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결점도 아름답게 보는 부부사랑
무슨 얘기든 아주 감칠맛나게 할 줄 아는 친구가 있다. 똑같은 얘기인데도 내가 하면 썰렁해지지만 그의 입을 통하면 이야기는 완전히 딴판으로 변한다. 약간의 허풍과 수식이 덧붙여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의 이야기는 언제나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한다.
언젠가 그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다. 태어날 때부터 눈썹이 없는 한 여자가 있었다. 그것은 엄청난 콤플렉스였고 사람 만나기가 꺼려졌다. 그래도 사랑은 찾아왔다. 둘의 사랑은 시간이 갈수록 뜨겁게 달아올랐고, 마침내 결혼이란 문턱을 넘어서게 되었다. 결혼 후 그녀는 항상 남편보다 일찍 잠자리에서 일어나 정성껏 눈썹을 그렸다. 눈썹 없는 자신의 모습을 남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얼마 후 여자는 아기를 낳았다. 예쁜 딸을 낳은 그녀는 병원 침대에 누워 있었다. 남편은 머리맡에 앉아 사랑스런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땀에 젖은 그녀의 얼굴을 아주 정성스럽게 닦아주기 시작했다. 이마와 양볼, 입가, 턱…, 그러나 수건을 내려놓을 때까지 그의 손길은 결코 눈썹 쪽을 향하지 않았다.
여자의 남편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친구에게 얘기를 들으면서 “아, 이런 것이 바로 금슬지락(琴瑟之樂)이구나”싶었다. 부부 사이가 좋으면 우리는 흔히 ‘금슬이 좋다’라고 말한다.
거문고와 비파가 서로 조화롭게 화음을 이루듯 남편과 아내가 불협화음 없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부부란 그 누구보다도 서로의 결점을 잘 아는 사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서로의 결점을 잘 알면서도 말 없이 포용하고 사랑할 줄 아는 마음만이 금슬지락을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비결이 아닐까 싶다.
성형외과를 찾는 사람들 중에는 중년 부인들이 나이가 들면서 눈에 띄게 늘어나는 눈가의 잔주름, 허리나 아랫배에 대책없이 불어나는 지방을 없애고 팽팽하고 탄력 있게 만들기 위해서 찾아온다. 예전의 젊음을 되찾고 싶다는 소망과 함께 남편에게 좀더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그러나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서로의 결점까지도 아름답게 볼 수 있을 때에 비로소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아내의 잔주름을 부드럽게 만져줄 줄 알고 하얗게 변해가는 남편의 머리카락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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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위하고, 이해하고, 돌보아주며 살아도 고달픈 인생인데. 서로가 마치 원수를 대하는 듯인상을 찌푸린며 욕설 저주하고 , 폭언 폭행을 가하거나, 생활비를 달라고 해도 모른척하며 말을 전혀 하지 않고 집을 나가 버리는등 다투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늘어나고 있다.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흔히 쓰지 않던 이혼이란 용어가 오늘날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부부들간에 매우 빈번하게 오르내리는 낯익은 표현이 되었다.
늘상 늦게 귀가한다거나, 친정아버지나 오빠를 괄시한다거나, 심지어는 결혼한 지 몇 개월도 채 못 되어 성적 능력이 약하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우면서 헤어지겠다고 법원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왜 다투어야 할까? 다툼이 심신양면에 유해할 뿐 아니라 부부간의 간격을 넓히며 상처(Trauma)를 준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인가? 아니면 한 번씩 다투어야 쌓인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비로소 살 맛을 느끼게 되는 것일까?
백 년 전 S.프로이드가 「성에 대한 세가지 논문」을 쓴 당시만 해도 사람들의 가장 큰 호기심은 이성에의 갈망에 있었다.
그러나 지난 백 년 동안 특히 서양의 사회문화인 성에의 대담한 노출, 심층심리의 조명(照明), 남녀교제의 자유화 물결 등이 밀려와 급격히 개방되었으며 이성간에 서로가 알 대로 알고, 사귈 대로 사귀어 많은 호기심과 매력을 잃게 되었다.
또한 여권운동의 조류는 어떤 의미에서 여성이 여성다움을 포기하는 선언이기도 했다. 반면에 옛날에는 억세고, 씩씩하기만 했던 남성들은 문명의 발달과 산업사회 속의 고독, 자본부족에서 오는 열등감 등으로 인해 점차 왜소화, 무력화 거세되어 가는 형편이다. 즉 남성의 여성화, 여성의 남성화 현상을 통해 남자와 여자는 점차 중성화되어 이성간의 음(陰)과 양(陽)의 전기가 소멸, 감퇴되는 현상을 낳게 되었다.
