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일하는 사람
발바닥 닳도록 다녀야 가슴이 뜨거워지고, 가슴이 뜨거워져야 머리가 돌아가고, 머리가 돌아가야 보고 듣는 것을 이해하게 되고 지혜가 생깁니다. 그게 사회사업입니다. 사회사업은 그렇습니다. 사회사업가는 발로 일하는 사람입니다. 복지 요결, 100쪽
아침 식사하며 하루 계획을 나눴습니다.
오늘의 계획은 마을 두루 다니며 영화제 홍보하고 극장 주인 섭외하기.
그런데 막상 그렇게 혼자 다니려니 여러 두려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선생님, 제가 마을 이웃분들께 미리 연락 안 드려도, 문 두드리고 찾아봬도 될까요?”
선생님은 합동연수 때 한덕연 선생님께서 해주셨던 말씀이 기억난다고 하셨습니다.
“경찰이 만약 일반 시민이었다면 도둑 잡고 그렇게 나설 수 있을까요? 경찰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거죠. 사회사업가도 그래요. 사회사업가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거예요”
아, 그렇지.
사회사업가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거지.
마을 곳곳 문 두드리고 인사하기 참 좋은 명분이구나, 축복이다 생각했습니다.
만반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크게 심호흡 한번 하고 마을로 향했습니다.
운동하며 산책하며, 인사 다니며 밟았던 길, 다니던 곳.
나름 익숙해졌다 생각했는데 왜인지 처음 가는 곳 같고 여기가 맞나 싶고.
잔뜩 긴장해서 이리저리 기웃거리고 있으니 지나가던 어르신께서 보시고
“길 잘 모르면 차 태워줄까요?” 물으셨습니다.
‘맞다 맞아! 이웃인정 살아있는 따뜻한 마을 맞다 맞아! 잘 가고 있구나.’
두근두근 가슴이 떨렸습니다.
가장 먼저 간 곳은 김동찬 선생님 댁.
유쾌한 웃음 넘치고 감성적인 노랫소리 끊이지 않는 선생님 댁이 조용했습니다.
문틈에 마을 영화제 안내문과 감사편지 끼워두고 가는 길,
‘좋은 사람 많이 만날겨~ 잘하고 있는겨~’ 선생님 말씀 들려오는 듯했습니다.
다음으로 지난여름 추동 슈퍼 사장님 영화제를 잘 돕고 거들어 드렸던 유빈이 만나러 갔습니다.
그런데 에구머니나. 유빈이네 행국이가 풀려 있었습니다.
자, 당황하지 말고 절대 뛰지 말고. 선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슬금슬금 뒷걸음질 쳤습니다.
하루빨리 만나고픈 마음이지만 아쉬움을 뒤로하고 내일을 기약했습니다.
그다음은 부녀회장님 댁에 갔습니다.
선생님과 인사 다닐 때마다 안 계셔서 오늘은 꼭 인사드리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많이 바쁘신가 봅니다. 내일 더 준비해서 다시 가야겠습니다.
#신희진 선생님
괜스레 마음 푸근해지는 곳. 신희진 선생님 계신 호숫가 가래울 휴게점에 도착했습니다.
똑똑 문 두드리니 “어머 선생님~” 맑은 미소로 반겨주셨습니다.
마을 영화제 안내드리고 혹 더 궁금하신 것 있으시면 적힌 전화번호로 연락 주시길 부탁드렸습니다.
인사드리고 가려는데 날이 추우니 따뜻한 차 마시고 가라고 하셨습니다.
말씀드리는 내내 관심 가져주시고 지지해주시고, 진심으로 귀담아 들어주시던 선생님 덕에 이미 몸과 맘 따뜻해져 괜찮다 말씀드렸습니다. 그래도 주시겠다 하셔서 다음에 영화제 홍보로 마을 아이들 인사드릴 때에 지금처럼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도움 주시길 부탁드렸습니다.
“선생님 파이팅! 귀한 일, 대단해요!”
선생님 말씀에 가슴이 벅차 눈물이 났습니다.
다시 감사 인사드리고 밤실 마을 가는 길, 선생님께 전화 왔습니다.
아까 눈물 흘리시는데 휴지 못줘 미안하다고.
