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今秦二世立, 天下莫不引領①而觀其政. 夫寒者利裋褐②而饑者甘糟糠③, 天下之嗷嗷④, 新主之資⑤也. 此言勞民之易爲仁也.
금진이세립, 천하막불인령①이관기정. 부한자리수갈②이기자감조강③, 천하지오오④, 신주지자⑤야. 차언로민지이위인야.
[解釋] 지금 2세 황제가 즉위하자 천하가 목을 길게 빼고 그 정책을 지켜보지 않는 자가 없었다. 추위에 떠는 자에게는 누더기 옷도 보탬이 되고, 굶주린 자에게는 술지게미와 쌀겨도 달콤하기 마련이며, 천하 백성들의 아이고 하고 슬피 우는 소리는 새로운 군주에게는 밑천이 되는 것이다. 이 말은 고달픈 백성들에게는 어진 정치를 베풀기 쉽다는 뜻이다.
[註解] ①引領 : 목을 길게 빼다. ②裋褐 : 해지고 짧은 옷. ③糟糠 : 술지게미와 쌀겨. 변변치 못한 음식. ④嗷嗷 : 슬피 우는 소리. 아이고 아이고. ⑤資 : ~에 의하다. 구실로 삼다.
鄕使①二世有庸主之行, 而任忠賢, 臣主一心而憂海內之患, 縞素②而正先帝之過, 裂地分民以封功臣之後, 建國立君以禮天下, 虛囹圉③而免刑戮④, 除去收帑⑤汙穢⑥之罪, 使各反其鄕里, 發倉廩, 散財幣, 以振⑦孤獨窮困之士, 輕賦少事⑧, 以佐百姓之急, 約法⑨省刑以持其後, 使天下之人皆得自新, 更節⑩修行⑪, 各愼其身, 塞⑫萬民之望, 而以威德與天下, 天下集矣.
향사①이세유용주지행, 이임충현, 신주일심이우해내지환, 호소②이정선제지과, 열지분민이봉공신지후, 건국립군이례천하, 허령어③이면형륙④, 제거수탕⑤오예⑥지죄, 사각반기향리, 발창름, 산재폐, 이진⑦고독궁곤지사, 경부소사⑧, 이좌백성지급, 약법⑨성형이지기후, 사천하지인개득자신, 경절⑩수행⑪, 각신기신, 색⑫만민지망, 이이위덕여천하, 천하집의.
[解釋] 만약 2세 황제가 평범한 군주의 덕행으로 충직하고 현명한 사람을 임용하고, 신하와 군주가 한 마음으로 천하의 고난을 염려하고, 상중에 소복을 입고 선제의 잘못을 바로 잡고, 땅을 백성에게 고루 나누어주며 공신의 후손들에게 봉토를 하고, 제후국을 세워 군주를 옹립해 천하를 예로 다스리고, 사면령을 내려 감옥을 비우고 형벌을 면제하여 죄를 연좌시키는 더러운 형벌을 폐지하여 각자의 고향으로 돌려보내고, 창고와 곳간을 열어 재물과 돈을 나누어주어 의지할 곳 없는 고아와 홀아비 및 곤궁한 선비들을 구제하고, 세금을 가볍게 하고 노역을 줄여 백성의 긴급한 곤란을 도와주고, 법령을 간소화시키고 형벌을 덜어 죄인이 훗날의 기회를 갖게 하고, 천하의 백성들이 모두 스스로 새롭게 함으로써 절조를 바꾸고 품행을 수양하여 각자 몸가짐을 삼가게 하고 모든 사람의 기대를 만족시켜, 위엄과 덕으로 천하 사람들을 태했더라면 천하 사람들이 모두 모여들었을 것이다.
[註解] ①鄕使 : 만약. ②縞素 : 素服. 흰빛의 상복. ③囹圉 : 囹圄로 된 곳도 있다. 감옥. ④刑戮 : 형벌을 주다. ⑤收帑 : 收孥와 같다. 죄를 저지르면 처자식이 연좌되어 관노가 되는 제도. ⑥汙穢 : 더럽다. 불결하다. ⑦振 : 賑과 같다. 구휼하다. 구제하다. ⑧少事 : 노역을 줄이다. ⑨約法 : 법령을 간소화하다. ⑩更節 : 절조를 바꾸다. ⑪修行 : 품행을 수양하다. ⑫塞 : 만족시키다.
卽四海之內, 皆讙各自安樂其處, 唯恐有變, 雖有狡猾之民, 無離上之心, 則不軌之臣無以飾其智①, 而暴亂之姦止矣.