따라서 부부간에 서로 밉고, 짜증나고, 권태롭기 쉬우며, 계속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싸움이라는 의식절차를 밟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현대를 살아가는 한국의 부부간에는 서로가 감추고 있어야 할 은근한 세계, 말 못할 일, 개인적인 느낌과 프라이버시 등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서로가 개방화한다며 마음에 있는 것을 모조리 이야기하여 비밀은 없어야 하며, 심지어는 결혼 전에 혈액형, 성격진단, 재산정도, 출신학교, 성적, 체중, 신장 등까지 완전히 분석해야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현대의 부부들은 있는 생각은 다 토로해야 하고, 먹고 싶으면 먹고, Sex, 돈, 레저(여가) 등은 아낌없이 즐겨야 속이 시원하다고 보고 있다. 말하자면 여분(餘分)의 세계, 참고 견뎌야 할 본능의 충동, 저축해 두었어야 할 애정의 재고량이 바닥이 나 버리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의 자극이면 기쁨이나 쾌감을 느낄 수 있는 경우인데도 극도의 자극을 갈구하게 되고, 어느 정도의 생활이면 쾌적한 데도 극도의 호화생활을 갈구하게 된다. 마침내는 앙상한 가지만 남은 겨울 나무처럼 여유가 없어져 작은 일에도 다투고 파탄으로 쉽게 가게 된다.
특히 지난 30년 간 한국사회의 또 하나의 특징은 각종 자극의 급상승 현상을 들 수 있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고, 기상천외의 일들이 일어나고 있으며, 일상 생활에서 받는 자극이 감당키 어려울 정도로 크다고 누구나 느끼고 있다. 시간만 나면 울려나오는 TV광고, 만원 버스와 잡음과 끔찍한 사건의 연속,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될 일들이 생겨나는 등 각종 정신적 자극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물리적, 공간적인 자극 외에도 가령 부부간의 틈을 타고 들어오는 제삼자인 이성(異性)의 유혹으로 인한 불안과 피해의식 그리고 상대방을 감시하거나 추적해 보고 싶은 심리의 유발 등이 뒤따르게 된다. 옛날 같으면 춘향이나 심청전과 같은 이야기가 극히 느리게 진행되었는데, 현대의 남녀간이나 부부간에는 몇 달 아니 몇 주를 두고 자극과 유혹 그리고 혼외관계에 대한 충동 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살게 되었다.
철석처럼 믿고 열심히 일해야 할 남편이 불신에 빠지게 되고 자녀를 돌보거나 가사 그리고 장래의 설계 등을 생각해야 할 부인의 마음 속에 불같은 의심이 생겨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곧 아무 잘못도 없는 부부간에 싸움을 재촉하는 원인으로 작용되고 있다.
아마도 오늘날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그들의 직업, 수입, 그리고 사회적 직위 등과 관계없이 누구나 하나의 공통점을 나타내고 있다. 그것은 그들이 원하는 만큼의 수입이 결코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하물며 갓 결혼한 젊은 부부들은 자기들이 살아가도 즐겨야 할 만큼의 수입(收入)이 결코 따라오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GNP의 상승, 수출의 신장, 보너스의 증액 등이 있지만, 부인이 살림을 꾸려 나가려 하면 수입은 반의 반도 안 된다고 느끼기 쉽다.
이것은 물론 현대 한국사회의 소비수준의 급상승을 의미하며, 시민들의 근검절약, 안빈락도(安貧樂道)의 정신이 쇠퇴했기 때문이다. 너무나 물질적 발달을 추구한 데서 오는 물신론(Fetishism)의 경향이 결국은 돈만 없어지면 부부싸움으로 곧장 이어지게 되었다.
싸우지 않고 다정하게 사는 길은 무엇인가?
그것은 두 사람의 만남을 전생의 인연으로 보고 열심히 업(業)을 닦는 마음으로 사는 자세다. 순간보다는 먼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자극 속에 반응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아끼며 이룩함이 행복임을 깨달아야 한다. 밉고 싫고 짜증나기 때문에(Because of) 더욱 아끼고, 위하고, 은인자중하는 자세로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조그마한 자기 세계의 껍질 속에 살면 짜증과 싸움이 오고, 껍질을 벗으면 조화와 우주적 평화가 오는 것이다.
부부관계를 파괴하는 10계명
1) 상대의 싫어하는 화제를 수시로 끌어낸다.
월급이 언제나 오르죠? 밖에서도 무기력하나요?
2) 다른 사람과 비교하라
누구 남편은 승진했다던데, 옆집 부인은 언제나 멋지던데
3) 상대의 용모의 단점을 지적한다.
당신은 유방이 어디있어, 당신 삼겹살 구어먹자
4) 내가 잘났다고 주장하라
우리집은 대대로 양반이야, 당신 무슨 학교 출신이야
5) 잘 잊어버리고 오리발 내밀어라
장인생신이야 ? 몰랐어
6) 상대의 식구들 흉을 보라
당신 식구들은 늘 그렇게 뿐이 못돼?
7) 상대의 자존심을 건드려라
당신이 불쌍해서 데리고 사는거야
8) 듣기싫은 별명을 붙이라
9) 상대를 무시하라
10) 미안해요, 사랑해요, 든든해요와 같은 긍정적 언어를
절대로 말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