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줄이라도 매일 쓰는게 목표였는데 이렇게 띄엄띄엄 쓰다니. 모든 것에 대한 강박적 사고가 있는 나에게 너무 괴로운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주일날 끝나고 바로 강릉으로 향해 1박 2일간 현실쌤과 지영언니와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느라 그랬다 치자.
사실 꽤 무리인 일정이었는데 어차피 집에 있어봤자 우울해질 것 같아서 일단 가겠다고 한 여행이었다. 얘기도 많이 하고 좋은 얘기도 많이 듣고 전반적으로 편안하고 좋은 여행이었는데 에너지가 떨어져서 그런지 끝끝내 어제 여행을 마치고 집에 와서는 막 폭식을 하고나선 눈물을 흘렸다. 이런 딸 쉽지 않을텐데 이제 하루이틀도 아니라는 듯 잘 달래서 재워주는 우리 엄마가 너무 대단하다 느끼는 밤이었다.
너무 생각이 많아서인지 이렇게 글을 쓰며 다 꺼내어 정리해놓는 일을 며칠만 하지 못해도 마음을 들여다보는 해상도가 떨어지고 뒤죽박죽 어지럽다. 꼭 장황하지 않아도 좋으니 정말 매일 딱 한줄이라도 쓰길 바란다. 그러려고 접근성 좋게 핸드폰으로 쓸 수 있는 다음 카페 일기장도 만든 것인데!
아무튼 확실하게 느낀 것은 내가 아주 아주 지극히, 유별나게, 유난스럽게 개인적인 사람이란 것이다. 혼자있는 시간이 너무 필요하고 너무 중요한 그런 사람. 엄마는 훨씬 전부터 더 정확히 알고 있었는지 엄마 지인들에게 나를 얘기할 때 수린이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이 중요한 아이라 부모와 사이가 좋은데도 틈틈이 나가야하나 생각하는 개인적인 아이라 소개한다고 했다. 금•토 BK에 이어서 일•월 까지 계속 사람들과 부대꼈더니 정말 너무 부대껴서 눈물이 난 것이다. 월요일을 쉬지 않으면 너무 버거워서 일주일을 살아갈 수가 없는데 사람들 속에 있는 것은 아무리 편한 사이라 해도 나에게 쉰 것이 아니다. 눈치를 많이 살피는 성격이라 피로도가 심한거라고 지영언니가 얘기해줬는데 그런 것 같다. 사실 여행 내내 음식도 한번도 원하는 걸 얘기하지 못하기도 했고 뭐 여러모로 그런 편이긴 하다. 비케이에서 술을 권하는 것도 너무 싫은데 같이 못마셔주는걸 미안해 한다거나 이런 쓸데없는 것들. 이렇게 자꾸 쓸데없는 것에 에너지를 뺏긴다고 느껴지고 또 사실이다보니 차라리 혼자 이렇게 글 쓰고 생각 정리하며 긍적적인 동기부여로 무장한 채 중요한 일을 하는 삶의 형태를 고수하게 되고 그렇게 점점 더 개인주의적인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다.
미나랑 카톡을 주고 받는 중에 미나는 음악적으로 잘 되고 싶은 마음이 늘 커보여서 그렇게 연예인이 되고 싶냐고 놀랍다고 했더니 자기는 그저 치열하게 살고싶은 것이라 말했다. 민희진의 삶이 반짝반짝 빛나지 않냐며. 난 한번도 그렇게 살고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당연하다는 듯 보내놓곤 다시 생각해봤다. 내가 진짜 그렇게 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나? 분명 나도 무언가에는 어마어마하게 큰 에너지와 재능을 가지고 있는데. 요즘 너무 자주 하는 생각이 분명 이 삶에 어떠한 신비한 루트나 법칙이라는게 있을 것 같고 아직 내가 그걸 발휘하며 살지 못한다는 것이다. 답답하고 뿌옇고 내가 욕망하는 나로서 10%도 살고있지 못하고 있다는 그런 느낌. 하나님에 관해서도 하나님을 만난 사람들은 분명 뭔가 다르게 사는 것을 알기에 더 긴밀히 만난다면? 하나님을 완전히 신뢰할 수 있을 때 이 세상을 살아가는 그 느낌이 있을텐데. 강박과 완벽주의, 또 늘 최고의 정답을 찾아내려는 이 성향이 노래에 대해 고민하고 다이어트에 대해 고민하다가 이제 그냥 이 삶 자체를 관통하는 완벽한 방식과 완벽한 해답에 대한 열망과 궁금증이 되어버린 것 같다. 영화 루시 에서처럼 내가 가진 무한한 잠재력을 전부 깨워서 100%의 뇌와 신체와 모든 감각을 사용하게 되어보고 싶다는 그런 욕망이 있다. 카니보어를 해보려 하고 음식을 관리하는 것도 그저 다이어트가 아닌 브레인포그를 줄이고 시간을 더 선명하게 살아보려는 노력도 있다. 더 중요한 것에 집중하려면 불필요하게 소비되는 에너지를 찾아내고 줄여야할 것 같은데 몸이 가장 많은 에너지를 쓰는 곳이 소화이므로 소화를 편하게 하는 것은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나는 살찌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것에도 굉장히 에너지를 많이 빼앗기고 있기 때문에 별로라 생각하는 음식을 먹었을 때의 그 후회와 분노를 처리하는데에 에너지를 뺏기고 싶지 않아서 그런 음식을 참으려 하기도 한다. 문제는 참는데도 에너지가 많이 빼앗긴다는 것에 있긴 한데.
