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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공동체운동을 통한 농촌교회 활성화 방안
–마을기업을 중심으로
조 용 훈
한남대학교 교수, 기독교윤리
Ⅰ. 서 론
Ⅱ. 마을기업의 개념과 유형, 그리고 의의
Ⅲ. 기독교 마을기업의 사례들
Ⅳ. 마을기업을 통한 농촌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농촌교회의 과제
Ⅴ. 결 론
<국문 초록>
구조화된 경제적 가난과 인구감소, 고령화로 인해 농촌사회가 급격하게 해체되면서 거기에 터하고 있는 농촌교회의 생존도 어려워지고 있다. 각 교단에서 농촌의 미자립 교회를 돕고 있지만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역사회와 분리된 교회중심의 전통적 목회관과 선교전략으로 지금의 농촌교회 문제를 해결하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그런 상황에서 최근 들어 농촌교회의 새로운 목회적, 선교적 대안으로 마을공동체운동이 부각되고 있다. 다양한 마을공동체운동 가운데서도 교회의 마을기업 활동이 주목할 만한데 이는 교회의 마을기업은 목회자의 자비량 목회를 가능하게 하며, 지역경제를 도와서 마을공동체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인식에 기초하여 이 연구는 농촌교회의 마을기업 활동의 성공적 운영에 필요한 신학적이고 실천적인 과제가 무엇인지 탐색하는데 그 목적을 둔다.
먼저, 마을기업이 무엇이며, 유형별로 어떻게 구분할 수 있으며, 마을기업의 의의와 가치가 무엇인지 탐색한다. 이어서 현재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기독교 마을기업 네 군데의 사례를 유형별(지역자원형, 틈새시장형, 도농교류형, 농촌공동체형)로 나누어 분석한다. 곧 경남 거창의 대산교회의 ‘솔향 담은 장마을’, 전남 화순의 신실한교회의 ‘힐링알토스 협동조합’, 충남 예산의 광시송림교회의 ‘꿈이 익는 영농조합’ 그리고 예장통합 농촌목회자들 여덟 명이 결성한 ‘장신영농조합’이다.
마을기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교회 마을기업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려면 마을기업에 대한 신학적 토대만 아니라 실천적 노하우를 갖추어야 한다. 신학적으로는 지역성과 공동체성에 기초한 선교적 교회론, 마을공동체에 대한 마을목회론, 생명목회와 생명농업, 기업 활동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그리고 농촌교회와 도시교회의 교류와 협력을 내용으로 하는 상생목회론을 정립해야한다. 그 외에도 마을기업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각종 경영상 노하우를 갖추어야한다. 여기에는 원재료의 공급과 핵심기술, 안정된 판매망만 아니라 유능한 기독
경영자나 지도자와 네트워킹 능력이 포함된다.
주제어*
농촌교회, 마을공동체운동, 마을기업, 선교적 교회, 마을목회, 생명목회
Ⅰ. 서 론*
오늘날 농촌교회는 교회 안팎의 여러 가지 문제들로 인해 생존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먼저, 교회 밖으로 교회가 터하고 있는 농촌사회가 급속히 해체되고 있다. 도시로의 이주가 계속되고, 폐교나 통폐합되는 학교가 늘고, 빈집이 늘어가면서 농촌마을이 과소화 마을로 변하고 있다.1) 구조화된 경제적 어려움과 인구감소 그리고 고령화가 계속되면서 수십 년 내에 지도에서 사라질 마을들이 생길 것이다.2)농촌마을이 사라지면 어쩔 수 없이 농촌교회도 문을 닫게 될 것이다.
