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 리 글 - “새터 공동체” - 새 땅의 이야기
1999-11
귀 향(歸 鄕)
박 병 민 목사(새터공동체)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수구초심(首邱初心)’이라는 말이 있다. 여우가 죽을 때, 머리를 제 살던 굴 쪽으로 두고 죽는다는 이야기에서 연유된 말이다. 나이든 여우처럼 죽음을 앞둔 나이가 아닌 36의 연소의 나이에 부모님은 도시에 계시고 젊음을 가지고 찾아든 고향, 평소에는 어울리지 않고 도시 사람이 추석의 귀향 길에서만 되씹는 고향이라는 말, 낮 모르던 사람들이 얼굴 보면서 찾는 고향, 어떻게 보면 믿는 예수님에게 조차도 다가와 주지 않았던 고향(마태13:57), 그렇지만 고향 어른들의 주선으로 내 살던 본 집은 아니지만 새 터를 정하였다.
신평리(新坪里)는 낯설지 않고, 물설지 않아 어리둥절하지 않으니 우선 좋다. 그리고 시간과 공간을 벗을 수 없는 사람들이 벌써 입으로 많이 사용하여 상하다시피 한 새 천년을 앞에 두고 새(新) 땅(坪)을 거듭나는 심정으로 찾아드니 이 곳이 바로 하삐루의 떠돌이 백성인 히브리인들이 찾던 가나안과 같이 여겨진다. 새 천년을 앞두고 새 하늘을 우러르며 새 땅에 이르니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것 같다. 베일을 벗긴다는 계시록(묵시록)에는 그러기에 “또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보니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이 없어졌고 바다도 다시 있지 않더라”(요한계시록21:1)라고 하였다. 나는 이곳에서 목사(牧師)로써 하나님께서 도화지처럼 펼쳐진 새 땅에 그려갈 그림을 보고 싶다. 잠언 29장18절의 “묵시가 없으면 백성이 방자히 행하거니와 율법을 지키는 자는 복이 있느니라”는 말씀처럼 묵시의 상상화(vision)를 그리고 싶다. 아직 제대로 갖추지 못하여 푯말은 세우지 못하였지만 “새땅 공동체”와 버금가는 “새터 공동체”로 이름을 정하였다.
장애인 목사로써 동병상련(同病相憐)의 마음으로 정처 없는 사람들과 함께 빌립보서 2장 1-4절을 보면서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 무슨 권면이나 사랑에 무슨 위로나 성령의 무슨 교제나 긍휼이나 자비가 있거든 마음을 같이하여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여 한마음을 품어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각각 자기 일을 돌아볼 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아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케하라”는 말씀처럼 살고 싶다. 그리고 밖으로는 인산인해(人山人海)의 인파(人波) 속에서 이사야 40장 3-5절의 “외치는 자의 소리여 가로되 너희는 광야에서 여호와의 길을 예비하라 사막에서 우리 하나님의 대로를 평탄케 하라 골짜기마다 돋우어지며 산마다 작은 산마다 낮아지며 고르지 않은 곳이 평탄케 되며 험한 곳이 평지가 될 것이요 여호와의 영광이 나타나고 모든 육체가 그것을 함께 보리라 대저 여호와의 입이 말씀하셨느니라”는 말씀을 바라보고 싶다. 이것이 새로움(新) 곧 “골짜기마다 돋우어지며 산마다 작은 산마다 낮아지며 고르지 않은 곳이 평탄케 되며 험한 곳이 평지가 될 것이요”라는 말씀처럼 土(토)가 平(평)을 이루는 땅(坪)을 가꾸어 가고 싶다. 이것이 새 땅 이리라.
새터 공동체 - 사람들의 이야기
공 동 체 이 야 기
90년 11월부터 섬기던 사랑방교회, 9년여를 섬기는 동안 나 개인에게는 하나님께서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셨다. 외삼촌 집을 찾아 든 야곱처럼 가정을 이루어 두 딸아이도 낳아 식솔을 거느리는 일가를 이룰 수 있게 해주셨고, 97년 34세에는 목사로 세움을 받아 교회를 섬길 수 있게 되었으니,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을 찾지 않을 수 없다. 9년의 기간 중에 마지막 시기에는 사랑방교회에 속한 논산의 예수마을을 섬기게 되었다. 99년 4월 말일에 그러던 중 처의 건강이 좋지 않아 사임과 함께 쉼의 기회를 갖을 생각이었다. 야곱이 외삼촌에게서 떠나 아버지 이삭에게 찾아들 듯이 대전의 부모님 곁을 찾았다. 그리고 두 달 남짓의 쉼을 갖고 99년 7월 16일에 이번에는 부모님과 나의 고향인 금산의 신평리라는 마을에 이사 들어 세간(世間)을 풀었다.
