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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과 환경 문제
환경 문제는 현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미래 세대에 대한 현세대의 책임을 요구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미래 세대에 대한 우리의 책임 문제를 제기하는 가장 분명한 이유는 현재 우리가 행하는 모든 행위가 우리 뒤에 올 사람들에게 좋건 나쁘건 간에 영향을 끼친다는 단순한 이해에 있다.
미래 세대란 현세대의 생물학적 자손뿐만 아니라 우리가 직접 만날 수 없는 세대를 포함한다. 미래 세대에 대한 현세대의 책임 문제는 과학 기술 시대에 인간이 지구상의 생명체뿐만 아니라 생명체의 터전인 지구 자체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면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서, 현세대가 지하자원을 모조리 소비하거나 생태계의 자정 능력을 넘어서는 오염 물질을 계속 배출한다면, 지하자원의 사용이나 건강한 생태계에 대하여 미래 세대가 누릴 수 있는 정당한 권리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지구 온난화와 이에 따른 기후 변화를 유발하여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 여기서 미래 세대에 대한 현세대의 책임 문제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통적인 윤리는 현세대 상호 간에 적용되는 성격이 강했다면, 과학 기술 시대의 윤리는 현세대는 물론이고 미래 세대까지 고려하는 책임 윤리의 성격이 강하다. 이와 같이 미래 세대에 대한 현세대의 윤리를 미래 윤리라고 한다. 우리가 자원을 개발하고 소비할 권리가 있는 것처럼 미래 세대 또한 자원에 대한 개발과 소비에 대한 권리를 지닌다. 또한, 우리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경험할 기회를 누릴 수 있는 것처럼 미래 세대도 그러한 기회를 누릴 권리가 있다.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미래의 사건에 대처할 수 있는 전인적인 능력이 요구된다. 다시 말해서,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사건에 대한 지적인 파악〔知〕과 정서적인 관심〔情〕, 실천을 위한 의지〔意〕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래 세대에 대해 현세대가 져야 할 책임의 근거는 무엇일까? 먼저, 인류는 하나의 연속적 세대로 이루어진 도덕 공동체를 형성하며, 어느 세대도 전체 인류의 공동 자산인 자연환경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권리를 가지지 않는다. 그리고 현세대는 과거 세대가 자신들에게 베풀었던 것과 유사한 혜택을 미래 세대에게 베풀 도덕적 책임을 지닌다. 더 나아가, 현세대가 미래 세대에 대해 지는 책임은 부모가 조건 없이 자녀의 복지에 책임을 지는 것처럼 현세대의 생물학적인 자손을 넘어서서 ‘인류’ 일반이 존속해야 한다는 이념에 근거하기도 한다.
물론, 미래 세대가 어떤 것에 관심을 둘지 모르고, 현세대의 행위가 장기적으로 미래 세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상황에서“현세대가 미래 세대를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는가?”라는 반론이 제기될 수도 있다. 하지만 미래 세대의 관심사나 현세대의 행위가 지닌 장기적인 효과를 모른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행동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미래 세대가 스스로 권리의 주체라고 주장할 수 없더라도 현세대는 미래 세대를 권리의 주체로 간주할 필요가 있다. 생존의 문제를 해결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은 세대와 상관없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세대로서 우리는 생산과 소비의 전 과정에서 미래 세대의 권리와 몫을 고려한 선택과 행위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현세대는 환경 보전에 대한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환경은 미래 세대가 생존하기 위한 기초이자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근본 터전이기 때문이다.
산업화 이후 인간은 자연을 개발하면서 발전해 왔고, 그 과정에서 경작지와 숲이 줄어들었다. 필요한 것보다 많이 소비하고 편하게 생활하면서 자원은 부족해지고 쓰레기는 더 많이 발생하였다. 산업화 과정에서 나온 유해 물질로 오존층이 파괴되었고, 이것은 지구 전반에 걸쳐 온도가 상승하는 지구 온난화로 이어졌다. 그 결과 쓰나미, 불볕 더위와 가뭄, 집중 호우나 강한 태풍의 증가 등 다양한 기후 변화가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요인들이 서로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환경 문제는 지구촌의 현재 및 미래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큰 문제로 자리 잡았다.
지구 온난화
지구 온난화란 대기 중의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더 많은 태양 에너지를 가두면서 지구 전체적으로 지표 및 대기의 평균 기온이 빠르게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질소 산화물 등의 온실가스는 지구 표면이나 대기에서 방출되는 복사 에너지를 흡수하여 지표와 대기권의 평균 기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산업화의 영향으로 화석 연료의 사용이 급증하고, 자원 개발과 농경지 확대로 열대 우림이 파괴되면서 대기 중의 온실가스 농도가 상승하여 지구 온난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는 단순히 지구의 평균 기온이 오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뭄과 홍수, 불볕더위와 한파와 같은 기후 변화를 세계 곳곳에 가져온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로 인해 사막화, 물 부족, 곡물 생산량 감소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해안 저지대에서는 침수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동식물의 서식 환경을 변화시켜 생태계까지 교란되고 있다.
