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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옥나무도서관 2차 설명회 이야기]
때: 2019년 8월 30일, 늦은 7시
장소: 관옥나무도서관
8월 13일 도서관활동가를 모시는 글을 읽고 사람들 둘러앉았어요.
두더지, 연동마을, 간송, 박경숙, 소현, 자허
[관옥나무도서관의 길]
관옥나무도서관은 지혜와 꿈을 발견하는 지성의 성소聖所입니다. 병든 몸과 마음이 치유받고 날마다 영적 성숙을 이루는 곳간이길 기도합니다.
관옥나무도서관 사람들은 ‘기도하고 일하고 공부하고’를 실천하여 함께 어울려 놀면서 크는 법을 배우고 사람마다 자신의 길을 찾도록 돕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서 저마다 관옥나무도서관이 되어 관옥나무숲을 이루어갑니다. (2019.7.15.)
1. 하루 흐름을 중심으로 한바퀴
-. 공동수련때 현동의 공지가 남달리 느껴졌다. 늘 도망다녔는데 ‘내가 뭘 할 수 있을까’하는 질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작은 모임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질문을 가지고 살아보려 한다.
-. 관옥나무도서관이 나 개인에게는 뭔가 자꾸 말을 걸고 있다. 그것을 잘 들었으면 좋겠고 서로 좋은 벗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 하루 4시 만남에 이어 7시, 지금 만남이 놀랍고 고맙다.
그 사이 벌어지는 일이 있었다. 혼자 막걸리 마시러 와온슈퍼 갔었는데 동네 아주머니들이 불쌍히 여겨 먹을 걸 챙겨주고 술잔을 함께 나눠주더라,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관옥나무도서관이 어떠해야할지 상징처럼 느껴졌다. 문득 한돌형이 전화해 비가 오니 막걸리 한 잔 하라는 말에 혼자 해보고 싶었고 그러다 뜻하지 못한 일을 만난 것이다.
-. 오늘은 직장에서 마지막 근무날이었다. 하루종일 시간을 재면서 남은 시간을 체크했다. 마치고 나서는데 가볍고 좋았다. 그만두고 나니 내가 앞으로 할 여러 가지 일들을 만나게 된다. 어제 한 선배는 전에 했던 잡지를 재창간한다며 같이 하자 연락이 오고, 나를 아꼈던 교수 한분이 학교 조교자리를 제안해와 잠시 헷갈렸다.
학교를 들어서는데 심상치 않은 놀빛이, 태양만 아니라 전체가 물든, 신비스러운 광경이 나를 축복하기 위한 것인 듯했다. 그 안에 있는 것 자체로 신비체험의 기쁨이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동네에서, 집중해서, 마을이라든지 한가지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나 여러 가지 일들이... 관옥나무도서관의 흐름에 함께 할 수 있다면 내가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신비를 보여주었다. 이렇게 잘 놀고 싶다는 마음으로 왔다.
2. 관옥나무도서관에서 함께 일구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설명회자리이다. 서로 질문해보고 그에 대한 생각들, 혹은 본인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을 나눠봅시다. 본인의 이야기와 서로의 질문을 통해 이 자리가 깊어졌으면 좋겠다.
-. 까페에서 60번째 모임이야기를 듣고 ‘관옥나무도서관의 길’을 날마다 다시 보게 되었다. 그 길에 나와있는 내용이 나를 더 깊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오늘 이렇게 될줄을 몰랐는데 잠시 다니러 온 길에... 그렇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 작년 가을무렵부터 ‘뭐가 문제일까’ 스스로에게 물어왔는데 김종철선생님 책을 보며 가닥이 잡힌다. 나에게 상상력이 부족했구나 생각이 든다. 내게는 무지나 빈곤의 문제는 아닌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계속 든다. ‘뭔가 해야 된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아이와 있으면서 가부장적, 독재적 모습의 나를 본다. 만주적인게 쉽지 않다. 딜레마다. 부모배움 마치고 자전거타는 사람들과 협동조합을 준비해보자 얘기했다. 파파스에서도 질적 상승을 위해 어떻게 할까 고민이 든다. 일상적으로 대면하는 사람들끼리 조금씩 숙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 나한테 큰 변화는 거의 ‘순간’을 산다는 것이다. 그만큼 설레임이 있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싶다. 순간, 하루를 살면서 인연된 게 김종철선생님이다. 내가 갖던 많은 질문들이 명료하게 얘기해주는 것 같다. 또한 순간을 사는 즐거움과 함께 관옥나무도서관과 관련된 것도 모른다는 게. 지금은 괜찮다. 만나보는 것은 할 수 있다. 어떻게 될지, 의도적으로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관옥나무도서관뿐 아니라 만나가 그렇게 펼쳐지고 있다. 또하나, 정성을 들여서 사는 것은 대충 된 것 같다. 거기에서 한걸음 더 깊어지고 떼어야 할 지점에 와 있다. 관옥나무도서관도 마찬가지다. 지극정성과 함께 혜안이 곁들여져 실천이 이루어져야 되는 것인데 그런 것들을 이야기할 때가 왔다보다.
