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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주년기념교회를 방문한 참가자들은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을 찾았다. 복음을 전하겠다는 마음 하나로 한국을 찾은 선교사의 이야기는 참가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뉴스앤조이 유재홍 |
오후에는 이재철 목사가 '삶의 자리에서 들려오는 말씀'이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강의 내용을 요약해 옮긴다.
"설교가 무엇입니까. 왜 설교를 하시나요? 여러분은 자신의 삶을 던져 한 사람을 사랑합니까? 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습니까? 그게 아니라면 왜 목회를 합니까."
"흔히 사람들은 설교가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설교자가 하는 설교가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것이고 그 말씀을 성경이라고 지칭한다면, 어린아이도 설교할 수 있는 걸까요. 낭독하면 되니까요. 아마 아무도 여기에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단순히 성경을 낭독하는 게 아닙니다. 설교는 성경 말씀을 토대로 하나님이 자신의 삶에서 말씀하신 것을 목회자가 받아서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내 설교를 듣고 나와 함께 신앙생활하는 교인들이 단 한사람도 변화하지 않는다면, 내가 목회하는 현장에서 사람의 수와 상관없이 하나님의 생명력이 흥왕하지 않는다면, 어느 쪽이 잘못된 걸까요."
▲ 이재철 목사는, "설교는 목회자가 자신의 소명의 자리에 온전히 섰을 때, 하나님께서 들려주시는 말씀이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유재홍 |
"말씀을 주지 않는 하나님이 잘못된 겁니까. 아니면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겁니까. 우리는 스스로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자신의 설교가 생명령을 갖고 있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설교로 단 한사람도 인생관이 바뀌지 않고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삶을 던지는 그리스도인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왜 그런 것일까요. 그것은 목회자가 잘못된 자리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목회자가 소명의 자리에 바로 서 있으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왜 말씀을 주시지 않겠습니까. 그때는, 문장력 표현력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말하는 게 서툴러도 하나님이 부르신 자리에 바로 서 있으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씀을 주고 우리의 지식과 경험, 입술을 통해 역사하십니다."
"그렇다면 소명의 자리가 무엇일까요. 거대한 예배당을 짓는 것일까요. 땅 끝에 있는 오지 마을로 선교하러 가는 것일까요.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목회자에게 소명의 자리란 바로 지금 내가 사는 자리입니다. 내가 있는 소명의 자리에서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람과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학식이 높든 낮든, 부유하든 가난하든, 어떤 이념이나 경험을 가졌든 간에 하나님께서 내게 맡겼다고 믿는다면, 한 사람일지라도 그 사람과 함께하는 삶이 소명의 자리입니다. 그를 위해 나의 생을 바치려고 한다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을 주실 것입니다. 나를 통로로 삼아 성령님께서 그 사람의 삶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사회에서 그리스도를 좇는 삶을 산다면, 여러분의 교회는 어두운 세상에서 빛을 내는 등대가 될 것입니다."
▲ 설교 학교를 찾은 70명의 참가자들은 설교자가 설교를 전하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들었다. ⓒ뉴스앤조이 유재홍 |
"예수님은 학교를 다니지 않았습니다. 그런 예수님이 사람들에게 설교하자 사람들은 놀랐습니다. 성경에는, 예수님이 권위가 있고 서기관과 같지 않았다고 나와 있습니다. 빈민촌 출신인 예수님에게 어떻게 이런 말씀이 가능했을까요. 서기관은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하고만 교제하고 어울렸습니다. 하지만 주님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주님은 이념, 학력, 재산, 지위 고하를 막론한 만민을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맡기신 사람이라고 믿었습니다. 이들을 위해 자기 자신을 던졌습니다. 그래서 그분의 말씀이 생명의 말씀이 되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이 자신에게 맡긴 사람을 품고 자신의 인생을 전부 던진다면 그 이후부터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입을 통해 일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을 살리기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목회입니다."
이재철 목사는 자신이 처음 목회를 시작하면서 가졌던 마음가짐을 소개했다. 주님의교회와 제네바한인교회, 100주년기념교회를 시무하면서, 그는 늘 교인들을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맡긴 사람이라는 마음으로 사역했다고 했다.
이 목사는 목회자가 하나님의 말씀을 담는 그릇이 되려면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여러 사람에게 편지를 받았는데, 그 안에는 목회자들의 치부가 있었다. 한 편지는 어떤 목사가 이재철 목사의 설교를 표절하고 있다는 내용이었고, 목사인 남편이 성인 사이트에 중독되어 있는 것 같다며 조언을 구하는 편지도 있었다. 이 목사는 거짓된 삶을 살면 언젠가 드러나게 되어 있다며 목회자에게 거룩하게 살라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 참가자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강의가 끝나고 이들은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원래 계획했던 시간보다 몇 십 분이 지났는데도, 이들은 계속해서 손을 들며 질문했다. ⓒ뉴스앤조이 유재홍 |
강의가 끝나고 참가자들은 1시간 30분 동안 멘토와 질의응답을 나눴다. 한 참석자는, 이재철 목사가 평소 성경 순서대로 하는 설교가 어떤 의미와 장점을 갖고 있는지 물었다.
"대부분 목사들이 필요한 구절만 뽑아서 설교합니다. 예를 들어, 교회가 새로 건축할 때는 헌금과 관련한 성경 구절을 뽑는 것처럼 말이지요. 모태 신앙으로 태어난 저는 그런 방식으로 설교를 들으며 자랐습니다. 30대 중반이 될 때까지도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목회자가 되면 교인들이 성경 전체 맥락을 잘 알 수 있도록 순서 설교를 하기로 생각했습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같은 교회 목사들끼리 같은 본문을 두고 다른 해석을 할 때, 어떻게 이를 해결하는지 물었다.
"저희는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성경 해석이 아주 틀리지만 않으면 문제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교인들에게 다양한 시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설교 표절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질문자는 매체를 통해 여러 설교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오늘날, 표절은 목사들이 쉽게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라고 했다.
"밖에서는 학자나 공직자들이 표절을 하면, 이를 엄격하게 다룹니다. 그런데 우리 목사들은 이 문제를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엄연히 십계명에서 금하고 있는 도둑질입니다. 지적재산권을 침해하고 무단으로 도용하는 것입니다. 목사 자신을 해치는 일이기도 합니다. 설교자들은 자신을 위해서라도 표절을 금해야 합니다."
한 참석자는 오늘날 목사들이 설교를 너무 많이 한다고 했다. 주일예배, 수요 예배, 금요 철야, 새벽 기도 등, 이렇게 설교할 때가 많은데 어떻게 설교를 준비해야 하는지 물었다.
"우물에 샘을 퍼 내지 않으면 물이 상한다고 합니다. 질문자의 말대로 오늘날에는 예배가 무척 많습니다. 제 능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일이지요. 강의 때 했던 말처럼, 내게 주어진 소명의 자리를 받아들인다면, 하나님께서 필요한 말씀을 채워 주실 것입니다. 구체적인 방법을 전하면, 저 같은 경우에는 주일예배 때 설교할 본문에 대해 거의 일주일 내내 묵상합니다. 평소에 떠오르는 것이 있으면 메모해 두었다가, 나중에 이것을 모아 설교문을 작성합니다. 설교 본문을 얼마만큼 묵상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멘토와 함께하는 설교 학교' 두 번째 시간은 4월 6일 새맘교회에서 열린다. 박득훈 목사가 '지금 시대에 하나님의 현존을'이라는 주제로 강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