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그 너머의 괴로움]
게임이 나를 망치고 있다는 생각보다는, 게임 때문에 숨쉴 공간이 있었다는 생각
나는 일을 하다가 중간에 그만두어야 하는 상황이 자꾸만 발생했기 때문에, 백수로 지내던 시절도 꽤 된다. 지금 하는 일도 공공근로인데, 이것도 계속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운이 좋다면, 계속할 수 있는 방법도 있겠지만, 보통의 경우에 1년을 하면 1년을 쉬어야 한다. 지금은 일을 하고 있고, 또 게임도 가끔 한다. 게임을 아예 안하면 조금 허전한데, 가끔 게임을 하게 되니, 스트레스도 풀리고 나름 재미있게 게임을 하고 있다. 내가 즐기는 게임은 야구고, 지금은 그것만 한다. 하지만, 나도 한때는 게임에 중독된 적이 있었다.
백수로 지내던 시절이었고, 미래에 대한 희망 따위는 없던 시절이었다. 그냥, 게임 하다가 죽은 사람도 있다던데, 게임하다가 죽어버리지, 하는 심정으로 게임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게임은 나를 오히려 숨을 쉴 수 있게 해주었다. 게임을 하는 순간, 세상의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었고, 그렇게 나는 한참을 보냈던 것으로 기억난다. 그때는 야구게임도 했지만, 전투게임도 하고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던 시절이었다. 게임이 재미 있어서라기보다는 게임을 하면 내가 가진 고통, 괴로움 등을 모두 잊어버릴 수 있어서 게임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게임에 빠져 지내다가 어느 순간엔가, 거기서 빠져나와서 나는 또다른 꿈을 향해 갈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그 다음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한때는 게임중독에 빠져 있었지만 그때 나는 오히려 게임이 나를 살게 해 주었다. 그렇게 나는 게임 덕분에 살아갔던 시절도 있었다. 그래서, 게임중독에 빠진 사람에게 필요한 건, 이 세상에 소망을 갖게 해주는 일, 이 세상에 희망을 갖게 해주는 일이다. 그렇게 하면 게임중독은 쉽게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