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로 위의 눈덩이처럼 녹아내리는 종양-암
심리학자 브루노 클로퍼(Bruno Klopfer)가 보고한 다음사례는 플라시보 효과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다. 클로퍼는 라이트라는 남자 환자를 치료하고 있었다. 그는 림프절에 말기 암이 있었는데 일반적인 치료법은 다 시도해 보았고 아무래도 오래 살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그의 목, 겨드랑이, 가슴, 복부, 사타구니 등에는 오렌지 크기의 종양이 불거져 있었고 지라와 폐는 팽창되어 날마다 약 2리터의 우유 같은 복수를 빼내야만 했다.
그러나 라이트는 죽을 생각이 없었다. 그는 크레비오젠이라는 획기적인 신약에 대한 소문을 듣고 와서 의사에게 그것을 시험해볼 수 있게 해달라고 졸랐다. 처음에 의사는 그것을 거절했다. 그 약은 최소한 3개월의 기대수명을 가진 환자에게만 실험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이트는 끈질기게 간청하여 마침내 의사의 허락을 받았다. 의사는 금요일 크레비오젠을 주사했다. 그러나 그는 속으로 라이트가 이번 주말을 넘기지 못하리라고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의사는 퇴근했다.
다음 월요일, 그는 놀랍게도 라이트가 병상에서 일어나서 걸어 다니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클로퍼는 환자의 종양이 마치 난로위의 눈 덩이처럼 녹아내려 처음 크기의 반으로 줄어들었다고 보고했다. 이것은 가장 강력한 X선으로 줄일 수 있는 것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였다. 라이트는 크레비오젠을 투약 받은 지 10일 만에 퇴원했고, 의사가 판별할 수 있는 한, 암으로부터 깨끗이 해방되었다. 처음 입원할 때 그는 산소 호흡기로 호흡했지만 퇴원할 때는 자가용 비행기로 1만 2000피트 상공을 아무 불편 없이 조종해서 날아갈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
라이트는 약 두 달 동안 건강하게 살았다, 그런데 크레오비젠이 사실은 림프절 암에는 아무런 효능이 없다는 기사가 신문에 실리기 시작했다. 완고할 정도로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방식의 소유자인 라이트는 맥이 풀려서 병이 재발 되었고 다시 입원했다. 이번에는 그의 의사가 한 가지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그는 크레오비오젠이 경험한 바와 같이 정말 효과가 좋은 약이지만 처음에 왔던 약은 우송과정에서 변질되었던 것이며, 하지만 이번에는 고 농축된 새로운 약을 구했고, 이것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의사는 새로운 약은 가지고 있지 않았고 환자에게 증류수를 주사할 작정 이었다. 적당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의사는 라이트에게 플라시보를 주사하기 전에 복잡한 준비절차를 밟았다.
이번에도 결과는 극적이었다. 종양 덩어리가 녹아버리고 가슴의 복수도 사라졌다. 라이트는 곧 기분이 좋아졌다. 그는 이후 또 두 달 동안 아무런 증세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국 의사협회가 크레비오젠의 효능을 전국적으로 조사해본 결과 이약이 암 치료에 아무런 효과가 없음이 밝혀졌다는 발표를 했다. 이번에는 라이트의 신앙이 완전히 박살나 버렸다. 그의 암은 새로이 발생했고 이틀 후 그는 죽어 버렸다.
라이트의 일화는 비극적이다. 그러나 그것은 강력한 메시지를 전해준다. 즉, 의심을 피해갈 수 있는 행운만 있다면 우리는 내부의 치유력을 열어 종양까지도 하룻밤 만에 녹여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클 탤보트, 홀로그램우주, 정신세계사 p137-138
Bruno klopfer,"Psychological Variables in Humen Cancer", Journal of Prospective Techniques 31(1957),pp,331-340
플라시보 효과 (placebo effect:위약효과).
플라시보 효과란 약효가 전혀 없는 거짓약을 진짜 약으로 가장, 환자에게 복용토록 했을 때 환자의 병세가 호전되는 효과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