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나는 한순간 길을 잃고 거리를 헤매었다.
모든 등불이 꺼지고 찬바람만이 나를 맞아줄 때, 밤을 환히 밝히는 것은 오래된 둥치에서 피어난 연한 꽃잎의 흩날림과, 어느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불빛뿐이었다.
나는 초췌한 얼굴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곳 창가 구석진 곳에 앉은 노 작가가 노트북에 무언가 열심히 적고 있었다.
나는 노 작가와 서너걸음 떨어진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커피와 마카롱 서너 개를 시켰다. 그리고 노 작가를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까만 모자 사이로 희끗희끗 보이는 흰 머리칼과 안경 너머로 보이는 우수에 찬 눈빛, 꾹 다문 입술,
나는 어딘지 그가 누군가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그렇다, 고흐였다. 고갱과의 마찰로 한쪽 귀를 베어낸 고흐가 그곳에 앉아 있었다.
현실의 고통을 뒤로하고 그림에 잔뜩 몰두해있는 고흐처럼, 노 작가 또한 노트북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밤이 이슥한 시간, 유리창 너머로 꽃잎이 이리저리 흩날린다.
나는 커피를 마시며 흩날리는 꽃잎을 바라보았고,
노 작가는 연신 무언가를 적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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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2작성자
2021.05.07메뉴
재미가 느껴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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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현(소우주)
2021.05.07메뉴
@사무국2좋은 작품 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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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2작성자
2021.05.07메뉴
@정석현(소우주)감사합니다, 2탄 구성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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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현(소우주)
2021.05.07메뉴
@사무국22탄 소총으로 쏘아 보세요!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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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2작성자
2021.05.07메뉴
@정석현(소우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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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현(소우주)
2021.05.08메뉴
@사무국2ㅎㅎㅎ
좋은 나날 되세요.
바람꽃짱
2021.05.08메뉴
캬! 야근하면서 읽는 소설 한 토막.
뭔가 끌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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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2작성자
2021.05.08메뉴
아, 그런가요??~^^;♧♧♧
참예 나중식
2021.09.20메뉴
아! 그러니까 이 소설의 시작은 여기서 시작이 되는
대단원 시작이네요 올리신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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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2작성자
2021.09.20메뉴
예, 선생님, 처음 이 글의 시작입니다, 1편부터 13편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서량이 상당하신 것 같습니다. ^^;;
첫댓글 추억이 새롭군요!
카페 안에서!~~~~~~~
다시 보니 새롭습니다.
김미진 작가님!
대단히 감사 합니다.
소우주 선생님, 2021년 5월에 영남문학 카페에 연재했던 소설입니다. 기억나시죠? 그때 주인공으로 나오셨죠. ^^;
@사무국2 기억나고 말고요!
대단 하십니다.
존경 하옵는 김미진 작가님!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