환경파괴 주체
1.원자력-폐기물
2.산업화-배출가스-난개발-오염
3.지구 온난화-생태계교란
4.농업의 공장화-살충제-공장경영
‘식량위기와 환경위기 가져온 ‘공장식 축산업’
<동물권 이야기> 인간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육식주의
공장식 축산이 인간에게 미치는 막대한 피해
애완동물의 문제가 결국 사람의 책임과 역할의 문제로 되돌아오듯, 비인간동물에 대한 학대와 착취는 곧 인간동물에 대한 착취로 이어집니다. 비인간동물에게 가혹한 ‘공장식 축산’ 방식은 인간에게도 역시 가혹한 시스템입니다. 공장식 축산업이 도입되면서 소규모 축산 농가들이 몰락하고, 축산공장이 들어선 지역의 환경은 오염으로 몸살을 앓게 되며, 열악한 환경의 공장식 축산 기업에 유입되는 노동자의 건강에도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공장식 축산업 시스템은 소수의 다국적 거대 농축산 기업의 지배하에 있지요. 미국의 경우, 단 4개의 기업이 육우 사업의 79%를 통제하고 있고, 캐나다 역시 2개의 기업(카길, IBP)이 육우 산업의 74%를 통제하고 있다고 합니다. <카길>은 호주의 육우 산업도 상당 부분 통제하고 있으며, <콘아그라>는 중국과 태국의 가금업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다고 해요.
▲ 2010년 12월 경기도 파주. 돼지 4천마리가 생매장되고 있다.
『가축이 행복해야 인간이 건강하다』의 저자 박상표에 따르면, 소수의 다국적 거대 농축산 기업은 세계에서 소비되는 소고기의 43%, 닭고기의 74%, 달걀의 68%를 공장식 축산 방식으로 생산, 제공해오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곡물, 사료, 유통,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장악하여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며, 나아가 공장식 축산 방식에 이용되는 농약, 화학비료, 항생제, 성장호르몬 등을 생산하는 업체와 거대한 이윤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기업 주도의 공장식 축산업이 도입되고 확장되면서, 자연친화적 방식을 이용해 소규모 축산 농가를 이루고 있던 마을 공동체는 공장식 축산 형태로 대체되고 있죠. 대기업 생산 제품, 공장식 축산업을 통해 생산되는 수입 축산물과의 가격 경쟁에서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공장식 축산업 방식의 도입과 확대로 인해 소규모 축산 농가는 생존권을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에 공장식 축산 시설이 들어섰다는 것은 해당 지역의 새로운 환경 문제, 부동산 가치 하락 등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육식의 종말』을 쓴 제러미 리프킨과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의 저자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미국 정육 포장산업에서 사고발생률이 전체 직업군 중 두 번째로 빈도가 높고, 공장식 축산업 내 노동자는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로 채워지고 있으며, 임금은 최저임금에 머물거나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설명합니다.
한국 상황도 그다지 다르지 않습니다.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2010년 말 기준으로 농축산업 비자를 발급받은 이주노동자는 9천849명이고, 해당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가 약 1만 5천명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들 3명 중 1명은 불법체류 상태로 고용되고 있지요.
이 밖에도 공장식 축산업 현장 노동자에게 자주 발생하는 안질, 폐렴과 같은 질환과 도축시설 속에서 노동자들의 정서적, 정신적 질환 문제도 공장식 축산업이 가져 온 주요 폐해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밀집 사육 시설 속에서 비인간동물들이 건강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매해 구제역과 같은 질병이 생기고, 죄 없는 생명체들이 살처분되지요. 인간동물이 고안해낸 대책은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입니다. 비인간동물의 스트레스를 유발해 질병을 발병하게 하는 공장식 밀집 사육 환경을 개선하는 대신, 새로운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고 투약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박테리아는 슈퍼 박테리아로, 슈퍼 박테리아는 슈퍼슈퍼 박테리아로 성장할 뿐입니다.
더 빠른 시간 안에 잡아먹기 좋은 상태의 근육과 지방을 만들어내기 위해 인간동물은 비인간동물들에게 성장촉진 호르몬을 투여합니다. 닭 가슴살이 대유행을 하니 닭들의 가슴 부위의 근육을 성장시키는 호르몬을 투여하거나, 더 많은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젖소에게 산유 촉진 호르몬제를 투여하는 방식으로요. 그러면 그런 환경에 노출된 ‘고기’를 섭취하는 비인간동물에게, 항생제와 호르몬의 잔유 물질들이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제러미 리프킨과 『생추어리 농장』의 저자 진 바우어는, 항생제의 잔유 물질이 간혹 인간동물이 섭취하는 소고기에서 발견된다고 말합니다. 과도한 육식의 섭취는 인간동물의 항생제 내성을 강화시켜, 인간동물을 바이러스 등 질병 유전인자에 취약해지도록 만든다고 하지요.