다이어트에 대한 고찰도 해보려 한다. 1월은 내내 이렇게 보낼 것 같다. 어쩌면 이 모든 정신적 문제들이 다이어트와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너무 많은 에너지를 빼앗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4년에 후회됐던 것 중에 하나이기도 한데 또 다이어트를 하고 어떻게든 유지하고 있는게 잘한 일이기도 해서 참으로 모든 것은 양날의 검이다. 지금도 참고 있는 것 같다. 수제식빵이 미친듯이 먹고싶으면서도 동시에 살찌는 음식이라 아예 쳐다도 보지 않겠다, 이건 거짓 배고픔이며 식탐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어찌되었건 모든 것에는 대가가 따르고 다이어트 하며 참고 운동하고 몸을 굶기던 시절이 있어서 이런 폭식 에너지가 생겨난 것이겠지. 잠을 너무 자고싶기도 하다. 그냥 하루쯤 아무것도 안하고 편하게 먹고 잠만 자고 싶은데 그걸 못하고 계속 사람을 만나고 일하니 수면욕구가 해결되지 않아 식욕으로 풀고싶은 것도 있다. 근데 자꾸 이렇게 가만히 있고 자고만 싶고 에너지가 없는 것도 다 몸의 힘이 부족하고 근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우울이 먼저인지 신체가 먼저인지는 모르겠으나 에너지 대사가 몸에서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생리도 안하니 말이다. 내 체질과 각 기관들 이 신체에 대해서도 완전히 이해하고 파악해서 살고싶은 욕망도 큰데 올해에는 가능할까? 그러려면 체중계 숫자에 대한 강박따위는 내려놓고 미용에 대한 집착도 내려놓고 직관을 잘 찾아야 하는데. 체중을 안재는 것 만으로도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다. 어제 갑자기 집에 와서 소고기를 시작으로 떡 3개, 식빵 2장, 피자 꼬투리 빵, 엽떡 오뎅을 와구와구 먹은 것은 그냥 일어나는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미래를 만든 과거의 수린이 분명 있다.
우선 정신적인 식사 만족도에 대해 생각해보려 한다. 다이어트를 너무 반복하고 오래해서 식사에 만족감이 없나? 생각해보면 또 딱히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늘 건강하게 잘 챙겨먹고 가장 좋아하는 고기도 잘 챙겨먹는데. 다양성은 좀 모자란 것 같기도 하다. 요즘은 복부팽만 걱정에 샐러드가 먹고싶어도 참기도 했으니. 먹고싶으면 먹자! 금지 음식은 적은게 좋을 것 같다. 밥이 좀 부족한 것도 사실인데 원래도 밥을 별로 안좋아하다보니 이건 늘리기가 참 어렵다.
[신경 많이 쓰이는 정보]
- 간헐적 단식[최소 6시 전에 마지막 식사 마무리(4시 전
에 끝내면 더 좋다), 12시까지는 배출주기니까 첫끼는
그 후에 먹기, 공복시간 최소 16시간]
- 식이섬유(야채)가 오히려 가스차게 하고 복부팽만 유발
- 과일은 이러나 저러나 살찐다
- 고구마•감자•옥수수 같은 구황작물 살찐다
- 단 음식들(혈당 빨리 올리는 과일•디저트류)이 우울감
을 초래한다
- 설탕•밀가루•나쁜기름•술이 대사를 교란시킨다
- 공복 후 첫끼 탄수부터 먹으면 혈당 급격히 올라 살찐다
- 먹고 나서 바로 10분 걸어야 혈당 안정돼서 살 안찐다
- 샐러드,과일,샌드위치 등 차가운 음식은 몸을 더 차갑게
해서 살 안빠진다
- 저탄고지가 근본이다
- 지방 + 정제탄수화물 조합은 최악이다
- 식사 중or식사 후에 액체류 마시면 소화가 안된다
[진짜 체득한 경험]
- 치즈는 확실히 속을 불편하게 한다
- 에어프라이어 삼겹살 구이는 기분 나쁜 트림 올라온다
- 식빵 먹으면 양 조절이 어려워 많이 먹게 되고 변비가
생기고 배랑 옆구리에 살이 금방 찐다
- 술을 마시면 입이 터지기 쉽고 다음날 기분이 우울하다
- 족발•순대국은 만족감은 높지만 속이 편하지는 않다
- 치즈당 디저트 증량은 없지만 눈바디가 구려진다
- 카니보어 하면 기분이 나아지고 식욕이 잡히지만 지속
이 어렵고 무월경도 계속될 것 같다
- 첫끼 오버나잇오트밀볼은 정신적으로 꽤 만족감이 좋지
만 금방 허기지는 느낌이 있다.
