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언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은 1804~08년에 걸쳐 작곡되었다. 이곡은 유럽의 모든 고전음악 중에서 가장 인기 있고 널리 알려진 작품으로, 가장 자주 연주되는 교향곡이다. 일본이나 한국에서는 <운명>이라 부르고 있지만, 물론 이 표제는 베토벤이 직접 붙인 바가 없으며, 유럽 등지에서는 그냥 <C단조 교향곡>이라 일컬어지고 있다. 이곡은 4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제1악장인 소나타 형식의 알레그로와 안단테, 빠른 스케르초 및 피날레이다. 1808년에 빈의 “안 데르 빈”극장에서 초연된 후 곧 이어서 경이적인 평판을 얻게 되었다. 작가이면서 작곡가이고 베토벤 음악에 대한 예리한 비평가였던 호프만(E.T.A. Hoffmann)은 1810년에 “일반음악비평”에서 이 작품의 빼어난 아름다움을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작품의 하나”라고 격찬했다. 이곡은 “빠바바 밤”하는 “짧은_짧은-짧은_긴” 특이한 4개의 음표로 된 동기를 두 번 반복함으로서 시작한다. 이 교향곡 특히 서주의 특이한 4개의 음표로 된 동기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서, 영화와 텔레비전에서 디스코와 락 및 롤에 이르는 대중 교양 프로그램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세계 2차 대전 중에 BBC방송에서는 이 모티브가 승리를 나타내는 몰스 부호 “V"(· · · —, "victory")를 연상케 하기 때문에 라디오 뉴스 방송의 시그널 음악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 개설 ▲ 배경과 작곡 교향곡 제5번은 창안하는데 두드러지게 많은 시간이 소요 되었다. 1804년에 제3번 교향곡을 완성하자 곧 이어 최초의 스케치를 시작했다. 그러나 서곡 <피델리오>의 초판, 피아노 소나타 <열정>, 3개의 <라주모프스키 현악사중주>, <바이올리 협주곡>, <피아노 협주곡 4번> 및 <제4번 교향곡> 등의 다른 작품을 만드느라고 p5번 교향곡의 준비는 지연되기만 했다. 1807년부터 최종 준비를 거쳐 1808년에 이르러 서야 <제6번 교향곡>과 함께 완성할 수 있었다. 이 때 그는 30대 중반 이였고, 귀가 점점 들리지 않아 고통을 겪고 있었으며, 전 유럽은 나폴레옹의 전쟁 소용돌이에 휩싸이기 시작하였고, 오스트리아는 정치적 소란을 겪게 되고 드디어 1805년에는 나폴레옹 군대에 빈이 점령된다. ▲ 초연과 헌정 제5번 교향곡은 1808년 12월 22일에 빈의 “안 데어 빈 극장”에서 열린 거대한 연주회에서 베토벤이 직접 지휘하여 초연되었다. 이때 베토벤의 곡으로만 모두 8곡이 연주되었는데, 연주 프로그램에는 맨 처음에 <제6번 교향곡>을 비롯한 3곡, 그리고 휴식이 있은 후에 <제5번 교향곡>과 나머지 3곡으로 편성되었으며, 그 연주시간은 4 시간이 넘게 걸렸다. 베토벤은 이곡을 그의 후원자들인 로프코비츠 공작과 라주모프스키 백작에게 헌정하였는데, 그 내용은 1809년에 출판된 초판의 표지에 실려 있다. ▲ 평가 및 영향 초연은 열악한 조건에서 공연되었기 때문에 혹평은 없는 편이었다. 연주회 전에 단 한번 밖에 리허설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오케스트라는 시원치 않았으며, 프로그램 중의 한 곡인 <코랄 판타지>에서는 실수를 저질러 베토벤은 연주를 중단시키고 처음부터 다시 연주케 했다. 연주회장은 매우 추웠고, 청중은 너무 긴 프로그램에 지쳐버렸다. 