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가 발간하는 개작집은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의 어린이는 학력이 낮더라도 모두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다음은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의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초등학교 3학년 읽기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뒤에는 6학년 읽기책도 예시로 들어놓았다. 난이도의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 초등학교 3학년 국어 교과서 상(2014년, 116-118쪽)
꼴찌라도 괜찮아
“힘껏 던져!”
친구들이 책가방을 향하여 얌체공을 던졌어요. 박 터뜨리기 연습을 하고 있는 거예요. 운동회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기찬이는 멀찍이 앉아 물끄러미 친구들을 쳐다보았어요.
‘치, 하나도 재미없어!'
기찬이는 운동에 자신이 없었거든요. 심술이 나 돌멩이를 발로 뻥 차 버렸어요. 그런데 기찬이가 찬 돌멩이가 그만 책가방을 맞혀 버렸어요.
"으악!”
공책과 연필이 친구들의 머리 위로 우수수 쏟아졌어요.
“나기찬, 방해하지 말고 집에나 가!”
머리에 혹이 난 친구들이 화가 나서 한마디씩 거들었어요. 기찬이는 사과를 하려고 하였지만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어요.
“난 운동회가 정말 싫어!”
기찬이는 교문 밖으로 후다닥 나갔어요. 그때 이호가 소리쳤어요.
“저것 봐. 달리기도 엄청 느려!”
친구들이 손뼉을 치며 깔깔 웃었어요.
이튿날, 운동회에 나갈 선수를 뽑기로 하였어요. 모두 들뜬 마음으로 선생님의 말씀에 귀 기울였어요.
“제비뽑기로 선수를 뽑자. 누구나 한 경기씩 나갈 수 있도록 말이야.”
“말도 안 돼. 가장 잘하는 사람이 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아이들은 투덜거리며 제비를 뽑았어요. 기찬이의 제비뽑기 순서가 다가왔어요. 기찬이는 ‘이어달리기’가 쓰인 쪽지를 뽑았어요. 울상이 된 기찬이를 보고 친구들이 몰려들었어요.
“안 봐도 질 게 뻔해!”
“어떡해! 이어달리기가 가장 점수가 높은데!”
<후략>
2. 초등학교 6학년 1학기 국어 읽기 교과서(2014년, 30쪽)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삐삐가 아빠와 바다를 항해하고 있을 때, 토미와 아니카는 울타리에 매달려 이렇 게 말하고는 하였다.
"왜 저 집에는 아무도 이사 오지 않을까? 아이들이 있는 사람이 이사 오면 좋을 텐데…….“
그 상쾌한 여름날 저녁에 삐삐가 처음으로 뒤죽박죽 별장으로 찾아왔을 때, 토미와 아니카는 집에 없었다. 둘은 일주일 동안 할머니 댁에 놀러 가 있었기 때문에 이웃집에 누가 이사 온 것도 까맣게 몰랐다. 집에 돌아온 날, 둘은 대문간에 서서 길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까지도 바로 코앞에 친구가 살고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하였다. 그저 오늘은 무얼 하고 놀까 궁리하고 있었다. 혹시 신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새로운 놀이가 없어서 또 지겨운 하루를 보내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죽박죽 별장의 대문이 왈칵 열리더니 조그만 여자아이가 걸어 나왔다. 토미와 아니카는 그렇게 별난 아이는 처음 보았다. 그 아이는 삐삐 롱스타킹이었는데, 막 아침 산책을 나온 것이었다.
삐삐의 모습은 이랬다. 홍당무처럼 빨간 머리카락은 두 갈래로 야무지게 땋아져 옆으로 쫙 뻗어 있었다. 감자같이 생긴 조그만 코는 주근깨투성이였다. 그 코 밑에는 커다란 입이 있었는데, 튼튼하고 새하얀 이가 엿보였다. 거기에다 삐삐의 옷은 정말 특이하였다. 삐삐가 직접 만든 옷이었다. 원래 삐삐는 파란색 옷을 만들 생각이었는테 파란색 천이 부족하였다. 그래서 파란색 천에 빨간색 천 조각을 여기저기 키워서 옷을 만들었던 것이다. 길고 비쩍 마른 다리에는 긴 양말을 신고 있었는데 한 짝은 밤색이고 한 짝은 검은 색이었다. 그리고 자기 발의 딱 두 배가 되는 까만 구두를 신고 있었다. 그 구두는 삐삐의 아빠가 남아메리카에서 사 준 것인데, 삐삐가 자라서도 신을 수 있게 큼직한 구두를 고른 모양이었다. 삐삐는 이 구두 말고 다른 구두는 신으려고 하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