-. 전에는 자꾸 도서관에서 뭔가를 해야 될 것같은 생각에 버거웠는데 지금은 아무 하고 싶은 것도 해야 될 것도 없다는 생각이다. 그저 주어지는대로 살아보고 싶다.
-. 처음 관옥나무도서관모임할때 생각했었는데, 이 근처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 삶이야기를 잘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지금도 있다. 아이들과 함께 해도 좋고, 그것이 기본으로 해야 될 일이라는 생각이다. 요즈음 내가 관옥나무도서관에서 참 많은 것을 배웠구나 싶다.
-. 얘기 들으면서 관옥나무도서관에 일손이 갑자기 많아졌구나 생각되었다. 파파스회장님도 오시고. (웃음) 깜짝 놀랐고 좋다. 모임 오기 전, 나는 도서관을 생각하면 별로 설레지 않고 약간의 짜증도 있는데, 벌써 몇 년째 그 걸음인 것 같은데, 외형적으로도 바뀌고 할 것은 다하고 있더라. 설헨다기보다는 또다른 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온다. 관옥나무도서관모임을 통해 내게 또다른 뭔가를 던져주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서 내가, ‘간송’이라는 이름을 계속 고민하는데, 나무가 한 곳에 흘러가는 물 옆에서 가만히 서 있는 것이 쉽지는 않겠다. 오기전 볼펜을 던져서 왔는데 이렇게 모여지는게 재미나다.
3. 이어서 한바퀴 더
-. 8월부터 들어오는 생각대로 살아보자하고 있다. 화호경에 평범하고 위없이 높은 진실이 나오는데 친구에게 성실하고.... 구절을 수놓으며 어느날 연락하지 않고 불쑥 친구를 만나러 갔다. 친구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힘들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옥나무도서관의 길에 숲, 치유, 곳간, 이런 것들이 떠오르고 친구에게 내가 한그루 나무이고 싶었다. 사람들이 자기가 어쩌고 사는 줄을 모르더라. 숲은 어디에나 누구에게나 필요한데 우리들, 내가 공부를 하는 이유가 이타행을 하는 것으로 다가왔다. 내 나름의 관옥나무도서관의 길은 그런거라는 생각이다. 관옥나무도서관의 길, 날마다 음미하며 곳간, 숲에 눈길이 머무르게 되었다. 왜그런지 잘보고 싶다.
-. 퇴근을 빨리하고 술도 안먹고 약속도 확 줄이니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책보는게 좋다. 중독 비슷하다. 탁상공론도 있지만 문제가 생기면 철학자들을 찾는다. 김종철선생님의 책은 알아는 듣겠다. 명료해지는 것도 있다. 도서관에 올때마다 좋은 책들 많은데 언제 다 읽지? 하는 생각이다. 평생 공부해도 시원치 않겠다.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우려스러울 정도로 공부를 하지 않는다. 그사람들이 다 조직에서 실제로 행동하는 사람들인데 말이다.
-. 관옥나무도서관이 문제의식을 갖고 출발한게 있다. 7,8년이 지났는데도 그 문제의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오히려 잘 실현할 과제다. 그런데 왜 그런 문제들이 모아지거나 깊어지지 않을까 질문이 든다.