즉사해지내, 개환각자안락기처, 유공유변, 수유교활지민, 무리상지심, 즉불궤지신무이식기지①, 이폭란지간지의.
[解釋] 만약 천하 도처가 모두 기뻐하며 각자의 처한 자리에서 평안히 생업을 즐기며, 오직 변란이 일어날까 걱정하는 정도라면, 설령 교활한 백성이 있더라도, 군주를 배신할 마음을 먹지 못하니, 모반을 꾀하는 신하도 간사함을 감출 길이 없을 것이며, 사납고 어지러운 음모도 그쳤을 것이다.
[註解] ①智 : 지모. 간사한 지혜.
二世不行此術, 而重之以無道, 壞宗廟與民, 更始作阿房宮, 繁刑嚴誅, 吏治刻深, 賞罰不當, 賦斂無度, 天下多事, 吏弗能紀①, 百姓困窮而主弗收恤.
이세불행차술, 이중지이무도, 괴종묘여민, 경시작아방궁, 번형엄주, 이치각심, 상벌부당, 부렴무도, 천하다사, 이불능기①, 백성곤궁이주불수휼.
[解釋] 2세 황제는 이와 같이 통치 방법을 실행하지 않고 오히려 포악무도한 짓을 거듭하면서, 종묘와 백성에게 해를 끼치면서 아방궁을 다시 짓고, 형벌을 번잡하게 만들어 사형을 가혹하게 하여, 관리가 일을 하면서 가혹함이 심하고 상벌은 부당하고 세금은 한도가 없었으니, 천하에 일은 많으나 관리들이 감당할 수 없었고 백성은 곤궁한데 군주는 구휼에 나서지 않았다.
[註解] ①紀 : 다스리다. 관리하다.
然後姦僞并起, 而上下相遁①, 蒙罪者眾, 刑戮相望於道, 而天下苦之. 自君卿以下至于眾庶, 人懷自危之心, 親處窮苦之實, 咸不安其位, 故易動也.
연후간위병기, 이상하상둔①, 몽죄자중, 형륙상망어도, 이천하고지. 자군경이하지우중서, 인회자위지심, 친처궁고지실, 함불안기위, 고이동야.
[解釋] 간사함과 거짓이 한꺼번에 일어난 연후에는 위아래가 서로 기만하고, 죄를 덮어쓰는 자들이 많아져 형벌을 받은 자들이 길거리에서 서로의 얼굴을 마주 대할 정도로 넘쳐나니 천하의 백성들이 고통을 당했다. 군후와 공경은 물론 서민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스스로 위태롭게 여기는 마음을 품게 되니, 고달프고 고통스러운 지경 속에서 모두 자리에 불안을 느꼈으므로, 쉽게 동요될 수밖에 없었다.
[註解] ①遁 : 기만하다. 속이다.
是以陳涉不用①湯武之賢, 不藉②公侯之尊, 奮臂於大澤而天下響應者, 其民危也. 故先王見始終之變, 知存亡之機, 是以牧民③之道, 務在安之而已.
시이진섭불용①탕무지현, 부자②공후지존, 분비어대택이천하향응자, 기민위야. 고선왕견시종지변, 지존망지기, 시이목민③지도, 무재안지이이.
[解釋] 그래서 진섭이 상나라 탕왕이나 주나라 무왕과 같은 현능함을 갖추지도 않았고, 公侯와 같은 존귀한 신분을 빌리지도 않았으면서도, 大澤에서 팔을 걷어붙이고 일어서니 천하가 이에 호응했던 것은 그 백성들이 위기에 처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왕은 일의 처음과 끝의 변화를 보고 존망의 기미를 살펴서, 백성을 다스리는 방법은 백성을 편안히 하는데 힘써야 한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註解] ①用 : 갖추다. 구비하다. ②藉 : 빌리다. ③牧民 : 백성을 다스리다.
天下雖有逆行之臣, 必無響應之助矣. 故曰 : 「安民可與行義, 而危民易與爲非」, 此之謂也. 貴爲天子, 富有天下, 身不免於戮殺者, 正傾①非也. 是二世之過也.
천하수유역행지신, 필무향응지조의. 고왈 : 「안민가여행의, 이위민이여위비」, 차지위야. 귀위천자, 부유천하, 신불면어륙살자, 정경①비야. 시이세지과야.