따뜻한 이웃, 살만한 동네. 정말 잘 하고 싶다. 잘 거들고 싶다.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발바닥 닳도록 두루 다니며 사람들을 그 삶의 현장에서 만나면, 무엇이 필요한지 살려 쓸 게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할 일이 보이고 하고 싶은 일이 그려집니다.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은 마음, 잘하고 싶은 마음, 선한 근심과 고뇌로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복지 요결, 100쪽
#추동 교회
합동연수에서 배웠던 복지관 사회사업 편 ‘제휴 방식’이 떠올랐습니다.
제휴 방식: 이 동네 저 골목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어울리기 좋은 활동을 지역사회에서 찾아봅니다, 지역사회가 기획 제안하게 합니다, 사회사업가가 기획하여 지역사회에 제안 위탁합니다, 외부 전문가나 전문 기관이 주관하게 합니다.
제휴 방식은 복지관이 프로그램을 직영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할 수 있도록 외주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지역사회가 들썩거리고 역동적이게 됩니다.
추동 교회에 외주하면 좋겠다 상상했습니다.
부푼 마음으로 추동 교회에 발걸음 하니, 마침 목사님께서 나와 계셨습니다.
인사드리고 마을 영화제에 대해 설명드렸습니다.
목사님께서 호숫가 도서관 관장님과 잘 알고 있는 사이니 일정 살펴보고 연락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감사가 절로 납니다.
‘여호와를 기뻐하라. 그가 네 마음의 소원을 네게 이루어 주시리로다. 네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 네 의를 빛같이 나타내시며 네 공의를 정오의 빛같이 하시리로다. 시편, 37편 4~6절 아멘’
말씀에 의지하여 이 일을 주께 맡깁니다.
#연우네
사랑스러운 아이들 모여 있는 밤실 마을 가는 길. 새해맞이 떡국 먹으러 가며 아이들과 함께 걸었던 길입니다. 만날 아이들 생각하니 신나고 웃음이 났습니다.
연우네 집 거의 도착하니 연우 밝은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한 걸음에 달려가 “연우야~” 부르니 연우가 “선생님~”하며 뛰어와 안깁니다.
사랑스러운 연우. 반겨주어 고맙습니다.
연우가 지난 마을 영화제를 마치자마자 다음 영화제 준비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연우에게 정식으로 마을 영화제를 안내하고 극장 주인이 되어줄 수 있겠냐고 물었습니다.
“네! 당연하죠.”
다시 만나 회의하며 이야기 나누기로 하고 연우는 책모임에 갔습니다.
연우 뒷모습 바라보며 마음과 언어 행실 더욱 바르게 하여 귀하게 대해야겠다. 다짐했습니다.
#정민이네
동네 동생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정민이.
면접 때 잠깐 만났던 수줍은 미소의 정민이에게 인사하고 마을 영화제 안내하러 갔습니다.
발라(바닐라)를 품에 안은 정민이와 물들다 선생님께서 맞아주셨습니다.
인사하고 정민이에게 마을 영화제 극장 주인이 되어줄 수 있겠냐고 부탁하니 수줍은 미소로 끄덕끄덕. 선생님이 마을 영화제 설명은 했지만 사실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정민이가 선생님보다 훨씬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하니 또다시 수줍은 미소로 끄덕끄덕.
벌써 볼 영화도 정해두었다고.
기대하며 기다려준 정민에게 고마운 맘, 늦게 와서 미안한 맘 전했습니다.
미소가 예쁜 정민이, 사랑이 많은 정민이, 나눌 줄 아는 넉넉한 품 가진 정민이. 귀한 정민이.
스스로 잘 하겠지만 필요에 따라 잘 거들고 성심성의로 묻고 의논하고 부탁 해야겠다 꼭꼭 다짐했습니다.
(정민이는 벌써 초대장, 포스터 만들 날도 정했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 2시 정민이네 집에서 연우와 함께 만나기로 했습니다. 색연필도 많이 있어 선생님이 준비해 올 것은 없다고 했습니다.)
#동건이네
아이다운 순수함과 의젓함이 공존하는 동건이.
동건이네 초인종을 누르니 “누구세요?” 반가운 목소리입니다.
동건이와 인사 나누고 마을 영화제 홍보했습니다.
알겠다고. 엄마와도 의논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예의를 갖추어 대하는 동건이.
동건이의 모습 배워야겠습니다.
만나는 이를 천하보다 귀히 여기며, 처음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흐트러지지 않고 바르게 대하겠습니다.
