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의 아이세 버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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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아이세 버셀
직업
버셀 + 섹(Birsel + Seck)의 De:Re 최고관리자(Chief De:Re Officer)이다. 직업은 제품 디자이너이지만, 내 작업이 해체(deconstruction)와 재구성(reconstruction)의 과정이라서, 그렇게 이름을 붙여봤다.
주거지
뉴욕, 이스탄불, 다카르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다. 사무실은 뉴욕에 있고, 고객들 역시 대부분은 미국에 있다. 하지만 이스탄불에도 우리 고객이 있고, 특히 세네갈 다카르는 파트너인 비비 섹의 주 활동 무대이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얼마 전 시카고국제가구박람회(NeoCon)에서 아름다운 펠트 제품을 만드는 기업인 필츠펠트(FilzFelt)와 함께 컬렉션을 선보였다. 본래 주로 주문형 펠트 제품 생산에 주력하는 기업인데, 내게 커튼과 러그, 탁자 깔개 등의 기성품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해왔다.
현재는 허먼 밀러 컬렉션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더 이상의 자세한 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도요타의 현재 차종들의 드라이빙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으며, 브릿지스톤 터키 지사를 위한 기업 혁신 문화를 처음부터 하나하나 개발하는 중이다.
그밖에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SVA)에서 디자인 제품 프로그램의 강의를 맡고 있으며, '당신이 사랑하는 삶을 디자인하라(Design the Life You Love)’라는 워크숍을 만들어 계속 이어가고 있다. 기업 고객들과 함께 ‘당신이 사랑하는 제품을 디자인하라(Design the Work You Love)’는 워크숍 역시 진행하고 있으며, ‘당신이 사랑하는 삶을 디자인하라’라는 제목의 책도 만들고 있는 중이다.
사명
다르게 사고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삶을 디자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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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가 되겠다고 결심한 때는 언제인가?
원래는 건축가가 되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지인 한 분이 우리 집에 차를 마시러 왔다가 찻잔을 예로 들어가며 제품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그 일이 내 삶을 바꾸어 놓았다. 제품 디자인의 인간미에 빠져버렸고, 디자이너가 되겠다고 결심하였다.
교육
터키의 중동공과대학에서 제품 디자인을 공부한 후, 프랫 인스티튜트 대학원 과정에 진학해 역시 제품 디자인을 전공했다.
첫 디자인 작업
프랫 인스티튜트 제품 디자인과의 학과장인 브루스 해너가 논문 지도교수였다. 졸업 즈음에 당시 그가 진행하고 있던 신규 프로젝트를 함께 해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놀(Knoll) 사의 사무용품이었는데, ‘오케스트라’란 이름으로 제품이 출시될 때 내 이름도 디자이너로 함께 올려주었다. 그것이 디자이너로서 나의 첫 작업이었던 셈이다.
존경하는 디자이너는?
로웨나 리드 코스텔로(Rowena Reed Kostellow)이다. 플랫 인스티튜트에서 사제지간으로 처음 만났을 당시 여든이 넘은 나이셨는데, 이후 나에게는 좋은 친구이자 존경하는 인물이 되었다. 3차원적인 시각적 사고 방법론의 공동 창시자로서, 아름답고 역동적이며 균형 잡힌 3차원의 사물을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가르쳐주신 분이다. 마치 아름다운 한 곡의 음악을 창작하는 듯한 이러한 작업은 오늘날까지도 프랫 인스티튜트의 디자인 교육에 있어 핵심 요소이다.
버셀의 스튜디오에 자리한 서가와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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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일터를 소개한다면?
해체적이다. 일과 생활이 함께 어우러진 곳이니, 그렇게 표현하는 게 제격일 것 같다.
컴퓨터를 제외하고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도구는?
우리 팀이다.
현재의 직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스마트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창조적 사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주는 흥분, 목표를 공유하는 느낌, 그리고 함께 나아간다는 것.
그렇다면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회계 부분이다. 외부의 훌륭한 회계사에게 위탁을 하고 있는 상태이긴 한데, 창의적인 사람들이 열정을 쏟을 대상은 창작 작업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거기에 돈이 개입되면 정말 의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피할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가장 좋아하지 않는 부분이다.
버셀이 디자인한 필츠펠트의 신제품과 컬렉션을 위한 스케치
기상 시간과 취침 시간은?
일찍 일어난다. 보통 오전 5시면 책상에 앉는데, 그러다 보니 잠자리에 드는 시간도 무척 이르다.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면, 나도 자러 간다.
할 일을 미루고 꾸물댈 때는 주로 어떻게 하나?
일단 타이머의 일시 정지 버튼부터 누른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나만의 요령이나 비결이 있다면?
‘포모도로(Pomodoro)’라는 앱이 있다. 토마토 모양의 타이머인데,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적어 넣고 스스로에게 일정 시간을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분을 준다고 하면, 그 시간 동안에는 하고 있는 일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 제어하기에 아주 적당한 시간이기 때문에 20분을 즐겨 사용한다. 20분 안에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는지 참 놀라울 정도다.
디자이너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일반화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내 기준으로 말하자면, 다르게 사고하고, 스폰지처럼 빨아들이듯 배우며, 나쁜 기억을 상상력으로 만회하는 것이다.
디자인 또는 디자이너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는 무엇이라고 보나?
우리가 뭘 하는 사람인지 다들 잘 모른다. 패션 디자이너는 알면서도, 제품 디자이너라고 하면 “그게 뭐죠?”라고 되묻는 식이다. 그리고는 “아, 그럼 스타일리스트인가요? 아니면 엔지니어예요?”라고 물어온다. 그럼 나는 둘 다 아니라고 대답하는 식이다.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버젤이 디자인한 필츠펠트의 신규 컬렉션 중 커튼, 탁자 깔개, 러그
가장 아끼는 디자인 소장품은?
나의 파트너인 비비 섹이다. 그가 없이는 이 일도 하고 싶지 않을 것 같다. 물론 물건이 아니니 소장품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사람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요즘 가장 흥미를 느끼는 디자인 분야는 무엇인가?
뭔가 새로운 작업을 하려면 선입견을 깰 필요가 있다는 신조를 갖고 있다. 그런데 요즘 신문을 읽다 보면, 도처에서 온갖 선입견들이 깨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나로서는 그런 상황이 무척 매력적이다.
무엇이든 리디자인하고 싶은 대상을 고르라면?
현대의 주거 생활, 특히 가정 환경이다. 다른 부문의 현 상황과 비교해볼 때, 가정의 주거 환경은 거의 아무 변화가 없는 것 같다. 거실은 여전히 거실이고, 침실 역시 마찬가지이며, 욕실도 거기서 거기다. 이런 부분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본인이 희망하는 10년 후의 모습은?
스스로 늘 생각해보곤 하는 게, 무엇을 디자인하고 싶다거나, 누구를 위해 디자인하고 싶다라는 문제가 아니라, ‘누구와 함께 일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이다. 그렇게 해서 만든 나만의 희망 목록이 있는데, 모두 내가 좋아하고 동경하는 사람들이지만, 그중엔 내가 아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 명단을 읊어보자면, 우리 아이들, 베스 컴스톡, 헬렌 월터스, 미셸 오바마, 재클린 노보그라츠, 셰릴 샌드버그, 제나 라이언스, 무타르 켄트, 카난 외즈소이,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조너선 하이트이다.
마지막으로, 건축가와 산업 디자이너와 그래픽 디자이너 중 술친구로서 가장 재미있는 사람들은?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재미있고 쾌활한 경우가 많다.
Originally Published by Core77 (www.core77.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