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온 평양 여자 ~ 오혜선 지음
이 책은 전 영국 공사 태영호(현 21대 국민의힘 국회의원, 국제위원장, 외교통일위원회 간사)의 부인 오혜선 씨가 한국에 정착해서 쓴 글이다. 물론 태영호 의원이 쓴 책도 있지만 외교관의 아내로서의 심경변화가 어땠는지 궁금해서 구입했다.
어려서부터 철저하게 폐쇄된 사회에서 김일성 유일사상 교육을 받은 북한 사회 지도층으로 출신 성분(토대)이 좋은데도 조국(북한)을 버리고 대한민국을 왜 택했는지가 궁금했다.
통상 탈북자들의 경우 고난의 행군 등을 겪으면서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컸던 것에 비하면 이들 가족은 자유를 제외한 나머지는 풍족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북쪽에 남아 있는 가족(일가친척) 등을 생각하면 한국행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자유 대한민국을 선택한 것은 남편인 태영호 공사였다. 당초 부인 오혜선 씨는 그냥 영국에 남기를 원했지만 남편이 통일을 이루는데 밀알이 되고자 강력히 한국행을 고집한 결과 부인도 따르게 되었다.
부인 오혜선 씨는 신장염을 앓고 있는 첫째 아들의 치료를 위해 의술이 발전된 자유 진영에 남기를 바랐고, 나아가 첫째와 둘째 아들 모두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에서 교육을 받았기에 폐쇄된 북한 체제에 적응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특히 북한으로 들어갈 경우 사회주의 공산체제하에서 두 아들의 장래가 위태롭다는 것에 대한 염려를 많이 했다. 현재 북한에는 오혜선 씨의 친정어머니와 언니 그리고 형부(언니의 남편)가 남아 있다고 했다.
그녀의 형부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우리나라의 국회의원)이자 북한 직업 총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으로 지난 2018년 8월 남북 노동자 통일 축구대회 대표단 단장으로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을 방문했으나 북에 남아 있는 가족의 안위 때문에 관중석에서 형부를 바라보기만 했을 뿐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고 썼다.
대한민국 국민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태어났기에 자유의 소중함을 망각하고 살고 있다. 그녀의 심경 한 토막을 소개한다.
“(북한은) 고립된 사회주의 제도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 탄알을 만들자면 화약이 필요하고, 화약을 만들자면 인민생활과 밀접히 연관된 목화, 설탕, 콩기름이 대량 들어간다. 그러나 나라를 지키려면 오늘은 굶더라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우리 집안도 대대로 지주로 살아오다 1945년 8.15 해방 직후 숙청을 피해 월남하신 부모님 덕분에 모든 것이 풍족하고 평화로운 대한민국에서 자유를 마음껏 향유하면서 살고 있으니 부모님께 무한 감사할 뿐이다.