#추동 슈퍼 사장님
추동 슈퍼 사장님은 지난 마을 영화제의 극장 주인이 되셨던 분입니다.
영화제 당일, 가로등도 끄시고 추동 슈퍼를 멋진 극장으로 만드셨던 사장님께 인사드리고 제3회 마을 영화제 안내드리러 갔습니다. 마침 슈퍼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쉬고 계셨습니다.
사장님께서 자리에서 일어나셔서 맞이해주셨습니다.
시종일관 고개를 끄덕이며 귀 기울여 들어주셨습니다.
혹 지금 공사 중이라 어려우시다면 아이들이 찾아와 영화제에 대해 여쭐 때 잘 설명해주시길 부탁드렸습니다.
사장님께서 여유가 되면 해보겠다고 일정 살펴보신다고 하셨습니다.
서투른 저의 이야기도 귀담아 들어주신 사장님 고맙습니다.
#시원이 지원이
시원이 지원이는 도서관에서 자주 보는 아이들입니다.
함께 100층짜리 집 전시회도 다녀오고, 새해맞이도 다녀왔습니다.
그림을 자세하게 잘 그리고 호기심 많은 공룡 박사 시원이, 체력이 정말 좋고 방긋방긋 잘 웃는 지원이에게 마을 영화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극장 주인이 되어주길 부탁했습니다.
시원이 지원이 단번에 “네! 좋아요!!”
보고 싶은 영화도 있는데 어린 동생들이랑 보기엔 어려울 것 같아 다시 정해봐야겠다고 했습니다. 공룡을 좋아하는 시원이는 공룡과 관련된 영화를 보고 싶어 합니다.
만약 공룡영화를 보면 시원이가 갖고 있는 공룡 관련 장난감, 인형, 카드, 책등을 동생들도 만질 수 있게 허락해 주겠냐는 엄마의 물음에 “네!” 대답하던 시원이.
지원이는 형이 하는 거 다 좋다고 방긋방긋 웃었습니다.
자신의 것 아낌없이 내어주려는 시원이의 예쁜 마음 고맙습니다.
거들어주는 지원이 미소 고맙습니다.
시원이 지원이는 호숫가 마을에 이사 온 지 얼마 안 된 아이들입니다.
어머님께서 집 정리 마무리가 덜 되어 집에서 영화제를 하는 것은 부담스러워하셨습니다.
이웃들에게 좋은 것 내어주고픈, 귀하게 잘 대접하고픈 어머님 마음 고맙습니다.
영화제 장소부터 여러 가지 묻고 의논하고 부탁해야 할 것들 있습니다.
이루는 과정 속에서 시원이 지원이가 자주 할 수 있도록, 주체의식과 역량이 회복 개발되고 유지 생동하며 개선 강화 될 수 있도록 잘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겠습니다.
영화제 극장 주인으로 당당하게 서 있는 시원이 지원이의 모습.
기대되고 기다려집니다.
첫댓글 한영에게 전화왔어요.
목소리가 청아하고 고운. 시선을 사로잡는 멋진 바지 입고왔던 한영이.
어제 책읽는 이웃 어린이편 회의하러 온 한영에게 인사하고 잠깐 마을 영화제 설명했는데 귀담아 듣고선 생각했나봅니다.
집에 친구들, 이웃들 많이 초대하는 건 처음이라 해보고 싶다고.
다음주 수요일 2-3시 사이에 회의 하기로 했어요.
은우네, 연우네, 정민이네 극장에 가본 적 있다고 해요. 잘 할겁니다.
바르게 걸언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선생님 인사다니시고 홍보하고 그럴 때 저랑 같이가요.
혼자하면 심심하고 저도 집에 있으면 더우니까."
한영의 따뜻한 마음 고맙습니다
신희진 선생님 그리고
호수를 닮은 한영.
박세경선생님 덕분에 이번 겨울, 호숫가마을에서 상영되는 영화가 많겠어요~
두루두루 다니는 선생님, 고맙습니다.
다람쥐 선생님!!
선생님께서 지혜 나누어주시고 주선해주시고 알려주신 덕이에요!!
고맙습니다!!
활동에 집중하고 두루 다닐 수 있도록 살펴주시고 돌봐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을 두루 다니며 발로 일하는 세경.
뜻을 좇아 바르게 실천하고자 하는 세경.
“길 잘 모르면 차 태워줄까요?” 물으셨습니다.
모르는 분이면 함부로 타지 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