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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라피크 등반 2일차(카르카텡~코테)
- 일자 : 2014. 11. 3(월) - 거리/소요시간 : 11.4km/07:33 - 일정 07:00 아침식사 08:22 자트라라 11:58 탁토르(점심) 14:59 코테
오전 6시 30분에 잠을 깼다. 지리~루쿠라 구간은 닭우는 소리에 잠을 깼고, 루크라에서는 비행기 소리에 잠을 깼고, 카르카탱에서는 지붕과 벽 사이 곳곳에 생긴 공간으로 빛이 들자 잠이 깼다.
아침을 밀크티와 야채오믈렛으로 먹고 계산서를 받아보니 1250루피이다. 이쪽 지역에서는 하루 비용을 2,000루피 정도 예상해야 할 것 같다. 지리~루크라 구간은 1,000루피 정도 비용이 들었기 때문에 이곳이 약 2배 정도 비용이 더 들어가지만 그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 했다.
<카르카텡 스노우라인 로지>
오늘 목표지점은 Tashing Dingma(4,100)이다. 카르카텡에서 자트라라로 올라가는 길은 급경사 오르막이고, 등로가 얼어있기 때문에 상당히 체력소모가 많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같은 고도를 오르더라도 경사도가 심하면 체력소모가 그만큼 많아지고, 체력소모가 많으면 그 만큼 고소가 더 심해진다.
<눔부르와 꽁마> 티벳 트레킹시 될마라의 고도가 5,650m였고, 그곳을 넘은지 한달이 채 되지 않았기에 5,000대에서의 고소적응은 어느 정도 되었다고 생각되지만 고소증은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다시 올 수 있기에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등로는 급경사에다가 꽁꽁 얼어 있어 매우 미끄러웠기 때문에 조심조심 올라야가야 했다. 약 300미터 정도 고도를 높였지만 카르카텡이 바로 밑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포터가 자트라를 오르고 있다>
우리 팀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으니 우리와 숙소를 함께 썼던 포터들이 우리팀을 앞서 나갔다. 메라피크 등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클라이머들도 간간히 보보였다. 모두 명성이 자자한 라스포르티바와 스카르파 빙벽화를 신고 있었다.
<자트라라에서 바라본 쿰부 방향>
오전 8시 40분에 첫번째 고개에 도착했다. 가이드에게 고개명을 물어보니 Zatra La라 한다. 하지만 이곳은 지도상의 자트라 라는 아니다. 지도 상에 표기된 자트라 라는 이곳에서 약 1km 전방에 있는 고개이다.
<자트라라>
오전 8시 22분에 지도 상에 표기된 자트라 라에 도착했다. 자트라 라 바로 넘어에는 티샵이 있고, 많은 가이드와 포터들이 양지바른 담장 근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쿰부 설산과 자트라라>
<자트라라>
<자트라라 티샵>
자트라 라에서 서쪽에 우뚝 솟은 설산이 보여 외국 트레커에게 물어보니 모른단다. 그런데 옆에 있던 포터가 'Numbur'라고 알려준다. 지도를 보니 눔부르(6,958)는 팍딩 뒤쪽 산이다.
<쿰부 설산>
이곳에서 약 30분 쯤 휴식 후 타싱딩마를 향해 출발했다. 이쪽 등로는 고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햇빛이 잘 들어와서인지 눈이 모두 녹아 진행이 훨씬 수월했다. 자트라 라에서 조금 내려가니 길이 갈렸고, 왼쪽길은 툴리카르카를 거치지 않고 바로 탁토르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길은 툴리카르카로 내려가는 길이다. 툴리카르카에서 숙박을 하지 않으려면 굳이 오른쪽 길로 갈 필요가 없다. 이곳은 너덜지대로 길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자트라라 인쿠콜라 방향 바위산>
우리팀은 당연히 왼쪽길로 진행했다. 등로는 왼쪽 산의 사면으로 이어졌고, 툴리카르카가 잘 보이는 언덕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툴리카르카는 로지가 몇 채 되지 않은 조그만 마을이었고, 급경사 계곡 한 가운데 위치해 있었다.
