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 잘하는 법 1]
시낭송을 어려워하지 말자=
시낭송에는 정도나 왕도가 없다.
단지 얼마나 나의 목소리로 상대방을 감동시키고 기쁨을 나눌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방법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스키를 즐기기 위해서는 스키 강사에게 스키 타는 방법을 배우고
여행을 즐겁고 유익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가이드(Guide)의 안내를 받으면
훨씬 도움이 되고 재미있는 여행이 된다.
학창시절 또는 단체 생활을 할 때 사회나 진행을 보는 등 주요한 업무를 맡아 앞에 자주 섰던 분들은
낭송이나 낭독을 하는데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우선 무대 공포증이 없고 여유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니까 다른 사람보다 유리하다.
그러나 처음 시낭송을 한다고 겁먹거나 주눅들 이유는 없다.
아래의 내용은 필자 나름대로 생각한 것인데 한 번 낭송에 적용해보자.
첫째, 시낭송 사관학교(사랑.관심.학습.교육)생도가 되자
즉, 사랑. 관심. 학습. 교육의 과정을 거쳐 자기만의 노하우(Know-how)를 개발하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 시낭송을 열심히 청취해야 한다.
인터넷에 접속하거나 스마트폰에 녹음을 하여 시간이 될 때 수시로 들으면 좋다.
그러는 순간 시(詩)도 자연스럽게 암송이 되고 시에 대한 이해도 할 수 있다.
둘째, 천천히 또순이가 되자
좀 우스꽝스럽고 점잖지 않은 표현이지만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시를 낭송할 때 처음 하는 분들은 너무 빨리 낭송(낭독)을 하는 편이다.
천천히 하면 오히려 감흥이 있고 잘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데 떨리기도 하고
모든 이가 나만 쳐다보는 듯하여 시선집중도 어렵고 몸 둘 바를 모르게 되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Rome was not built in a day)라고 한다.
그래서 천천히 하고 또박또박(또랑또랑)하게 낭송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하되 이색적으로 하려고 가성을 쓰지 말고 되도록이면 자연스럽게 낭송하자.
셋째, 노자사상을 갖자
노력하고 자신감을 갖고 사색을 하며 상상을 자주하자
'노력이란 불기둥 앞에 녹지 않는 쇠붙이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꾸준히 노력을 할 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자신감을 갖고 한 번 도전하는 것이다.
뱃속에서부터 잘한 사람이 있는가?
하다 보니 잘하고 이런 낭송단체에서 몇 년 생활하다 보니 익숙해진 것이다.
종종 시나 시낭송에 대한 생각도 하고 시낭송에 대한 이론이나 방법론에 대한
상상도 하면 좋다.
위의 세 가지 이론을 갖고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를 낭송한다고 생각해 보자.
대개 무대에 설 때는 인사를 안 하고 끝날 때 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대회를 하는 단체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처음에 인사를 안 하는 것은 시간을 절약하거나 시에 몰입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처음과 끝에 인사를 했다고 해서 누가 뭐랄 사람은 없다.
단지 대회 규정을 잘 준수해야 한다.
무대에 서서 2초(속으로 하나, 둘, 셋, 넷)후에 낭송이나 낭독을 하면 된다.
담쟁이(하나, 둘, 셋, 넷)
도종환 (도종환으로 붙여서 읽는다. 전에는 성과 이름을 띄웠으나 요즘은 붙인다)
그런 다음 약 3초(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후에 본문으로 들어가면 된다.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
대략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첫 연, 첫 행, 첫 음절의 발음을 명료하게 해야 한다. 되도록이면 첫 행, 첫 음절은 분명하게 끊어서 낭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처음에 청아하고 분명한 목소리가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결국 그 벽을 넘는다(마지막 행) 약 2초 후에
뒤로 한 발짝 옮겨 인사한 다음 자리로 들어오면 된다.
무대에 오를 때는 왼쪽으로 올라가서 오른쪽으로 내려오면 된다.
그러나 무대 환경에 따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한 방향으로만 오르내리는 경우도 있다.
마이크는 입과 3~5cm를 띄우는 게 이상적이고 대회마다 특징이 있는데 재능시낭송대회 때는 마이크를 뽑지 않고 한다.
그러니까 두 손을 갖고 적당히 제스처를 취해야 하는 것이다.
뻣뻣하거나 꼿꼿하게 하는 것보다 몸짓, 손짓, 표정이 동원되면
더욱 멋진 시낭송이 되지 않을까?
가수가 노래를 부를 때 온몸을 적당히 움직이면서 하지 않는가?
가사에 따라 표정관리, 몸짓, 제스처를 취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시의 분위기에 맞지 않거나 전반적인 흐름을 방해하는 제스처는 오히려 해가 된다. 대략 3회 이내로 제스처를 취하는 것이 좋다.
앞에서 언급했듯 시낭송에는 정도나 왕도가 없다.
나만의 특질(特質)을 찾아내야 한다. 그러면 훌륭한 시낭송가가 되리라 믿는다. 요즘 천편일률적인 시낭송을 한다는 지적이 많은데 주로 인터넷을 보고 연습하거나 똑같은 시낭송가에게 지도를 받아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가능한 한 여러 낭송가의 기법을 학습하여 자기 체질에 맞는 것을 찾아낸 후 나름대로 변형을 하여 개성 있게 낭송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
필자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하였는데 사람마다 기법이나 생각이 조금씩 다르다.
그러니까 개인적으로 시낭송 이론도 공부하면서 나만의 특질(特質)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담쟁이/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잎 하나는 담쟁이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반기룡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