- 양념돼지갈비와 우유는 설사를 유발한다
- 설사가 계속 되면 잠깐은 시원하고 좋지만 결국 변비로
이어진다
- 식빵과 치즈당 카스테라가 폭식을 유발한다(큰 부피로
만 살 수 있는 음식들)
- 고구마, 사과, 마늘은 가스 유발하는 음식이다
- 탄수를 끊으면 몸무게는 확실히 금방 줄어든다
- 폭식 후 따뜻한 애사비 마셔주면 소화도 되고 좀 덜찐다
45-46kg을 유지하고 싶은데 원래 편안하게 살 땐 늘 어느정도 통통했기에(51-52kg) 무언가 변화된 라이프스타일이어야 유지 가능한 것은 사실이다. 근데 또 생각해보면 작업실에 살 때는 윤태오빠랑 먹고싶은거 다 먹었는데도 날씬했다. 47kg정도. 요리를 해먹을 수 없었고 돈도 한정적이라 주로 배고플때까지 쭉 안먹다가 죽기 직전에 맛닭꼬 양껏 한마리 거의 다 먹고 뻑살만 남기는 형태로 먹었던 것 같다. 간헐적 단식이 자연스레 되는 날이 많았지만 강박 전혀 없이 스무디도 먹고 한 듯. 스무디 끊게된건 다이어트때문은 아니라 액상과당 안먹는게 지금도 어렵지는 않다. 에그셀런트 다닐 때는 그거 먹어서 좀 살찌는 것 같긴 했다.
[식이장애&스트레스 유발하는 강박]
- 간헐적 단식 꼭 지켜야 한다
: 시간 안에 타임어택 폭식 유발함
- 탄수화물은 배 나오고 살이 찐다
: 밥 덜 먹고서 탄수 부족해서 빵•떡•초콜릿으로 폭식함
- 정제당은 몸의 대사를 교란시킨다
: 피어푸드가 돼서 더 원하는 마음이 생기는데 먹고 나
면 엄청난 죄책감과 함께 다 망쳐버린 것 같아짐
- 물 무조건 2L 이상 마셔야하고 공복에 1L 마셔야 한다
: 억지로 물 막 마시게 되고 압박감이 있다
[음식에 관한 솔직한 욕망]
- 식빵, 치즈당 카스테라, 초콜릿, 감자칩
- 오나오 먹고싶은데 치아씨드(식이섬유) 배나올 것 같고
과일 살찔 것 같다
운동에 대해서도 정리해본다. 운동으로 살이 빠지는 것이 아님은 확실해졌다. 근데 확실히 운동을 안하면 눈바디는 안예뻐진다. 체력도 없어지고 전체적인 활기도 떨어지고 엉덩이가 사라진다. 운동은 채우는 일이다. 채우고 싶은 곳은 엉덩이와 상체이다. 매일 노래를 위한 코어 운동을 하고 엉덩이•어깨•등 운동을 번갈아가며 하는게 맞는 것 같다. 유산소도 지방연소보다는 심폐지구력을 위해 하는 것. 분명히 필요하다. 하지만 러닝은 가슴이 더 빠질 것 같으니 패스. 유산소는 버피테스트나 계단으로.
보상체계가 음식으로 잡힌 것도 문제다. 어쩌면 이게 가장 큰 폭식 유발 원인이다. 스트레스. 너무 하기 싫은 일을 미뤄야할 때 계속 먹다가 잠드는 패턴이 있다. 음식을 먹는 것 만큼이나 내게 보상을 주는 행위가 글쓰기인 것 같아서 힘들때마다 이곳에 다 털어놓는 것을 보상으로 하여 체계를 바꿔보자.
퇴근하고 오나오 재료 장보는 중에 혁쌤께 연락이 와서 갔더니 강사 계약을 하자고 하셔서 하고 왔다. 너무 좋아해서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분이라 같이 일하는게 맞나 싶었는데 어제 우는 나에게 2년이 돼서 바꿔줄 때가 됐다는 엄마의 말에 대한 즉각적인 답인가 해서 오케이 하고 계약서 쓰고 왔다. 좋은 대표 밑에서 일하며 배워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레슨비 올리고 싶고 그에 맞게 또 일해보고 싶어서 좋을 것 같다. 혁쌤 눈치보여서라도 레슨의 수준을 올리게 될 것이고 그 또한 나의 능력이 될테니. 여러모로 좋다. 얼른 자야지. 내일 살짝 버거울 것 같은 하루가 날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