[解釋] 비록 천하에 역행하는 신하가 있을지라도 틀림없이 이에 호응하는 자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르기를, 「안정된 백성은 더불어 의를 행할 만하고, 위기에 처한 백성은 더불어 나쁜 짓을 하기 쉽다.」고 하여 이러한 정황을 말한 것이다. 천자가 되어 귀해지고 천하를 가지는 부를 지녔는데도, 그 몸이 죽음을 면치 못한 것은, 기울어지는 것을 바로잡으려는 방법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2세 황제의 잘못이다.
[註解] ①正傾 : 이미 기울어진 것을 바로 잡다.
72
襄公立, 享國①十二年. 初爲西畤②. 葬西垂. 生文公.
양공립, 향국①십이년. 초위서치②. 장서수. 생문공.
[解釋] 秦襄公이 즉위하여, 12년간 재위했다. 처음으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西畤를 만들었다. 西垂에 묻혔다. 文公을 낳았다.
[註解] ①享國 : (군주의) 재위 기간. ②西畤 : 西縣에 있는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곳. 畤는 제사를 지내는 제단.
73
文公立, 居西垂宮. 五十年死, 葬西垂. 生靜公.
문공립, 거서수궁. 오십년사, 장서수. 생정공.
[解釋] 문공은 즉위하여, 西垂宮에 거처했다. 재위 50년 만에 죽어 서수에 묻혔다. 靜公을 낳았다.
74
靜公不享國而死. 生憲公.
정공불향국이사. 생헌공.
[解釋] 정공은 즉위하지 못한 채 죽었다. 憲公을 낳았다.
75
憲公享國十二年, 居西新邑. 死, 葬衙. 生武公、德公、出子.
헌공향국십이년, 거서신읍. 사, 장아. 생무공、덕공、출자.
[解釋] 헌공은 12년간 재위했고, 西新邑에 거처했다. 죽어서 衙땅에 묻혔다. 武公、德公、出子를 낳았다.
76
出子享國六年, 居西陵. 庶長①弗忌、威累、參父三人, 率賊賊②出子鄙衍, 葬衙. 武公立.
출자향국륙년, 거서릉. 서장①불기、위루、삼보삼인, 솔적적②출자비연, 장아. 무공립.
[解釋] 출자는 6년간 재위하였으며, 西陵에 거처했다. 庶長 弗忌、威累、參父 세 사람이 자객을 이끌고 가서 鄙衍에서 출자를 시해하여, 衙땅에 장사지냈다. 武公을 옹립했다.
[註解] ①庶長 : 군사를 지휘하는 관직. 일설에는 大庶長과 威壘는 관직이며, 弗忌와 參父는 사람이름 이라는 주장이 있다. ②率賊賊 : 자객을 이끌고 가서 살해하다. 賊賊은 앞의 賊은 자객, 뒤의 賊은 살해하다.
77
武公享國二十年. 居平陽封宮. 葬宣陽聚東南. 三庶長伏其罪. 德公立.
무공향국이십년. 거평양봉궁. 장선양취동남. 삼서장복기죄. 덕공립.
[解釋] 무공은 12년간 재위하였다. 平陽의 封宮에 거처했다. 宣陽聚의 동남쪽에 묻혔다. 세 명의 庶長이 처벌되었다. 德公이 즉위했다.
78
德公享國二年. 居雍大鄭宮. 生宣公、成公、繆公. 葬陽. 初伏, 以御蠱①.
덕공향국이년. 거옹대정궁. 생선공、성공、목공. 장양. 초복, 이어고①.
[解釋] 덕공은 2년간 재위하였다. 雍邑의 大鄭宮에 거처했다. 宣公、成公、繆公을 낳았다. 陽에 묻혔다. 처음으로 복날을 정해 독충의 재앙을 다스렸다.
[註解] ①以御蠱 : 진 덕공은 鄜畤에서 제사를 지낼 때에 소、돼지、양 삼백 마리를 바쳤다. 또 伏祠를 건립했으며, 사방의 성문에 개의 사지를 찢어 걸어놓고, 독충의 재앙을 방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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宣公享國十二年. 居陽宮. 葬陽. 初志①閏月.
선공향국십이년. 거양궁. 장양. 초지①윤월.
[解釋] 선공은 12년간 재위했다. 陽宮에 거처했다. 陽땅에 묻혔다. 처음으로 윤달을 기록했다.
[註解] ①志 : 기록하다.
80
成公享國四年, 居雍之宮. 葬陽. 齊伐山戎、孤竹.
성공향국사년, 거옹지궁. 장양. 제벌산융、고죽.
[解釋] 성공은 4년간 재위하면서 옹읍의 궁에 거처했다. 陽땅에 묻혔다. 齊桓公이 山戎과 孤竹을 정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