신평리의 남동쪽에 성대초등학교가 자리하고 있는데 정문 맞은 편 콘크리트 개울 다리를 건너면 산에 오르는 길이 시작되는데 300여 미터 가량 오르면 녹색의 조립식 건물인 우리 집이 나타난다. 이 곳 주변에는 밤나무가 많기에 옛 부터 마을 어른들께서 밤나무 골이라 부르는 곳이다. 기억되기로는 두 세 집이 자리하였는데 세월이 지나 지금은 자취를 잃고 빈터만 남아 있었던 듯 싶다. 그런데 이 곳에 대전의 어느 장로님께서 찾아들어 기도원을 지으셨다. 그것이 바로 지금의 2층 조립식 건물이다. 옛날에 집터를 이루신 분들께서 비탈의 땅 중앙을 허물고 메꾸어, 이사야 40장 4절의 “골짜기마다 돋우어지며 산마다 작은 산마다 낮아지며 고르지 않은 곳이 평탄케 되며 험한 곳이 평지가 될 것이요”라는 성경 말씀처럼 평지를 이루어 놓은 곳이다. 장로님께서 비우고 간 곳을 7월 중순에 처(진선미 36세) 그리고 아이들 둘(한솔 6세와 진솔 5세)과 함께 찾아들었다. 때 지난 뒤에 심은 옥수수,참깨,들깨 그리고 콩과 같이 여름을 보내고, 가을 바람이 부는 때에 나이 일흔 일곱의 한순례 할머니께서 이 곳을 찾아오셨다. 할머니와 일 주일 가량을 함께 생활하는 가운데 이번에는 이 곳과 이웃한 곳에서 목회를 하시던 김기홍 목사님(37세)과 김인자 사모님(31세),그리고 찬미(7세),은혜(5세),기진(2세)이가 한 식구가 되었다. 말처럼 남녀노소 열 명이 한 가족을 이루었다.
사람은 사람이 좋은가 보다. 처 그리고 아이들과 넷 이서 보낼 때에는 적적하더니 요사이는 다섯 아이 뛰어 노는 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쉬이 보낸다. 홀로 외로워하시던 한씨 할머니께서도 아이들을 보면서 조금은 무료함을 더시는 듯 싶다. 바램은 할머니와 함께 할 친구 할머니가 계셨으면 한다. 이 곳이 사람들을 불러들여 기쁨을 줄 수 있는 잔칫집과 같은 곳이 되었으면 한다. 그 대상은 누가복음 14장 12-14절에 나오는 가난한 자들과 장애인들이다. “또 자기를 청한 자에게 이르시되 네가 점심이나 저녁이나 베풀거든 벗이나 형제나 친척이나 부한 이웃을 청하지 말라 두렵건대 그 사람들이 너를 도로 청하여 네게 갚음이 될까 하라. 잔치를 배설하거든 차라리 가난한 자들과 병신들과 저는 자들과 소경들을 청하라. 그리하면 저희가 갚을 것이 없는고로 네게 복이 되리니 이는 의인들의 부활시에 네가 갚음을 받겠음이니라 하시더라”
공 동 체 소 식
☻ 새터 공동체 가족
박병민,진선미,한솔,진솔, ( 7.16)
한순례 ( 9.25)
김기홍,김인자,찬미,은혜,기진 (10. 2)
☻ 새터 공동체에서는 거처를 정하지 못하는 노인, 장애인 분들을 모시고자 합니다.
☻ 기도하며 헌금하여 주시고 방문하신 분들
대덕교회,형제정육점,김춘근,최제현
표성식,현대목회연구회,사슬회모임
임지택,오인탁,대전서노회전도부.
이정애,김형곤,채윤기,김경주,이중삼
장승천,김종성,전병호,이옥우,진수정
(호칭은 생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