그러나 일 년 반 후에 가졌던 연주회는 열광적인 성공을 거두게 되었고, 베토벤 음악에 대한 예리한 비평가였던 호프만(E.T.A. Hoffmann)은 “알게마이네 음악신문”에 이 작품의 빼어난 아름다움을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작품의 하나”라고 격찬했다 [베를리오즈의 회고록에서,,,] 베를리오즈의 스승이면서 프랑스의 저명한 음악교수인 르쥐외르(Lesueur)는 학생들 사이에 굉장한 인기를 누리고 있던 베토벤을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하루는 베를리오즈의 성화에 못 이겨 C단조 교향곡이 연주되는 음악회에 가게 되었는데, 연주가 끝난 뒤 베를리오즈는 그의 의견을 듣고 싶어 그에게 달려갔다. "어땠습니까, 선생님?" "우선 바람을 좀 쏘여야겠어, 굉장하군. 모자를 쓰려고 했을 때 내 머리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였어. 지금은 아무 말도 할 게 없네. 다음에 얘기하세." 다음 날 베를리오즈가 그를 방문했을 때, 그는 그 때의 감동을 얘기하면서도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런 음악은 더 이상 작곡되어서는 안될꺼야." 베를리오즈가 대답하기를, "물론입니다, 선생님. 다른 사람이 그런 음악을 작곡할 염려는 조금도 없습니다." 독일의 시인 괴테는 “나는 이 교향곡을 들으면 천장이 당장에라도 와르르 무너질 듯 마구 흔들리는 느낌을 받는다, 그저 경탄할 수밖에 없는 위대한 음악”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R. 슈만은 이 곡을 듣고 있던 한 어린이가 마지막 악장이 시작되자 “무서워”하고 비명을 지르며 어머니 품에 파고들었다는 에피소드까지 전하고 있다. 이 교향곡은 곧 레퍼토리의 중심적인 곡으로 그 위상을 굳혔다. 제5번 교향곡은 고전음악의 표상으로, 1842년 12월 7일에 있었던 뉴욕 필하모닉과 1931년 11월 2일의 내쇼날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창립 연주회에서 연주되었다. 이곡은 기술적이나 정서적인 면에 큰 영향을 미친 토대가 되었으며, 작곡가들과 음악 비평가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쳤을 뿐 아니라, 브람스, 차이코프스키(특히 그의 교향곡 제4번), 브루크너, 말러 및 베를리오즈 등의 작곡가들을고무시켰다. 이 제5번 교향곡은 제3번, 제9번 교향곡과 함께 베토벤 작품 중에서 가장 혁명적인 곡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 운명이라는 별칭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을 <운명>이라고들 부른다. 그것은 어느 날 베토벤의 제자인 쉰틀러(Anton Schindler)가 제1악장의 서두의 주제가 무엇을 뜻하느냐고 물었을 때 “운명은 이와 같이 문을 두드린다!”고 대답했다는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같은 주제에 대한 다른 이야기가 있는데, 베토벤의 제자인 카를 체르니가 “그 작은 음형은 베토벤이 빈의 프라터 공원을 지날 때 들은 노랑촉새의 노랫소리에서 나왔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 곡 해설 해설 ▲ 구성 다음의 4개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I. Allegro con brio II. Andante con moto III. Scherzo,Allegro IV. Allegro 연주시간은 30 여분이 소요되며,제4악장은 제3악장에 이어서 연주된다. ▲ 악기 편성 피콜로(4악장만), 플루트 2, 오보에 2, 클라리넷 2(Bb,C), 바순 2, 콘트라바순(4악장만), 호른 2(Eb,C) , 트럼펫 2, 트롬본 3(알토,테너 및 베이스; 4악장만), 팀파니(G-C) 및 현악기들로 편성되었다. ▲ 작품의 특징 이곡은 하나의 테마로 주도면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 테마는 베토벤 생애의 후반기를 사로잡고 있던 “고뇌를 통해 환희에 이르자”는 말과도 일맥상통하는 “암흑으로부터 광명으로”라는 사상 이였다. H. C. 