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를 빼 놓을 순 없다. 가장 즐겨 먹는 쌈채소이고 재배하기도 편한 작물이기 때문이다.
농사를 시작할 때 대부분이 "삼겹살에 상추"를 싸 먹는 것을 생각한다.
텃밭의 로망이 상추인 것이다.
상추 재배는 어느 쌈 채소보다 쉬운 편이다. 병충해도 없는 편이라 재배하기가 용이하다.
<기후 조건>
상추는 서늘한 기후를 좋아한다.
생육에는 15도에서 25도 정도가 적당해 우리나라에서는 봄, 가을에 상추를 재배할 수 있다.
봄 상추의 경우 경기 북부지방은 3월 20일 이후에 파종해서 7월 중순까지 재배할 수 있고 그 이후가 되면 꽃대가 올라오며 꽃을 피우고 씨를 맺게 된다.
가을 상추는 8월 중순 또는 말에 파종해 늦가을 까지 이용할 수 있다. 늦가을에 비닐을 씌워 놓으면 생육기간을 조금 더 연장할 수 있으나, 그 기간은 그리 길지 않다.
<상추 씨앗>
상추 씨앗은 대표적으로 적치마상추, 청치마상추, 적축면 상추, 청축면 상추 등이 있다.
통상 삼겹살 집에 가장 많이 나오는 상추는 적축면 상추로 끝이 꼬불꼬불한 상추다.
종묘상에 가면 1,000원, 2,000원 정도면 살 수 있다. 나는 적축면 상추로는 선망적축면 상추와 뚝섬 적축면 상추 등을 심고, 적상추와 청상추 그리고 로메인 상추를 일부 심는다.
다양한 상추를 아주 조금씩 뿌려서 재배해 보면 그 모양과 특징을 알 수 있다. 각 종류별로 골고루 심어서 다양한 맛을 보면 좋다. 경험상 적상추가 병해가 적은 것 같았다.
상추 씨앗은 종묘상, 농협 판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또는 인터넷 농자재상 등에서 판매한다.
청치마 상추의 경우는 뒷면에 벌레줄이 많이 가는데 청치마상추는 반드시 뒷면을 확인해서 벌레줄이 있는 것은 잘라서 다시 밭에 되돌려 주면 된다.
= 선망 적축면 상추 =
= 뚝섬 적축면 상추, 윗부분은 뚝섬 청축면 상추 =
<밭 만들기>
상추 밭은 평이랑으로 한다. 밭 만들기 요령에 따르되 밭을 갈아준 후에 넓이 1m에서 80cm 정도로 만들면 관리하기에 좋다. 상추의 경우 거름을 아주 많이 필요로 하는(다비성) 작물은 아니다. 평균적으로 부산물퇴비(계분)기준으로 10평에 2포 정도니까, 한평이면 1/5포대 정도 뿌리고 밭을 갈면 적당하다. 계분의 경우 어떤 축분보다도 질소 함유량이 많아 잎채소 영양공급에 좋다. 상추가 시들하면 일주일 정도 발효시킨 오줌을 물과 1대 5 비율로 섞어 뿌려주면 웃거름으로 좋다. 근데, 상추의 경우 대부분 내리는 비와 김 매주는 정도로 자라는데 크게 무리가 없는 것 같다.
<파종과 정식>
상추는 씨앗을 뿌려 심기도 하고, 모종을 심기도 한다. 기온만 적당하면 발아율이 높기 때문에 씨를 뿌리는 게 비용과 관리측면에서 좋다. 그러나 상추 씨앗이 너무 작고 바람에 훌훌 날릴 정도기 때문에 씨 뿌릴때 약간의 인내가 필요하다. 작은 씨앗이지만 발아률이 높으므로 가급적 듬성듬성 약 1cm 간격으로 넣어주면 좋다. 그런데 이게 보통 일이 아니다. 함 해보시라. 도 닦는 기분으로... 만약 성질이 급해 훌훌 뿌리면 나중에 솎는데 더 힘을 쏟아야 하므로 파종할 때 인내하시라.... 솎아내서 어린 상추를 이용코자 한다면 많이 적당히 뿌려 주면 된다.
= 파종 10일후의 적치마 상추 =
줄간격은 텃밭의 경우 20cm 정도면 충분하고, 재식거리(상추와 상추간 거리)도 20cm면 적당하다. 처음부터 20cm가 아니라 솎아내면서 나중에 20cm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야그다. 5~10평 지으면서 30cm 주면 면적을 너무 차지한다. 보통 4인 가족의 경우 3줄에서 4줄 정도 심으면 충분히 먹는다. 반평 정도면 충분하다. 너무 많이 뿌리면 감당 못한다.
씨앗을 뿌리는 경우는 줄뿌림을 해서 솎아 먹으면 되고, 모종을 심는 경우는 간격 맞춰 심어 주면 된다. 상추 뿌려서 새싹처럼 솎아 된장찌개에 비벼 먹으면 그만이다.
<싹트기/솎아내기/물주기>
상추 싹은 기온만 적당하면(15도 이상) 약 1주일 정도면 올라온다. 아래 사진은 씨뿌린 후 2주 정도 지난 뒤의 청상추의 모습이다. 줄뿌림을 했는데 너무 많이 뿌려 솎아 내느라 죽는 줄 알았다.
솎아 낼때는 사정없이 솎아야 한다. 새싹에서 조금 커서 비벼 먹을 수 있을때 (4~5cm) 솎아 주고, 제법 10cm 정도 자라면 완전히 간격을 벌려 솎아 주면 된다. 솎을 때는 인정사정없이 무자비하게 간격을 벌리면서 솎으면 된다.
상추 물주기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면 충분한데... 비가 자주 온다면 줄 필요가 없고, 겉흙이 바싹 말랐다면 물을 흠뻑, 충분히 뿌려준다.
<관리하기>
상추는 4개월을 자라므로 중간에 거름을 가끔 주면 된다. 자주 줄 필요는 없고 5월말 이후에 한 달에 한 번 정도면 충분하다. 땅을 살살 긁은 후에 완숙퇴비를 상추에 닿지 않게 살살 뿌려 주고 흙을 조금 덮어준다.
엽채류이므로 질소질인 발효된 오줌을 액비로 주어도 좋다. 땅이 굳은 듯 해 보이면 호미로 상추 옆의 땅을 살살 긁어 주거나 콕콕 찍어주면 산소가 공급되어 생장에 좋다.
상추 잎을 딸 때는 아랫잎부터 따는데, 상추 잎을 잡고 아래로 내리 훑듯이 따면 된다. 보통 깔린다고 하는데 표준어 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상처없이 따 주는게 좋다. 상처가 있으면 상처부위가 썩어 들어가 시커멓게 변한다. 상추줄기가 매끈해 지도록 따주면 된다.
<마무리하기>
봄 상추는 7월 중순 정도되 면 꽃대가 나오면서 더이상 상추잎은 써서 먹지 못하게 된다. 상추씨를 받을 수도 있는데 통상 씨를 뿌린 종자들은 씨를 받아 심어도 그 이듬해에 똑같은 수확을 얻지 못한다. 종자회사에서 계속 팔아먹기 위해 열성으로 만들어서 그렇다고 한다. 나쁜 넘들....
씨를 받는 방법은 좌측에 있는 솜뭉치같은 상추꽃을 8월 20일경에 따서 그늘에 잘 말리면 그 안에서 씨가 나온다. 지난해 채종한 씨를 조금 뿌려 볼 예정인데 잘 될런지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