한편, 교회 안으로 교인 수의 감소로 말미암는 재정압박과 고령화로 인한 무기력증에 빠져들고 있다. 각 교단들이 총회나 노회 차원에서 여러 가지 모양으로 농촌의 미자립 교회들을 돕고 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보인다. (사)한국농어촌선교단체협의회(한국농선회)의 2010년 조사보고서를 보면, 전국 면소재지 농어촌교회 1만 5천 여 개 가운데 85% 정도가 미자립 상태라 한다.3)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의 경우 약 8천 여 개의 교회 가운데 3천 여 개의 교회가 농어촌교회이며, 그 가운데서 절반 정도는 미자립 교회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통적 목회방식으로 교회 부흥을 꿈꾸고, 도시에서나 적용될법한 선교전략으로 교회 성장을 추구하는 농촌목회자들이 상당 수 존재한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농촌교회 가운데에는 새로운 목회 및 선교 전략으로 마을만들기(지역공동체) 운동에 관심을 기울이는 교회나 목회자가 생겨나고 있다. ‘마을이 살지 않으면 교회도 살 수 없다’는 인식에 기초하여 이들은 ‘마을과 함께 성장하는 교회’를 모색한다. 농촌교회가 시도하고 있는 여러 가지 유형의 마을공동체운동들 가운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경제공동체운동일 것이다. 왜냐하면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인간은 살 수 없고, 마을경제가 피폐해지면 마을이 지속될 수 없기 때문이다. 비록 농촌공동체운동의 형태가 다양하더라도 경제적 지속가능성이란 요소는 모든 공동체운동의 기본 전제가 될 것이다.
-----------<각주>-----------------
이 논문은 2013년 정부(교육과학기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
구임(NRF-2013S1A5A2A01017539)
1) 우리나라 농촌에서 20호 미만의 과소화 마을이 2011년 기준으로 3천여 개나 되는데, 이는
5년 전보다 1천개가 증가한 수치다. 참고. 정윤성, 『마을기업 희망공동체』 (서울: 씽크스마
트, 2013), 24-25.
2) 한국고용정보원의 ‘한국의 지방 소멸 2’ 연구는 전국 228개 지자체 중 3분의 1 이상이 30년
후 없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참고. 장원석, “의성·고흥군 30년 뒤 사라진다 … 전남 전
체도 소멸 위기,” 「중앙일보」 (2017년 9월 6일).
3) “모든 교회가 주님교회,” 「국민일보」 (2012년 10월 27일).
이런 배경에서 볼 때 농촌지역의 자연과 역사, 문화 자원을 활용한 비즈니스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을 높임으로써 마을경제를 돕는 마을기업 활동이 중요해 보인다. 마을기업이 농민들의 삶의 질 개선과 마을경제 활성화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여러 통계에서 확인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12년 12월 기준 총 787개의 마을기업에서 494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6,55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4) 그런 이유로 지역공동체운동 차원에서 농촌문제를 해결하려는 사회단체만 아니라5) 정부와 지자체까지 나서서 마을기업의 설립과 운영을 위해 각종 지
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주목할 만한 지자체의 활동은 전북 완주군인데‘완주 커뮤니티 비즈니스 센터’를 통해 지역 내에 100여 개의 마을기업을 세우고, 기업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와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마을기업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은 너무 적은 편이다. 일부 선구적인 농촌교회 목회자의 마을기업 활동이 소개되고는있지만 신학계에는 아직도 농촌교회의 마을기업에 대한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학술적 연구가 없는 형편이다. 다만 정재영과 조성돈은 목회사회학적 관점에서 농촌교회의 지역공동체운동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강조했다.6) 호남신학대학교 농어촌선교연구소(소장 강성열)도 오래 동안 농촌목회와 농촌선교에 대한 논의를 계속해 오고 있다.7) 농촌교회 마을만들기 운동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조용훈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그는 농촌교회 마을만들기 운동을 다섯 가지 - 생태공동체운동, 복지공동체운동, 문화공동체운동, 경제공동체운동, 다문화공동체운동 - 로 유형화하면서 각각의 사례들을 소개하는 가운데 경제공동체운동 유형으로 마을기업을 소개하고 있다.8)이런 선행 연구들에 기초하여 이 논문은 먼저 마을기업의 개념과 유형, 그리
고 의의를 살핀다. 그런 후에 농촌교회가 중심이 된 마을기업들 가운데 성공적으로 알려진 네 개의 사례를 분석한다. 이런 경험에 기초하여 농촌교회가 마을기업을 활성화하는데 필요한 신학적 토대와 마을기업의 운영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실제적 과제가 무엇인지 탐색하는 순서로 연구를 진행할 것이다.
