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군산 앞에 있는 선유도를 다녀왔습니다. 한 이십년 전에 갈 때는 격포항에서 배를 타고 어렵사리 선유도까지만 갔었는데 이번에는 승용차로 신시도 ⇒무녀도⇒장자도⇒대장도까지 단번에 갈수 있었다. 그 때는 한적했으나 낭만의 섬으로 기억되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여러모로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새만금방조제홍보관 관람을 마치고 방조제77번도로를 타고 한참을 달렸더니 신시도가 나타났다. 그 삼거리에서 좌회전해서 들어가니 엄청 커다랗고 멋드러진 하얀 현수교가 나타났다. 마치 바람에 돛을 단 범선을 연상시켰는데 아마 예전 파시 때 고기를 가득 실은 어선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 같았다. 무녀도 언덕의 전망탑은 누구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무녀도에서 선유대교를 타고 선유도로 들어갔다. 선유대교의 빨강색 아아치가 파아란 바다와 잘 어울렸다. 선유도르 들어서자 선유도의 상징 망주봉이 오른쪽으로 멀리 보였다. 이어서 장자대교를 지날 때는 특이하게 생긴 다리도 눈에 띄였다. 장자도가 끝인 줄 알고 예약한 숙소는 장자도에서 또 다시 조그만 다리를 건너야했는데 대장교라했다.
대장도 언덕바지에 있는 숙소 000펜션을 찾아가니 에머랄드빛 바다 너머로 장자도, 선유도가 내려다보였다. 복층구조로 된 팔각모양의 숙소는 사방으로 확 트여서 전망이 정말 좋았다. 벽에 걸려있는 이 지역의 풍경사진을 왕년에 관측장교 실력으로 실지형과 대조해보았는데 아직 눈에 설었다. 얼른 현지를 둘러보고 싶어서 짐을 풀자마자 밖으로 나갔다.
먼저 방파제가 있는 곳으로 가는데 바닷가로는 카페에서 진열해둔 아름다운 장식품들이 널려있었다. 조망이 좋은 언덕으로는 펜션들이 군데군데 있었고 그 사이로는 대장봉과 할매바위로 가는 이정표가 보였다. 그래서 다음날 새벽 해돋이를 염두에 두고 점을 찍어두었다. 길가 주막에서는 해물거리에 쐐주를 팔고 있어서 눈이 갔으나 일행들 땜새 참았다.
일행들과 함께 장자도로 넘어갔다. 오른쪽으로 장자도백사장을 끼고 돌아가니 선창이 있었고 배가 몇 척 매어있었다. 선창가로는 옹기종기 음식점들 가운데 배를 수선하는 조그만 조선소도 있었다. 잔잔한 바다 건너로는 우리 숙소가 한 눈에 들어왔다. 더 걸어가자 커다란 장자도부두가 나타났고 그 언덕 위로는 ‘숙소아주머니가 권유한 어촌계장회집’이 있었다.
그곳으로 들어가서 생선탕과 바지락칼국수를 시켰더니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지 직원의 서비스가 조금 소소했다. 그런 가운데 바로 내 편에서 술을 마시는 여자끼리만 온 손님들이 어찌나 시끄러운지 귀가 아팠다. 그래서 서둘러 밖으로 나와 방파제로 갔다. 밀물시간대인지 갯바위로 밀려드는 정겨운 파도소리가 몸과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었다.
방바닥이 따뜻해서 그런대로 잘 잤다. 5시30분에 잠이 깨어 선유도 일출시각을 검색해보니 6시3분이었다. 부지런히 서둘러서 전날 보아둔 대장봉 오르는 길을 찾아갔다. 어두컴컴한 오솔길을 한참 올라가니 허물어진 집이 하나 있었고 그 주변에서는 고양이들어 교상한 소리가 들려와서 음산한 느낌까지 들었으니 구애받지 아니하고 위로위로 향했다..
얼마를 더 오르자 45°에 가까운 수많은 계단이 나타났다. 해님이 언제 나올 줄 모르는 상황이라서 일단은 사진찍기에 좋은 계단을 차지하고는 여명사진을 몇 카트했다. 그 때 더 위쪽에서 사람들 수군대는 소리가 들려서 쳐다보니 바위 위에서 몇 사람이 삼각대를 세우고 있었다. 욕심이 늘어 그곳으로 달려갔더니 쓸만한 자리에는 그 사람들이 벌써 다 차지하고 있었다. 옹삭한 자세로 아직도 해은 나오지 않는 채 붉그레한 구름만 연속 찍었다.
그리고 다시 정상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소나무에 '대장봉정상패가 갛려 있었다. 조금 있다가 구름속에서 빠져나오는 해님을 무수히 찍었다. 그리고 셀카로 대장봉정상나무가 나오게 인증샷도 찍었다. 그리고 나서 주변을 둘려보니 진달래도 피어있었고 그 너머로는 전설의 할매바위가 보였다.
아침으로 전복죽을 먹고는 9시30분부터 선유도관광버스를 타기로 예정되어 있어서 그 동안에 다녀올만한 곳을 찾아서 다시 숙소를 나섰다. 먼저 장자도 본정통으로 갔더니 벌써 아침장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분주했다. 골목을 지나가니 장자대교가 올려다보였고 교각밑으로는 바닷물이 쏴아하고 휘돌아치면서 흐르고 있었다. 전날 보았던 기이하게 생긴 다리가 있어서 찾아갔더니 장자교라고 적혀있었다. 그 다리를 건너가니 선유도였다.
9시40분에 ‘선유도관관광을 도맡아 해준다’는 소형버스를 탔다. 전날 밤 어촌계장이 권한 일이라서 '우리만 모시는 줄 알았더니' 다른 팀들과 함께 타게 되었다. 선유도로 넘어가서는 '선유도 둘래길을 한번 걸어오시라'고 했다. 둘레길을 걷는 동안 바다 건너 선유봉을 배경으로 단체로 기념사진도 찍었다.
약속했던 곳으로 되돌아오니 다른 버스가 우릴 태웠다. 이번에는 장자도로 넘어가면서 기왕에 알고 있던 대장봉과 할매바위를 소개했다. 다시 선유도로 되돌아와서는 여기저기를 끌고 다니면서 차창으로만 靑山流水로 안내했다. 선유도 해수욕장에 왔을 때도 내리지는 못하고 하늘 중간 짚라인에 매달린 여자와 물빠진 백사장을 번갈라보았다.
아직 정비가 덜된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니면서 안내를 했는데 기왕에 알고 있던 곳만 귀에 들어올 뿐 새로운 곳은 딴나라 같았다. 가이드는 '주말이면 선유도를 찾는 사람들이 만명이나 된다고 했다' 길거리에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골목마다 상행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활력은 붙었으나 추억의 섬, 예전의 선유도는 아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