세계식량기구, 최고의 환경 위협 요인은 ‘축산업’
인간동물에 의해 강제 임신과 출산이 반복되고, 태어나면서부터 좁고 열악한 환경의 감금생활을 하다 보니 비인간동물은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각종 항생제 투약으로 면역 체계가 질병에 취약해집니다. 공장식 축산업 속에서 취약해진 비인간동물의 면역 체계는 구제역, 조류독감 등 바이러스 감염에 그대로 노출되고, 이러한 신종 질병들은 결국 인간동물에게 되돌아오고 있지요.
비단 미국이나 호주 등 특정 국가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수입, 수출을 통해 세계 육류시장은 개방되었고 순환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질병인자와 질병 발생 가능성 역시 순환되는 것입니다. 이름하여 ‘질병의 세계화’입니다..
▲ 올해 5월 30일 동물보호단체 ‘카라’와 녹색당, ‘생명과 지구를 살리는 시민소송’ 원고인단은 공장식 축산에 문제 제기하며 헌법소원을 냈다.
환경 위기에 관한 논의에 있어, 환경 위기를 부채질하는 가장 파괴적인 요인으로 육류 생산과 가공에 관한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특히 공장식 축산업이 그 핵심에 있습니다. 세계식량기구는 축산업을 최고의 환경 위협 요인으로 지목한바 있습니다. 동물권 이론가인 멜라니 조이, 제러미 리프킨 등 많은 학자들이 공장식 축산업을 공기와 물의 오염, 생물다양성 훼손, 토양 침식, 사막화, 삼림 파되, 온실가스 배출, 담수 고갈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국제적인 식량 위기와 공장식 축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육식주의 이데올로기와 육식 중심의 식문화는 밀접한 관계에 있습니다. 2011년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이 발표한 「세계재난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구 중 약 9억2천5백만 명이 기아에 시달리고 있고, 이 중 5세 이하 아동이 1억7천8백만 명에 이릅니다. 국제적십자사연맹은 급등하는 곡물 가격과 식량 위기 등을 기아 인구 증가의 주 원인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주목해야 할 것은 농경 지대에서 생산된 곡물의 70% 이상이 소의 사료로 공급되고 있는 점, 그리고 세계 곡물의 3분의1이 소, 돼지 등 가축 사육을 위한 사료로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미국 곡물의 70%와 전세계 곡물의 30%가 가축 사료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 곡물의 양은 세계 10억명 이상의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규모라는 것입니다.
브라질에서 생산하는 대두의 대부분은 육류 생산을 위한 사료용으로 재배되고,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전체 곡물 생산량의 3분의1이 육류 생산을 위한 사료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또 미국 서부의 경우, 심각한 물 부족에도 불구하고 가축에게 먹이는 물 사용량이 전체 물 사용량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한국의 경우 쌀을 제외한 옥수수나 밀은 전량을 국제적 대기업 업체로부터 수입하고 있습니다. 2008년을 기준으로 국내 곡물자급률은 옥수수 0.9%, 밀 0.35%, 콩 7.13%에 불과하며, 국내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곡물은 수입 곡물입니다. 그 수입 곡물의 30%는 인간동물의 식용으로 사용되고, 나머지 70%는 가축 사료 및 가공용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가축 사육을 위해 생산하는 곡물의 양을 줄이고, 이를 위해 육류 섭취를 줄일 수 있다면 세계 기아 문제의 상당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한쪽에서는 지나친 육식으로 인해 비만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기아와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는 형국인데, 이러한 문제들의 중심에 공장식 축산업이 자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농장동물, 실험동물, 모피동물, 전시동물, 애완동물, 인간동물에 대한 학대 및 착취 사례를 간략하게 정리해보았습니다. 바다동물, 오락동물, 야생동물, 약재로 쓰이는 동물, 종교 의식에서 제물로 쓰이는 동물, 치료매개동물 등은 포함하지 못했습니다. 또 공장식 축산업의 발전사와 궤를 함께 하는 원주민에 대한 탄압과 야생동물 말살 문제는 거론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비인간동물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태도와 처분이 진정 ‘이성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렇지 않다면 무엇을 어디에서부터 시작하여 바꾸어나갈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주시기 바랍니다. 함께 떠올린 수 많은 질문들은 결국 어떤 형태로든 답으로 되돌아 올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