----------------<각주>-------------------
4) 정윤성, 『마을기업 희망공동체』, 36.
5) 박원순, 『마을회사』 (서울: 검둥소, 2011).
6) 정재영, 조성돈, 『더불어 사는 지역공동체 세우기』 (서울: 예영커뮤니케이션, 2010).
7) 강성열 편, 『농어촌 선교현장과 생명목회』 (서울: 한들, 2009); 『농촌살리기와 생명선교』 (서
울: 한들, 2011).
8) 조용훈, “지역공동체운동을 통한 농촌교회 활성화 방안,” 『장신논단』 47-2 (2015), 209-42.
Ⅱ. 마을기업의 개념과 유형, 그리고 의의
1. 마을기업이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마을기업이란 지역에 산재한 각종 특화자원인 향토, 문화, 역사, 자연자원 등을 활용하여 주민주도의 비즈니스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을 높여서 지역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공동체를 활성화시키는데 목적을 둔 마을단위의 소규모 기업 활동을 가리킨다.
마을기업에 대한 논의는 일찍이 1970년대 중반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된 Community Business Scotland(CBS)에서 시작되었다.9) 그 후 1990년대 들어 거품경제의 붕괴로 인한 고통을 경험한 일본에서 황폐화된 지역사회를 재건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커뮤니티 비즈니스’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커뮤니티 비즈니스란 지역주민 스스로가 지역의 여러 문제들을 비즈니스 원리를 통해서 해결해 나가려는 활동을 가리킨다.10) 말하자면 지역 안에서(in), 지역을 위하여(for), 지역자원을 활용하여(by) 행하는 비즈니스 활동 일체를 가리킨다.11) 커뮤니티 비즈니
스가 일반기업의 비즈니스와 다른 점이 있다면 영리를 추구하되 궁극적 목적을 영리 자체가 아니라 지역민과 지역사회 공동체에 둔다는 점일 것이다.12)커뮤니티 비즈니스가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2000년대 초였다. 박원순을 중심으로 21세기 신실학운동을 구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희망제작소’는 2008년에 세워진 ‘커뮤니티 비즈니스 연구소’를 통해 마을 중심의 기업 활동을 연구하고 소개하기 시작했다. 정부차원에서 지식경제부는 2010년부터 ‘지역연고산업육성’(Regional Innovation System)사업을 벌이면서 지역별 특성에 맞는 기업 활동이라는 의미로 커뮤니티 비즈니스 개념을 사용했고, 행정안전부는 같은 해 ‘자립형 지역공동체 사업’을 진행하다가 2011년에 명칭을 ‘마을기업’으로 변경했다.13) 비슷한 기간에 농림수산식품부도 ‘농어촌공동체회사 지원사업’을 통해 농어촌 활성화를 위한 마을기업 활동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각주>----------------
9) 한승욱, “마을기업, 지역공동체 회복의 전망,” 부산발전연구원, 『BDI 포커스』 105 (2011), 2.
10) 희망제작소 ‘커뮤니티 비즈니스 연구소’의 정의, 참고: www.thinkcommunity.tistory.com.
11) 유정규, 『농어촌형 사회적기업』 (광주: 광주대학교출판부, 2012), 51.
12) 정재영, 조성돈, 『더불어 사는 지역공동체 세우기』, 45-46.
