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16일
사실 따지고 보면 날마다가 일요일 같은 나의 일상이면서 그래도
일요일이 돌아오면 왠지 여유롭고 느긋하며 쉬는 날 같은 마음이 든다
일한자들이 누리라는 휴식의 날
노는 나도 슬쩍 또 놀아보는날~!
쇼핑 갈때 만은 친구 같은 딸애와 우연히 벼룩시장앞을 지나게 되었다
다른나라 가면 가고 싶었던 벼룩시장
이름도 누가 지었는지 구수하고 정겨운 벼룩시장 늘 궁금했는데...
반들반들 으리으리 하다는것과 반대인
쿵금하고 어설프고 삶의 때가 묻은
세월이 녹아들어 있는 분위기의 벼룩시장을 만났다
여유로운 일요일이겠다 슬렁슬렁 재미있는 시장 구경하기로 했다
지나간 시절 늘 부엌에서 보던 福 자 새겨진 사기 그릇도 보여 반가웠고
요상한 성인용품 파는 코너는 볼세라 얼른 지나쳐 가며
누군가 신다가 진열되어 있는 주름 잡힌 중고 구두도 있었고
최신식 전자제품까지
그야말로 만물이 다 있는듯했다
겉멋을 잔뜩 부린 아저씨가 지키고 있는 자리에서
이것 저것 온갖 잡동사니 물건들 중에
딸애가 정장옷에 어울릴것 같다며 아가타 손목 시계를 마음에 들어한다
<아저씨 이거 진짜예요? > 진짜도 가짜 같고 가짜도 진짜 같은곳이다
들으시는 아저씨 기분 나쁘다는 표정으로
<아~! 그럼 진짜지요~! >
<그런데 여기 시계줄 끝에 흠이 났네요....>
아저씨가 얼른 흠이 있는 곳을 수건으로 박박 문지르니 있던것이 없어진다
< 또 이 부분도 왜 이렇지요? >
다른쪽 시계줄도 마무리가 깨끗하질 않았다
아저씨가 다시 수습해보려 했지만 이번에는 여의치 않고.....
<에이~! 그냥 인생을 편하게 살아요... 안경도 안썼고만 그러네...괜찮기만 하네...>
사는 사람이 안 괜찮다는데
아저씨는 단호히 밉지 않게 괜찮다고 우기신다
반값에 시계를 사는것 같아 속으로 신이 났으면서
나는 시계줄도 손목에 맞춰 잘라주지도 않는다고 하며 등등
이것 저것 트집을 잡아 더 깎아달라고 아저씨를 시험하다가
딸애가 교양없는 엄마라고 눈치하는것 같아 2만원만 깎았다
아프터 서비스도 해준다며 또 오라고
커피도 드시고 가라고 한다 . 어설픈 상술이 어쩐지 재미있다
안 먹는다고 하니까 화를 낼려고 해 먹는다고 했다
벼룩시장에서 뭘 사면 커피도 먹어야 하는구나
마트에서 볼수 없는 정이 흐른다
< 여기..다방커피루다 차가운걸로 번개같이 와야뎌 ~!!!>
재미있는 아저씨가 고객을 위해 어디엔가 핸드폰을 해 커피를 배달시키고
이래뵈도 하루에 백만원어치 판다고 묻지도 않은
아저씨의 일수입 이야기도 들어가며
이것저것 눈요기도 하며 열배나 싸게 파는것 흥겹게 보기도 하고
시간가는줄 모르게 색다른 시장 구경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