숀버어그가 “베토벤은 제5번 교향곡 전체를 단 네 개의 악음(樂 音)-주제라기보다는 모티브에 가까운 해머의 타격-위에 구축했다”는 간결한 말로 곡의 특지을 갈파했지만, “운명의 동기”라고 하는 힘찬 4개의 음으로 시작하여 환희로 가득 찬, 빛나는 마지막 악장에서 끝나는 교향곡 제5번은 처음에 나타난 “운명의 동기”가 제1악장에서 사라지지 않고 제3, 제4악장에서도 계속 변형되어 나타나며 전 악장을 튼튼하게 하나로 묶어 주고 있다. 음악학자 리쯜러(W. Riezler)는 “이 교향곡은 끝 악장을 목표로 삼아 나아가고 있으며 곡 전체가 그런 짜임새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 감상 ▲ 1악장 : Allegro con brio 제1악장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서양 음악사상 가장 유명한 4개의 음표로 된 동기로 시작 된다. 서주부의 4마디의 연주 방법에는 상당한 견해차이가 있다. 어떤 지휘자는 엄격한 알레그로 템포로, 또 일부는 이 엄격한 처리로부터 벗어나 한층 느리고 장중한 템포로 연주할 것을 주장한다. 그러나 많은 다른 연주자들은 이 동기를 매우 그리고 점점 느리게 연주해야 한다며, 그것은 4번째 음표위에 있는 페르마타(늘임표)가 이를 증명한다고 말한다. 제1악장은 하이든과 모차르트 같은 고전주의 전임자들로부터 전수받은 전통적인 소나타 형식으로, 주제가 도입된 후에 이것을 으뜸조로 정교하게 전개시키고, 다시 도입부를 드라마틱하게 재현하는 방법이다. 클라리넷과 현악합주가 그 유명한 두 악구로 된 “운명의 동기”를 강하게 두드려서 드라마틱한 충격을 낳으며, 청중의 주의를 환기시킨다. 처음 네 마디가 지난 다음부터 주제는 모방과 반복을 계속하면서 전개되는데, 이 힘차고 함축성 있는 모방들은 서로 뒤엉켜서 리듬의 조화를 이루어 전체를 한 치의 빈틈도 없이 하나의 노래로 단단히 구축해 놓고 있다. 그런 다음에 호른이 짧고 강한 연결구를 유니슨으로 노래한다. 제2주제는 관계조인 Eb로 우아하고 여린 선율이며, 첼로와 콘트라베이스가 현의 반주로 “4개의 음으로 된 동기”를 노래하며, 코다는 역시 “4음의 동기”이다. 전개부에서는 그때까지 제시된 소재를 조를 바꿔가면서반복과 모방을 집중적으로 노래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오보에의 준 즉흥적인 간단한 독주 패시지의 재현부를 거쳐, 힘찬 코다로 끝맺는다. 파울 베커가 말했듯이 "운명의 목을 비트는" 베토벤의 씩씩한 모습을 선명하게 드러낸 부분이 이 악장이다. ▲ 2악장 : Andante con moto 제2악장은 Ab장조로 두 개의 주제가 교대로 변주되는 2중 변주형식으로 긴장감으로부터의 상쾌한 해방감을 자아내는 서정적인 악장으로, 변주에 이어 나오는 긴 코다로 끝난다. 주제는 먼저 콘트라베이스의 피치카토로 저음을 거느린 비올라와 첼로의 유니슨으로 제시된다. 이어서 목관악기가 제2주제로 부드럽게 이어받고, 다시 그 부분을 현악기들이 이어 받아 확대시킨다. 완전히 독립된 제2주제가 있다는 것이 이 악장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며, 그 주제는 셋잇단음표로 이루어지는 상투적인 음형으로 비올라와 베이스로 반주된다. 제1주제의 첫째 변주가 있은 후에, 플루트, 오보에 및 바순에 의한 대위적 악구를 배경으로 한 비올라와 첼로에 의한 32 마디의 제3주제가 등장한다. 전 오케스트라에 의한 점차 세어지는 포르티시모의 간주에 이은 코다로 악장이 종결된다. ▲ 3악장 : Allegro 제3악장은 스케르초와 트리오로 된 2부 형식이다. 