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위한 기도/ 김광민

딸을 위한 기도                                                            김광민  전날 회사에서 야근을 하고 새벽에 들어 온지라 아침 부터 나는 졸리고 짜증이 났다. 출근길 지하철에 올랐을 때 그날 따라 사람들은 왜 그리도 많은지 손잡이를 잡고 서지 않아도 될 지경이었습니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던 동안 드디어 나는 어느 역에 다다랗고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기 시작했다. 운좋게 나는 앉을 수 있었고 의자에 앉자마자 졸음 때문에 고개는 자꾸 바닥을 향했다. 그렇게 꾸벅 꾸벅 조는 채로 세 정거장 정도 지났을까? 어찌나 큰 목소리 엿던지내 잠을 단숨에 빼앗아 간 한 아저씨의 외침이 있었다. "여러분, 잠깐만 제 말을 들어 주십시오!" 세수를 며칠동안 못했는지 단정치 못한 모습의 한 아저씨가 통로 중앙에 서서 외치고 있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나 같이 잠에서 깨어나 짜증난 얼굴, 호기심에 가득찬 얼굴등 각양 각색의 시선이 모아졌다. 아저씨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제겐 네 살 짜리 딸 아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는 대학병원 중환자 실에 누어있습니다. 언제 죽을 지 모를 불치의 병을 앓고 있습니다." 그 남자가 거기까지 말하자 승객들은 "거짓말 하는 사람이로군, 얼마나 돈이 아쉬웠으면 딸 까지 팔며 저럴까?"하는 표정이었다. 나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고 ……더 이상 들을 필요가 없겠다 생각한 나는 고개를 숙여 다시 잠을 청했고대부분 승객들도 무관심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저는 이전에 어느 책에선가 많은 사람이 함께 기도해 주면 어려운 일도 이루어 진다는 구절을 읽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딸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고 다니는 중입니다. 여기에 지하철을 타고 계신 여러분들이 제 딸이 살아 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제 딸의 이름은 송희 입니다." 그러더니 그는 정중히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다음 다음 칸으로 건너 가는게 아닌가. 그때 나는 보았다. 그제서야 진지해진 하나 둘 조용히 눈을 감기 시작하는 승객들을.  *************이 글은 오래전 가토릭 굳 뉴스에서 스크랩한 김광민 씨의 글로 기억합니다. 묵은 자료들을 챙기다가 나온 글입니다. 당시, 아직도 세상은 살만한 곳이다라는 생각과 함께 소중히 스크랩을 해 놓았던 것 같습니다.혼자 넣어놓기는 아쉬운듯 하여 친구들과 같이 읽고 싶어 게제 합니다.그렇고 그런 것이 판을 치고 세상을 혼란하게 해도, 우리 일상 속에서는 가끔은 명작같은 이야기 가 있어 세상은 아직 희망이 많은 곳이 됩니다. 작품일까요 혹은 실화일까요는 그렇게 중요 하지 않겠지요?                                                                        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