때는 인면(印面)에 주사(朱砂)를 묻혀 백지(白紙)에 찍어서 소화(燒火)하시고출어(出御)하실 때는 그 인냥(仁灢)을 허리에 차시니라.
92. 이해 구월(九月) 말경(末頃) 상우(商雨)에게 하명(下命)하시기를『이번(番)에는 단도수(壇度數)니라. 이 도수(度數)는 인적(人跡)이 멀고 계견성(鷄犬聲)이 해변(海邊)이라야 하니 너의 향리(鄕里)에 가서 적지(適地)를 구(求)하라.』하시니라.
상우(商雨)가 안면도(安眠島)에 가서 알아보니 창기리 동단(倉基里 東端) 오리허(五里許)쯤 되는 곳에 있는 철도(鐵島)가 최적(最適)이므로 돌아와 복명(復命)하니 가(可)하다 하시고 상우(商雨),상식(商植) 등(等)을 거느리고 행행(行幸)하셔서 군산(群山)의 광천(廣川)을 거쳐서 오일만(五日)만에 안면도(安眠島)에 임어(臨御)하시니라.
93. 십일월(十日月) 초삼일(初三日) 창기리(倉基里) 도인(道人) 김창규(金昌奎)의 집에 행재(行在)하시며 철도(鐵島)에는 하나 뿐인 박영호(朴英鎬)의 집에 공부처(工夫處)를 정(定)하시고 앞의 밭에 종횡(縱橫) 육간(六間)의 정방형(正方形)으로 높이 삼척(三尺)의 평탄(平坦)한 토 단(土壇)을 만들게 하시니라. 단(檀)위에 이십사방위(二十四方位)를 설(設)하여 매방위(每方位)마다 십삼척(十三尺)의 장죽(長竹)을 세우고 중앙(中央)에는 사방(四方)이 삼간(三間) 높이 삼척(三尺)의 토단(土壇)을 쌓게 하시니라. 그 중심(中心)에 높이 이십일척(二十一尺)의 장죽을 삼개씩(三個式) 도합(都合) 칠십이개(七十二個)를 세우고 칠십이개(七十二個)노끈으로 연결시킨 다음 그 위에 기(旗)를 달게 하시니라. 기(旗)는 장(長) 일척(一尺)오촌(五寸), 폭(幅) 일척(一尺)의 백포(白布)에 주사(朱砂)로 중앙기(中央旗)에는 태극(太極) 기외(其外) 그 밖에는 용(龍)호(虎) 등(等)의 물형(物形)을 그리시고 팔괘(八卦), 십이지(十二支), 이십팔수(二十八宿) 등의 문자(文字)를 쓰시니라.
94. 설단(說壇)이 완료(完了)되자 공부실(工夫室)에서 대치성(大致誠)을 올리시고 그날부터 단도수(壇度數)를 보시니라. 낮에는 공부실(工夫室)에서 수도(修道)하시고 밤에는 단(壇) 위에서 반구정(伴鷗亭)에서와 같이 검무도수(劒舞度數)를 보시는데 단상(壇上)에 임어(臨御)하실때는 상식(商植)에게 장죽(長竹)마다 기(旗)를 달게 하시고 공부(工夫) 후(後)에는 거두게 하시니라.
공부(工夫)하실 때는 타인(他人)의 접근(接近)을 엄금(嚴禁)하셔서 시종(侍從)하던 상우(商雨), 상식(商植)과 그곳 도인(道人) 이수영(李壽寧), 김창규(金昌奎) 등(等)은 방문(房門)을 닫고 있었으므로 상제(上帝)께서 공부(工夫)하시는 내용(內容)을 알 수 없고 다만 우뢰(雨雷)같으신 용성(龍聲)과 칼 부딪는 소리만 간간(間間)이 들리니라.
95. 이때는 소대한(小大寒)이므로 눈이 많이 내렸으나 단(壇) 위에는 한 점도 쌓이지 않았으며 다른 땅은 모두 얼어도 단토(壇土)는 얼지 않을 뿐 아니라 온화(溫和)한 김이 피어오르되 질지 않으니라. 때로는 상제(上帝)의 후광(後光)이 더욱 세게 발(發)함을 보고 시종(侍從)들은 모두 신이(神異)하게 여겼으나 이 또한 누구에게도 누설(漏洩)하지 못하게 하시니라.
96. 상우(商雨)가 지난 봄에 둔궤(遁櫃)의 내부(內部)를 살피고 그 신비(神秘)에 감동(感動)한 이래(以來) 그 비의(秘意) 해득에 골몰(汨沒)하더니 연말(年末) 어느날 상제(上帝)께 오강록(烏江錄)과 설문(舌門)의 뜻을 송구(悚懼)히 앙문(仰問)하니 『오강록(烏江錄)은 나의 비결(秘訣)이고 설문(舌門)은 너희 비결(秘訣)이니 더 묻지 말라.』하시니라.
다시 감문(敢門)하기를 『양피(羊皮)는 미생(未生)의 뜻이옵고 이십사점(二十四點)은 사(四)철의 뜻이오며 반구제수(半口齊水)는 선생(先生)님의 존함(尊啣)이 분명(分明)하오나 반개국(半開菊)의 뜻은 무엇이옵나이까 하교(下敎)옵소서.』하니 『국화(菊花)는 구월(九月) 오일(五日)에 반개(半開)한다는 뜻이니라.
그러나 이런 일에 몰두(沒頭)하면 수행(修行)에 방해(妨害)되니 근신(勤愼)하고 수구여병(守口如甁)말을 조심하라.』하시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