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명절이 돌아올 때마다 나를 괴롭히는 것 중 하나는 '결혼은 언제 하니'라는 잔소리이다. 이 유서 깊은 잔소리의 기원은 과연 어떻게 될까 고전중의 고전, 구약성서 창세기 2장 18절은 이렇게 말한다.
야훼 하느님께서는 "아담(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의 일을 거들 짝을 만들어주리라
결혼하지 않은 홀로선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로써 서로 협력할 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고대인들은 혼자 있는 인간을 불완전하다고 생각했을까? 고대 농경사회는 많은 노동력이 필요한 구조 때문에 필연적으로 씨족중심으로 구성된 부계사회였고, 집안의 첫째가 가문의 재산을 상속하고 다른 식솔들을 다스릴 수 있는 가부장 사회였다. 이 과정에서 결혼은 필수 불가결한 것이었고, 결혼하지 못하는 사람은 소위 '사람 구실'하지 못하는 존재로 규정된다.
이런 농경사회의 심층의식이 한국 사회가 후기 산업사회로 진입했음에도 보수적이고 집단적 가치를 중시하는 기성세대에 흐르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혼인제도를 향해 예수는 마태복음 19장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제 그 둘은 하느님이 맺으신 한 몸이다..(중략)..그러나 부부로써의 신의를 저버린다면 결혼하지 않는 것이 낫다. ..(중략).. 사람마다 스스로 고자가 된 사람도 있고, 태어날 때부터 고자가 된 사람도 있고, 하느님의 뜻을 위하여 고자가 된 사람도 있다 이 말씀을 받아들일 만한 사람은 받아들여라
젊은이들이 결혼과 연애를 망설이는 이유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친밀감과 신뢰를 쌓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며, 스스로의 가치관에 따라 사는 삶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결혼하라는 잔소리를 구시대의 유물을 들춰보는 연례행사로 여기고 스트레스 받지 않기를...
첫댓글 ㅋㅋㅋ아니 명절 단골 잔소리 결혼 언제하냐의 유래가 이렇게 오래되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