이상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에서 커뮤니티 비즈니스나 마을기업이란 개념은 거의 같은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지역의 특화자원을 활용하고, 지역주민들이 참여하고,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면 어떤 업종, 어떤 사업 활동이든 마을기업이 될 수 있다. 다만 기업 조직의 형태가 법인이어야 하고, 지역주민 5인이상이 출자하여 참여하되 특정인 1인과 특수 관계에 있는 사람의 지분이 50%를 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수익금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재투자해서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하는 마을기업의 선정 시 심사기준으로는 첫째, 사업수행 능력과 전문지식 그리고 사업 목표와 참가자간의 소통, 둘째, 사업추진에서 자부담액의 규모와 재정의 건전성, 셋째, 사업의 시장성과 수익목표의 실현가능성, 넷째, 지역 내 안정적인 일자리의 창출 가능성 등이다. 14)마을기업을 흔히 사회적기업과 혼동하기도 하는데, 둘 다 공통적으로 사업성(수익성)과 사회성(공익성)이라는 서로 모순처럼 보이는 가치 사이의 조화와 균형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하지만 다음 몇 가지 점에서 둘 사이에 차이가 있다. 사업의 지원 주체가 마을기업은 행정안전부지만 사회적기업은 고용노동부다. 목적에 있어 전자가 고용과 소득 안정을 통한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둔다면, 후자는 취약계층의 일자리 제공이나 사회적 서비스 제공을 통해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둔다. 활동범위에 있어서 전자는 마을단위라면, 후자는 좀 더 폭넓은 지역사회다.
비즈니스 주체가 전자는 마을주민 전체라면, 후자는 사회적 기업가다. 요약하여 말한다면, 마을기업이 지역성을 강조하는 마을단위 기업으로 농촌사회에 적합하다면, 사회적기업은 사회적 문제 해결에 관심하는 공익적 기업으로 지역을 한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마을기업이 성공적으로 운영될 경우 사회적기업으로 확대하
여 발전시킬 수 있다. 2년간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마을기업이 성과를 보이면 광역자지단체가 나서서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선정해서 2년간 더 지원하고, 나중에 인증 사회적기업이 되면 3년간 고용노동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각주>-------------------
13) 김학실, “도시재생과정에서 마을기업의 역할,” 『한국정책연구』 13-2 (2013), 44-45.
14) 유정규, 『농어촌형 사회적기업』,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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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을기업의 유형
마을기업은 지역에 산재한 자연자원, 문화, 역사, 축제나 체험, 관광자원 등 무엇이든지 지역의 특화된 자원이라면 사업화할 수 있는 기업 활동이다. 정윤성은 마을기업의 유형을 지역자원형, 틈새시장형, 도농교류형, 농촌공동체형으로나눈다.15)
첫째, 지역자원형 마을기업이란 지역의 자연환경, 문화, 역사 자원을 활용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이다. 여기서 자연환경이란 산과 강, 뜰, 약초, 숲, 계곡, 둘레길, 폐광 굴 외에도 지역의 각종 특산품을 가리킨다. 본 연구에서 사례 가운데 하나로 소개하고 있는 ‘솔향담은 장마을’은 경남 거창 송림마을의 울창한 소나무숲을 관광 자원화 했다는 점에서 지역자원형 기업 활동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둘째, 틈새시장형 마을기업이란 소비시장을 지역의 틈새에서 찾아내서 사업화하는 마을기업이다. 농촌사회의 마을기업들은 대부분 생산한 농산물을 소비해줄 시장을 마을 외부에서 찾는다. 그런데 외부의존도가 높다보면 시장 환경의 변화에 취약하게 되어 안정된 기업운영이 어려워진다. 본 연구에서 사례 가운데 하나로 소개하고 있는 ‘힐링알토스 협동조합’은 농촌에서 보기 드문 원두커피 카페를 운영하고, 건강 차 중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작두콩차를 주력 사업으로 삼는 틈새시장형 기업 활동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셋째, 도농교류형 마을기업이란 농촌에서 재배하는 농산물이나 각종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도시소비자에게 판매하여 농촌과 도시 사이의 상생을 추구하는 마을기업이다. 본 연구에서 사례 가운데 하나로 소개하고 있는 ‘꿈이 익는 영농조합’은 무농약, 무제초, 무비료로 재배한 양파즙을 도시 교인과 주민에게 판매하여 수익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도농교류형 기업 활동으로 볼 수 있다.
넷째, 농촌공동체형 마을기업이란 마을을 기반으로 경제공동체를 만들고, 그 공동체가 주축이 되어 비즈니스를 하는 마을기업을 가리킨다. 본 연구에서 사례가운데 하나로 소개하고 있는 ‘장신영농조합’은 비록 지리적으로 특정 마을 안에 자리한 경제공동체는 아니지만 조금 넓은 범위의 농촌지역에 거주하며 농촌목회와 생명목회라는 공동체적 비전을 함께 하고, 농산물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농촌공동체형 경제 활동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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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정윤성, 『마을기업 희망공동체』, 41-164.
