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넓은 세상으로.. 졸업은 새로운 시작
지난 2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각 학교가 졸업을 했다. 자기 몸보다 더 큰 가방을 메고 초등학교에 가기 시작했던 아이들이 이제는 엄마보다 아빠보다 훌쩍 커버려 중학교를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아이가 교문을 들어서도 뒤돌아 돌아오지 못하고 멀어져가는 아이의 모습을 한없이 지켜보던 엄마가 아이의 졸업식을 맞는다. 늘 더 신경써주지 못하고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미안한 마음에 가슴 한편 작은 멍울 자리했었는데 곱게도 커서는 ‘나 이만큼 자랐어요’ 하면서 졸업이라는 자리를 만들어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초등학교 졸업은 중학교의 입학이고 중학교의 졸업은 고등학교 생활의 시작이다. 대학의 졸업은 사회로의 첫발을 의미하니 졸업은 ‘새로운 시작’이다. 앞으로 새로운 인생의 시발점이 되는 지금. 우리 아이들이 좀 더 많은 걸 보고 배우면서 인생의 기쁨과 환희 그리고 슬픔과 아픔까지도 슬기롭게 견뎌낼 수 있는 넓고 넓은 마음보자기를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3년 내내 붙어 다닌 단짝 친구들. 서로 갈 길이 다르지만 서로를 생각해주는 그 마음은 영원하기 바란다. 우리 아이들을 잘 가르쳐주신 선생님들 그동안 많이많이 감사했다고 못다 한 인사를 전한다.
졸업과 입학을 맞이한 우리 아이들아. 그동안 최선을 다해줘서 고맙고 보석처럼 빛날 너희들의 내일을 기대한다. 낯선 새로움과 때론 벅찬 두려움도 있겠지만 잘 해나갈 것이라고 긍정의 마음을 한가득 보낸다. 졸업 꽃다발처럼 향기 가득한 사람이 되어주리라 믿는다. 우리 이쁜 아이들과 같이 성장하는 멋진 부모가 되어보고자 다짐도 해본다.
또 하나의 시작 졸업과 입학. 새로운 출발선에 선 이 세상의 모든 시작하는 너희들을 응원한다.
달라지는 졸업식.. 추억과 축제의 장으로
최근에는 예전과 달리 졸업식 풍경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지루하고 딱딱한 형식적인 졸업식에서 벗어나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교감하는 다양하고 이색적인 졸업식이 늘고 있다.
지난 2월 5일 매현중학교 졸업식. 졸업식 전에 교복 물려주기를 해서 사복을 입고 졸업식에 참석한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졸업생 한 명 한 명 사진을 영상에 띄우며 단상에 올라 졸업장을 받기도 하는데 365명의 학생으로 시간이 길어지는 것을 우려했는지 졸업장은 대표 한명에게만 수여됐다. 3년 동안 기르고 가르친 졸업생들이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 큰 사람이 되길 바라는 진심이 가득담긴 교장선생님의 말씀을 졸업생이 제대로 가슴에 새기고 있는건지.. 국민의례와 이어지는 축사로 아이들이 지루해할 때 쯤 재학생과 졸업생의 댄스와 합창 공연이 이어졌다. 화려한 댄스 동작이 이어질 때마다 졸업생들의 함성도 점점 커지며 졸업식장은 또 하나의 축제가 되어 졸업생은 물론 참석한 학부모에게까지 즐거움을 선사했다. 제자들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한 교장선생님의 멋들어진 섹소폰 연주도 모두가 환호하며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학생들의 3년 생활을 마감해주고 졸업시키는 3학년 담임선생님의 아쉬움은 1,2학년 선생님들과는 다를 것이다. 3학년 담임선생님들의 동영상 편지는 방금 전까지 축제분위기였던 졸업식장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애써 웃어 보이며 즐거운 마음으로 앞날을 축복해주시는 선생님, 안녕을 말하는 목소리에 떨림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선생님, 도화지를 한 장 한 장 넘기며 사랑의 마음을 보여주는 선생님. 사춘기 아이들이 지난 1년간 선생님을 얼마나 힘들게 했을지 상상이 가지만 선생님들의 영상 편지 속에는 졸업해서도 건강하고 자신의 삶을 지혜롭게 살아가길 바라는 진심어린 마음이 가득했다. 학생들은 자신의 담임선생님이 영상속에 등장할 때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지만 이내 가슴이 뭉클해지며 눈시울을 붉히는 아이들도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 세대에게는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보다 더 익숙한 졸업식 노래가 된 ‘이젠 안녕’. 이별을 전제로 한 노래여서인지 전주만 들어도 울컥하는 건 함께 했던 추억의 아름다움과 헤어짐의 서운한 감정이 공존하기 때문일 것이다. 끝은 시작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하지만 헤어짐은 늘 아쉽다.
몇 년 전까지 폭력과 노출이 도를 넘어선 뒤풀이가 이어지자 이제는 졸업식장에 경찰이 배치되기도 한다. 안전하고 조용하게 졸업식을 치를 수 있다고 안심하는 입장과 밀가루 한 번 던지는 건 추억인데 경찰까지 와서 단속한다고 섭섭함을 얘기하기도 한다.
달라지는 졸업식 풍경. 그래도 달라지지 않는 모습은 3년 동안 함께 공부한 친구들, 선생님과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함께 사진 찍고 정담을 나누는 모습이다. 안녕을 말하면서 새로운 시작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 하는 모습이다.
멋진 마무리이자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이 날. 희망과 감동과 아름다운 추억 하나를 만든 졸업식으로 간직되길 바란다.
- 박미향 주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