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의 사회적 책임

전)남원문화원장 이병채
우리 사회는 각 분야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존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활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어사전에 기록된 전문가에 대한 의미는 어떤 분야를 연구하거나
그 일에 종사하여 그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륜을 쌓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정의돼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자격증과 면허, 학위, 경력 등으로 특정 전문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사회는 전문가들에게 공식적인 기회의 불평등을 인정한다.
심지어 일부 몇몇 분야는 법률로 그 전문분야를 보호하게 하고
이러한 기회 불균등은 소득 불균형과도 직결되기 마련이다.
물론 오랜 시간 많은 노력과 비용을 들여 공부한 전문가들의 열정이나
삶의 가치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단순히 개인 노력만으로 자신의 전문성이 완성되거나
부여받은 것이 아님을 인지해야 한다.
그들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 것도 사회 시스템의 일부이고
그들에게 자격이나 면허 학위등을 부여한 것 또한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다.
그리고 그 전문성을 인정하고 보호하는 것 또한 사회 시스템이다.
그러하기에 전문가들은 사회로부터 부여받은 기회의 불균형 등을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서
사용하거나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 사용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에게는 사회적 불균형만큼의 책무가 반드시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교육의 한계는 오로지 그 전문지식 함양에 초점이 맞춰진 듯하다.
전문가에게 부여된 사회적 책무뿐만 아니라 직업윤리를 그들은 배움의 기회조차
믿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이런 전문가들이 우리 사회의 지도층으로 성장하기에 지
금의 우리 사회의 윤리의식과 도덕적 기준이 땅에 떨어진 것으로 생각한다.
전문가들에게 윤리와 도덕은 꼭 지키고자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의무이고
때로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임을 주장하는 바이다.
이 땅의 불합리한 정치지도자(지방자치단체 선출직 포함)들의 행태로 말하기 전에
전문가들이 먼저 사회적 책무를 다하였다면 아마도 지금보다는 조금
더 좋은 세상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 우리고장 남원의 경우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기보다 없다고 한다.
속담에 선 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듯이 전문지식이 없는 자들이 종합 행정을 하다 보니
전문 인력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어떻게 보면 서남대학이 대학으로서의 구실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요
그것마저도 제대로 활용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남대 문제는 거론하기조차 부끄러운 일이기는 하나
지역대학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분별하지 못하고 방치해 온 것부터가 문제이다.
동 대학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요 끝이 보이지 않지만
실오라기 같은 정상화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은 대학이 지역발전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남원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서도 절실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늦지 않았으니 지금부터라도 남원시민은 서남대학 살리기 운동을 비롯 전문가들에게는
전문지식과 함께 윤리와 철학 도덕 남원의 향토문화 등 남원학 전반에 대한 학습교육 등
남원인들에게 주지 시켜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우리 남원 사회가
바로서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