<툴리카르카>
등로는 업다운이 상당히 심한 편이었고, 생각보다는 사람들이 많이 다녔다. 특히 포터들이 많이 다녔는데, 원정대 포터인지, 로지의 물자를 나르는 포터인지는 알 수는 없었다. 날씨는 어제와 같이 구름이 잔뜩 낀 채로 등로에 가스가 찼다가 갰다를 반복했다.
오전 11시에 로지 3채가 줄줄이 있는 마을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가운데 로지로 갔다. 로지명은 Him Shikharkha이다. 아주머니와 딸이 써빙을 보고 있었다. 음식 가격은 거의 400~500루피였고, 따히 시킬 것이 없어 달밧을 시켰다.
<탁토르 로지>
가이드가 메라피크 등정 후 돌아올 때는 이곳에서 1박을 하자고 했다. 카레에서 루크라까지 총거리가 약 30km 정도 되기 때문에 하루에 15km 씩 트레킹을 하면되기 때문에 별 무리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 하자고 했다. 나는 오히려 지옥같은 이곳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기에 오히려 빠를 수록 좋다.
Him Shikharkha 이후 등로는 한동안 급경사 내리막으로 이어졌고, 메라트렉 메인 물줄기인 '인쿠콜라'로 이어진다. 인쿠콜라 이후부터는 등로가 계곡을 따라 코테까지 이어진다.
<인쿠콜라>
강가를 따라 걷다보니 강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길도 양호하여 기분이 상쾌하다. 주변 산림은 밀림에 들어온 것같이 오랜된 나무들이 이끼가 잔뜩 끼어 있어 신비감을 자아낸다.
자연을 만끽하면서 유유자적 걷고 있는데, 신발이 덜렁거리는 느낌이 난다. 신발을 보니 어제 수리한 신발 밑창이 다시 떨어져 덜렁거리고 있다. 어이가 없었다 어제 400루피를 주고 수리를 했는데, 이틀도 채 되지 않아 밑창이 다시 떨어졌다. 이젠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밥을 먹어야 하듯이 신발 밑창이 없으면 중창으로 버티고, 중창이 나가면 깔창으로 버티는 수밖에...
인쿠콜라를 거슬러 1시간 정도 진행하니 Mera Peak Region이라는 대문이 보였고, 제법 큰 마을에 도착했다. 나는 이곳이 오늘의 목표지점인 타싱옹마라고 생각했으나, 나중에 알고보니 코테였다. 타싱옹마든, 아니면 코테든 상관없다.
<코테 대문>
어제와 같이 우리나라 시골의 헛간보다 못한 곳이 아니면 된다. 우리가 묵은 로지는 새로 지은 로지였기 때문에 시설이 아주 깨끝하고, 아늑했다.
식사를 하려고 다이닝 룸에 들어갔다. 그런데 네팔리 1명이 자꾸 서툰 한국말로 말을 건넨다. 나중에 알고 보았더니 나의 가이드인 덴디의 친구였고, 독일 트레커인 쉬라이펜의 등반가이드였다.
<코테>
저녁을 먹으면서 독일 클라이머인 쉬라이펜을 처음 보았다. 키가 크고, 안경을 끼고 있었으며, 성격은 무뚝뚝하게 보였다. 나의 가이드인 덴디가 "웨어 아유 프럼"하고 물으니 "저머니"라고 답한 뒤, 바로 "유"라고 무뚝뚝하게 묻는다. 덴디는 멋쩍어하면서 "네팔리"라고 대답하고, 더 이상 묻지 않는다.
길거리 인연도 인연이다. 이후 쉬라이펜 팀과 우리 팀은 메라피크 등반 계획을 함께 세웠고, 하이캠프까지 같이 진행했었다. 나는 트레킹 과정에서 만난 팀과 함께 등반을 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내가 영어를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 좀 더 즐겁고 오붓하게 어울렸을텐데...
<Him Ayan View 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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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기 버섯이 맛있다더라 했더니 잠깐 기다리라며 금방 따다가 요리해주던 코테 히말라얀 롯지 사우니!
마오빨치산이 날뛰던 2006년 이전에는 코테가 지역본부로 외국인들은 통행세로 1000루피 뜯겼다네요^^
진즉 알았으면 버섯을 실컷 먹었을텐데..ㅎㅎ
야아 버섯 먹으려가야겠어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