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과 여권을 다시 점검하고 오후 5시 반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출발한다. 공항버스를 타면서 독점의 폐해라는 걸 느낀다.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공항버스리무진이란 버스회사에서 경기도에서 한정면허를 취득했다(독점노선)는 이유로 인천공항까지 버스비가 12,000원이었는데 한정면허가 만료되자 경기도에서 경쟁체제를 도입해 새로운 버스회사에서 운행을 시작하자 8,200원으로 버스비가 무려 3,800원이나 내린 것이다. 전에도 범계에서 인천공항까지 40km정도 밖에 되지 않는데 안양에서 청주(120km)까지 버스요금보다 비싼 이유를 납득할 수 없었지만 다른 교통수단이 없으니 울며 겨자먹기로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독점노선이란 이유로 안양시민들에게 폭리를 취했다고 생각하니 괘심하기 이를데 없다. 지금도 좀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만 나처럼 은퇴하고 여행을 취미삼아 1년에 서너번씩 공항을 오가는 사람들에겐 꽤 도움이 된다.
2018. 7월까지 운행하던 버스(회사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2018.8월부터 운행하는 버스(회사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난 만 34년간 직장생활을 마치고 은퇴해 농촌에 작은 집과 농지를 마련해 봄부터 가을까지는 우리 가족들이 먹을 농사를 짓고 농한기인 겨울철에는 배낭여행을 즐기는 생활을 하고 있다. 해외배낭여행을 하려면 여행지마다 역사와 문화, 볼거리, 먹거리 뿐만 아니라 교통편, 숙박정보, 지리정보 등 수마노은 것들을 사전에 숙지해야 하는데 인터넷 블로그나 까페, 여행 가이드북을 찾아보면 역사와 문화, 볼거리, 먹거리에 대해서는 비교적 자세히 나와 있지만 교통편, 숙박정보, 지리정보 등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여행지에 도착하면 역이나 버스터미널에서 다음 여행지로 가는 교통편과 시간을 우선 알아보고 역이나 버스터미널 근처에 있는 여행안내소를 찾아 시내 지도를 얻은 다음, 여행을 시작한다. 그런데도 여행안내소에서 건네받은 지도가 부정확할 때도 많고 방향 표시가 없어 숙소 등 목적지를 찾는데 어려움을 느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글지도를 검색해 사용하지 않는 핸드폰에 사진으로 저장해 여행지 여행안내소에서 받은 지도와 함께 사용하고 있다.
방콕행 제주항공 7C2205 항공기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 도착해 항공권을 건네받고 저녁식사를 한 후 제주항공 7C2205 편에 오른다. 인천공항을 이륙하는 항공기가 많아 예정시간보다 30분 늦은 21시 경 인천공항을 이륙해 방콕으로 향한다. 방콕까지는 6시간 반 정도 걸리는데 저가항공인 제주항공 비행기 안에서는 영화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시설이 되어 있지 않아 독서를 하거나 잠을 잘 수 밖에 없다. 독서를 할 책을 가져가려해도 내 배낭 용량을 초과한다. 또한, 밤 비행기이고 방콕 도착시간이 새벽 1시 경으로 예정이 돼 있어 대중교통이 운행하는 6시까지 공항 의자에서 쪽잠을 잘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다소 불편하지만 비행시간 동안 잠을 자기로 한다. 물론 비행기에서 잠을 잘 잘 수 있도록 오늘 낮 충분히 햇볕을 쬐면서 운동을 해 두었고 목 베개도 준비한다.
방콕 수완나폼 공항에 도착
방콕 수안나폼공항에서 노숙
승무원의 안내방송에 눈을 뜨니 벌써 비행기는 방콕 수완나폼공항에 착륙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입국심사를 마치고 공항매점으로 가 물과 빵을 사 요기를 하고 이미 운행이 끝나 공항 내에서 제일 한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City Train 공항 역 입구로 가보니 빈 의자가 즐비하다. 이곳에서 짐을 풀고 배낭을 베개 삼아 City Train이 운행을 시작하는 새벽 6시까지 다시 숙면 모드로 들어간다.
City Train 티켓
City Train 출입구
City Train 노선도
City Train 열차
새벽 5시 잠이 깨 화장실에서 고양이 세수를 하고 태국여행에 적합한 반팔 셔츠와 반바지로 갈아입고 유도로를 따라 지하 1층에 있는 City Train 수완나폼공항 역으로 간다. 티켓 자동판매소 앞으로 가 티켓 구입 방법을 읽어보고 있는데 외국인임을 눈치 챈 역무원이 친절하게 티켓 구입을 안내해 준다.(편도 45바트 : 1,620원 정도) 티켓은 동전 크기 만한 까만색 둥근 모양으로 승차 시엔 출입구 지정위치에 터치하고 하차 시엔 출입구 구멍에 넣어야 출입구 문이 열린다.
City Train 열차 안에서
역 안 승차장으로 들어가니 배낭을 메거나 캐리어를 끌고 온 외국인들 뿐인 것 같다.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City Train에 승차했는데 새벽시간임에도 시발역인 이곳부터 승객들이 대부분의 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이곳에서 환승역인 파야 타이(Phaya Thai)역까지는 8 정거장인데 2~3정거장을 지나자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만원이다. City Train 창 밖 풍경은 아직 어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도로에 차량도 많이 보이지 않는다. 수안나폼공항 역을 출발한지 25분 만에 이 열차의 종착역이자 환승역인 파야타이 역에 도착한다.
City Train 파야타이 역에서 BTS 파야타이 역으로 가는 환승 통로
BTS 파야타이 역 승강장
BTS 열차 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