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곡 대은암
一曲大隱潭
수원은 굽이지고 외져서 배가 통하지 않나니
물이 모여 깊은 연못 이루고 흘러 시내 만드네
괜히 운로의 자취를 찾아가지 말지어다
소나무 덩굴이 빽빽하고인가의 연기 적으니라
水源回僻不通船。滙作深潭瀉作川。莫謾去尋雲老跡。松蘿蒙密少人烟。
이곡 황정동
二曲黃庭洞
조복을 벗어 던지고 봉우리 속에 누웠나니
반은 야위고 차가워져서 산택 모습이 되었네
도경 필사를 마치면 한 가지 일도 없으며
흰 구름과 옥 같은 나무 그림자만 겹겹이네
朝衣拋擲卧中峰。半作癯寒山澤容。寫罷道經無一事。白雲瓊樹影重重。
삼곡 수운정
三曲水雲亭
떠있는 정자 형세가 마치 배 같나니
태고적부터 바위가 반석처럼 뿌리 내리고 있네
멀리서 애옹의 관물의 흥취를 생각해보건대
구름은 멈추어있고 물은 흘러서 다 좋아할만 하네
浮浮亭勢恰如船。有石盤根太古年。緬憶厓翁觀物趣。雲停水逝傡堪憐。
사곡 연단굴
四曲鍊丹窟
천공의 솜씨 교묘함을 하늘 뚫은 바위에서 생각해보나니
풀이 무성하게 둘러싸 있고 버들이 길게 덮고 있네
어디에다 연단하는 화로를 두어 밤 내내 태워볼까나
특이한 향기가 비와 섞여서 봄 연못에 가득 차는구나
天工巧思鑿穹巖。草繞茸茸柳覆毿。安措丹爐通夜燒。異香和雨滿春潭。
오곡 도광벽
五曲道光壁
길이 돌 때마다 경계는 더욱 깊어지나니
새 발자국 진탕도 숲을 더럽히지 못하네
벽 중간에 영롱한 기운이 서려 있나니
산사람의 안정된 마음이 드러나는 것이네
路轉迴時境轉深。禽泥不敢汚靑林。頃看半壁玲瓏氣。現自山人定後心。
육곡 사선대
六曲四仙臺
바람 소리는 맑고 푸른 물굽이에 가득하며
석단의 깊은 나무는 구름 낀 문을 덮고 있네
네 신선이 승천했다는 말 믿지 못하겠나니
다만 사람 사이에서 자재하게 한가로우리라
風珮泠泠滿碧灣。石壇深木掩雲關。四仙未信昇天去。秖是人間自在閒。
칠곡 사인암
七曲舍人巖
등나무 평상에서 맑은 여울을 굽어보고
떠나가는 새와 구름을 마음으로 쳐다보네
명리의 자취와 통했었다고 말하지 마라
푸른 바위를 찬 폭포수가 씻어버리네
藤床一面俯淸灘。去鳥歸雲盡意看。休道曾通名利跡。蒼巖洗却瀑流寒。
팔곡 도화담
八曲桃花潭
복사꽃이 무수히 연못을 둘러싸고 피었나니
바람이 물에 떠다니는 꽃 가다가 돌아오게 하네
오직 운옹만이 춘사를 관리하는 것을 허여하여
짚신으로 때로 붉은 복사꽃 밟으면서 오가네
山桃無數繞潭開。風掣漂花去復迴。獨許雲翁管春事。芒鞋時踏亂紅來。
구곡 운선동
九曲雲仙洞
빙 둘러싼 봉우리가 갑자기 파열음을 내니
푸른 유수가 분방히 흘러 긴 시내를 이루었네
운선은 전신인가 아닌가
시종 하나의 동천으로 와서 거처를 정하네
廻合峰巒忽砉然。蒼流奔放作長川。雲仙莫是前身否。終始來占一洞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