이것은 고전주의 시기의 전통적인 교향곡의 제3악장으로, 주된 스케르초와 이와 대비되는 트리오 파트 그리고 다시 스케르초로 복귀한 후에 코다로 끝나는 형식이다. 이 악장은 으뜸조인 C단조로 복귀하여, 첼로와 더블베이스에 의한 다음의 주제로 시작한다. 19 세기 음악학자인 구스타프 노테보흠은 이 주제가 비록 조와 음역은 다르지만 모차르트의 <교향곡 제40번,G단조 K. 550>의 도입부 주제와 음높이의 순서가 동일하다고 지적해 냈다 우연히 이와 같이 닮은 겨우도 있지만, 이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노테보흠은 베토벤이 제5번 교향곡을 작곡할 때 사용한 스케치북에서 모차르트의 피날레에서 베토벤이 베낀 29마디를 검토하여 닮은 것을 발견했다. 목관이 대비되는 주제를 연주하면 서두의 주제가 이 부름에 응답하기를 반복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굵직한 화음의 뒷받침을 받으며 호른의 유니슨으로 그려내는 주제를 울려내면서 새로운 방향으로 치닫는다. 이 주제를 오케스트라 전체가 확인해 주는데, 이 선율은 점차 힘을 잃고 화음 위에서 멈추고, 유령과도 같은 첫 머리의 악구가 재현되고 불화실성과 결의를 번갈아 내보이며 음악은 계속된다. 중간에 이르면 유머 감각과 푸가가 결합된 모습을 보이며 악장의 서두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확신에 찬 첼로와 콘트라베이스가 경쾌하게 푸가를 제 길로 올려 세운다. 두 차례에 걸쳐 첼로와 콘트라베이스는 음악을 원점으로 돌려세우기라도 할 듯 다시 출발하려는 시슝을 하지만 되돌아가 보아도 안정감을 주지 못한다. 들릴까 말까한 반주를 타고 목관악기가 앞서의 주제를 엮어나간다. 돌연 모든 움직임이 잠잠해지고, 그 고요 속에서 팀파니의 불길한 소리만이 들려온다. 그 체면적인 고동에 호응하여 바이올린이 괴기한 춤을 시작하고 점점 위로 향하여 길을 더듬어 나아가, 어둠을 뚫고 빛을 향하여 올라간다. 이 오름은 악장의 첫 몇 마디에 이미 제시되어 있으나, 최후에 이르러서야 겨우 완성된다.
△ 4악장 : Allegro (11:47)★★★★★ 이 의기양양하고 상쾌한 피날레는 제3악장의 을씨년스러운 부분을 거쳐 그치지 않고 계속된다. 이 악장은 흔치 않은 소나타 형식의 변주로 만들어졌다. 서두의 충격은 3개의 트롬본과 하나의 피콜로 그리고 한 개의 콘트라파곳을 추가함으로써 증폭된다. 이른바 “청각의 안개”속에서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는 눈부신 울림, 이는 모름지기 작곡가의 귓병을 뛰어넘은 정신적인 승리의 상징일 것이다. 잠시 음악은 승리의 길을 걸어가며 클라이맥스를 쌓아 올린다. 그러나 전개부의 말미에 이르러 음악은 극적 효과를 연출하며 중단되고, 텅 빈 동굴 속을 울리며 똑딱거리는 바이올린의 소리너머로 유령의 소리가 들려오듯 3악장에서 들려오던 호른의 주제가 들려오다. 재현부에서는 악장의 첫 머리에 등장했던 장엄한 행진곡풍 주제가 되돌아오면서 스케르초 섹션의 마지막 마디에 삽입한 크레센도르로 질서가 회복된다. 교향곡의 끝맺음을 향해 템포는 돌진하듯 빨라지고, 거기서 어두운 구름을 꿰뚫고 눈부신 빛을 온 누리에 쏟아 붓는다. 피날레의 코다는 매우 길어서, 각 악장의 주제를 압축한 형식으로 하여 연주한다. 코다의 말미에 이르러서 템포는 프레스토로 빨라지고, C장조로 된 29 마디를 포르티시모로 연주하면서 끝낸다.
<출처> : 아래 참고 개작 * 음반 해설서 * 중앙일보사,"음악의 유산,작품해설집,pp.25~26> * Wikipedia 출처> : 아래 참고 개작 * 음반 해설서 * 중앙일보사,"음악의 유산,작품해설집,pp.25~26>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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