3. 마을기업의 의의와 가치
최근 한국사회와 농촌 목회자들 사이에서 논의되기 시작한 마을기업은 경제적 차원에서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차원이나 교회적 차원에서도 여러 가지 의의와 가치를 지닌다.
첫째, 경제적 차원에서 볼 때 마을기업은 현대 자본주의, 특히 신자유주의 시장경제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적 경제활동 가운데 하나로 간주된다. 마을기업은 자본주의가 지닌 비인간성이나 반공동체성, 그리고 환경파괴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는‘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나 ‘창조적 자본주의’로 불리는 사회적 경제 활동이다. 그리고 마을기업은 세계자유무역 체제 아래 점점 피폐해가는 농촌경제와 농촌공동체를 되살릴 수 있는 중요한 농촌 경제활동 가운데 하나다.
둘째, 사회적 차원에서 볼 때 마을기업은 농촌주민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소득증대를 가능하게 하고, 급격한 고령화와 어려운 국가재정 속에서 농촌사회의 복지문제를 생산적으로 해결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마을기업은 경제활동을 통해 얻은 이윤을 일정 부분 지역사회에 재투자함으로써 해체 위기에 놓인 마을공동체를 활성화 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셋째, 교회적 차원에서 볼 때 마을기업은 농촌교회의 새로운 목회방식과 선교전략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농촌교회는 열악한 재정 형편과 고령화, 교인수의 감소로 인해 활기가 없으며 미자립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을기업을통해 목회자는 열악한 교회재정에 의존하지 않고 자비량 목회를 실천할 수 있으며, 교회는 교인이나 지역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이윤을 지역사회와 나눔으로써 부정적인 지역사회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Ⅲ. 기독교 마을기업의 사례들
1. ‘솔향담은 장마을’과 거창 대산교회16)
‘솔향담은 장마을’은 교회주변의 자연환경을 활용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전형적인 지역자원형 마을기업으로 경남 거창군 남상면 청림마을의 대산교회(허운목사)가 주축이 되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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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군농어촌선교부 편, 『생명을 살리는 농어촌 선교 II』 (서울: 총
회농어촌선교연구소, 2011), 64-72; 허운, “지역과 함께 하는 교회 솔 향 담은 장 마을 이야기,” 예장마을만들기네트워크, 「제2회 마을목회 이야기 한마당 자료집」 (2016년 12월 8일), 38-41.
1999년 대산교회에 부임한 허운목사의 목회철학은 이스라엘 키부츠같은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것이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허운 목사는 마을을 우선 경제적으로 살리는 일이 시급하다고 생각하여 2000년부터 교인들과 함께 시작한 장류사업(메주, 된장, 간장 등)을 지금까지 계속해오고 있다.
대산교회가 위치한 마을은 ‘청림마을’이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소나무 숲을 가지고 있어 관광자원화하기에 좋은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런 자연자원을 활용한 관광사업으로 소나무 숲 가꾸기, 소나무 숲 산책로 조성, 소나무 분재와 목공예, 소나무 황토찜질방, 황토민박집의 운영 그리고 솔잎효소 담그기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산교회는 지역의 아름다운 소나무 숲을 이용한 관광사업에다가 10년 넘게 해오던 장류사업을 접목시켜 ‘솔향담은 장마을’이란 기업 이름을 만들어 냈다. 소나무의 향기를 장독에 담아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 공급하고, 여러 가지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접목시켜 2011년 농업진흥청으로부터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선정되어 2억 원을 지원받아 체험관을 설립하였다.
이렇게 세워진 체험관에서는 계절별로 다양한 농촌체험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1월에 메주 만들기, 2월에 메주 담그기와 같은 프로그램 외에도 계절에 따라 딸기 따기, 콩과 고구마 수확, 모심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한편, 매주 토요일에는 원예체험교실, 마을탐험, 유적지 탐방 등의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 그 외에도 송편만들기, 머그컵꾸미기, 두부만들기, 사과피자만들기, 밀랍초만들기, 천연발효식초만들기, 천연염색 등 다양한 종류의 체험 프로그램을 수시로 진행한다.
