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녀들의 물숨~
제주도 성산포에서 북동쪽 방향으로 약 3.8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작은 섬이 하나 있습니
다. 소가 누워있는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우도(牛島)라고 부릅니다. 우도 해녀들에게서
들은 ‘물숨’ 이야기입니다. 해녀 사회는 아주 엄격한 위계질서로 운영됩니다. 해녀들은 계
급이 있습니다. 제일 높은 계급인 상군은 가장 깊은 바다까지 들어가 작업을 합니다.
15-20 미터 깊이입니다. 다음이 중군이고, 맨 마지막 하군은 일명 똥군이라고 부릅니다.
이들은 2미터 이하의 바다에서만 작업을 합니다.
해녀 계급은 경험에 의해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진다고 합니다.
숨의 길이로 계급이 정해지기에 해녀들은 계급에 대한 부러움은 있을지언정, 불만 같
은 것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바다에 들어갈 때에는 조심해야 할 것이 바로 ‘물숨’입니다.
물숨은 수중에서 들이마시는 숨입니다. 해녀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아주 무서운 숨입
니다. 1년에 한 두 명의 해녀가 물숨으로 죽는다고 합니다. 물숨은 다른 말로 ‘욕심’입
니다. 자신의 숨 길이만큼 숨을 참으면서 작업을 하던 해녀도, 다시 숨을 쉬기 위해서
는 물 위로 올라와야 합니다. 마침 큼지막한 전복이 해녀의 눈에 어른거립니다.
바로 그 순간, 욕심을 이기지 못하고, 물 아래로 내려갑니다. 그래서 해녀는 물숨을 먹
고 맙니다. 물숨이 위험하다는 것을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알면서도 욕심을 이기
지 못해 생깁니다. 그래서 해녀들은 바다를 가리켜 “바다는 무서운 곳이지만, 욕심을 버
리면 친정 엄마처럼 다 내어 주는 곳이야!”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에 다시 내려갑니다.
그래서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 참지 못하고 물숨을 먹고 맙니다. 자연이 숨통을 막아버리
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