하나는 도서관공부를 하다보니 무지, 무식했구나 생각이 들었다. 평화학교 출발이 생각났다. 깊이 있는 사유와 공감대가 미숙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요즘 관과 인연이 되면서 알게 된게 일하는 사람들이 뿌리가 없다는 것이다. 관은 집행기관인데, 의원들이나 시민사회를 봐도 비슷하다. 사랑어린일꾼들을 봐도 왜이렇게 뭔가 하면 신나야 하고 의기투합하고 상상력이 있는데 왜 여기엔 없을까? 뿌리가 없어서다. 왜 이런 일을 하는지 모르는거다. 공무원의 사고방식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대적 안목과 통찰이 없는 것이다. 다르게 보면 생명에 대한 존엄과 연민이 없다. 김종철선생님과 인연이 된 것은 이 두가지면을 질문하고 답을 얻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생각이다. 놀라운게 교육을 얘기하면서 풀무학교를 아는 사람이 없고 마을을 얘기하며 홍동을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진보 시민운동을 하면서도 근대문명에 대해 아는게 없다. 종교적 감수성, 시적 상상력이 상실된 채 살고 있다. 정신과 사상적 빈곤에 노출되어서 살아가는구나 생각든다. 이런때 김종철선생님을 만나게 되어 단비에 목마름이 가시는 듯하다. 관옥나무도서관에게 평화학교는 훌륭한 반면교사이다. 서로 할 수 있는 몸짓을 하자.
-. 이 시대를 대전환의 시대라 보는데 (신석기시대보다 더) 그 인식을 명료하게 하고 ᅟᅥᆯ박함이 있는건지, 그렇게 이 시대를 바라보는 내 삶을 생각하는지, 관옥나무도서관을 생각하는지 질문을 해보고 싶다.
-. 이태수선생님이 그린 파차마마(잉카문명에서 대지.어머니신)를 보며. 도서관에도 저 그림처럼 만물이 들어있나? 그러려면 내가 드렇게 생각해야 하는데 그러고 있나 생각드는데 별로 그렇지 않다.
4. 오늘 자리는 관옥나무도서관과 함께 일구어갈 사람을 만나자는 자링다. 함께 어떻게 해가고 싶은건지를 보태서 이야기를 하고 마무리해보자.
-. 돌이켜보면 할 수 있는데 뭐가 맘에 안들면 안했었다. 구성원이든 공간이든 시간이든. 그런데 요즘은 하자는 사람도 없지만, 안한 이유가 나한테 있었구나 싶다. 실력이 안된 것이다. 지극정성에서부터 시작해 실무, 실력도 안되었던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살림도 요리, 청소, 가족간의 관계 등 못해서 피했던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실력을 키우는 것에 마음두자고도 생각안했었다. 실력. 주어지는대로 모든 때 모든 곳에서 깨어있으면 알아지겠구나 생각한다. 관옥나무도서고나에 함께 한 사람들도 그런 염원이 든다. 일이 주어졌으면 어울려 도와서 어떻게 하는지 배우면 좋겠다.
-. 나름대로 타이트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다. 내가 뭐하고 있는지도 아는 것 같다. 하는 동안에는 집중하려고 한다. 바쁜 사람을 만나면 좀 쉬라고 말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을 너무 많이 한다. 언제나 평정심을 유지하고 싶다. 여기가 함께 잘 어울리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 관옥나무도서관을 일군다는 것은 한 나라, 한 국가를 세우고 정신을 바탕으로 한 종교집단보다 훨씬 중요하거나 버금가는 사건이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그동안의 걸음이 고맙고 다행스럽다. 명실상부하게 그래야 되는 것 아닌가. 헌신과 자발성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 단순해지면 좋겠다.
-. 나 자신에 대해 꼭 실천하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 내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이 모임이나 학교운영에 대해 볼 때는 공부를 해도 너무 많이 한다고 생각했다. 좀 줄이고 더 가치있는 일을 할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이런 과정이 귀하고 사람이 되어가는구나 생각이 든다. 이 시간이 귀하다. 작년 도서관공부하면서 전문이나 행사,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들 삶으로 드러나는 것이라고 얘기했던 생각이 떠오르며 다시 새기게 되어서 고맙다.
-. 도서관 옆에서 살아야되겠구나 생각든다. 그러다보면 사람이 되어있겠구나.
-. 오늘 4시 모임은 그분들대로의 결이 있었다. 다음주 목요일 7시에 다시 만나보자. 구체적으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일정을 좀 만들어야겠다. 이야기해보고 공부하는 자리가 되겠다. 관옥나무도서관에서는 일꾼, 자원활동가, 그런 이름드리 맞지 않겠다. 적당한 이름을 찾아보자.
# 다음주 나무날(9월5일) 늦은7시에 만남을 갖기로 하고 마음모으며 마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