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DMZ 평화의 길, 김포 3코스 <애기봉 입구 - 전류리 포구> 기행
동지(冬至)였던 구랍 21일에 이어 2주 만에 다시 김포 애기봉(愛妓峰) 입구를 찾았다. DMZ 평화의 길 3코스는 이곳을 시작
으로 김포 하성면 외곽의 조강(祖江)과 한강변을 따라 전류리포구까지 걷는 구간이다.
아침 8시 30분, 하얀 눈 덮였던 지난번과 달리, 눈 녹은 애기봉 자락 가금리는 노을빛이 감도는 늦은 아침 햇살을 맞고 있었
다. 들머리 인근에 있는 한재당(寒齋堂)을 먼저 찾았다. 김종직의 제자였던 한재(寒齋) 이목(李穆.1471~1498) 은 조선 중기
문신으로 무오사화(戊午士禍) 때 모함을 입어 젊은 나이에 죽었다. 그를 기리는 사당과 묘역이 후손 들에 의해 잘 가꾸져 있
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다시 인근 보적산 자락에 있는 저헌재(樗軒齋)를 찾았다. 운봉 박씨 시조묘와 그 사당인 이곳에는 그
4대 조가 되는 운봉(雲峰) 박신의 묘소도 같이 있다. 박신(朴信. 1362~1444)은 여말 선초의 문신이다. 이조판서를 지낸 그
는 1418년에 김포 통진으로 유배 와서 10여 년을 보낸 후 이곳에서 여생을 마쳤다. 젊은 날 박신이 안렴사(江原道按廉使)로
강릉(江凌)에 갔을 때 그곳 명기 홍장(紅粧)과의 사랑 예기는 퇴계 이황과 단양 명기 두향과의 사랑만큼이나 유명하다. 경포
호엔 달이 다섯 개 (정비석의 명기 열전엔 8개)나 뜬다는 유명한 일화를 남긴 그와 홍장의 이야기는 지금도 경호포 홍장암
(紅粧巖)에 그대로 남아 전해지고 있다. 다만 퇴계와 두향의 사랑이 새드 엔딩이었다면, 박신과 홍장의 그것은 해피 엔딩이
었다.
가금리 동쪽 양태리 들녘으로 나가 양택천을 건너고 다시 마근포리를 찾았다. 이 부락의 옛 중심은 마근포구(馬近浦口)였
다. 마근포구 역시 한국 분단 이전까지는 강화 산이포와 더불어 서울. 인천. 개성.연백으로 연결되는 주요 해상 교통로였다.
인근에 애기봉 전망대가 우뚝하고 그 오른편 마근포가 있던 조강변에는 지금은 DMZ 철책들이 이어져 있어서 직접 찾아가
볼 수는 없었다. 이어 김포 동북쪽 제일 끄트머리에 있는 시암리를 찾았다. 강 건너편 동쪽에는 파주 교하(交河)가, 그 북쪽
엔 임진강 어귀가 한강과 만나는 곳이다. 바로 조강(祖江)이 시작되는 곳, 이곳에서부터는 다시 남쪽으로 돌아서서 한강변
을 거슬러 후평리 철새전망대를 찾았다. 시암과 후평리 일원의 김포들녘은 철새들의 낙원이다. 이곳을 찾는 겨울 철새들은
천연기념물 재두루미를 포함해 쇠기러기. 큰 기러기.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독수리 말똥가리 등 다양하다. 이날은 마침
백두루미 가족과 캐나다기러기도 관측이 되었다. 이곳에는 또 한국조류협회에서 보호 중인 '다친 새들의 쉼터' 있고 마침
몇 마리의 큰 독수리들이 치료를 받으며 재활과정을 거치고 있었다.
전류리포구(顚流里浦口)를 찾았다. 봉성산 자락 한강변에 있다. 강 건너편으로 심학산이 마주 보이는 곳이다. 이곳은 한
강(漢江)의 수많은 옛 포구 중 유일하게 오늘날까지 그 기능을 다하며 남아 있는 포구다. 전류(顚流)란 특이한 이름은 '물
이 뒤집혀 흐른다'는 뜻. 한강 하류인 이곳은 강물과 바닷물이 하루에 두 번씩 교차해 흐르며 서로 뒤썩인다. 봄이면 황복
이, 여름이면 농어와 장어가, 가을이면 새우가, 겨울이면 숭어가 잡히는 전형적인 큰 강의 기수역(汽水域)이다. 현재는 대
를이어가는 어부들의 27척의 배가 조업 중이고, 이곳의 명물 새우잡이 배는 이제 겨우 4척만이 남아 조업을 잇고 있었다.
하지만 전류리포도 어김없이 DMZ 철책이 둘러쳐 있어서 그 생생한 포구 촬영을 할 수 없어 안타까웠다.
촬영, 2025, 01, 03.
▼김포 하성면 시암리를 찾은 기러기 떼
▼DMZ 평화의 길, 김포 구간 2,3,4코스 개념도
▼ 제2코스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입구 - 전류리포구> 안내지도
▼2코스 날머리이자 3코스 들머리 게이트
▼ 김포 하성면 가금리, 한재당(寒齋堂. 이목 사당)
▼3코스 들머리, 가금리 / 애기봉 입구 - 1
▼ 3코스 들머리, 가금리 / 애기봉 입구 - 2
▼가금리 보적산 자락 마실길
▼저헌재와 박신 묘역
▼가금리 마을과 보적산
▼하성면 양택리 들길
▼양택천
▼하성면 마근포리와 옛 마근포(摩近浦) 위치
▼마근포리 뒷들 길
▼하성면 시암 1리 들길
▼시암 2리 마을 회관
▼시암리 가지골 앞 버스 정류장
▼ 시암리 앞들 기러기 군무 - 1
▼ 시암리 앞들 기러기 군무 - 2
▼김포 하성면 후평리 들녘과 한강 건너편 파주 오두산 전망대
▼후평리 갈대숲
▼후평리와 석탄리 경계에 있는 양택천 둑 위의 철새조망지
▼후평리 철새도래지 풍경 - 1
▼ 후평리 철새도래지 풍경 - 2
▼ 후평리 철새도래지 풍경 - 3
▼ 재두루미
▼철새조망대 방문 기념
▼조류 전망대 아래 '한국조류보호협회'의 '다친 새들의 쉼터' - 1
▼ 조류전망대 아래에 있는 '한국조류보호협회' 소속 '다친 새들의 쉼터' - 2
▼ 한강변 후평리를 찾는 겨울 철새들
▼하성면 석탄리, 국은천
▼한강변 석탄리 철책 길 - 1
▼ 한강변 석탄리 철책 길 - 2
▼ 한강변 석탄리 철책 길 - 3 / 전류리포구 4km 전방 지점 이정목
▼ 한강변 석탄리 철책 길 - 4
▼석탄리 들녘을 찾은 기러기들
▼ 한강변 석탄리 철책 길 - 5 / 평화누리길 쉼터
▼ 평화의 길 3코스 끝 전류리포구 - 1
▼ 김포시 하성면전류리, 한강 전류리포구 - 2
▼한강 전류리포구 새우잡이 어선들
▼ 오늘날 한강 유일의 전류리포구
▼전류리포구 원경
첫댓글
저는 전류리 포구에서 한강
재방 철책선을 따라서 애기봉까지 걸어 보았습니다.
(군 관계자 도움을 받아서)
한재당은 김포시 관광지도에도 나오는 유적지인데
3코스 거리가 길어서 코스에서 벗어난 이곳을 가볼 생각을 미처 못했습니다.
철새를 많이 담으셔서 참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