2. ‘힐링알토스 협동조합’과 신실한교회17)
‘힐링알토스 협동조합’은 지역의 틈새시장을 이용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마을기업으로 전남 화순읍에 위치한 신실한교회(정경옥 목사)에 의해 설립되었다. 정경옥 목사는 농촌사회 안에 건강하고 행복한 먹거리 공동체를 만들려는 목적으로‘힐링알토스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힐링’은 치유를 뜻하는 영어 단어이고, ‘알토스’는 ‘곡식으로 만든 양식(음식)’이라는 뜻을 지닌 헬라어 단어로서 ‘우리 몸을 치유하는 양식(음식)’이란 의미를 지닌다.
신실한교회는 2012년에 교회가 설립한 마을도서관인 ‘빛나라도서관’의 운영자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교인들과 텃밭 가꾸기를 시작했다. 이듬해 2013년 9월에는 마을기업 준비위원회를 발족했고, 2014년에 협동조합 창립총회를 열고, 같은해 7월에 전라남도형 예비 마을기업에 선정되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2015년에 교회의 식당을 보수해서 차 가공공장을 만들었다. 2016년에는 농가체험 프로그램으로 로봇교실, 영어캠프, 편백화분 만들기, 커피 로스팅, 핸드드립 커피, 천연비누 만들기, 효소 담기와 같은 사업들을 추진했다.
‘힐링알토스 협동조합’이 주력하는 사업은 2016년에 오픈한 알토스 카페다.
알토스 카페에서는 케냐 바링고 지역에서 생산된 무농약 커피를 공정무역을 통해 수입하여 가공 판매한다. 이 카페는 화순지역 내에서 가장 큰 카페로서 지역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정경옥목사는 커피를 직접 로스팅하는 ‘만능 통돌이 기계’를 제작하여 특허를 받기도 했다.
‘힐링알토스 협동조합’의 또 다른 주요 사업은 작두콩을 티백으로 가공하여 판매하는 일이다. 정목사는 신제품으로 개발한 티백 작두콩차의 손잡이까지 개발하여 디자인 특허를 받기도 했다. 티백 작두콩차는 전남 사회적기업 제품 품평회에서 소비자 선정부분 최우수 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힐링알토스 협동조합’은 2016년 행정안전부의 마을기업에 선정되었고, 지원금으로 차 가공 기계 설비를 구축하여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게 되었다. 현재 17명으로 구성된 협동조합에서 고용한 정규직원 2명, 비상근직 생산직원 2명과 취약계층 3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힐링알토스 협동조합’은 로컬푸드 매장과 농협하나로마트 매장에 입점하여 비교적 안정된 판매망을 확보한 덕에 총매출액이 800만원(2014년)에서 4천 500만원(2015년)을 거쳐 1억여 원(2016년)까지 늘어났다.
-------------<각주>-------------------
17) 정경옥, “마을목회와 힐링알토스 협동조합,” 강성열, 백명기 편, 『한국교회의 미래와 마을
목회』 (서울: 한들출판사, 2016), 11-42; 최은숙,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까지 이
뤄: 힐링알토스 협동조합 운영하는 신실한 교회,” 「한국기독공보」 (2017년 9월 2일); 전남사회적 경제 통합지원센터 제작, ‘호남통 방송’ 영상 자료(2016년 11월 22일 방영); www.힐링알토스.kr. 등 참조.
(이하 생략)
논문 전체를 보시려면 아래 주소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http://www.puts.ac.kr/js_nondan/files/V.49-4_07조용훈.pdf
스마트폰은 주소문제로 안열리는데요.
스마트폰으로 논문 전체를 읽으시려면, 아래 <장신논단>에 가서 찾아서 다운받으시면 됩니다.
http://www.puts.ac.kr/js_nondan/re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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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et.adobe.com/kr/rea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